**[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에피소드 제목: 심해의 밀실**
—
**#0. 프롤로그 (장면 전환: 폭풍우 치는 밤)**
**[1컷]**
(음산하고 고풍스러운 저택의 외관. 창문은 굳게 닫혀 있고, 번개가 번쩍일 때마다 거대한 실루엣이 드러난다. 거친 파도 소리가 멀리서부터 격렬하게 들려오며, 끈적한 바다 내음이 화면 밖으로 새어 나오는 듯하다.)
**내레이션 (한지혁):** 이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사람들은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거나, 때로는 재앙이라 부르지. 하지만 내게는 그저 풀리지 않은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가끔, 그 문제들은… 너무나도 익숙한 형태로 다가오곤 한다.
**[2컷]**
(저택으로 이어지는 굽이진 자갈길 위로, 헤드라이트 불빛이 찢어지는 빗줄기를 가른다. 낡았지만 고급스러운 세단 한 대가 서서히 멈춰 선다. 차창 너머로 한지혁의 날카로운 옆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내레이션 (한지혁):** 가령, 이런 ‘밀실 살인’ 같은 것 말이야.
—
**#1. 저택의 부름**
**[3컷]**
(자동차 문이 열리고, 한지혁(30대 중반, 날카로운 눈매, 깔끔한 트렌치코트)이 내린다. 그의 뒤를 따라 강소영(20대 후반, 영민하고 실용적인 복장)이 황급히 우산을 펴든다.)
**강소영:** (빗소리에 살짝 목소리를 높이며) 선배, 비가 너무 많이 와요! 굳이 이런 날 오셨어야 했나요? 저택 분위기도 장난 아닌데요.
**한지혁:** (미동도 없이 저택을 올려다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며) 폭풍은 진실을 감추기에 좋은 장막이 되지. 혹은, 진실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거나.
**[4컷]**
(저택의 육중한 철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린다. 굳은 표정의 노집사, 윌리엄(60대 후반, 검은 연미복)이 낡은 랜턴을 들고 서 있다. 그의 얼굴에 깊게 팬 주름 사이로 걱정이 스쳐 지나간다.)
**윌리엄:** 한지혁 탐정님 되십니까? 이 궂은 날씨에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지혁:** (윌리엄의 눈을 잠시 응시하며, 차분하게) 길은 목적지를 향할 뿐입니다. 사건은?
**윌리엄:**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5컷]**
(저택 내부. 눅눅하고 으스스한 공기가 감돈다. 곳곳에 기묘한 문양의 태피스트리와 섬뜩한 조각상들이 눈에 띈다. 벽난로에는 불이 꺼져 있고, 복도 끝 어둠은 더욱 깊게 느껴진다. 강소영은 저도 모르게 팔짱을 낀다.)
**강소영:** (작게 읊조리듯) 와, 여기 분위기 진짜… 무섭네요. 무슨 박물관 같아요. 남작이란 분은 이런 걸 좋아하셨나?
**윌리엄:** 폰 헤르츠 남작께서는 희귀하고 이국적인 수집품들을 모으시는 데 평생을 바치셨습니다. 저택 전체가 그분의 역작이었죠. 특히, 심해와 관련된 유물들을요.
**[6컷]**
(윌리엄이 걸음을 멈춘다. 그가 가리키는 곳은 육중한 오크나무 문이다. 문에는 낡은 자물쇠가 걸려 있었던 흔적이 역력하고, 문틈으로 희미한 핏자국이 새어 나와 말라붙어 있다.)
**윌리엄:** 어젯밤 11시경, 남작님의 서재입니다. 문은 안에서 완벽하게 잠겨 있었고, 창문도 단단히 닫혀 있었습니다. 아침에 제가 식사를 가져다 드렸을 때, 아무런 응답이 없어 강제로 문을 열었습니다.
**강소영:** (경악한 표정) 강제로요? 그럼 내부에서는 열 수 없었단 말인가요?
**윌리엄:** …네. 모든 단서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남작님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지혁:** (문 주변을 손으로 훑으며, 미세한 먼지 입자를 확인한다) 외부 침입의 흔적은?
**윌리엄:** 전혀 없습니다. 경찰도 조사했지만… 결국엔 밀실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7컷]**
(한지혁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인다. 그는 문의 낡은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돌린다. 문이 안쪽으로 스르륵 열리며 어둠 속 공간을 드러낸다. 곰팡이와 묵은 종이 냄새가 한꺼번에 밀려나온다.)
**한지혁:** 그럼,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이 ‘완벽한’ 밀실 속으로.
—
**#2. 심연의 서재**
**[8컷]**
(서재 내부 전경. 수많은 고서적과 기괴한 유물, 지도, 알 수 없는 장치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책상 위에는 잉크가 마른 깃펜과 양피지가 펼쳐져 있고, 그 주위로 핏자국이 낭자하다. 공간 자체가 거대한 수수께끼처럼 느껴지며, 알 수 없는 압박감이 보는 이를 짓누른다.)
**강소영:** (입을 틀어막고, 경악에 찬 숨소리) 맙소사…
**[9컷]**
(피해자, 폰 헤르츠 남작(70대 추정)이 책상에 엎드린 채 죽어 있다. 등에는 깊은 자상이 선명하고, 주변으로 피가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그의 손은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움켜쥐려 했던 듯, 책상 위를 더듬고 있다.)
**한지혁:** (피해자의 시신을 내려다보며, 목소리에는 일말의 동요도 없다) 사인은 등 부위의 치명적인 자상. 외부 침입 흔적 없음. 자살의 가능성은?
**윌리엄:** 남작님은 오른손잡이셨습니다. 그리고 칼 같은 흉기는 어디에도…
**강소영:**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눈에 띄는 흉기가 없는 것에 당황한다) 흉기가 없다는 게 말이 돼요? 범인이 가져갔다면, 어떻게 밀실을 빠져나갔다는 거죠? 대체… 어떤 마법이라도 쓴 건가요?
**[10컷]**
(한지혁은 강소영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서재 안을 천천히 훑어본다. 그의 시선이 서재의 특정 지점에서 멈춘다. 낡은 지구본, 뒤틀린 문양의 제단 같은 탁자, 그리고 벽에 걸린 정체불명의 심해 생물 박제.)
**한지혁:** (작게 중얼거린다) 이건… 상어의 이빨은 아닌데. 저 날카로움은…
**[11컷]**
(강소영이 폰 헤르츠 남작의 시신 가까이 다가간다. 그의 떨리는 손이 책상 위, 남작의 손가락 끝에 닿을 듯 말 듯 놓인 작은 양피지 조각을 발견한다.)
**강소영:** 선배! 여기 뭔가 있어요! 남작님 손에 쥐여 있던 것 같아요!
**[12컷]**
(양피지 조각 클로즈업. 낡고 바싹 마른 양피지에는 흐릿한 잉크로 알 수 없는 문자와 함께 기괴한 심해 생물의 형상이 그려져 있다. 그림은 마치 꿈틀거리는 촉수와 물고기의 형상이 뒤섞인 듯 섬뜩하다.)
**강소영:** 이건… 상형문자 같은데? 그리고 이 그림은… 물고기 같기도 하고, 문어 같기도 하고… 으, 기분 나쁘게 생겼네요.
**한지혁:** (양피지를 받아 들고 잠시 들여다본다. 그의 눈빛에 미세한 떨림이 스친다. 단순한 흥분이 아닌, 어떤 깊은 인식에서 오는 반응이다.) 이건… 단순한 암호가 아니야. 이건… 기록이자, 경고이며, 동시에…
**[13컷]**
(한지혁이 양피지를 손에 쥔 채, 서재의 가장 깊숙한 곳, 거대한 책장 뒤에 숨겨진 듯한 작은 문으로 향한다. 문은 굳게 닫혀 있고, 먼지가 잔뜩 쌓여 있다. 문에는 낡은 쇠붙이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윌리엄:** 저곳은 오래전부터 쓰지 않던 창고입니다. 남작님께서도 저 문을 여는 일은 거의 없으셨습니다. 안에는 별것 없었습니다.
**한지혁:** (문고리를 잡고 흔들어 본다) 그럼, 이 문은 어젯밤에도 닫혀 있었겠군요?
**윌리엄:** 물론입니다.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저희 모두 남작님의 규칙을 따랐습니다.
**[14컷]**
(한지혁이 서재의 창문으로 다가간다. 밖은 여전히 폭풍우가 몰아치고, 거친 파도 소리가 유리창을 때린다. 창문은 굳게 잠겨 있고, 안쪽에서 잠금쇠가 걸려 있다. 창문 바깥쪽에는 덩굴식물들이 빽빽하게 얽혀 있다.)
**한지혁:** 모든 것이 완벽하게 닫혀 있었고, 범인의 흔적은 없으며, 흉기도 사라졌다…
**강소영:** (답답한 듯,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 그럼 이건 유령의 짓이라는 건가요? 선배는 귀신 같은 거 안 믿으시잖아요!
**한지혁:** (창밖의 어두운 바다를 응시하며,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믿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 때로는, 우리가 믿고 싶지 않은 것들이 진실일 때도 있거든. 특히 이 바다 근처에서는.
**[15컷]**
(한지혁이 시선을 돌려 서재 한가운데 놓인, 촛대처럼 생긴 기묘한 조각상을 바라본다. 조각상은 늙은 바다 생물처럼 이끼와 따개비로 뒤덮여 있고, 그 끝에는 날카로운 촉수 같은 것이 뻗어 있다. 조각상에서 미세하게 비릿하고 끈적한 냄새가 나는 듯하다.)
**한지혁:** 특히, 이런 것들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
**#3. 용의자들의 증언**
**[16컷]**
(응접실. 폰 헤르츠 남작의 비서 엘리자베스(30대 중반, 냉철하고 이지적인 외모)와 조카 마커스(20대 후반, 불안하고 신경질적인 태도)가 앉아 있다. 윌리엄 집사가 그들을 안내한다.)
**엘리자베스:** (침착하게, 그러나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부디 서둘러 주십시오, 탐정님. 남작님의 유산 상속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저택 운영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마커스:** (짜증스럽게, 다리를 흔들며) 그래요! 누가 죽었는지도 중요하지만, 누가 재산을 물려받는지가 더 중요하잖아요! 이 낡은 저택부터 처분해야 한다고요! 으스스해서 못 살겠어!
**[17컷]**
(한지혁이 마커스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엘리자베스에게 질문한다.)
**한지혁:** 비서님, 어젯밤 남작님의 서재에서 무슨 특이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까?
**엘리자베스:** 특별히… 평소와 다름없는 밤이었습니다. 남작님께서는 주로 밤늦게까지 서재에서 연구를 하셨으니까요. 늘 고요했습니다.
**강소영:** (메모하며) 남작님은 보통 밤늦게까지 서재에 계셨군요. 혹시 방문객은?
**엘리자베스:** 이 저택에 방문객은 거의 없습니다. 남작님께서는 외지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셨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18컷]**
(엘리자베스의 눈빛이 순간 흔들린다.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을 꾹 다문다. 그녀의 시선이 잠시 응접실 벽에 걸린, 심해를 그린 듯한 음침한 그림으로 향한다.)
**한지혁:** 최근에는?
**엘리자베스:** (애써 평정을 찾으며, 목소리에 힘을 주지만 작은 떨림이 느껴진다) …아닙니다. 그냥, 건강이 좋지 않으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나치게 예민해지셨을 뿐…
**[19컷]**
(한지혁이 시선을 마커스에게로 옮긴다. 마커스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지혁:** 마커스 씨, 남작님과는 어떤 관계셨죠?
**마커스:** (어깨를 으쓱하며) 삼촌이죠, 뭐. 별로 친하지도 않았어요. 그 영감탱이는 늘 저 괴상한 잡동사니들이나 모으고 있었으니까. 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강소영:** 어젯밤에 서재 근처에 가신 적은 없으신가요?
**마커스:** 잠자고 있었죠! 새벽까지 술 마시다 들어와서 곯아떨어졌다고요! 설마 제가 삼촌을 죽였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그 밀실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
**[20컷]**
(한지혁이 피식 웃는다. 그의 시선은 마커스의 손목에 채워진 낡은 해골 문양의 은팔찌에 닿아 있었다. 팔찌에서는 희미하게 바다 비린내가 나는 듯하다.)
**한지혁:** 글쎄요. 밀실은, 생각보다 허술한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우리가 아는 밀실이 아닐 수도 있고.
**[21컷]**
(응접실을 나오던 한지혁이 윌리엄 집사를 붙잡는다. 윌리엄의 얼굴에는 피로와 근심이 역력하다.)
**한지혁:** 윌리엄 씨, 남작님께서는 최근에 어떤 물건을 특별히 찾으셨던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어떤 연구에 몰두하고 계셨나요?
**윌리엄:** (잠시 망설이다가, 주위를 둘러보며 목소리를 낮춘다) …최근, 남작님께서는 이상한 꿈에 시달리셨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심해 지도를 들여다보며 밤을 지새우는 날이 잦아지셨습니다. 무엇보다…
**[22컷]**
(윌리엄의 목소리가 낮아지고, 그의 눈빛에 깊은 두려움이 스친다. 그의 시선이 서재 방향으로 향한다.)
**윌리엄:** …최근에 서재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를 들으신 분들이 있습니다. 마치… 깊은 물속에서 울리는 듯한, 끈적하고 기분 나쁜 소리였습니다. 저는 착각이라고 생각했지만, 밤마다 그 소리가… 마치 누군가 부르는 것처럼 들려왔습니다.
**[23컷]**
(한지혁의 눈이 번뜩인다. 그는 어딘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린다. 마치 오래된 퍼즐 조각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희열이 그의 얼굴에 스친다.)
**한지혁:** 심해… 물속에서 울리는 소리… 그럼 이제 알겠군요. 밀실은 밀실이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훨씬 더 흥미로운 방향으로.
—
**#4. 밀실의 균열**
**[24컷]**
(다시 서재로 돌아온 한지혁. 그는 아까 보았던 기괴한 심해 생물 박제를 다시 응시한다. 박제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기분 나쁜 광택을 띠고 있으며, 그 눈동자는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하다.)
**한지혁:** (내레이션) 이 세상의 모든 밀실은 결국 허점 하나를 품고 있다. 그 허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우리가 익숙한 세상의 잣대로만 재단하고 있기 때문이지.
**[25컷]**
(한지혁이 박제의 눈동자 부분을 손으로 만져본다. 그 순간, 그의 손가락 끝에서 차가운 기운이 전해진다. 마치 살아있는 존재를 만지는 듯한 소름 끼치는 감각. 강소영은 그런 한지혁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의아하게 지켜본다.)
**강소영:** (걱정스러운 듯) 선배, 괜찮으세요? 표정이 안 좋으세요. 설마… 저 박제가 범인은 아니겠죠?
**한지혁:** (미소를 지으며) 괜찮아. 이제야 퍼즐 조각이 맞춰지려 하는군. 범인은 저 박제가 아닐세. 하지만 저 박제는… 중요한 증거지.
**[26컷]**
(한지혁이 피해자 폰 헤르츠 남작의 시신이 엎드려 있던 책상 위로 시선을 돌린다. 핏자국이 흥건한 책상 위, 남작의 손가락 끝에 닿으려 했던 양피지 조각. 그리고 그 양피지 조각 아래, 피에 살짝 물들어 숨겨져 있던 작은 금속 조각.)
**한지혁:** (금속 조각을 들어 올린다. 그것은 작고 날카로운, 마치 갈고리 같은 형태의 조각이다. 한쪽 끝은 뾰족하고 다른 한쪽은 뭉툭하다. 어떤 장치에 연결되었던 흔적이 보인다.) 이거였군.
**[27컷]**
(강소영이 금속 조각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강소영:** 이게 뭐죠? 어떤 기계의 부품인가요? 아니면… 흉기? 이걸로 어떻게 사람을…
**한지혁:** (고개를 젓는다) 흉기가 아니야. 이건… 열쇠야. 밀실을 열 수 있는 열쇠. 하지만 우리가 아는 형태의 열쇠는 아니지. 어떤 ‘장치’를 위한 ‘도구’에 더 가깝지.
**[28컷]**
(한지혁이 금속 조각을 든 채, 서재의 가장 깊숙한 곳, 거대한 책장 뒤에 숨겨진 작은 문으로 향한다. 아까 윌리엄이 ‘안에서 잠겨 있었다’고 말했던 그 문이다. 자물쇠 구멍 주변에는 녹이 슬어 있고, 그 사이로 미세한 긁힘 자국들이 보인다.)
**한지혁:** (문의 낡은 자물쇠 구멍을 손가락으로 훑는다. 자물쇠 구멍 주변에 미세한 긁힌 자국들이 눈에 띈다.) 윌리엄 씨는 이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다고 했지. 그리고 열쇠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29컷]**
(한지혁이 금속 조각을 자물쇠 구멍에 넣어본다. 정확히 들어맞는다. 그는 조심스럽게 조각을 돌린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풀린다. 오랜 시간 닫혀 있던 문이 스르륵 열리며, 차갑고 축축한 공기가 서재 안으로 밀려들어 온다.)
**강소영:**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선배! 저 문이 열렸어요! 그럼 밀실이 아니었다는 말이에요?! 외부인이 들어왔다고요?
**한지혁:** (문고리를 잡고 천천히 문을 연다. 문 뒤에는 좁고 어두컴컴한 통로가 나타난다. 통로 저편에서 희미하고 끈적한 바다 냄새가, 단순히 비린 것을 넘어선 어떤 알 수 없는 역한 기운을 풍기며 풍겨온다.) 밀실은 밀실이었지. 다만, 그 밀실의 ‘진짜 문’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을 뿐이야. 우리가 상상하는 방식과는 다른 형태로.
**[30컷]**
(어둠 속 통로를 비추는 랜턴 불빛. 통로의 벽면에는 축축한 이끼와 알 수 없는 해초들이 엉겨 붙어 있다. 저편에서 거대한 파도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온다. 통로 바닥은 물에 젖어 미끄럽다.)
**한지혁:** (통로 안으로 발을 내딛으며) 그리고 이 문 너머에 숨겨진 진실은… 단순한 인간의 범죄를 훨씬 뛰어넘는 것 같군. 남작은 뭔가를 보거나, 들었을 거야. 그리고 그 대가를 치렀지.
**강소영:**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선배의 뒷모습을 보며, 주저한다) 선배… 저, 저 안에는 뭐가 있는 거예요? 전…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요.
**[31컷]**
(한지혁의 얼굴 클로즈업. 그의 눈은 통로의 어둠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그의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떠오른다. 마치 위험한 진실을 만끽하려는 듯이, 광기에 가까운 열망이 엿보인다.)
**한지혁:** (희미하게 속삭이듯) 이 저택은… 심해를 품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남작은… 그 심해의 비밀을 너무 깊이 들여다본 모양이고. 어쩌면, 그것을 소환하려 했을지도 모르지.
**[32컷]**
(통로의 끝, 희미한 푸른빛이 스며드는 곳. 그곳에는 기묘한 문양의 돌문이 보이는데, 돌문 틈새로 푸르스름한 빛이 새어 나오고, 그 너머에서 웅장하고 섬뜩한 무언가의 울림이, 마치 거대한 생명체가 숨 쉬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한지혁의 그림자가 돌문에 드리운다.)
**내레이션 (한지혁):** 밀실 살인의 트릭은 깨졌지만… 이제야 비로소, 진짜 사건이 시작된 것 같군. 이 어둠 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짜 범죄가.
**[마지막 컷]**
(돌문 틈새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이 심해의 어둠 속에서 거대한 촉수들이 서서히 움직이는 듯한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알 수 없는 바다 생물들의 실루엣이 번개와 함께 번뜩이며 드러난다. 그 중심에, 거대한 눈동자 하나가 깊은 심연으로부터 한지혁을 응시하는 듯하다. 웹툰 제목 ‘심해의 밀실’이 다시 한 번 강조된다.)
**[에피소드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