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오염된 공기가 눅진하게 폐부를 짓눌렀다. 강혁은 거친 숨을 내쉬며 낡은 환풍구 통로를 기어갔다. 금속 비린내와 기계 기름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사이버네틱 폐부를 강하게 자극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가 살아있음을 알리는 거친 엔진 소리 같았다. 네오-서울의 최하층, ‘그림자 구역’. 이곳은 빛과 법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곳이었다. 한때 그에게 일상을 선사했던 구역이 이제는 숨통을 조여오는 감시망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그의 등 뒤로는 붉고 푸른 비상등이 깜빡이는 감찰 드론의 엔진음이 희미하게 울리고 있었다. ‘이종족 감찰단’의 그림자는 항상 도시를 덮고 있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그 그림자가 짙었다. 마치 그들이 무엇인가를 확신하고 움직이는 것처럼. 강혁은 이를 악물었다. 그들이 확신하는 것은 단 하나. 바로 엘라, 그리고 그와의 ‘관계’였다.

통로를 빠져나와 낡은 공장 내부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한때 가동되었던 거대한 산업용 로봇의 잔해들이 거대한 해골처럼 늘어서 있었다. 그 그림자 속에서 강혁은 잠시 숨을 골랐다. 그의 오른팔에 박힌 신경 증폭 장치가 찌릿하게 경고 신호를 보냈다. 과부하였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엘라… 엘라를 떠올리자 그의 심장이, 사이버네틱 임플란트로는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인간적인 장기가 격렬하게 고동쳤다. 엘레니족, 푸른 별의 마지막 후예들. 그들의 피부는 달빛 아래서 은은하게 빛났고, 그들의 눈은 깊은 우주를 담고 있었다. 엘라의 머리카락은 실크처럼 부드러웠고, 그 끝에는 미세한 광섬유가 박혀 마치 살아있는 별빛처럼 반짝였다. 그녀는 인간의 미적 기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너무나도 이질적이고도 아름다운 존재였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그녀를, 그리고 그들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었다.

인간과 이종족 간의 접촉은 ‘금지’였다. 아니, ‘종속’ 이외의 모든 형태의 접촉은 ‘범죄’였다. 이종족 감찰단은 이 법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도시의 가장 잔인한 도구였다. 그들은 엘레니족을, 그들의 지적 능력과 신비로운 문화를 착취하고 노예화하려 했고, 이에 저항하는 자들은 가차 없이 ‘정화’했다. 그리고 강혁과 엘라의 사랑은 그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가장 위험한 형태의 반역이었다.

“강혁, 위험해.”

그의 내장 통신장치에서 엘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작고 여린 음성이었지만, 그 속에는 우주의 심연 같은 고통이 담겨 있었다.

“어디야? 무사해?” 강혁은 급하게 물었다.

“지금… 나의 은신처 주변으로 감찰단이 들어오고 있어. 네가… 내게 준 그… 신호 교란 장치가 작동하고 있지만, 곧 뚫릴 거야.”

그녀의 목소리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강혁의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엘라가 자신 때문에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지난밤, 그녀의 은은한 푸른빛 눈동자 속에서 미래를 그렸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나.

“움직이지 마. 내가 갈게.”

“안 돼! 강혁! 넌… 넌 이미 노출됐어. 그들이… 그들이 널 쫓고 있어. 분명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걸 알아낸 거야.”

“내가 아니면 누가 널 지켜?” 강혁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그의 눈빛은 맹렬한 불꽃처럼 타올랐다. 그는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었다. 목숨 따위는 이미 그 의미를 잃은 지 오래였다.

멀리서 감찰단의 제트-바이크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굉음이 공장 잔해 사이를 꿰뚫고 들어왔다. 강혁은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그녀에게 가기 전에 자신이 먼저 잡힐 것이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낡은 제어판과 수십 개의 케이블이었다. 공장 설비를 제어했던 주 시스템의 잔해였다. 그의 사이버네틱 팔이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케이블 하나를 뽑아 자신의 신경 증폭 장치와 연결했다. 찌릿, 강렬한 전류가 그의 온몸을 훑었다. 고통과 함께 공장의 버려진 시스템이 다시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엘라, 내 말 잘 들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에 집중해.” 강혁은 짧게 명령했다. “네 주변에 있는 모든 기계 장치를 찾아.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아.”

“강혁… 뭘 하려는 거야?”

“시간이 없어! 믿어줘. 그리고… 사랑해.”

마지막 말을 내뱉자마자 강혁은 제어판에 손을 올렸다. 그의 신경 증폭 장치를 통해 도시의 낡은 네트워크 잔해가 깨어났다. 한때 네오-서울을 움직였던 거대한 정보의 흐름이 그의 손끝에서 맥동했다. 목표는 하나, 감찰단의 감시망을 교란하고, 엘라의 주변에 일시적인 맹점을 만드는 것.

강혁의 눈앞에 펼쳐진 홀로그램 인터페이스는 수십만 개의 데이터 흐름을 보여주었다. 그의 뇌는 엄청난 속도로 정보를 처리했다.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와 같았다. 땀방울이 그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의 사이버네틱 폐부에서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렸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찾았어… 작은 수리 드론이 하나 있어… 강혁!”

엘라의 목소리에 희망이 섞여 있었다. 강혁은 그 드론의 위치를 파악하고 신경을 집중했다. 그의 의지가 전파를 타고 드론의 제어 시스템에 침투했다. 그리고…

콰아아앙!

엘라의 은신처 방향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낡은 건물 잔해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 그리고 감찰단의 욕설과 비명 소리가 그의 귀에 박혔다. 성공했다. 그는 낡은 수리 드론의 폭발을 유도하여 감찰단의 시선을 돌리고, 일시적인 혼란을 야기했다.

“강혁! 대체… 뭘 한 거야?” 엘라의 목소리는 경악과 동시에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

“지금이야, 엘라! 내 말 잘 들어. 폭발 지점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 숨겨진 비상 통로가 있을 거야. 내가 예전에 표시해둔 곳… 기억하지?”

“하지만… 넌?”

“난 괜찮아. 곧 따라갈게.”

강혁은 제어판에서 손을 떼자마자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홀로그램은 여전히 감찰단의 이동 경로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은 엘라를 쫓아 폭발 지점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일시적인 기회였다. 하지만 이 기회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그의 등 뒤에서 다시 제트-바이크 엔진음이 들려왔다. 이번에는 더 가까웠다. 그는 엘라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미끼가 되어야 했다.

“젠장.”

강혁은 낮게 욕설을 내뱉으며 어둠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의 사이버네틱 다리가 거친 바닥을 박차고 나갔다. 붉은 눈의 감찰 드론이 그를 향해 돌진했다. 그는 피하지 않고 드론을 향해 달려갔다. 마치 미친 듯이.

그는 엘라를 사랑했고, 그 사랑은 모든 금지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도시가 그들을 찢어놓으려 해도, 법이 그들을 범죄자로 낙인찍어도, 그의 심장은 오직 그녀만을 향해 뛰었다. 그의 모든 사이버네틱 부품들이 경고음으로 울부짖었지만, 그의 영혼은 오직 한 가지 명령만을 따랐다.

*엘라를 구한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그의 등 뒤로, 맹렬한 총성과 파괴음이 뒤섞여 울려 퍼졌다. 네오-서울의 잔혹한 밤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