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Original Stories

  • 스팀펑크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자욱한 증기와 기계 기름 냄새가 강철심장 도시의 허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삐걱거리는 금속음과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의 합창은 이곳의 모든 존재에게 심장 박동과도 같았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굴뚝들은 끊임없이 검은 연기를 뿜어냈고, 햇빛은 그 연기에 가려져 늘 희뿌연 색이었다. 공중을 가로지르는 비행선들의 그림자가 지혁의 작업실 창문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혁은 낡은 방진안경을 고쳐 쓰고, 콧잔등에 묻은 기름때를 소매로 쓱 닦아냈다. 그의 손끝은 언제나 기름과 납땜 자국으로 거칠었다. 테이블 위에는 온갖 종류의 부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녹슨 스프링, 금이 간 렌즈, 크기가 제각각인 황동 너트와 볼트, 그리고 정체불명의 회로 기판 조각들까지. 그 모든 것들이 지혁에게는 보물이었다.

    오늘 그의 목표는 폐기 직전의 고물상에서 겨우 얻어온 ‘유물’이었다. ‘유물’이라고 불린 이유는 아무도 그 기계의 용도를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시계의 잔해 같기도 했고, 복잡한 항해 장비 같기도 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황동과 흑철이 뒤섞인 외관은 아름다웠지만, 내부의 동력원은 완전히 멈춰 있었다.

    “흐음… 이놈은 대체 뭘까.”

    지혁은 작은 확대경을 눈에 대고 기계의 가장 깊숙한 곳을 들여다봤다. 겉으로 보이는 복잡한 기계장치들은 꽤나 익숙한 방식이었지만, 내부로 들어갈수록 알 수 없는 구조가 나타났다. 특히 그의 시선을 끈 것은, 중앙을 지탱하는 거대한 축 주변에 위치한 미지의 공간이었다. 설계도에도 없는,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듯한 빈 공간.

    “이게… 빈 공간은 아닐 텐데.”

    얇고 긴 기계 팔을 조심스럽게 밀어 넣어 틈새를 탐색했다. 손끝에 금속과는 다른,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감촉이 닿았다. 뭔가에 걸린 듯 기계 팔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지혁의 눈이 호기심으로 빛났다. 그는 작업대에서 가장 정교한 만능 드라이버를 집어 들었다. 삐걱이는 소리와 함께 외관의 나사 몇 개가 풀리고, 고정 장치 하나가 툭하고 떨어져 나갔다. 묵직한 황동 덮개 하나가 마침내 제자리를 이탈하며 안쪽의 검은 심연을 드러냈다.

    먼지가 자욱한 그 공간 속에서, 지혁은 손전등을 비췄다. 그리고 그 순간, 숨을 들이켰다.

    그곳에는 아무런 설명도 붙어 있지 않은, 오직 검은색 돌 조각 하나가 박혀 있었다. 돌이라고 하기엔 표면이 너무나 매끄러웠고, 그 위에 새겨진 문양은 기계적이라기보다는 생명체 같았다. 엉켜 있는 실타래처럼, 혹은 오래된 넝쿨처럼 보이는 문양들이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미묘하게 반짝였다. 마치 우주를 담아낸 듯한 깊이를 가진, 알 수 없는 검은 각인석이었다. 주변의 모든 기계 부품과는 이질적인 존재감을 내뿜으며, 수천 년 된 비밀을 간직한 채 그곳에 박혀 있는 듯했다.

    지혁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손끝이 각인석의 차가운 표면에 닿는 순간, 작업실 안의 모든 것이 잠시 멈춘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귓가에 울리던 톱니바퀴 소리가 아득해지고, 창밖의 비행선 엔진 소리마저 희미해졌다. 정전이라도 된 듯, 지혁의 머리 위에 매달려 있던 가스등이 푸르스름하게 깜빡이더니, 이내 강렬한 섬광과 함께 터질 듯 밝아졌다. 동시에 그의 손안에 있던 검은 각인석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콰아앙!

    멀리서 천둥이라도 친 듯한 굉음이 들려왔다. 작업실 한편에 세워져 있던, 아직 미완성인 자동 인형의 팔이 뚝 떨어져 나가는 소리였다. 지혁은 놀라서 손을 떼었다. 각인석의 푸른빛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가스등은 다시 희뿌연 본래의 밝기로 돌아왔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듯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각인석을 다시 만져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방금 자신이 경험한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게… 대체….”

    지혁의 눈은 검은 각인석에 고정되었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한 질문들로 가득 찼다. 이 돌은 무엇인가? 이 기계는 왜 이것을 숨겨두었는가? 그리고 방금 일어난 현상은,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는 각인석을 떼어내기 위해 다시 조심스럽게 도구를 사용했다. 마침내 녀석이 고정 장치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순간, 각인석은 그의 손바닥 위에서 예상치 못한 무게감으로 존재를 드러냈다. 따뜻하고, 미세하게 진동하는 듯한 느낌. 마치 살아있는 심장을 쥐고 있는 것 같았다.

    창밖의 연기는 더욱 짙어졌고, 강철심장 도시의 소음은 다시금 귓가를 채웠다. 하지만 지혁에게는 이제 이 모든 기계 소음조차 다르게 들렸다. 그의 손에 들린 검은 각인석이, 그 모든 것들을 초월하는 고대의 비밀을 속삭이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거대한 미지의 문을 열었음을, 그리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음을 직감했다.

    어쩌면 이 작은 돌 하나가, 강철과 증기로 이루어진 이 세상의 질서를 뒤흔들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예감이 들었다.

  • 스팀펑크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자욱한 증기와 기계 기름 냄새가 강철심장 도시의 허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삐걱거리는 금속음과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의 합창은 이곳의 모든 존재에게 심장 박동과도 같았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굴뚝들은 끊임없이 검은 연기를 뿜어냈고, 햇빛은 그 연기에 가려져 늘 희뿌연 색이었다. 공중을 가로지르는 비행선들의 그림자가 지혁의 작업실 창문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혁은 낡은 방진안경을 고쳐 쓰고, 콧잔등에 묻은 기름때를 소매로 쓱 닦아냈다. 그의 손끝은 언제나 기름과 납땜 자국으로 거칠었다. 테이블 위에는 온갖 종류의 부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녹슨 스프링, 금이 간 렌즈, 크기가 제각각인 황동 너트와 볼트, 그리고 정체불명의 회로 기판 조각들까지. 그 모든 것들이 지혁에게는 보물이었다.

    오늘 그의 목표는 폐기 직전의 고물상에서 겨우 얻어온 ‘유물’이었다. ‘유물’이라고 불린 이유는 아무도 그 기계의 용도를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시계의 잔해 같기도 했고, 복잡한 항해 장비 같기도 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황동과 흑철이 뒤섞인 외관은 아름다웠지만, 내부의 동력원은 완전히 멈춰 있었다.

    “흐음… 이놈은 대체 뭘까.”

    지혁은 작은 확대경을 눈에 대고 기계의 가장 깊숙한 곳을 들여다봤다. 겉으로 보이는 복잡한 기계장치들은 꽤나 익숙한 방식이었지만, 내부로 들어갈수록 알 수 없는 구조가 나타났다. 특히 그의 시선을 끈 것은, 중앙을 지탱하는 거대한 축 주변에 위치한 미지의 공간이었다. 설계도에도 없는,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듯한 빈 공간.

    “이게… 빈 공간은 아닐 텐데.”

    얇고 긴 기계 팔을 조심스럽게 밀어 넣어 틈새를 탐색했다. 손끝에 금속과는 다른,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감촉이 닿았다. 뭔가에 걸린 듯 기계 팔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지혁의 눈이 호기심으로 빛났다. 그는 작업대에서 가장 정교한 만능 드라이버를 집어 들었다. 삐걱이는 소리와 함께 외관의 나사 몇 개가 풀리고, 고정 장치 하나가 툭하고 떨어져 나갔다. 묵직한 황동 덮개 하나가 마침내 제자리를 이탈하며 안쪽의 검은 심연을 드러냈다.

    먼지가 자욱한 그 공간 속에서, 지혁은 손전등을 비췄다. 그리고 그 순간, 숨을 들이켰다.

    그곳에는 아무런 설명도 붙어 있지 않은, 오직 검은색 돌 조각 하나가 박혀 있었다. 돌이라고 하기엔 표면이 너무나 매끄러웠고, 그 위에 새겨진 문양은 기계적이라기보다는 생명체 같았다. 엉켜 있는 실타래처럼, 혹은 오래된 넝쿨처럼 보이는 문양들이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미묘하게 반짝였다. 마치 우주를 담아낸 듯한 깊이를 가진, 알 수 없는 검은 각인석이었다. 주변의 모든 기계 부품과는 이질적인 존재감을 내뿜으며, 수천 년 된 비밀을 간직한 채 그곳에 박혀 있는 듯했다.

    지혁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손끝이 각인석의 차가운 표면에 닿는 순간, 작업실 안의 모든 것이 잠시 멈춘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귓가에 울리던 톱니바퀴 소리가 아득해지고, 창밖의 비행선 엔진 소리마저 희미해졌다. 정전이라도 된 듯, 지혁의 머리 위에 매달려 있던 가스등이 푸르스름하게 깜빡이더니, 이내 강렬한 섬광과 함께 터질 듯 밝아졌다. 동시에 그의 손안에 있던 검은 각인석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콰아앙!

    멀리서 천둥이라도 친 듯한 굉음이 들려왔다. 작업실 한편에 세워져 있던, 아직 미완성인 자동 인형의 팔이 뚝 떨어져 나가는 소리였다. 지혁은 놀라서 손을 떼었다. 각인석의 푸른빛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가스등은 다시 희뿌연 본래의 밝기로 돌아왔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듯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각인석을 다시 만져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방금 자신이 경험한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게… 대체….”

    지혁의 눈은 검은 각인석에 고정되었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한 질문들로 가득 찼다. 이 돌은 무엇인가? 이 기계는 왜 이것을 숨겨두었는가? 그리고 방금 일어난 현상은,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는 각인석을 떼어내기 위해 다시 조심스럽게 도구를 사용했다. 마침내 녀석이 고정 장치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순간, 각인석은 그의 손바닥 위에서 예상치 못한 무게감으로 존재를 드러냈다. 따뜻하고, 미세하게 진동하는 듯한 느낌. 마치 살아있는 심장을 쥐고 있는 것 같았다.

    창밖의 연기는 더욱 짙어졌고, 강철심장 도시의 소음은 다시금 귓가를 채웠다. 하지만 지혁에게는 이제 이 모든 기계 소음조차 다르게 들렸다. 그의 손에 들린 검은 각인석이, 그 모든 것들을 초월하는 고대의 비밀을 속삭이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거대한 미지의 문을 열었음을, 그리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음을 직감했다.

    어쩌면 이 작은 돌 하나가, 강철과 증기로 이루어진 이 세상의 질서를 뒤흔들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예감이 들었다.

  • 로맨틱 코미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제1화: 어쩌다 보니 천하제일… 대회?

    **[배경 설명]**
    아득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신비로운 무림의 세계. 이곳의 운명은 매 500년마다 열리는 ‘천하제일 무예대회’의 결과에 달려 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무림의 패권을 쥐는 것은 물론, 천하를 평화로 이끌 위대한 힘이 주어진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뭔가 좀 다르다.

    **[장면 1]**
    **[컷 1]**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웅장한 아레나. 고대 건축 양식과 신비로운 문양이 어우러져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많은 관중들이 빼곡히 들어차 함성으로 가득하다. 경기장 중앙에는 거대한 비석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위에는 ‘천하제일 무예대회’라고 쓰여 있다.
    **[내레이션]** (웅장하고 진지한 목소리)
    세상이 혼탁해지고, 균열이 깊어지던 시대…
    천하의 운명이 다시 한번, 강철 같은 의지와 비할 데 없는 무예에 걸렸다.
    무림, 그리고 이 세상의 미래를 결정할 단 하나의 승자.
    그를 가리기 위한, 성스러운 의식이 시작된다.

    **[컷 2]**
    아레나 중앙, 비석 앞. 수많은 무림 고수들이 도열해 있다. 각 문파의 수장들과 기라성 같은 무사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서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한 남자.
    **[캐릭터]** 류진한(20대 중반, 검은 도포, 검은 머리칼을 단정하게 묶었다. 차가운 눈빛과 날카로운 콧날, 완벽한 자세로 미동도 없이 서 있다. 주변의 웅성거림조차 그에게는 닿지 않는 듯 보인다.)
    **[내레이션]** (진지한 목소리)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이는 ‘검선(劍仙)’ 류진한.
    어린 나이에 이미 강호 최고수의 반열에 올랐으며,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는 불패의 신화.
    그의 손끝에 천하의 운명이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컷 3]**
    아레나 외부, 허름한 골목길. 한 여자가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겨우 숨을 헐떡이며 손목시계를 본다.
    **[캐릭터]** 강하영(20대 초반, 평범한 복장. 헐렁한 도복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무예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인다. 눈빛은 불안과 짜증으로 가득하다.)
    **[하영]** (내적 독백)
    젠장, 젠장, 젠장! 망했어!
    **[하영]** (내적 독백)
    이 미친 할아버지가 기어코 나를 여기에 등록시키다니!
    **[하영]** (내적 독백)
    나는! 강하영은! 평화로운 일상을 꿈꾸는 보통 여자라고! 무림 어쩌고, 천하 어쩌고 나랑은 상관없다고!

    **[컷 4]**
    달리던 하영이 코너를 돌다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에 부딪힌다.
    **[효과음]** 쿵! 콰당!
    **[하영]** (비명에 가까운 소리)
    흐아악!
    **[지문]** 하영의 몸이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지려 한다.

    **[컷 5]**
    하영이 부딪힌 것은 다름 아닌 류진한이었다. 그는 대회장 입구 쪽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하영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없이 서 있다. 하영은 거의 그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긴 채, 눈을 질끈 감고 있다. 그의 갑옷 같은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모양새다.
    **[진한]** (낮고 침착한 목소리)
    …실례.
    **[하영]** (눈을 번쩍 뜨며, 얼굴이 새빨개진다.)
    …네? 네에?! 실례는 제가… 으읍!

    **[컷 6]**
    하영이 당황해서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순간적으로 진한의 허리에 손이 닿고, 그의 도포 자락이 살짝 들린다.
    **[효과음]** 휘익! (하영의 팔이 허우적거리는 소리)
    **[하영]** (내적 독백)
    이게 뭐야?! 나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지문]** 진한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하영을 내려다본다. 그의 시선에는 약간의 경계심과 의문이 섞여 있다.

    **[컷 7]**
    하영이 겨우 자세를 바로잡고 진한에게서 떨어져 나온다. 얼굴은 여전히 발갛다.
    **[하영]** (허둥지둥 사과하며)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제가 너무 급해서 그만… 으으, 괜찮으세요?!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진한]** (짧게 대답한다.)
    괜찮다.
    **[지문]** 진한의 눈은 여전히 하영을 훑고 있다. 찰나였지만, 그의 예민한 감각은 하영에게서 뭔가 이질적인 기운을 느낀 듯하다.

    **[컷 8]**
    하영은 진한의 낯선 시선에 더 당황한다.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자신을 이렇게 뚫어지게 보는 사람이 처음이라 어색하다.
    **[하영]** (내적 독백)
    왜 저렇게 사람을 뚫어져라 보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내가 너무 초췌한가? 아, 아침에 머리도 제대로 못 감았는데!
    **[진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혼탁한 기운…
    **[하영]** (못 알아듣고)
    네? 뭐라고요? 혼탕이요?! 저 지금 급해서 혼탕 갈 시간이…
    **[진한]** (말없이 하영을 지나쳐 대회장 입구로 향한다.)
    **[하영]** (뒤통수에 대고 외친다.)
    아니, 저기요! 제 말을 끊지 마시고…
    **[지문]** 진한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진다. 하영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다.

    **[컷 9]**
    하영이 다시 시계를 확인하며 비명을 지른다.
    **[하영]**
    망했다! 개회식 이미 시작했을 거야!
    **[효과음]** 끼이익! (하영이 급하게 몸을 돌려 달리는 소리)
    **[내레이션]** (하영의 내적 독백)
    하필 이 중요한 순간에, 저 재수 없는 냉미남이랑 부딪히다니!
    내 인생, 왜 이렇게 자꾸 꼬이는 거야!

    **[장면 2]**
    **[컷 10]**
    대회장 내부, 웅장한 개회식.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고 있다.
    **[사회자]** (우렁찬 목소리)
    자, 이제 모든 참가자들이 집결했습니다! 천하의 운명을 짊어질 용사들이여! 경의를 표합니다!
    **[효과음]** 와아아아!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

    **[컷 11]**
    참가자 대기석. 각양각색의 무림인들이 앉아 있다. 모두 진지하고 비장한 표정이다.
    **[캐릭터]** 하영의 할아버지(70대, 수염이 길고 허름하지만 범상치 않은 도복을 입고 있다. 시종일관 해맑게 웃고 있다.)
    **[하영 할아버지]** (하하하 웃으며)
    흐음, 우리 손녀딸은 아직 멀었는가? 벌써 지각이라니, 어허.
    **[캐릭터]** 옆자리 노인(50대, 콧수염을 기르고 정갈한 도복을 입은 무림인)
    **[옆자리 노인]**
    강 도장님, 따님은 보이지 않으시는군요. 설마 이번에도 불참인가요?
    **[하영 할아버지]**
    아니오! 이번엔 제가 직접 등록시켰으니 반드시 올 게요! 우리 하영이가 보통 아이입니까! 아주 그냥, ‘천하무적 혼돈파괴’ 그 자체라니까요! 하하하!
    **[지문]** 옆자리 노인은 불안한 눈빛으로 할아버지를 본다.

    **[컷 12]**
    그때, 하영이 참가자 대기석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다. 간신히 비어있는 자기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효과음]** 헉, 헉… (하영이 숨 가쁘게 숨 쉬는 소리)
    **[하영]**
    하아… 하아… 살았다…
    **[지문]** 하영의 얼굴은 땀과 먼지로 얼룩져 있다.

    **[컷 13]**
    하영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모두 자신에게 관심 없는 듯 무심한 표정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 저 멀리 보이는 진한의 옆모습에 눈이 멈춘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서 있다.
    **[하영]** (내적 독백)
    아까 그 냉미남… 여기 참가자였어?!
    **[하영]** (내적 독백)
    맙소사, 무시무시한 고수 같아 보이던데… 괜히 시비 털지 말아야지.

    **[컷 14]**
    사회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
    **[사회자]**
    자, 그럼 이제 대회의 첫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중앙 경기장으로 나와주십시오!
    **[효과음]** 웅성웅성 (참가자들이 움직이는 소리)

    **[장면 3]**
    **[컷 15]**
    중앙 경기장. 수많은 참가자들이 원형으로 둘러서 있다. 하영은 사람들 틈에 끼어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한다. 진한은 여전히 맨 앞줄, 가장 위엄 있는 자리에 서 있다.
    **[사회자]**
    첫 번째 대결!
    **[지문]** 사회자가 두루마리를 펼치며 이름을 호명한다.
    **[사회자]**
    서역 만독문의 ‘독수(毒手)’ 비천!
    그리고… 강씨 문파의 ‘야생화(野生花)’ 강하영!
    **[효과음]** 정적… (갑작스러운 침묵)
    **[하영]**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네? 야생화… 강하영?
    **[내레이션]** (하영의 내적 독백)
    야생화는 또 뭐야?! 내가 언제부터 야생화가 됐지?!

    **[컷 16]**
    하영의 할아버지가 관중석에서 기립하여 팔을 흔든다.
    **[하영 할아버지]** (큰 목소리로)
    자랑스러운 내 손녀! 가서 저 비천인가 뭔가 하는 녀석을 혼쭐을 내주렴! 하하하!
    **[하영]** (할아버지를 향해 입모양으로)
    할아버지! 미쳤어?!

    **[컷 17]**
    하영의 맞은편에 거구의 남자가 등장한다. 온몸에 독문 문신이 그려져 있고, 얼굴에는 흉터가 가득하다. 그의 손은 검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불길한 독기가 느껴진다.
    **[캐릭터]** 비천(30대 후반, 근육질의 거구.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다.)
    **[비천]** (섬뜩한 목소리)
    크크… 애송이가 첫 상대라니, 재미있군. 내 독수에 찍혀서 고통스럽게 죽어가거라.
    **[하영]** (덜덜 떨며)
    독수… 독수? 으악! 독이라니! 할아버지이이이!

    **[컷 18]**
    진한은 팔짱을 낀 채, 미동도 없이 하영과 비천을 번갈아 본다. 그의 표정에는 미묘한 호기심이 스쳐 지나간다.
    **[진한]** (내적 독백)
    강씨 문파의 야생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다.
    **[진한]** (내적 독백)
    그리고… 저 혼탁한 기운은 아까 그 여자. 설마…

    **[컷 19]**
    사회자가 대결 시작을 알린다.
    **[사회자]**
    자, 그럼! 천하제일 무예대회 첫 번째 대결! 시작!
    **[효과음]** 징! (시작을 알리는 징 소리)

    **[컷 20]**
    비천이 거친 포효와 함께 하영에게 돌진한다. 그의 독수가 검은 기운을 뿜어내며 하영의 얼굴을 향한다.
    **[비천]**
    죽어라!
    **[효과음]** 콰아앙! (비천이 땅을 박차고 달려오는 소리)

    **[컷 21]**
    하영은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지른다. 무서워서 온몸이 얼어붙었다.
    **[하영]**
    으아아아아악!
    **[지문]** 하영의 몸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무색무취의 기운이 폭풍처럼 그녀 주위를 휘감는다. 이것은 그녀의 ‘혼돈 기운’이다.
    **[효과음]** 퓨우우우웅! (하영의 몸에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

    **[컷 22]**
    폭발적인 기운에 휘말린 비천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그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비천]**
    크윽! 이… 이 기운은 뭐냐!
    **[지문]** 비천의 독수는 하영에게 닿지 못하고 허공을 가른다.

    **[컷 23]**
    비틀거리던 비천이 하필이면 경기장 가장자리에 있던 돌기둥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효과음]** 쿵! 콰당!
    **[비천]** (엉덩방아를 찧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른다.)
    악! 내 허리! 으악!
    **[지문]** 비천이 넘어진 곳은 경기장 바깥, 실격 처리되는 구역이다.

    **[컷 24]**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경기장은 정적에 휩싸인다.
    **[사회자]** (당황한 목소리)
    이… 이것은… 비천 선수, 경기장 밖으로 이탈! 실격!
    **[효과음]** 와아아아! (관중들의 혼란스러운 함성)
    **[사회자]**
    따라서… 강하영 선수 승리!

    **[컷 25]**
    하영은 여전히 눈을 감고 비명을 지르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조심스럽게 눈을 뜬다. 그녀의 주변을 감싸던 혼돈 기운은 이미 사라진 후다.
    **[하영]**
    …네? 승리요? 제가요?
    **[지문]** 그녀 앞에는 쓰러진 비천이 앓는 소리를 내고 있고, 자신은 멀쩡하게 서 있다.

    **[컷 26]**
    관중석의 하영 할아버지가 만세를 부르며 기뻐한다.
    **[하영 할아버지]**
    역시 내 손녀! 하하하! 혼돈의 기운이 절묘하게 터졌군! 천하무적!
    **[지문]** 하영은 할아버지를 보며 이를 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컷 27]**
    진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영을 응시한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하지만, 그의 내면에서는 깊은 혼란이 일고 있다.
    **[진한]** (내적 독백)
    방금 그 기운… 무예와는 전혀 다른, 태고의 혼돈 그 자체다.
    **[진한]** (내적 독백)
    저 여자는… 대체 누구인가? 단순한 우연인가, 아니면…
    **[지문]** 진한의 시선은 마치 새로운 천재를 발견한 듯, 혹은 기이한 이변을 목격한 듯, 하영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컷 28]**
    하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경기장 중앙에 홀로 서 있다. 그녀는 방금 일어난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다.
    **[하영]** (내적 독백)
    내가… 이겼다고? 내가 뭘 한 건데?
    **[하영]** (내적 독백)
    정말… 천하제일 대회에 휘말린 것 같잖아!

    **[내레이션]**
    그렇게, 강하영의 예측불허 천하제일 무예대회 생존기가 시작되었다.
    그녀의 ‘혼돈의 기운’은 과연 이 무림의 운명을 어떻게 뒤흔들 것인가?
    그리고, 그녀를 주시하는 ‘검선’ 류진한과의 인연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효과음]**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울려 퍼진다.)


    **[다음 화 예고]**
    ‘다음엔 진짜 고수랑 붙는다고?! 죽을지도 몰라!’
    하영의 비명과 함께, 더욱 기상천외한 대결들이 그녀를 기다린다!

  • 로맨틱 코미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제1화: 어쩌다 보니 천하제일… 대회?

    **[배경 설명]**
    아득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신비로운 무림의 세계. 이곳의 운명은 매 500년마다 열리는 ‘천하제일 무예대회’의 결과에 달려 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무림의 패권을 쥐는 것은 물론, 천하를 평화로 이끌 위대한 힘이 주어진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뭔가 좀 다르다.

    **[장면 1]**
    **[컷 1]**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웅장한 아레나. 고대 건축 양식과 신비로운 문양이 어우러져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많은 관중들이 빼곡히 들어차 함성으로 가득하다. 경기장 중앙에는 거대한 비석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위에는 ‘천하제일 무예대회’라고 쓰여 있다.
    **[내레이션]** (웅장하고 진지한 목소리)
    세상이 혼탁해지고, 균열이 깊어지던 시대…
    천하의 운명이 다시 한번, 강철 같은 의지와 비할 데 없는 무예에 걸렸다.
    무림, 그리고 이 세상의 미래를 결정할 단 하나의 승자.
    그를 가리기 위한, 성스러운 의식이 시작된다.

    **[컷 2]**
    아레나 중앙, 비석 앞. 수많은 무림 고수들이 도열해 있다. 각 문파의 수장들과 기라성 같은 무사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서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한 남자.
    **[캐릭터]** 류진한(20대 중반, 검은 도포, 검은 머리칼을 단정하게 묶었다. 차가운 눈빛과 날카로운 콧날, 완벽한 자세로 미동도 없이 서 있다. 주변의 웅성거림조차 그에게는 닿지 않는 듯 보인다.)
    **[내레이션]** (진지한 목소리)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이는 ‘검선(劍仙)’ 류진한.
    어린 나이에 이미 강호 최고수의 반열에 올랐으며,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는 불패의 신화.
    그의 손끝에 천하의 운명이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컷 3]**
    아레나 외부, 허름한 골목길. 한 여자가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겨우 숨을 헐떡이며 손목시계를 본다.
    **[캐릭터]** 강하영(20대 초반, 평범한 복장. 헐렁한 도복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무예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인다. 눈빛은 불안과 짜증으로 가득하다.)
    **[하영]** (내적 독백)
    젠장, 젠장, 젠장! 망했어!
    **[하영]** (내적 독백)
    이 미친 할아버지가 기어코 나를 여기에 등록시키다니!
    **[하영]** (내적 독백)
    나는! 강하영은! 평화로운 일상을 꿈꾸는 보통 여자라고! 무림 어쩌고, 천하 어쩌고 나랑은 상관없다고!

    **[컷 4]**
    달리던 하영이 코너를 돌다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에 부딪힌다.
    **[효과음]** 쿵! 콰당!
    **[하영]** (비명에 가까운 소리)
    흐아악!
    **[지문]** 하영의 몸이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지려 한다.

    **[컷 5]**
    하영이 부딪힌 것은 다름 아닌 류진한이었다. 그는 대회장 입구 쪽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하영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없이 서 있다. 하영은 거의 그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긴 채, 눈을 질끈 감고 있다. 그의 갑옷 같은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모양새다.
    **[진한]** (낮고 침착한 목소리)
    …실례.
    **[하영]** (눈을 번쩍 뜨며, 얼굴이 새빨개진다.)
    …네? 네에?! 실례는 제가… 으읍!

    **[컷 6]**
    하영이 당황해서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순간적으로 진한의 허리에 손이 닿고, 그의 도포 자락이 살짝 들린다.
    **[효과음]** 휘익! (하영의 팔이 허우적거리는 소리)
    **[하영]** (내적 독백)
    이게 뭐야?! 나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지문]** 진한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하영을 내려다본다. 그의 시선에는 약간의 경계심과 의문이 섞여 있다.

    **[컷 7]**
    하영이 겨우 자세를 바로잡고 진한에게서 떨어져 나온다. 얼굴은 여전히 발갛다.
    **[하영]** (허둥지둥 사과하며)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제가 너무 급해서 그만… 으으, 괜찮으세요?!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진한]** (짧게 대답한다.)
    괜찮다.
    **[지문]** 진한의 눈은 여전히 하영을 훑고 있다. 찰나였지만, 그의 예민한 감각은 하영에게서 뭔가 이질적인 기운을 느낀 듯하다.

    **[컷 8]**
    하영은 진한의 낯선 시선에 더 당황한다.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자신을 이렇게 뚫어지게 보는 사람이 처음이라 어색하다.
    **[하영]** (내적 독백)
    왜 저렇게 사람을 뚫어져라 보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내가 너무 초췌한가? 아, 아침에 머리도 제대로 못 감았는데!
    **[진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혼탁한 기운…
    **[하영]** (못 알아듣고)
    네? 뭐라고요? 혼탕이요?! 저 지금 급해서 혼탕 갈 시간이…
    **[진한]** (말없이 하영을 지나쳐 대회장 입구로 향한다.)
    **[하영]** (뒤통수에 대고 외친다.)
    아니, 저기요! 제 말을 끊지 마시고…
    **[지문]** 진한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진다. 하영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다.

    **[컷 9]**
    하영이 다시 시계를 확인하며 비명을 지른다.
    **[하영]**
    망했다! 개회식 이미 시작했을 거야!
    **[효과음]** 끼이익! (하영이 급하게 몸을 돌려 달리는 소리)
    **[내레이션]** (하영의 내적 독백)
    하필 이 중요한 순간에, 저 재수 없는 냉미남이랑 부딪히다니!
    내 인생, 왜 이렇게 자꾸 꼬이는 거야!

    **[장면 2]**
    **[컷 10]**
    대회장 내부, 웅장한 개회식.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고 있다.
    **[사회자]** (우렁찬 목소리)
    자, 이제 모든 참가자들이 집결했습니다! 천하의 운명을 짊어질 용사들이여! 경의를 표합니다!
    **[효과음]** 와아아아!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

    **[컷 11]**
    참가자 대기석. 각양각색의 무림인들이 앉아 있다. 모두 진지하고 비장한 표정이다.
    **[캐릭터]** 하영의 할아버지(70대, 수염이 길고 허름하지만 범상치 않은 도복을 입고 있다. 시종일관 해맑게 웃고 있다.)
    **[하영 할아버지]** (하하하 웃으며)
    흐음, 우리 손녀딸은 아직 멀었는가? 벌써 지각이라니, 어허.
    **[캐릭터]** 옆자리 노인(50대, 콧수염을 기르고 정갈한 도복을 입은 무림인)
    **[옆자리 노인]**
    강 도장님, 따님은 보이지 않으시는군요. 설마 이번에도 불참인가요?
    **[하영 할아버지]**
    아니오! 이번엔 제가 직접 등록시켰으니 반드시 올 게요! 우리 하영이가 보통 아이입니까! 아주 그냥, ‘천하무적 혼돈파괴’ 그 자체라니까요! 하하하!
    **[지문]** 옆자리 노인은 불안한 눈빛으로 할아버지를 본다.

    **[컷 12]**
    그때, 하영이 참가자 대기석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다. 간신히 비어있는 자기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효과음]** 헉, 헉… (하영이 숨 가쁘게 숨 쉬는 소리)
    **[하영]**
    하아… 하아… 살았다…
    **[지문]** 하영의 얼굴은 땀과 먼지로 얼룩져 있다.

    **[컷 13]**
    하영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모두 자신에게 관심 없는 듯 무심한 표정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 저 멀리 보이는 진한의 옆모습에 눈이 멈춘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서 있다.
    **[하영]** (내적 독백)
    아까 그 냉미남… 여기 참가자였어?!
    **[하영]** (내적 독백)
    맙소사, 무시무시한 고수 같아 보이던데… 괜히 시비 털지 말아야지.

    **[컷 14]**
    사회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
    **[사회자]**
    자, 그럼 이제 대회의 첫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중앙 경기장으로 나와주십시오!
    **[효과음]** 웅성웅성 (참가자들이 움직이는 소리)

    **[장면 3]**
    **[컷 15]**
    중앙 경기장. 수많은 참가자들이 원형으로 둘러서 있다. 하영은 사람들 틈에 끼어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한다. 진한은 여전히 맨 앞줄, 가장 위엄 있는 자리에 서 있다.
    **[사회자]**
    첫 번째 대결!
    **[지문]** 사회자가 두루마리를 펼치며 이름을 호명한다.
    **[사회자]**
    서역 만독문의 ‘독수(毒手)’ 비천!
    그리고… 강씨 문파의 ‘야생화(野生花)’ 강하영!
    **[효과음]** 정적… (갑작스러운 침묵)
    **[하영]**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네? 야생화… 강하영?
    **[내레이션]** (하영의 내적 독백)
    야생화는 또 뭐야?! 내가 언제부터 야생화가 됐지?!

    **[컷 16]**
    하영의 할아버지가 관중석에서 기립하여 팔을 흔든다.
    **[하영 할아버지]** (큰 목소리로)
    자랑스러운 내 손녀! 가서 저 비천인가 뭔가 하는 녀석을 혼쭐을 내주렴! 하하하!
    **[하영]** (할아버지를 향해 입모양으로)
    할아버지! 미쳤어?!

    **[컷 17]**
    하영의 맞은편에 거구의 남자가 등장한다. 온몸에 독문 문신이 그려져 있고, 얼굴에는 흉터가 가득하다. 그의 손은 검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불길한 독기가 느껴진다.
    **[캐릭터]** 비천(30대 후반, 근육질의 거구.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다.)
    **[비천]** (섬뜩한 목소리)
    크크… 애송이가 첫 상대라니, 재미있군. 내 독수에 찍혀서 고통스럽게 죽어가거라.
    **[하영]** (덜덜 떨며)
    독수… 독수? 으악! 독이라니! 할아버지이이이!

    **[컷 18]**
    진한은 팔짱을 낀 채, 미동도 없이 하영과 비천을 번갈아 본다. 그의 표정에는 미묘한 호기심이 스쳐 지나간다.
    **[진한]** (내적 독백)
    강씨 문파의 야생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다.
    **[진한]** (내적 독백)
    그리고… 저 혼탁한 기운은 아까 그 여자. 설마…

    **[컷 19]**
    사회자가 대결 시작을 알린다.
    **[사회자]**
    자, 그럼! 천하제일 무예대회 첫 번째 대결! 시작!
    **[효과음]** 징! (시작을 알리는 징 소리)

    **[컷 20]**
    비천이 거친 포효와 함께 하영에게 돌진한다. 그의 독수가 검은 기운을 뿜어내며 하영의 얼굴을 향한다.
    **[비천]**
    죽어라!
    **[효과음]** 콰아앙! (비천이 땅을 박차고 달려오는 소리)

    **[컷 21]**
    하영은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지른다. 무서워서 온몸이 얼어붙었다.
    **[하영]**
    으아아아아악!
    **[지문]** 하영의 몸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무색무취의 기운이 폭풍처럼 그녀 주위를 휘감는다. 이것은 그녀의 ‘혼돈 기운’이다.
    **[효과음]** 퓨우우우웅! (하영의 몸에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

    **[컷 22]**
    폭발적인 기운에 휘말린 비천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그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비천]**
    크윽! 이… 이 기운은 뭐냐!
    **[지문]** 비천의 독수는 하영에게 닿지 못하고 허공을 가른다.

    **[컷 23]**
    비틀거리던 비천이 하필이면 경기장 가장자리에 있던 돌기둥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효과음]** 쿵! 콰당!
    **[비천]** (엉덩방아를 찧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른다.)
    악! 내 허리! 으악!
    **[지문]** 비천이 넘어진 곳은 경기장 바깥, 실격 처리되는 구역이다.

    **[컷 24]**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경기장은 정적에 휩싸인다.
    **[사회자]** (당황한 목소리)
    이… 이것은… 비천 선수, 경기장 밖으로 이탈! 실격!
    **[효과음]** 와아아아! (관중들의 혼란스러운 함성)
    **[사회자]**
    따라서… 강하영 선수 승리!

    **[컷 25]**
    하영은 여전히 눈을 감고 비명을 지르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조심스럽게 눈을 뜬다. 그녀의 주변을 감싸던 혼돈 기운은 이미 사라진 후다.
    **[하영]**
    …네? 승리요? 제가요?
    **[지문]** 그녀 앞에는 쓰러진 비천이 앓는 소리를 내고 있고, 자신은 멀쩡하게 서 있다.

    **[컷 26]**
    관중석의 하영 할아버지가 만세를 부르며 기뻐한다.
    **[하영 할아버지]**
    역시 내 손녀! 하하하! 혼돈의 기운이 절묘하게 터졌군! 천하무적!
    **[지문]** 하영은 할아버지를 보며 이를 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컷 27]**
    진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영을 응시한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하지만, 그의 내면에서는 깊은 혼란이 일고 있다.
    **[진한]** (내적 독백)
    방금 그 기운… 무예와는 전혀 다른, 태고의 혼돈 그 자체다.
    **[진한]** (내적 독백)
    저 여자는… 대체 누구인가? 단순한 우연인가, 아니면…
    **[지문]** 진한의 시선은 마치 새로운 천재를 발견한 듯, 혹은 기이한 이변을 목격한 듯, 하영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컷 28]**
    하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경기장 중앙에 홀로 서 있다. 그녀는 방금 일어난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다.
    **[하영]** (내적 독백)
    내가… 이겼다고? 내가 뭘 한 건데?
    **[하영]** (내적 독백)
    정말… 천하제일 대회에 휘말린 것 같잖아!

    **[내레이션]**
    그렇게, 강하영의 예측불허 천하제일 무예대회 생존기가 시작되었다.
    그녀의 ‘혼돈의 기운’은 과연 이 무림의 운명을 어떻게 뒤흔들 것인가?
    그리고, 그녀를 주시하는 ‘검선’ 류진한과의 인연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효과음]**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울려 퍼진다.)


    **[다음 화 예고]**
    ‘다음엔 진짜 고수랑 붙는다고?! 죽을지도 몰라!’
    하영의 비명과 함께, 더욱 기상천외한 대결들이 그녀를 기다린다!

  • 로맨틱 코미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제1화: 어쩌다 보니 천하제일… 대회?

    **[배경 설명]**
    아득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신비로운 무림의 세계. 이곳의 운명은 매 500년마다 열리는 ‘천하제일 무예대회’의 결과에 달려 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무림의 패권을 쥐는 것은 물론, 천하를 평화로 이끌 위대한 힘이 주어진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뭔가 좀 다르다.

    **[장면 1]**
    **[컷 1]**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웅장한 아레나. 고대 건축 양식과 신비로운 문양이 어우러져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많은 관중들이 빼곡히 들어차 함성으로 가득하다. 경기장 중앙에는 거대한 비석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위에는 ‘천하제일 무예대회’라고 쓰여 있다.
    **[내레이션]** (웅장하고 진지한 목소리)
    세상이 혼탁해지고, 균열이 깊어지던 시대…
    천하의 운명이 다시 한번, 강철 같은 의지와 비할 데 없는 무예에 걸렸다.
    무림, 그리고 이 세상의 미래를 결정할 단 하나의 승자.
    그를 가리기 위한, 성스러운 의식이 시작된다.

    **[컷 2]**
    아레나 중앙, 비석 앞. 수많은 무림 고수들이 도열해 있다. 각 문파의 수장들과 기라성 같은 무사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서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한 남자.
    **[캐릭터]** 류진한(20대 중반, 검은 도포, 검은 머리칼을 단정하게 묶었다. 차가운 눈빛과 날카로운 콧날, 완벽한 자세로 미동도 없이 서 있다. 주변의 웅성거림조차 그에게는 닿지 않는 듯 보인다.)
    **[내레이션]** (진지한 목소리)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이는 ‘검선(劍仙)’ 류진한.
    어린 나이에 이미 강호 최고수의 반열에 올랐으며,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는 불패의 신화.
    그의 손끝에 천하의 운명이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컷 3]**
    아레나 외부, 허름한 골목길. 한 여자가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겨우 숨을 헐떡이며 손목시계를 본다.
    **[캐릭터]** 강하영(20대 초반, 평범한 복장. 헐렁한 도복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무예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인다. 눈빛은 불안과 짜증으로 가득하다.)
    **[하영]** (내적 독백)
    젠장, 젠장, 젠장! 망했어!
    **[하영]** (내적 독백)
    이 미친 할아버지가 기어코 나를 여기에 등록시키다니!
    **[하영]** (내적 독백)
    나는! 강하영은! 평화로운 일상을 꿈꾸는 보통 여자라고! 무림 어쩌고, 천하 어쩌고 나랑은 상관없다고!

    **[컷 4]**
    달리던 하영이 코너를 돌다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에 부딪힌다.
    **[효과음]** 쿵! 콰당!
    **[하영]** (비명에 가까운 소리)
    흐아악!
    **[지문]** 하영의 몸이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지려 한다.

    **[컷 5]**
    하영이 부딪힌 것은 다름 아닌 류진한이었다. 그는 대회장 입구 쪽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하영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없이 서 있다. 하영은 거의 그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긴 채, 눈을 질끈 감고 있다. 그의 갑옷 같은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모양새다.
    **[진한]** (낮고 침착한 목소리)
    …실례.
    **[하영]** (눈을 번쩍 뜨며, 얼굴이 새빨개진다.)
    …네? 네에?! 실례는 제가… 으읍!

    **[컷 6]**
    하영이 당황해서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순간적으로 진한의 허리에 손이 닿고, 그의 도포 자락이 살짝 들린다.
    **[효과음]** 휘익! (하영의 팔이 허우적거리는 소리)
    **[하영]** (내적 독백)
    이게 뭐야?! 나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지문]** 진한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하영을 내려다본다. 그의 시선에는 약간의 경계심과 의문이 섞여 있다.

    **[컷 7]**
    하영이 겨우 자세를 바로잡고 진한에게서 떨어져 나온다. 얼굴은 여전히 발갛다.
    **[하영]** (허둥지둥 사과하며)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제가 너무 급해서 그만… 으으, 괜찮으세요?!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진한]** (짧게 대답한다.)
    괜찮다.
    **[지문]** 진한의 눈은 여전히 하영을 훑고 있다. 찰나였지만, 그의 예민한 감각은 하영에게서 뭔가 이질적인 기운을 느낀 듯하다.

    **[컷 8]**
    하영은 진한의 낯선 시선에 더 당황한다.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자신을 이렇게 뚫어지게 보는 사람이 처음이라 어색하다.
    **[하영]** (내적 독백)
    왜 저렇게 사람을 뚫어져라 보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내가 너무 초췌한가? 아, 아침에 머리도 제대로 못 감았는데!
    **[진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혼탁한 기운…
    **[하영]** (못 알아듣고)
    네? 뭐라고요? 혼탕이요?! 저 지금 급해서 혼탕 갈 시간이…
    **[진한]** (말없이 하영을 지나쳐 대회장 입구로 향한다.)
    **[하영]** (뒤통수에 대고 외친다.)
    아니, 저기요! 제 말을 끊지 마시고…
    **[지문]** 진한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진다. 하영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다.

    **[컷 9]**
    하영이 다시 시계를 확인하며 비명을 지른다.
    **[하영]**
    망했다! 개회식 이미 시작했을 거야!
    **[효과음]** 끼이익! (하영이 급하게 몸을 돌려 달리는 소리)
    **[내레이션]** (하영의 내적 독백)
    하필 이 중요한 순간에, 저 재수 없는 냉미남이랑 부딪히다니!
    내 인생, 왜 이렇게 자꾸 꼬이는 거야!

    **[장면 2]**
    **[컷 10]**
    대회장 내부, 웅장한 개회식.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고 있다.
    **[사회자]** (우렁찬 목소리)
    자, 이제 모든 참가자들이 집결했습니다! 천하의 운명을 짊어질 용사들이여! 경의를 표합니다!
    **[효과음]** 와아아아!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

    **[컷 11]**
    참가자 대기석. 각양각색의 무림인들이 앉아 있다. 모두 진지하고 비장한 표정이다.
    **[캐릭터]** 하영의 할아버지(70대, 수염이 길고 허름하지만 범상치 않은 도복을 입고 있다. 시종일관 해맑게 웃고 있다.)
    **[하영 할아버지]** (하하하 웃으며)
    흐음, 우리 손녀딸은 아직 멀었는가? 벌써 지각이라니, 어허.
    **[캐릭터]** 옆자리 노인(50대, 콧수염을 기르고 정갈한 도복을 입은 무림인)
    **[옆자리 노인]**
    강 도장님, 따님은 보이지 않으시는군요. 설마 이번에도 불참인가요?
    **[하영 할아버지]**
    아니오! 이번엔 제가 직접 등록시켰으니 반드시 올 게요! 우리 하영이가 보통 아이입니까! 아주 그냥, ‘천하무적 혼돈파괴’ 그 자체라니까요! 하하하!
    **[지문]** 옆자리 노인은 불안한 눈빛으로 할아버지를 본다.

    **[컷 12]**
    그때, 하영이 참가자 대기석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다. 간신히 비어있는 자기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효과음]** 헉, 헉… (하영이 숨 가쁘게 숨 쉬는 소리)
    **[하영]**
    하아… 하아… 살았다…
    **[지문]** 하영의 얼굴은 땀과 먼지로 얼룩져 있다.

    **[컷 13]**
    하영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모두 자신에게 관심 없는 듯 무심한 표정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 저 멀리 보이는 진한의 옆모습에 눈이 멈춘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서 있다.
    **[하영]** (내적 독백)
    아까 그 냉미남… 여기 참가자였어?!
    **[하영]** (내적 독백)
    맙소사, 무시무시한 고수 같아 보이던데… 괜히 시비 털지 말아야지.

    **[컷 14]**
    사회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
    **[사회자]**
    자, 그럼 이제 대회의 첫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중앙 경기장으로 나와주십시오!
    **[효과음]** 웅성웅성 (참가자들이 움직이는 소리)

    **[장면 3]**
    **[컷 15]**
    중앙 경기장. 수많은 참가자들이 원형으로 둘러서 있다. 하영은 사람들 틈에 끼어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한다. 진한은 여전히 맨 앞줄, 가장 위엄 있는 자리에 서 있다.
    **[사회자]**
    첫 번째 대결!
    **[지문]** 사회자가 두루마리를 펼치며 이름을 호명한다.
    **[사회자]**
    서역 만독문의 ‘독수(毒手)’ 비천!
    그리고… 강씨 문파의 ‘야생화(野生花)’ 강하영!
    **[효과음]** 정적… (갑작스러운 침묵)
    **[하영]**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네? 야생화… 강하영?
    **[내레이션]** (하영의 내적 독백)
    야생화는 또 뭐야?! 내가 언제부터 야생화가 됐지?!

    **[컷 16]**
    하영의 할아버지가 관중석에서 기립하여 팔을 흔든다.
    **[하영 할아버지]** (큰 목소리로)
    자랑스러운 내 손녀! 가서 저 비천인가 뭔가 하는 녀석을 혼쭐을 내주렴! 하하하!
    **[하영]** (할아버지를 향해 입모양으로)
    할아버지! 미쳤어?!

    **[컷 17]**
    하영의 맞은편에 거구의 남자가 등장한다. 온몸에 독문 문신이 그려져 있고, 얼굴에는 흉터가 가득하다. 그의 손은 검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불길한 독기가 느껴진다.
    **[캐릭터]** 비천(30대 후반, 근육질의 거구.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다.)
    **[비천]** (섬뜩한 목소리)
    크크… 애송이가 첫 상대라니, 재미있군. 내 독수에 찍혀서 고통스럽게 죽어가거라.
    **[하영]** (덜덜 떨며)
    독수… 독수? 으악! 독이라니! 할아버지이이이!

    **[컷 18]**
    진한은 팔짱을 낀 채, 미동도 없이 하영과 비천을 번갈아 본다. 그의 표정에는 미묘한 호기심이 스쳐 지나간다.
    **[진한]** (내적 독백)
    강씨 문파의 야생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다.
    **[진한]** (내적 독백)
    그리고… 저 혼탁한 기운은 아까 그 여자. 설마…

    **[컷 19]**
    사회자가 대결 시작을 알린다.
    **[사회자]**
    자, 그럼! 천하제일 무예대회 첫 번째 대결! 시작!
    **[효과음]** 징! (시작을 알리는 징 소리)

    **[컷 20]**
    비천이 거친 포효와 함께 하영에게 돌진한다. 그의 독수가 검은 기운을 뿜어내며 하영의 얼굴을 향한다.
    **[비천]**
    죽어라!
    **[효과음]** 콰아앙! (비천이 땅을 박차고 달려오는 소리)

    **[컷 21]**
    하영은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지른다. 무서워서 온몸이 얼어붙었다.
    **[하영]**
    으아아아아악!
    **[지문]** 하영의 몸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무색무취의 기운이 폭풍처럼 그녀 주위를 휘감는다. 이것은 그녀의 ‘혼돈 기운’이다.
    **[효과음]** 퓨우우우웅! (하영의 몸에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

    **[컷 22]**
    폭발적인 기운에 휘말린 비천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그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비천]**
    크윽! 이… 이 기운은 뭐냐!
    **[지문]** 비천의 독수는 하영에게 닿지 못하고 허공을 가른다.

    **[컷 23]**
    비틀거리던 비천이 하필이면 경기장 가장자리에 있던 돌기둥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효과음]** 쿵! 콰당!
    **[비천]** (엉덩방아를 찧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른다.)
    악! 내 허리! 으악!
    **[지문]** 비천이 넘어진 곳은 경기장 바깥, 실격 처리되는 구역이다.

    **[컷 24]**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경기장은 정적에 휩싸인다.
    **[사회자]** (당황한 목소리)
    이… 이것은… 비천 선수, 경기장 밖으로 이탈! 실격!
    **[효과음]** 와아아아! (관중들의 혼란스러운 함성)
    **[사회자]**
    따라서… 강하영 선수 승리!

    **[컷 25]**
    하영은 여전히 눈을 감고 비명을 지르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조심스럽게 눈을 뜬다. 그녀의 주변을 감싸던 혼돈 기운은 이미 사라진 후다.
    **[하영]**
    …네? 승리요? 제가요?
    **[지문]** 그녀 앞에는 쓰러진 비천이 앓는 소리를 내고 있고, 자신은 멀쩡하게 서 있다.

    **[컷 26]**
    관중석의 하영 할아버지가 만세를 부르며 기뻐한다.
    **[하영 할아버지]**
    역시 내 손녀! 하하하! 혼돈의 기운이 절묘하게 터졌군! 천하무적!
    **[지문]** 하영은 할아버지를 보며 이를 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컷 27]**
    진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영을 응시한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하지만, 그의 내면에서는 깊은 혼란이 일고 있다.
    **[진한]** (내적 독백)
    방금 그 기운… 무예와는 전혀 다른, 태고의 혼돈 그 자체다.
    **[진한]** (내적 독백)
    저 여자는… 대체 누구인가? 단순한 우연인가, 아니면…
    **[지문]** 진한의 시선은 마치 새로운 천재를 발견한 듯, 혹은 기이한 이변을 목격한 듯, 하영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컷 28]**
    하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경기장 중앙에 홀로 서 있다. 그녀는 방금 일어난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다.
    **[하영]** (내적 독백)
    내가… 이겼다고? 내가 뭘 한 건데?
    **[하영]** (내적 독백)
    정말… 천하제일 대회에 휘말린 것 같잖아!

    **[내레이션]**
    그렇게, 강하영의 예측불허 천하제일 무예대회 생존기가 시작되었다.
    그녀의 ‘혼돈의 기운’은 과연 이 무림의 운명을 어떻게 뒤흔들 것인가?
    그리고, 그녀를 주시하는 ‘검선’ 류진한과의 인연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효과음]**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울려 퍼진다.)


    **[다음 화 예고]**
    ‘다음엔 진짜 고수랑 붙는다고?! 죽을지도 몰라!’
    하영의 비명과 함께, 더욱 기상천외한 대결들이 그녀를 기다린다!

  • 로맨틱 코미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제1화: 어쩌다 보니 천하제일… 대회?

    **[배경 설명]**
    아득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신비로운 무림의 세계. 이곳의 운명은 매 500년마다 열리는 ‘천하제일 무예대회’의 결과에 달려 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무림의 패권을 쥐는 것은 물론, 천하를 평화로 이끌 위대한 힘이 주어진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뭔가 좀 다르다.

    **[장면 1]**
    **[컷 1]**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웅장한 아레나. 고대 건축 양식과 신비로운 문양이 어우러져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많은 관중들이 빼곡히 들어차 함성으로 가득하다. 경기장 중앙에는 거대한 비석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위에는 ‘천하제일 무예대회’라고 쓰여 있다.
    **[내레이션]** (웅장하고 진지한 목소리)
    세상이 혼탁해지고, 균열이 깊어지던 시대…
    천하의 운명이 다시 한번, 강철 같은 의지와 비할 데 없는 무예에 걸렸다.
    무림, 그리고 이 세상의 미래를 결정할 단 하나의 승자.
    그를 가리기 위한, 성스러운 의식이 시작된다.

    **[컷 2]**
    아레나 중앙, 비석 앞. 수많은 무림 고수들이 도열해 있다. 각 문파의 수장들과 기라성 같은 무사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서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한 남자.
    **[캐릭터]** 류진한(20대 중반, 검은 도포, 검은 머리칼을 단정하게 묶었다. 차가운 눈빛과 날카로운 콧날, 완벽한 자세로 미동도 없이 서 있다. 주변의 웅성거림조차 그에게는 닿지 않는 듯 보인다.)
    **[내레이션]** (진지한 목소리)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이는 ‘검선(劍仙)’ 류진한.
    어린 나이에 이미 강호 최고수의 반열에 올랐으며,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는 불패의 신화.
    그의 손끝에 천하의 운명이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컷 3]**
    아레나 외부, 허름한 골목길. 한 여자가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겨우 숨을 헐떡이며 손목시계를 본다.
    **[캐릭터]** 강하영(20대 초반, 평범한 복장. 헐렁한 도복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무예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인다. 눈빛은 불안과 짜증으로 가득하다.)
    **[하영]** (내적 독백)
    젠장, 젠장, 젠장! 망했어!
    **[하영]** (내적 독백)
    이 미친 할아버지가 기어코 나를 여기에 등록시키다니!
    **[하영]** (내적 독백)
    나는! 강하영은! 평화로운 일상을 꿈꾸는 보통 여자라고! 무림 어쩌고, 천하 어쩌고 나랑은 상관없다고!

    **[컷 4]**
    달리던 하영이 코너를 돌다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에 부딪힌다.
    **[효과음]** 쿵! 콰당!
    **[하영]** (비명에 가까운 소리)
    흐아악!
    **[지문]** 하영의 몸이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지려 한다.

    **[컷 5]**
    하영이 부딪힌 것은 다름 아닌 류진한이었다. 그는 대회장 입구 쪽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하영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없이 서 있다. 하영은 거의 그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긴 채, 눈을 질끈 감고 있다. 그의 갑옷 같은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모양새다.
    **[진한]** (낮고 침착한 목소리)
    …실례.
    **[하영]** (눈을 번쩍 뜨며, 얼굴이 새빨개진다.)
    …네? 네에?! 실례는 제가… 으읍!

    **[컷 6]**
    하영이 당황해서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순간적으로 진한의 허리에 손이 닿고, 그의 도포 자락이 살짝 들린다.
    **[효과음]** 휘익! (하영의 팔이 허우적거리는 소리)
    **[하영]** (내적 독백)
    이게 뭐야?! 나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지문]** 진한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하영을 내려다본다. 그의 시선에는 약간의 경계심과 의문이 섞여 있다.

    **[컷 7]**
    하영이 겨우 자세를 바로잡고 진한에게서 떨어져 나온다. 얼굴은 여전히 발갛다.
    **[하영]** (허둥지둥 사과하며)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제가 너무 급해서 그만… 으으, 괜찮으세요?!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진한]** (짧게 대답한다.)
    괜찮다.
    **[지문]** 진한의 눈은 여전히 하영을 훑고 있다. 찰나였지만, 그의 예민한 감각은 하영에게서 뭔가 이질적인 기운을 느낀 듯하다.

    **[컷 8]**
    하영은 진한의 낯선 시선에 더 당황한다.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자신을 이렇게 뚫어지게 보는 사람이 처음이라 어색하다.
    **[하영]** (내적 독백)
    왜 저렇게 사람을 뚫어져라 보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내가 너무 초췌한가? 아, 아침에 머리도 제대로 못 감았는데!
    **[진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혼탁한 기운…
    **[하영]** (못 알아듣고)
    네? 뭐라고요? 혼탕이요?! 저 지금 급해서 혼탕 갈 시간이…
    **[진한]** (말없이 하영을 지나쳐 대회장 입구로 향한다.)
    **[하영]** (뒤통수에 대고 외친다.)
    아니, 저기요! 제 말을 끊지 마시고…
    **[지문]** 진한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진다. 하영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다.

    **[컷 9]**
    하영이 다시 시계를 확인하며 비명을 지른다.
    **[하영]**
    망했다! 개회식 이미 시작했을 거야!
    **[효과음]** 끼이익! (하영이 급하게 몸을 돌려 달리는 소리)
    **[내레이션]** (하영의 내적 독백)
    하필 이 중요한 순간에, 저 재수 없는 냉미남이랑 부딪히다니!
    내 인생, 왜 이렇게 자꾸 꼬이는 거야!

    **[장면 2]**
    **[컷 10]**
    대회장 내부, 웅장한 개회식.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고 있다.
    **[사회자]** (우렁찬 목소리)
    자, 이제 모든 참가자들이 집결했습니다! 천하의 운명을 짊어질 용사들이여! 경의를 표합니다!
    **[효과음]** 와아아아!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

    **[컷 11]**
    참가자 대기석. 각양각색의 무림인들이 앉아 있다. 모두 진지하고 비장한 표정이다.
    **[캐릭터]** 하영의 할아버지(70대, 수염이 길고 허름하지만 범상치 않은 도복을 입고 있다. 시종일관 해맑게 웃고 있다.)
    **[하영 할아버지]** (하하하 웃으며)
    흐음, 우리 손녀딸은 아직 멀었는가? 벌써 지각이라니, 어허.
    **[캐릭터]** 옆자리 노인(50대, 콧수염을 기르고 정갈한 도복을 입은 무림인)
    **[옆자리 노인]**
    강 도장님, 따님은 보이지 않으시는군요. 설마 이번에도 불참인가요?
    **[하영 할아버지]**
    아니오! 이번엔 제가 직접 등록시켰으니 반드시 올 게요! 우리 하영이가 보통 아이입니까! 아주 그냥, ‘천하무적 혼돈파괴’ 그 자체라니까요! 하하하!
    **[지문]** 옆자리 노인은 불안한 눈빛으로 할아버지를 본다.

    **[컷 12]**
    그때, 하영이 참가자 대기석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다. 간신히 비어있는 자기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효과음]** 헉, 헉… (하영이 숨 가쁘게 숨 쉬는 소리)
    **[하영]**
    하아… 하아… 살았다…
    **[지문]** 하영의 얼굴은 땀과 먼지로 얼룩져 있다.

    **[컷 13]**
    하영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모두 자신에게 관심 없는 듯 무심한 표정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 저 멀리 보이는 진한의 옆모습에 눈이 멈춘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서 있다.
    **[하영]** (내적 독백)
    아까 그 냉미남… 여기 참가자였어?!
    **[하영]** (내적 독백)
    맙소사, 무시무시한 고수 같아 보이던데… 괜히 시비 털지 말아야지.

    **[컷 14]**
    사회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
    **[사회자]**
    자, 그럼 이제 대회의 첫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중앙 경기장으로 나와주십시오!
    **[효과음]** 웅성웅성 (참가자들이 움직이는 소리)

    **[장면 3]**
    **[컷 15]**
    중앙 경기장. 수많은 참가자들이 원형으로 둘러서 있다. 하영은 사람들 틈에 끼어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한다. 진한은 여전히 맨 앞줄, 가장 위엄 있는 자리에 서 있다.
    **[사회자]**
    첫 번째 대결!
    **[지문]** 사회자가 두루마리를 펼치며 이름을 호명한다.
    **[사회자]**
    서역 만독문의 ‘독수(毒手)’ 비천!
    그리고… 강씨 문파의 ‘야생화(野生花)’ 강하영!
    **[효과음]** 정적… (갑작스러운 침묵)
    **[하영]**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네? 야생화… 강하영?
    **[내레이션]** (하영의 내적 독백)
    야생화는 또 뭐야?! 내가 언제부터 야생화가 됐지?!

    **[컷 16]**
    하영의 할아버지가 관중석에서 기립하여 팔을 흔든다.
    **[하영 할아버지]** (큰 목소리로)
    자랑스러운 내 손녀! 가서 저 비천인가 뭔가 하는 녀석을 혼쭐을 내주렴! 하하하!
    **[하영]** (할아버지를 향해 입모양으로)
    할아버지! 미쳤어?!

    **[컷 17]**
    하영의 맞은편에 거구의 남자가 등장한다. 온몸에 독문 문신이 그려져 있고, 얼굴에는 흉터가 가득하다. 그의 손은 검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불길한 독기가 느껴진다.
    **[캐릭터]** 비천(30대 후반, 근육질의 거구.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다.)
    **[비천]** (섬뜩한 목소리)
    크크… 애송이가 첫 상대라니, 재미있군. 내 독수에 찍혀서 고통스럽게 죽어가거라.
    **[하영]** (덜덜 떨며)
    독수… 독수? 으악! 독이라니! 할아버지이이이!

    **[컷 18]**
    진한은 팔짱을 낀 채, 미동도 없이 하영과 비천을 번갈아 본다. 그의 표정에는 미묘한 호기심이 스쳐 지나간다.
    **[진한]** (내적 독백)
    강씨 문파의 야생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다.
    **[진한]** (내적 독백)
    그리고… 저 혼탁한 기운은 아까 그 여자. 설마…

    **[컷 19]**
    사회자가 대결 시작을 알린다.
    **[사회자]**
    자, 그럼! 천하제일 무예대회 첫 번째 대결! 시작!
    **[효과음]** 징! (시작을 알리는 징 소리)

    **[컷 20]**
    비천이 거친 포효와 함께 하영에게 돌진한다. 그의 독수가 검은 기운을 뿜어내며 하영의 얼굴을 향한다.
    **[비천]**
    죽어라!
    **[효과음]** 콰아앙! (비천이 땅을 박차고 달려오는 소리)

    **[컷 21]**
    하영은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지른다. 무서워서 온몸이 얼어붙었다.
    **[하영]**
    으아아아아악!
    **[지문]** 하영의 몸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무색무취의 기운이 폭풍처럼 그녀 주위를 휘감는다. 이것은 그녀의 ‘혼돈 기운’이다.
    **[효과음]** 퓨우우우웅! (하영의 몸에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

    **[컷 22]**
    폭발적인 기운에 휘말린 비천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그만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비천]**
    크윽! 이… 이 기운은 뭐냐!
    **[지문]** 비천의 독수는 하영에게 닿지 못하고 허공을 가른다.

    **[컷 23]**
    비틀거리던 비천이 하필이면 경기장 가장자리에 있던 돌기둥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효과음]** 쿵! 콰당!
    **[비천]** (엉덩방아를 찧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른다.)
    악! 내 허리! 으악!
    **[지문]** 비천이 넘어진 곳은 경기장 바깥, 실격 처리되는 구역이다.

    **[컷 24]**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경기장은 정적에 휩싸인다.
    **[사회자]** (당황한 목소리)
    이… 이것은… 비천 선수, 경기장 밖으로 이탈! 실격!
    **[효과음]** 와아아아! (관중들의 혼란스러운 함성)
    **[사회자]**
    따라서… 강하영 선수 승리!

    **[컷 25]**
    하영은 여전히 눈을 감고 비명을 지르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조심스럽게 눈을 뜬다. 그녀의 주변을 감싸던 혼돈 기운은 이미 사라진 후다.
    **[하영]**
    …네? 승리요? 제가요?
    **[지문]** 그녀 앞에는 쓰러진 비천이 앓는 소리를 내고 있고, 자신은 멀쩡하게 서 있다.

    **[컷 26]**
    관중석의 하영 할아버지가 만세를 부르며 기뻐한다.
    **[하영 할아버지]**
    역시 내 손녀! 하하하! 혼돈의 기운이 절묘하게 터졌군! 천하무적!
    **[지문]** 하영은 할아버지를 보며 이를 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컷 27]**
    진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영을 응시한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하지만, 그의 내면에서는 깊은 혼란이 일고 있다.
    **[진한]** (내적 독백)
    방금 그 기운… 무예와는 전혀 다른, 태고의 혼돈 그 자체다.
    **[진한]** (내적 독백)
    저 여자는… 대체 누구인가? 단순한 우연인가, 아니면…
    **[지문]** 진한의 시선은 마치 새로운 천재를 발견한 듯, 혹은 기이한 이변을 목격한 듯, 하영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컷 28]**
    하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경기장 중앙에 홀로 서 있다. 그녀는 방금 일어난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다.
    **[하영]** (내적 독백)
    내가… 이겼다고? 내가 뭘 한 건데?
    **[하영]** (내적 독백)
    정말… 천하제일 대회에 휘말린 것 같잖아!

    **[내레이션]**
    그렇게, 강하영의 예측불허 천하제일 무예대회 생존기가 시작되었다.
    그녀의 ‘혼돈의 기운’은 과연 이 무림의 운명을 어떻게 뒤흔들 것인가?
    그리고, 그녀를 주시하는 ‘검선’ 류진한과의 인연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효과음]**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울려 퍼진다.)


    **[다음 화 예고]**
    ‘다음엔 진짜 고수랑 붙는다고?! 죽을지도 몰라!’
    하영의 비명과 함께, 더욱 기상천외한 대결들이 그녀를 기다린다!

  • 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제1화: 밀실의 그림자**

    삭막한 고층 빌딩 숲, 그 정점의 펜트하우스는 오직 죽음의 냉기만이 가득했다. 새하얀 카펫 위, 박성진 회장의 시신이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가슴에 박힌 고풍스러운 편지칼이 섬뜩하게 빛을 반사했다. 굳게 치켜뜬 두 눈은, 마치 이 모든 부조리를 고발하려는 듯 천장을 향해 있었다.

    김반장은 땀으로 축축한 손으로 다시 한번 현관문을 확인했다. 안쪽에서 걸린 이중 잠금장치. 미세한 흠집 하나 없는 견고한 문틀. 창문들은 고층 건물 특유의 밀봉된 강화 유리였고, 베란다 문 역시 안쪽에서 굳게 걸쇠가 걸려 있었다. 환풍구는 어린아이조차 통과할 수 없는 폭이었다. 보안 시스템 기록에도 침입 흔적은 전무했다.

    “빌어먹을… 완벽한 밀실이야.” 김반장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굵은 손가락이 미간을 강하게 눌렀다. 베테랑 형사의 직감이, 이번 사건은 평범한 범죄가 아님을 경고하고 있었다. 이 거대한 아파트 한 채 전체가, 보이지 않는 감옥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김반장님, 오랜만이네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현장 요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쪽으로 향했다. 마치 아무도 모르게 그림자처럼 스며든 듯, 강태한이 문가에 서 있었다. 흐트러짐 없는 검은 수트, 미세한 조명에도 날카롭게 빛나는 안경 너머의 눈동자. 그의 등장만으로도 숨 막히던 현장의 분위기가 한층 더 긴장으로 얼어붙었다.

    “강… 강형사님.” 김반장의 얼굴에 당혹감과 반가움이 스쳤다. “연락도 없이 어떻게…”
    “소문이 빠르더군요. 완벽한 밀실이라던데요?” 강태한은 김반장의 말을 끊고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차갑고도 날카로웠다. 마치 시신이 된 박성진을 비웃는 듯한, 혹은 이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오만함이 서려 있었다.

    강태한은 서두르지 않았다. 여느 형사들처럼 곧바로 시신으로 향하지도 않았다. 그는 천천히 방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시선은 바닥의 미세한 먼지 한 톨, 벽지의 이음새, 천장의 조명 갓에 머물렀다. 마치 살아있는 방과 대화라도 나누려는 듯한 기묘한 움직임이었다.

    “현관문은 이중 잠금. 창문은 밀봉. 베란다 문도 내부에서 잠김. 환풍구는 불가. 방범 시스템은 완벽 작동. 외부 침입 흔적은 전무.” 김반장이 그가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을 간략히 브리핑했다. “자살은 아닙니다. 저항 흔적이 분명하고, 흉기도 박성진 회장의 소유물이 아니었습니다.”

    “흠, 자살이 아니라… 타살인데 밀실이라.” 강태한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의 손이 천천히 벽에 닿았다. 닿는 듯, 닿지 않는 듯 아슬아슬한 움직임. “이 방… 공기가 이상하네요.”

    “공기라뇨, 강형사님. 그냥 밀실입니다.” 옆에 서 있던 젊은 형사가 실없는 소리에 피식 웃었다.
    그러나 강태한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그의 이마에 미세한 주름이 잡혔다. 마치 먼 과거의 소리를 듣는 사람처럼, 혹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요. 이 방은 무언가 다른 흔적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아주 미세한, 공간의 일그러짐 같은 것.”

    그의 말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예리한 시선이 한곳에 꽂히자, 모두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를 따라갔다. 그의 눈이 향한 곳은 침실과 거실을 구분하는 벽의 중앙 부분이었다. 언뜻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벽. 하지만 강태한은 그 벽을 꿰뚫어 보는 듯한 기세로 응시했다.

    “시신이 발견된 시각은 언제였죠?”
    “오후 11시 30분입니다. 경비원이 순찰 중 희미한 비명 소리를 듣고 올라왔다고 합니다. 문은 잠겨 있었고, 강제로 개방한 뒤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김반장이 답했다.
    “그렇다면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와서, 살인을 저지르고,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거군요.” 강태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유령처럼.”

    “그래서 저희도 지금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빠져나간 건지…” 젊은 형사가 한숨을 쉬었다.
    강태한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계속해서 벽을 응시했다. 그의 미세하게 떨리는 손가락이 공중을 맴돌았다.
    “밀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밀실 트릭만 존재할 뿐이죠.”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왔고, 나갔습니다. 다만, 우리가 상상하는 ‘길’로 들어오고 나간 것이 아닐 뿐입니다.”

    모두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했다. 상상하는 길이 아니라면, 대체 무슨 길로?
    “이 방의 공기는, 무언가 이질적인 것을 품고 있습니다.” 강태한이 다시금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더욱 확신에 찬 어조였다. “무언가, 아주 잠시 동안, 이 공간의 질서를 깨뜨린 흔적… 아주 짧은 시간, 하지만 충분히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그 순간의 잔여 에너지가 느껴지는군요.”

    그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마치 시간의 장막을 꿰뚫고 과거의 흔적을 쫓는 듯했다. 그의 시선은 다시 한번 벽의 한 지점에 멈췄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무언가를 포착한 듯한 기색이었다.

    “그들은 문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창문으로도, 환풍구로도 아니죠.”
    김반장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럼, 대체 어디로 들어왔다는 겁니까, 강형사님!”

    강태한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에 비로소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차갑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본 자만이 지을 수 있는 종류의 미소였다.

    “벽입니다.”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벽이라니요? 농담이 심하십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강태한은 손가락으로 문제의 벽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미세한 푸른빛이 희미하게 아른거리는 듯했다. “이 방의 ‘경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동적이었으니까요.”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는 둔기처럼 모두의 머리를 강타했다.

    “정확히 말하면, 아주 잠시 동안, 이 벽이 ‘아닌’ 것이 된 순간이 있었죠. 범인은 그 순간을 이용해 이 밀실을 드나든 겁니다.”

    숨 막히는 침묵이 공간을 채웠다. 벽이… 벽이 아니었다고?
    그것은 단순한 트릭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세계의 상식을 뒤엎는, 어떠한 ‘이형의 힘’이 개입했다는 섬뜩한 암시였다. 강태한의 눈빛은 마치 다른 차원의 문을 보고 있는 듯,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을 담고 있었다.

  • 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제1화: 밀실의 그림자**

    삭막한 고층 빌딩 숲, 그 정점의 펜트하우스는 오직 죽음의 냉기만이 가득했다. 새하얀 카펫 위, 박성진 회장의 시신이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가슴에 박힌 고풍스러운 편지칼이 섬뜩하게 빛을 반사했다. 굳게 치켜뜬 두 눈은, 마치 이 모든 부조리를 고발하려는 듯 천장을 향해 있었다.

    김반장은 땀으로 축축한 손으로 다시 한번 현관문을 확인했다. 안쪽에서 걸린 이중 잠금장치. 미세한 흠집 하나 없는 견고한 문틀. 창문들은 고층 건물 특유의 밀봉된 강화 유리였고, 베란다 문 역시 안쪽에서 굳게 걸쇠가 걸려 있었다. 환풍구는 어린아이조차 통과할 수 없는 폭이었다. 보안 시스템 기록에도 침입 흔적은 전무했다.

    “빌어먹을… 완벽한 밀실이야.” 김반장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굵은 손가락이 미간을 강하게 눌렀다. 베테랑 형사의 직감이, 이번 사건은 평범한 범죄가 아님을 경고하고 있었다. 이 거대한 아파트 한 채 전체가, 보이지 않는 감옥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김반장님, 오랜만이네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현장 요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쪽으로 향했다. 마치 아무도 모르게 그림자처럼 스며든 듯, 강태한이 문가에 서 있었다. 흐트러짐 없는 검은 수트, 미세한 조명에도 날카롭게 빛나는 안경 너머의 눈동자. 그의 등장만으로도 숨 막히던 현장의 분위기가 한층 더 긴장으로 얼어붙었다.

    “강… 강형사님.” 김반장의 얼굴에 당혹감과 반가움이 스쳤다. “연락도 없이 어떻게…”
    “소문이 빠르더군요. 완벽한 밀실이라던데요?” 강태한은 김반장의 말을 끊고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차갑고도 날카로웠다. 마치 시신이 된 박성진을 비웃는 듯한, 혹은 이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오만함이 서려 있었다.

    강태한은 서두르지 않았다. 여느 형사들처럼 곧바로 시신으로 향하지도 않았다. 그는 천천히 방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시선은 바닥의 미세한 먼지 한 톨, 벽지의 이음새, 천장의 조명 갓에 머물렀다. 마치 살아있는 방과 대화라도 나누려는 듯한 기묘한 움직임이었다.

    “현관문은 이중 잠금. 창문은 밀봉. 베란다 문도 내부에서 잠김. 환풍구는 불가. 방범 시스템은 완벽 작동. 외부 침입 흔적은 전무.” 김반장이 그가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을 간략히 브리핑했다. “자살은 아닙니다. 저항 흔적이 분명하고, 흉기도 박성진 회장의 소유물이 아니었습니다.”

    “흠, 자살이 아니라… 타살인데 밀실이라.” 강태한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의 손이 천천히 벽에 닿았다. 닿는 듯, 닿지 않는 듯 아슬아슬한 움직임. “이 방… 공기가 이상하네요.”

    “공기라뇨, 강형사님. 그냥 밀실입니다.” 옆에 서 있던 젊은 형사가 실없는 소리에 피식 웃었다.
    그러나 강태한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그의 이마에 미세한 주름이 잡혔다. 마치 먼 과거의 소리를 듣는 사람처럼, 혹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요. 이 방은 무언가 다른 흔적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아주 미세한, 공간의 일그러짐 같은 것.”

    그의 말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예리한 시선이 한곳에 꽂히자, 모두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를 따라갔다. 그의 눈이 향한 곳은 침실과 거실을 구분하는 벽의 중앙 부분이었다. 언뜻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벽. 하지만 강태한은 그 벽을 꿰뚫어 보는 듯한 기세로 응시했다.

    “시신이 발견된 시각은 언제였죠?”
    “오후 11시 30분입니다. 경비원이 순찰 중 희미한 비명 소리를 듣고 올라왔다고 합니다. 문은 잠겨 있었고, 강제로 개방한 뒤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김반장이 답했다.
    “그렇다면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와서, 살인을 저지르고,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거군요.” 강태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유령처럼.”

    “그래서 저희도 지금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빠져나간 건지…” 젊은 형사가 한숨을 쉬었다.
    강태한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계속해서 벽을 응시했다. 그의 미세하게 떨리는 손가락이 공중을 맴돌았다.
    “밀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밀실 트릭만 존재할 뿐이죠.”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왔고, 나갔습니다. 다만, 우리가 상상하는 ‘길’로 들어오고 나간 것이 아닐 뿐입니다.”

    모두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했다. 상상하는 길이 아니라면, 대체 무슨 길로?
    “이 방의 공기는, 무언가 이질적인 것을 품고 있습니다.” 강태한이 다시금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더욱 확신에 찬 어조였다. “무언가, 아주 잠시 동안, 이 공간의 질서를 깨뜨린 흔적… 아주 짧은 시간, 하지만 충분히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그 순간의 잔여 에너지가 느껴지는군요.”

    그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마치 시간의 장막을 꿰뚫고 과거의 흔적을 쫓는 듯했다. 그의 시선은 다시 한번 벽의 한 지점에 멈췄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무언가를 포착한 듯한 기색이었다.

    “그들은 문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창문으로도, 환풍구로도 아니죠.”
    김반장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럼, 대체 어디로 들어왔다는 겁니까, 강형사님!”

    강태한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에 비로소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차갑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본 자만이 지을 수 있는 종류의 미소였다.

    “벽입니다.”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벽이라니요? 농담이 심하십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강태한은 손가락으로 문제의 벽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미세한 푸른빛이 희미하게 아른거리는 듯했다. “이 방의 ‘경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동적이었으니까요.”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는 둔기처럼 모두의 머리를 강타했다.

    “정확히 말하면, 아주 잠시 동안, 이 벽이 ‘아닌’ 것이 된 순간이 있었죠. 범인은 그 순간을 이용해 이 밀실을 드나든 겁니다.”

    숨 막히는 침묵이 공간을 채웠다. 벽이… 벽이 아니었다고?
    그것은 단순한 트릭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세계의 상식을 뒤엎는, 어떠한 ‘이형의 힘’이 개입했다는 섬뜩한 암시였다. 강태한의 눈빛은 마치 다른 차원의 문을 보고 있는 듯,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을 담고 있었다.

  • 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제1화: 밀실의 그림자**

    삭막한 고층 빌딩 숲, 그 정점의 펜트하우스는 오직 죽음의 냉기만이 가득했다. 새하얀 카펫 위, 박성진 회장의 시신이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가슴에 박힌 고풍스러운 편지칼이 섬뜩하게 빛을 반사했다. 굳게 치켜뜬 두 눈은, 마치 이 모든 부조리를 고발하려는 듯 천장을 향해 있었다.

    김반장은 땀으로 축축한 손으로 다시 한번 현관문을 확인했다. 안쪽에서 걸린 이중 잠금장치. 미세한 흠집 하나 없는 견고한 문틀. 창문들은 고층 건물 특유의 밀봉된 강화 유리였고, 베란다 문 역시 안쪽에서 굳게 걸쇠가 걸려 있었다. 환풍구는 어린아이조차 통과할 수 없는 폭이었다. 보안 시스템 기록에도 침입 흔적은 전무했다.

    “빌어먹을… 완벽한 밀실이야.” 김반장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굵은 손가락이 미간을 강하게 눌렀다. 베테랑 형사의 직감이, 이번 사건은 평범한 범죄가 아님을 경고하고 있었다. 이 거대한 아파트 한 채 전체가, 보이지 않는 감옥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김반장님, 오랜만이네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현장 요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쪽으로 향했다. 마치 아무도 모르게 그림자처럼 스며든 듯, 강태한이 문가에 서 있었다. 흐트러짐 없는 검은 수트, 미세한 조명에도 날카롭게 빛나는 안경 너머의 눈동자. 그의 등장만으로도 숨 막히던 현장의 분위기가 한층 더 긴장으로 얼어붙었다.

    “강… 강형사님.” 김반장의 얼굴에 당혹감과 반가움이 스쳤다. “연락도 없이 어떻게…”
    “소문이 빠르더군요. 완벽한 밀실이라던데요?” 강태한은 김반장의 말을 끊고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차갑고도 날카로웠다. 마치 시신이 된 박성진을 비웃는 듯한, 혹은 이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오만함이 서려 있었다.

    강태한은 서두르지 않았다. 여느 형사들처럼 곧바로 시신으로 향하지도 않았다. 그는 천천히 방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시선은 바닥의 미세한 먼지 한 톨, 벽지의 이음새, 천장의 조명 갓에 머물렀다. 마치 살아있는 방과 대화라도 나누려는 듯한 기묘한 움직임이었다.

    “현관문은 이중 잠금. 창문은 밀봉. 베란다 문도 내부에서 잠김. 환풍구는 불가. 방범 시스템은 완벽 작동. 외부 침입 흔적은 전무.” 김반장이 그가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을 간략히 브리핑했다. “자살은 아닙니다. 저항 흔적이 분명하고, 흉기도 박성진 회장의 소유물이 아니었습니다.”

    “흠, 자살이 아니라… 타살인데 밀실이라.” 강태한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의 손이 천천히 벽에 닿았다. 닿는 듯, 닿지 않는 듯 아슬아슬한 움직임. “이 방… 공기가 이상하네요.”

    “공기라뇨, 강형사님. 그냥 밀실입니다.” 옆에 서 있던 젊은 형사가 실없는 소리에 피식 웃었다.
    그러나 강태한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그의 이마에 미세한 주름이 잡혔다. 마치 먼 과거의 소리를 듣는 사람처럼, 혹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요. 이 방은 무언가 다른 흔적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아주 미세한, 공간의 일그러짐 같은 것.”

    그의 말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예리한 시선이 한곳에 꽂히자, 모두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를 따라갔다. 그의 눈이 향한 곳은 침실과 거실을 구분하는 벽의 중앙 부분이었다. 언뜻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벽. 하지만 강태한은 그 벽을 꿰뚫어 보는 듯한 기세로 응시했다.

    “시신이 발견된 시각은 언제였죠?”
    “오후 11시 30분입니다. 경비원이 순찰 중 희미한 비명 소리를 듣고 올라왔다고 합니다. 문은 잠겨 있었고, 강제로 개방한 뒤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김반장이 답했다.
    “그렇다면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와서, 살인을 저지르고,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거군요.” 강태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유령처럼.”

    “그래서 저희도 지금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빠져나간 건지…” 젊은 형사가 한숨을 쉬었다.
    강태한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계속해서 벽을 응시했다. 그의 미세하게 떨리는 손가락이 공중을 맴돌았다.
    “밀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밀실 트릭만 존재할 뿐이죠.”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왔고, 나갔습니다. 다만, 우리가 상상하는 ‘길’로 들어오고 나간 것이 아닐 뿐입니다.”

    모두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했다. 상상하는 길이 아니라면, 대체 무슨 길로?
    “이 방의 공기는, 무언가 이질적인 것을 품고 있습니다.” 강태한이 다시금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더욱 확신에 찬 어조였다. “무언가, 아주 잠시 동안, 이 공간의 질서를 깨뜨린 흔적… 아주 짧은 시간, 하지만 충분히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그 순간의 잔여 에너지가 느껴지는군요.”

    그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마치 시간의 장막을 꿰뚫고 과거의 흔적을 쫓는 듯했다. 그의 시선은 다시 한번 벽의 한 지점에 멈췄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무언가를 포착한 듯한 기색이었다.

    “그들은 문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창문으로도, 환풍구로도 아니죠.”
    김반장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럼, 대체 어디로 들어왔다는 겁니까, 강형사님!”

    강태한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에 비로소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차갑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본 자만이 지을 수 있는 종류의 미소였다.

    “벽입니다.”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벽이라니요? 농담이 심하십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강태한은 손가락으로 문제의 벽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미세한 푸른빛이 희미하게 아른거리는 듯했다. “이 방의 ‘경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동적이었으니까요.”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는 둔기처럼 모두의 머리를 강타했다.

    “정확히 말하면, 아주 잠시 동안, 이 벽이 ‘아닌’ 것이 된 순간이 있었죠. 범인은 그 순간을 이용해 이 밀실을 드나든 겁니다.”

    숨 막히는 침묵이 공간을 채웠다. 벽이… 벽이 아니었다고?
    그것은 단순한 트릭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세계의 상식을 뒤엎는, 어떠한 ‘이형의 힘’이 개입했다는 섬뜩한 암시였다. 강태한의 눈빛은 마치 다른 차원의 문을 보고 있는 듯,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을 담고 있었다.

  • 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제1화: 밀실의 그림자**

    삭막한 고층 빌딩 숲, 그 정점의 펜트하우스는 오직 죽음의 냉기만이 가득했다. 새하얀 카펫 위, 박성진 회장의 시신이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가슴에 박힌 고풍스러운 편지칼이 섬뜩하게 빛을 반사했다. 굳게 치켜뜬 두 눈은, 마치 이 모든 부조리를 고발하려는 듯 천장을 향해 있었다.

    김반장은 땀으로 축축한 손으로 다시 한번 현관문을 확인했다. 안쪽에서 걸린 이중 잠금장치. 미세한 흠집 하나 없는 견고한 문틀. 창문들은 고층 건물 특유의 밀봉된 강화 유리였고, 베란다 문 역시 안쪽에서 굳게 걸쇠가 걸려 있었다. 환풍구는 어린아이조차 통과할 수 없는 폭이었다. 보안 시스템 기록에도 침입 흔적은 전무했다.

    “빌어먹을… 완벽한 밀실이야.” 김반장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굵은 손가락이 미간을 강하게 눌렀다. 베테랑 형사의 직감이, 이번 사건은 평범한 범죄가 아님을 경고하고 있었다. 이 거대한 아파트 한 채 전체가, 보이지 않는 감옥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김반장님, 오랜만이네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현장 요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쪽으로 향했다. 마치 아무도 모르게 그림자처럼 스며든 듯, 강태한이 문가에 서 있었다. 흐트러짐 없는 검은 수트, 미세한 조명에도 날카롭게 빛나는 안경 너머의 눈동자. 그의 등장만으로도 숨 막히던 현장의 분위기가 한층 더 긴장으로 얼어붙었다.

    “강… 강형사님.” 김반장의 얼굴에 당혹감과 반가움이 스쳤다. “연락도 없이 어떻게…”
    “소문이 빠르더군요. 완벽한 밀실이라던데요?” 강태한은 김반장의 말을 끊고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차갑고도 날카로웠다. 마치 시신이 된 박성진을 비웃는 듯한, 혹은 이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오만함이 서려 있었다.

    강태한은 서두르지 않았다. 여느 형사들처럼 곧바로 시신으로 향하지도 않았다. 그는 천천히 방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시선은 바닥의 미세한 먼지 한 톨, 벽지의 이음새, 천장의 조명 갓에 머물렀다. 마치 살아있는 방과 대화라도 나누려는 듯한 기묘한 움직임이었다.

    “현관문은 이중 잠금. 창문은 밀봉. 베란다 문도 내부에서 잠김. 환풍구는 불가. 방범 시스템은 완벽 작동. 외부 침입 흔적은 전무.” 김반장이 그가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을 간략히 브리핑했다. “자살은 아닙니다. 저항 흔적이 분명하고, 흉기도 박성진 회장의 소유물이 아니었습니다.”

    “흠, 자살이 아니라… 타살인데 밀실이라.” 강태한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의 손이 천천히 벽에 닿았다. 닿는 듯, 닿지 않는 듯 아슬아슬한 움직임. “이 방… 공기가 이상하네요.”

    “공기라뇨, 강형사님. 그냥 밀실입니다.” 옆에 서 있던 젊은 형사가 실없는 소리에 피식 웃었다.
    그러나 강태한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그의 이마에 미세한 주름이 잡혔다. 마치 먼 과거의 소리를 듣는 사람처럼, 혹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요. 이 방은 무언가 다른 흔적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아주 미세한, 공간의 일그러짐 같은 것.”

    그의 말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예리한 시선이 한곳에 꽂히자, 모두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를 따라갔다. 그의 눈이 향한 곳은 침실과 거실을 구분하는 벽의 중앙 부분이었다. 언뜻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벽. 하지만 강태한은 그 벽을 꿰뚫어 보는 듯한 기세로 응시했다.

    “시신이 발견된 시각은 언제였죠?”
    “오후 11시 30분입니다. 경비원이 순찰 중 희미한 비명 소리를 듣고 올라왔다고 합니다. 문은 잠겨 있었고, 강제로 개방한 뒤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김반장이 답했다.
    “그렇다면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와서, 살인을 저지르고,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거군요.” 강태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유령처럼.”

    “그래서 저희도 지금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빠져나간 건지…” 젊은 형사가 한숨을 쉬었다.
    강태한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계속해서 벽을 응시했다. 그의 미세하게 떨리는 손가락이 공중을 맴돌았다.
    “밀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밀실 트릭만 존재할 뿐이죠.”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왔고, 나갔습니다. 다만, 우리가 상상하는 ‘길’로 들어오고 나간 것이 아닐 뿐입니다.”

    모두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했다. 상상하는 길이 아니라면, 대체 무슨 길로?
    “이 방의 공기는, 무언가 이질적인 것을 품고 있습니다.” 강태한이 다시금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더욱 확신에 찬 어조였다. “무언가, 아주 잠시 동안, 이 공간의 질서를 깨뜨린 흔적… 아주 짧은 시간, 하지만 충분히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그 순간의 잔여 에너지가 느껴지는군요.”

    그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마치 시간의 장막을 꿰뚫고 과거의 흔적을 쫓는 듯했다. 그의 시선은 다시 한번 벽의 한 지점에 멈췄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무언가를 포착한 듯한 기색이었다.

    “그들은 문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창문으로도, 환풍구로도 아니죠.”
    김반장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럼, 대체 어디로 들어왔다는 겁니까, 강형사님!”

    강태한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에 비로소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차갑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본 자만이 지을 수 있는 종류의 미소였다.

    “벽입니다.”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벽이라니요? 농담이 심하십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강태한은 손가락으로 문제의 벽 한 지점을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미세한 푸른빛이 희미하게 아른거리는 듯했다. “이 방의 ‘경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동적이었으니까요.”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는 둔기처럼 모두의 머리를 강타했다.

    “정확히 말하면, 아주 잠시 동안, 이 벽이 ‘아닌’ 것이 된 순간이 있었죠. 범인은 그 순간을 이용해 이 밀실을 드나든 겁니다.”

    숨 막히는 침묵이 공간을 채웠다. 벽이… 벽이 아니었다고?
    그것은 단순한 트릭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세계의 상식을 뒤엎는, 어떠한 ‘이형의 힘’이 개입했다는 섬뜩한 암시였다. 강태한의 눈빛은 마치 다른 차원의 문을 보고 있는 듯,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을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