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1: 균열의 징조
**[프롤로그]**
**배경음악:** 잔잔하고 몽환적인 피아노 선율, 이따금씩 불협화음이 섞인다.
**내레이션 (지아):**
고요한 도시는 어둠에 잠기고,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새벽,
나는 내 세상의 균열을 처음 마주했다.
아주 작고, 하찮게 보였던 그 균열은,
이내 나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평범한 아파트에서,
일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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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1. 아침, 지아의 침실**
**PANEL 1**
(시간: 오전 7시 30분)
지아의 침실. 커튼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어 아늑한 분위기다. 지아(20대 중반,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침대 위에서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 베개는 살짝 뒤틀려 있고, 이불은 발치에 뭉쳐있다.
**PANEL 2**
(CLOSE UP)
지아의 얼굴. 아직 잠에 취해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다.
**PANEL 3**
지아가 느리게 눈을 뜬다. 창밖으로 보이는 고층 건물들의 실루엣, 그리고 맑은 하늘.
**지아 (생각):** (하품) 아… 또 아침이네.
**PANEL 4**
지아가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킨다. 침대 옆 협탁에 놓여 있던 안경을 찾아 쓴다.
**지아 (생각):** 오늘은 마감… 이었던가.
(옆을 본다)
어?
**PANEL 5**
협탁 위, 안경 바로 옆에 있어야 할 머그컵이 사라지고 없다. 대신 어제 마시다 남긴 물병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지아 (생각):** 내가 어제 자기 전에 물 마시고 여기 뒀는데…
**PANEL 6**
지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침대에서 내려온다. 머그컵은 침대 발치, 이불 뭉치 옆에 엎어져 있다.
**SFX:** (짤그랑) (빈 컵이라 작은 소리)
**지아:** 뭐야? 내가 침대에서 떨어뜨렸나?
**지아 (생각):** 잠결에 뒤척였나 보네. 요즘 너무 피곤해서 헛것이 보이기도 하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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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2. 주방 겸 거실**
**PANEL 7**
(시간: 오전 8시)
지아의 아파트 거실. 깔끔하지만 작업 도구들이 널려 있어 생활감이 느껴진다. 간이 식탁에 앉아 시리얼을 먹고 있는 지아. 맞은편 TV에서는 뉴스 소리가 작게 들린다.
**TV (앵커):** …오늘 전국적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다만…
**PANEL 8**
지아가 시리얼을 씹는 중, 갑자기 거실 등 스위치가 ‘딸깍’ 소리를 내며 깜빡인다.
**SFX:** (딸깍! 치직-)
**지아:** 어?
(천장을 올려다본다)
**지아 (생각):** 벌써 전구가 나갔나? 산 지 얼마나 됐다고.
**PANEL 9**
지아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의자에서 일어난다. TV 화면이 갑자기 치직거리더니 지지직 노이즈가 한두 번 지나간다.
**SFX:** (치지직-!)
**지아:** 또 왜 이래?
(리모컨으로 TV를 끈다)
**지아 (생각):** 오래된 아파트라 그런가? 건물 자체가 좀 낡긴 했지.
**PANEL 10**
(CLOSE UP)
TV 화면이 완전히 꺼지자, 검은 액정 화면에 비친 지아의 모습. 지아는 미간을 찌푸린 채 TV를 보고 있다. 그 순간, 지아의 모습 뒤로, 그녀의 그림자가 그녀보다 찰나 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그림자가 독립적인 생명체처럼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모습.
**지아 (생각):** (눈을 비빈다)
아, 정말 피곤한가 보네. 헛것이 다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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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3. 지아의 작업실 (작은방)**
**PANEL 11**
(시간: 오후 3시)
작업실. 모니터 여러 대가 놓여 있고, 태블릿과 펜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지아가 마감에 쫓겨 눈에 불을 켜고 작업 중이다. 집중한 표정.
**PANEL 12**
지아가 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때, 책상 한쪽에 세워져 있던 액자(친구들과 찍은 사진)가 천천히 기우뚱하더니.
**SFX:** (툭)
책상 위로 쓰러진다.
**지아:** 으악! 뭐야!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린다)
**PANEL 13**
지아가 숨을 고르며 액자를 다시 세운다.
**지아:** 아씨, 깜짝이야. 누가 건드렸나?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지아 (생각):** 내가 작업을 너무 오래 해서 예민해진 건가. 바람이 불었나? (창문을 확인한다. 닫혀 있다.)
미쳤나 보다.
**PANEL 14**
지아가 휴대폰을 들고 친구 서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메시지창>**
**지아:** 야, 나 요즘 좀 이상해.
**지아:** 자꾸 뭐가 움직이고 사라지고 깜빡이고 그래.
**지아:** 나 귀신 들린 건가?
**서준:** ㅋㅋㅋㅋㅋ 갑자기 무슨 소리야.
**서준:** 너무 마감에 쩔어가지고 스트레스 받는 거 아냐?
**서준:** 혹시 일산화탄소 중독 아님? 창문 좀 열어놔.
**지아:** 진짜야!! 내가 어제 침대 옆에 둔 컵이 침대 밑에 떨어져 있었다니까?
**서준:** 잠버릇이 사나운 거겠지.
**서준:** 에이, 피곤해서 그래. 야근하지 말고 좀 쉬어.
**PANEL 15**
지아가 서준의 메시지를 보며 한숨을 쉰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외로워진다.
**지아 (생각):** 진짜 내가 미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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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4]**
**#4. 한밤중의 침실**
**PANEL 16**
(시간: 새벽 2시)
지아의 침실. 모든 불이 꺼져 있고, 도시의 불빛만이 희미하게 커튼 틈으로 새어 들어온다. 지아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하고 있다.
**SFX:** (두근) (두근) (심장 소리)
**PANEL 17**
지아가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침실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숨을 내쉬면 하얀 입김이 나올 것 같은 한기.
**SFX:** (으스스)
**지아 (생각):** (몸을 부들부들 떤다)
아… 에어컨을 켰었나?
(이불을 더 끌어올린다)
**PANEL 18**
귓가에 아주 희미한, 마치 물이 졸졸 흐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물소리라기보다는… 속삭임?
**SFX:** (스으으…. 속삭이는 듯한 웅얼거림…)
**지아 (생각):** (눈을 번쩍 뜬다)
뭐야… 이 소리는?
**PANEL 19**
지아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이불 속에서 고개를 살짝 내민다. 방 안은 여전히 어둡고 고요하다. 하지만…
벽 한구석,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듯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간다.
**SFX:** (스윽…)
**지아:** (숨을 들이킨다)
**PANEL 20**
지아가 침대 위에서 굳어버린 채 그 그림자가 사라진 곳을 응시한다. 심장이 발밑까지 떨어진 듯한 기분.
**지아 (생각):** (떨리는 목소리)
누구… 누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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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5]**
**#5. 공포의 확산**
**PANEL 21**
지아의 책상 위 물건들이 하나둘씩, 아주 미세하게 공중으로 떠오른다. 연필이 1cm, 지우개가 0.5cm…
**SFX:** (흐읍…) (지아의 밭은 숨소리)
**PANEL 22**
(CLOSE UP)
지아의 눈동자. 공포와 경악으로 흔들리고 있다. 입술이 바싹 마른다.
**PANEL 23**
이내 책상 위의 모든 물건들이 털썩! 소리를 내며 제자리로 떨어진다.
**SFX:** (툭! 탁! 쨍그랑!) (액자가 깨지는 소리)
지아가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목구멍으로 억지로 삼켜버린다.
**PANEL 24**
지아가 벌벌 떨리는 손으로 침대 옆 램프를 켠다. 어둠이 물러나고 방 안이 환해지자, 깨진 액자 조각들이 바닥에 흩뿌려진 모습이 보인다.
**지아:** (말을 잇지 못한다)
**PANEL 25**
그때, 벽 한쪽에서 희미한 빛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균열… 벽지가 찢어진 틈이 아니라, 아예 벽 자체가 쩍- 하고 갈라지는 듯한 균열이다.
**SFX:** (쩍… 크르르륵…)
균열 사이로 마치 새벽 하늘의 오로라처럼 몽환적인 빛이 흘러나온다. 파랑, 보라, 초록… 오묘한 색채들이 뒤섞여 반짝인다.
**PANEL 26**
균열은 점점 커진다. 그 틈새로 무언가 뾰족한 것이 삐죽 튀어나온다. 마치 얼음 결정처럼 투명하고 영롱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꽃잎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SFX:** (쉬이이잉…!) (신비로운 소리)
**PANEL 27**
지아가 램프를 든 채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본다.
그것은 꽃이라기보다는, 빛으로 빚어진 형상에 가까웠다. 아파트 벽을 뚫고 돋아난 기이하고 아름다운 환상.
**PANEL 28**
(WIDE SHOT)
어둠 속에서 벽에 난 균열과 그 안에서 피어난 환상의 꽃이 선명하게 빛나고, 지아는 충격과 공포,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경외감에 압도된 채 서 있다. 그녀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그녀의 작은 아파트 방을 기이하게 채운다.
**지아 (생각):** (혼잣말처럼)
이건…
내 상상을…
내 세상을…
완전히 넘어섰어.
**PANEL 29**
(CLOSE UP)
지아의 눈동자에 비친, 벽에서 돋아난 신비로운 빛의 꽃. 그 빛은 그녀의 눈동자를 물들이고, 그녀의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 준비를 마친 듯하다.
**[에피소드 1 종료]**
**다음 에피소드 예고:** “꿈틀거리는 현실의 경계”
**배경음악:** 긴장감 넘치는 현악기 선율과 웅장한 코러스로 마무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