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 제15화: 철문 뒤의 속삭임

철문이 삐걱이는 소리를 냈다. 육중한 강철이 마침내 무릎을 꿇고 열린 순간, 퀴퀴한 곰팡이 냄새와 함께 섬뜩한 침묵이 쏟아져 나왔다. 외부의 세상은 좀비들의 으르렁거림과 간헐적인 총성, 그리고 이따금 들려오는 생존자들의 비명으로 가득했지만, 이 지하시설의 가장 깊숙한 곳, 윤 박사의 개인 연구실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젠장, 도대체 무슨…!”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들어섰던 대위의 거친 숨소리가 침묵을 갈랐다. 그의 눈은 동공이 풀린 채 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손에 든 소총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나는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섰다. 텅 빈 복도와는 달리, 연구실 안은 마치 방금 사람이 살다 나간 것처럼 정돈되어 있었다. 아니, 너무 *지나치게* 정돈되어 있었다. 책상 위에는 수많은 서류가 가지런히 쌓여 있었고, 낡은 컴퓨터 모니터는 꺼져 있었다. 벽을 따라 늘어선 실험 장비들은 먼지 한 톨 없이 빛났다.

그리고 그 중심에, 윤 박사가 있었다.

그는 등받이가 높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치 깊은 생각에 잠긴 듯, 혹은 잠시 졸고 있는 듯한 자세였다. 하지만 축 늘어진 그의 머리는 비틀려 있었고, 셔츠 깃 아래로 보이는 목에는 선명한 자국이 붉은 띠처럼 둘러져 있었다. 눈은 감겨 있었고, 얼굴은 잿빛으로 차갑게 굳어 있었다. 피 한 방울 보이지 않았다. 흔적도 없었다. 완벽한 죽음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된 겁니까, 대위님?”

내 뒤를 따르던 유미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작은 몸을 내 어깨 뒤로 숨긴 채, 차마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윤 박사의 조수였던 그녀는 충격으로 다리가 풀린 듯 비틀거렸다.

“모르겠다. 어제 저녁부터 연락이 안 돼서, 김 상병이랑 문을 부수고 들어왔는데… 이렇게 되어 있었어.” 대위의 목소리는 분노와 당혹감으로 일렁였다. “강 교수님, 보시다시피 안은 완벽한 밀실입니다. 모든 환기구는 쇠창살로 막혀 있고, 이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저희가 부수기 전까지는요.”

나는 대답 대신 천천히 방 안을 둘러봤다. 바닥의 먼지, 벽의 균열, 천장의 얼룩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듯 시선을 옮겼다. 일반적인 살인 사건이라면 벽이나 바닥에 긁힌 자국, 흐트러진 집기, 하다못해 범인의 발자국이라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아니었다. 모든 것이, 윤 박사의 죽음을 제외하고는, 제자리에 있었다.

“윤 박사는 외부 활동이 거의 없었죠. 이곳에서만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내가 조용히 말했다. “누가 들어올 수 있었을까요? 박사님 외에 이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텐데요.”

“맞습니다. 망막 스캔과 박사님 고유의 카드 키가 있어야 열리는 문이었죠.” 대위는 고개를 저었다. “저희가 강제로 개방하기 전까지는, 외부 침입의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설령 누군가 박사님을 해쳤다고 해도, 어떻게 밖으로 나갔단 말입니까?”

그때, 저편에서 김 상병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그는 윤 박사의 시신을 발견한 사람 중 하나였다. 공포에 질린 그의 눈이 나를 향했다.

“교수님, 저는… 저는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밤새도록 이 문 앞을 지켰습니다. 저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맹세코, 제가 눈을 뗀 적이 없습니다.”

김 상병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시설 보안은 대위가 직접 지휘했고,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해 모든 병력을 문마다 배치했다. 그가 거짓말을 할 이유도, 할 수도 없었다. 이 시설 안의 모든 생존자는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나는 윤 박사의 시신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손은 무릎 위에 놓여 있었고, 미세하게 경직되어 있었다. 손가락 끝은 미묘하게 오므라들어 있었다. 마치 무엇인가를 쥐고 있다가 놓친 듯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윤 박사님을 본 사람이 누구입니까?” 내가 물었다.

유미가 겨우 입을 열었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저랑 같이 있었어요. 연구 자료 정리하는 걸 도왔죠. 박사님은 좀 피곤해 보이셨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밤샘 연구를 하겠다고 하셨어요. 제가 먼저 퇴근하고… 아침에 연락이 안 돼서 대위님께 보고 드린 겁니다.”

“퇴근할 때, 이 문은 잠겨 있었습니까?”

“네. 박사님이 직접 제 눈앞에서 문을 잠그셨어요. 저도 제 카드 키를 대고 밖으로 나갔고요.” 유미는 흐느꼈다. “아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어요. 제가 맹세해요.”

나는 시신 옆, 바닥의 아주 작은 부분에 시선을 고정했다. 윤 박사가 앉아있던 의자의 발치. 먼지가 켜켜이 쌓인 콘크리트 바닥에, 미세하게 빛나는 이물질이 보였다. 지름 2밀리미터 정도의, 완벽하게 둥근 금속 구슬이었다. 아주 작고 매끈했다. 주변의 먼지와는 이질적인 존재감을 뿜어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고, 준비해 간 핀셋으로 그것을 집어 올렸다. 차갑고 단단한 감촉이 손끝에 전해졌다.

“이게 뭐죠?” 대위가 내 움직임을 주시하며 물었다.

“글쎄요.” 나는 작은 금속 구슬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응시했다. “흥미로운 물건입니다. 이런 물건이 윤 박사님의 연구실에 있을 만한 이유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군요.”

나는 다시 연구실을 훑어봤다. 완벽하게 정돈된 책상 위. 그리고 의자에 앉아 죽음을 맞이한 윤 박사의 모습. 그의 안경은 늘 그랬던 것처럼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런데… 아주 미세하게, 평소보다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누군가 건드린 흔적일까? 아니면 그저 착각일까?

이때, 문득 코끝을 스치는 옅은 향이 있었다. 소독약 냄새도, 곰팡이 냄새도 아니었다.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느껴지는 쇠붙이의 비릿한 냄새. 그리고 그 위에 아주 미세하게 덮인… 흙냄새?

“대위님, 윤 박사님의 연구 기록은 어디에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대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연구 기록이라면… 컴퓨터에 다 있을 겁니다. 아니면 서류철에.”

“아니요. 박사님이 직접 손으로 쓰신 개인 일기나 노트 같은 것 말입니다.”

유미가 고개를 저었다. “박사님은 그런 걸 따로 쓰시는 분이 아니셨어요. 모든 걸 전산화하셨고, 중요한 아이디어는 직접 저한테 받아쓰게 하셨어요.”

모두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나는 손바닥 위의 금속 구슬을 들어 올렸다.
“이 방은 완벽한 밀실입니다. 누구도 밖에서 안으로 들어올 수 없고, 안에서 밖으로 나갈 수도 없습니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다.
“하지만 윤 박사님은 살해당했습니다.”

나는 금속 구슬을 살짝 던져 올렸다가 받았다.
“그렇다면, 딱 한 가지 가능성밖에 남지 않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다시 금속 구슬에 꽂혔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 말에, 그들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 방은… 처음부터 완벽한 밀실이 아니었습니다. 혹은, 이 금속 구슬의 주인이 밀실을 만들고, 밀실 안에서 살인을 저지른 후, 유유히 그 밀실을 빠져나갔다는 거죠.”

나는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윤 박사의 시신을 응시했다. 그리고 내 손바닥 위, 작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금속 구슬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것은 분명, 이 밀실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될 터였다. 하지만 동시에, 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어둠의 존재를 암시하는 섬뜩한 증거이기도 했다. 과연 범인은 어떻게 밀실을 드나들었을까? 그리고 이 작은 금속 구슬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다음 순간, 천장에서 쿵, 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이어서 먼지가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우리의 머리 위, 지상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좀비 떼의 발소리였다. 그 소리는 마치 우리를 비웃는 듯, 점차 강렬해지고 있었다. 철문 뒤의 속삭임은 비단 죽은 자의 것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범인의 섬뜩한 존재감을, 그리고 우리를 조여오는 세상의 위협을 동시에 일깨우고 있었다. 밀실의 미스터리는 이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