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잿빛 낙원 (Ash-Colored Paradise)

**장르:**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드라마

**등장인물:**
* **이지혜 (Lee Ji-hye):** 20대 초반. 민첩하고 현실적인 생존자. 과거의 상실감에 갇혀 있지만, 희망의 불씨를 놓지 않으려 한다. 주무기는 개조된 쇠 지지대와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단검.
* **박건우 (Park Geon-woo):** 30대 후반. 전직 경찰관. 과묵하고 강인한 체격의 소유자. 민준을 보호하는 것에 모든 것을 건다. 투박한 손도끼와 몇 발 남지 않은 권총을 소지.
* **김민준 (Kim Min-jun):** 7살. 말을 잃은 아이. 주변을 예리하게 관찰하며 건우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킨다. 낡은 곰 인형을 늘 품에 안고 다닌다.

**[프롤로그]**

**장면 1: 폐허가 된 서울의 스카이라인**

**시간:** 해 질 녘. 종말 후 몇 년.

**배경:**
한때 거대하고 화려했던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붉게 물든 노을 아래 그림자처럼 서 있다. 삐죽하게 솟아오른 고층 건물들의 유리창은 대부분 깨져 나가 있고, 갈라진 콘크리트 틈새로 억척스러운 잡초와 넝쿨들이 거대한 촉수처럼 뻗어 올라가 도시를 뒤덮고 있다. 곳곳에 뒤집히거나 찌그러진 차량들이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버려져 있고, 먼지 쌓인 도로 위에는 이따금 스산한 바람만이 휑하니 불어 지나간다. 한때 수백만 명이 북적였던 도시는 이제 거대한 무덤처럼 고요하다.

**내레이션 (지혜의 목소리, 나지막하게, 하지만 단단하게):**
그날 이후, 세상은 잿빛으로 물들었다. 빛을 잃고, 소리를 잃고, 사람을 잃었다. 나는 이곳에서… 홀로 살아남았다. 아니, 버텨냈다. 매일이 전쟁이었고, 매 순간이 위기였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직 찾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 하나로.

**(스토리보드 노트: 폐허가 된 도시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와이드 샷. 천천히 줌 아웃하며 적막하고 황량한 분위기를 강조. 노을빛이 건물의 깨진 창문에 반사되어 섬뜩한 아름다움을 연출.)**

**[본편]**

**장면 2: 낡은 상점가 내부 – 지혜**

**시간:** 해 질 녘.

**배경:**
어두컴컴한 상점가 내부. 진열대의 유리는 깨져 산산조각 났고, 상품들은 바닥에 나뒹굴며 곰팡이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지혜가 조심스럽게 발소리를 죽이며 움직인다. 그녀의 손에는 칼날이 번뜩이는 단검이 들려 있고, 어깨에는 낡은 백팩이 메어져 있다. 매서운 눈은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고 있다. 벽면에 찢겨진 포스터들이 바람에 펄럭이며 애처로운 소리를 낸다.

**지혜 (독백):**
(주변을 둘러보며) 오늘 저녁은 뭘로 때우지… 통조림도 거의 바닥인데. 편의점은 이미 털렸고, 슈퍼마켓도 마찬가지. 하다못해 쥐새끼 한 마리도 찾아보기 힘드네.

지혜, 낡은 약국 진열대 앞에서 멈춰 선다. 약병들은 모두 사라지고 텅 빈 선반들만 앙상하다. 실망한 듯 길게 한숨을 내쉰다.

**지혜 (독백):**
해열제, 소독약… 하다못해 붕대 한 조각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이젠 약도 사치품이군.

그녀의 시선이 약국 깊숙한 곳의 창고 문에 닿는다. 문은 낡았지만 잠겨 있지 않다. 지혜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퀴퀴한 먼지 냄새가 코를 찌른다.

**지혜 (독백):**
(속삭이듯) 제발… 제발 뭔가 남아있어라.

창고 안은 어둡고 좁다. 쌓여있는 상자들을 조심스럽게 뒤진다. 대부분 빈 상자거나 쓸모없는 물건들이다. 그때, 손끝에 단단한 감촉이 느껴진다.

**지혜:**
(작게 탄성) 젠장…!

그녀가 찾아낸 것은 작고 낡은 구급상자 하나. 뚜껑을 열자, 다행히 몇 개의 붕대와 소독약, 그리고 해열제 몇 알이 들어있다. 그녀의 얼굴에 옅은 안도감이 스친다.

**지혜:**
(옅은 미소) 하… 이 정도면 됐어. 오늘은 운이 좋군.

그 순간, 바깥 상점가에서 “크르르르…” 하는 낮고 끈적한 소리가 들려온다. 지혜의 표정이 얼음처럼 굳어진다.

**지혜 (독백):**
(긴장하며) 이런… 벌써?

그녀는 구급상자를 백팩에 서둘러 넣고, 단검을 고쳐 잡는다. 창고 문 틈새로 밖을 엿보니, 좀비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약국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녀석의 피부는 썩어 문드러져 있고, 텅 빈 눈동자는 피에 굶주린 광기로 빛나고 있다. 찢어진 옷자락 사이로 앙상한 뼈대가 보인다.

**지혜 (독백):**
하필 지금…

좀비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약국 안을 배회하며 지혜가 숨어있는 창고 쪽으로 향한다. 썩은 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지혜는 숨을 죽인다. 심장이 격렬하게 울린다.

**지혜 (독백):**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침착해, 지혜. 녀석은 그냥 움직이는 시체일 뿐이야.

좀비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질척… 질척…’ 창고 문 바로 앞에서 멈춘다. 썩은 숨결이 문 틈새로 스며든다. 지혜는 단검을 꽉 쥐고 자세를 낮춘다.

**(스토리보드 노트: 지혜의 얼굴 클로즈업, 긴장된 표정과 움직임을 포착. 어두운 상점 내부와 약국 창고의 대비를 활용. 좀비의 등장 시에는 저음의 효과음과 함께 갑작스러운 움직임으로 긴장감을 조성. 지혜의 동공이 흔들리는 것을 강조.)**

**장면 3: 상점가 외부 – 건우와 민준**

**시간:** 해 질 녘.

**배경:**
상점가 건너편, 폐차들이 쌓인 골목길. 박건우가 김민준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건우의 얼굴에는 깊은 피로가 역력하지만, 그의 눈은 매섭게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민준은 건우의 바짓가랑이를 꼭 붙잡고, 그의 등 뒤에 숨어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낡은 곰 인형이 민준의 품에 안겨있다. 곰 인형의 한쪽 눈은 실밥이 터져 너덜거린다.

**건우:**
(나지막하게) 민준아, 너무 떨어지지 마. 알았지?

민준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눈은 커다랗고 맑지만, 공포와 슬픔이 겹쳐져 있다.

그때, 저 멀리 약국 쪽에서 “크르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쨍그랑!’ 건우의 표정이 더욱 경직된다.

**건우:**
(민준의 머리를 누르며) 엎드려.

두 사람은 재빨리 낡은 트럭 잔해 뒤로 몸을 숨긴다. 건우는 주머니에서 녹슨 권총을 꺼내지만, 탄창에 몇 발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한숨을 쉰다.

**건우 (독백):**
(주변을 살피며) 저 약국 쪽인가… 누가 있나? 아니면 그냥 놈들이 지들끼리 부딪힌 건가.

그의 시선이 약국 건물 2층 창문으로 향한다. 붉은 노을 빛에 반사되어 번쩍이는 금속 조각이 그의 눈에 들어온다. 일렁이는 노을빛 때문에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건우 (독백):**
(미간을 찌푸리며) 뭐지…? 누군가 있는 건가.

그는 민준을 한 번 더 품에 꼭 안는다. 민준은 고개를 들어 건우를 올려다본다. 불안한 눈빛이다.

**건우:**
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아저씨가 지켜줄게.

민준은 대답 대신 건우의 손을 더 꽉 잡는다. 그의 작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스토리보드 노트: 건우의 피로한 얼굴과 민준의 불안한 눈빛을 클로즈업. 곰 인형의 디테일로 민준의 나약함을 표현.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로 긴장감 증폭. 건우가 권총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총알의 부족함을 시각적으로 강조.)**

**장면 4: 낡은 상점가 내부 – 지혜의 탈출**

**시간:** 해 질 녘.

**배경:**
약국 창고 안. 좀비의 썩은 숨결이 창고 문 틈새로 스며드는 순간, 지혜는 결심한 듯 몸을 날린다. 그녀의 눈이 섬광처럼 빛난다.

**지혜:**
(속으로) 지금이야!

그녀는 창고 문을 확 열며 밖으로 튀어나온다. 동시에 단검을 쥔 손을 휘둘러 좀비의 목을 겨냥한다. “콱!” 하는 소리와 함께 단검이 좀비의 목덜미 깊숙이 박힌다. 썩은 피와 함께 끈적한 체액이 뿜어져 나온다.

좀비는 괴성을 지르며 비틀거린다. ‘으어어어…!’ 지혜는 녀석의 무게를 이용해 바닥에 쓰러뜨리고, 단검을 빼내 다시 녀석의 머리에 정확히 꽂아 넣는다. 끈적한 소리와 함께 좀비의 몸이 경련하며 멈춘다. 녀석의 눈동자에 광기가 사라지고 텅 비어버린다.

**지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젠장…

그녀는 서둘러 단검을 빼내 옷자락에 닦아낸다. 그때, 약국 외부에서 또 다른 좀비의 “크르르르…” 소리가 들려온다. 한 마리가 아니었다. 여러 마리의 좀비가 약국 입구로 몰려오고 있다.

**지혜 (독백):**
(당황하며) 이런, 다른 놈들이 몰려들고 있어!

그녀는 주위를 둘러본다. 상점가 정문은 이미 몇 마리의 좀비들이 비틀거리며 들어서고 있다. 이대로는 도망칠 수 없다. 지혜의 시선이 약국 옆 작은 복도로 향한다. 아마 직원들이 쓰던 뒷문 같은 곳일 것이다. 낡고 어두운 복도 끝에 희미한 빛이 보인다.

**지혜:**
(결심한 듯) 여기밖에 없어!

그녀는 복도를 향해 전력으로 달린다. 뒤에서는 좀비들의 끈적한 발소리가 ‘질척, 질척, 으어어…!’ 쫓아온다. 복도 끝, 낡은 철문이 보인다. 문고리는 녹슬어 있지만, 잠겨 있지 않은 듯하다. 지혜는 어깨로 문을 밀어붙인다. “끼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그녀는 바깥 골목길로 나선다.

**(스토리보드 노트: 지혜의 액션 씬은 빠르고 역동적인 컷 전환을 사용. 단검 공격 시 피 튀는 효과를 강조. 좀비들이 떼로 몰려오는 장면은 공포감을 극대화. 복도를 달리는 지혜의 등 뒤로 좀비들의 모습이 그림자처럼 비치는 연출.)**

**장면 5: 골목길에서의 조우**

**시간:** 해 질 녘.

**배경:**
어둡고 좁은 골목길. 쓰레기와 폐허로 가득하다. 지혜가 문 밖으로 튀어나오는 순간, 그녀의 눈에 건너편 트럭 잔해 뒤에 숨어있던 건우와 민준의 모습이 들어온다. 세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날카롭게 마주친다.

긴장감이 흐르는 침묵.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하다.

건우는 민준을 자신의 뒤로 바싹 숨기고, 녹슨 권총을 겨누며 지혜를 응시한다. 그의 눈은 경계심으로 가득하다. 지혜 또한 경직된 자세로 단검을 고쳐 잡는다. 그녀의 눈에도 불안감과 경계심이 스쳐 지나간다.

**건우:**
(낮고 거친 목소리) …누구냐.

지혜는 대답하지 않고, 건우의 품에 안긴 민준의 낡은 곰 인형에 시선이 닿는다. 민준은 지혜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그의 눈에는 어떠한 적의도, 공포도 아닌, 그저 호기심만이 서려 있는 듯하다.

그 순간, 지혜가 나온 약국 뒷문에서 좀비의 “크르르르…!” 하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여러 마리인 듯하다. 썩은 살 냄새가 골목 전체를 뒤덮는다.

건우의 표정이 굳어진다. 이제 도망갈 곳이 없다. 이 좁은 골목에서 좀비 떼와 맞서 싸우기엔 너무나도 불리하다.

**지혜:**
(다급하게) 이쪽으로 와요! 저 폐차들 위로 올라가야 해요!

건우는 지혜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지만, 그의 뒤에서 좀비들이 골목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질척, 질척, 으어어…!’ 소리가 코앞까지 다가온다.

**건우:**
(거친 숨을 몰아쉬며) 민준아, 이리 와!

건우는 민준을 안아 들고 폐차들 위로 뛰어오르려 한다. 하지만 민준이 너무 어려 쉽게 오르지 못한다. 그의 작은 발이 미끄러진다.

**지혜:**
(성큼 다가오며) 제가 도와줄게요! 빨리!

지혜는 망설임 없이 건우에게 다가와 민준을 받쳐 올린다. 건우는 잠시 놀란 듯 지혜를 보지만, 이내 그녀의 도움을 받아 민준을 먼저 폐차 위로 밀어 올린다. 민준은 필사적으로 기어 올라간다.

**건우:**
(민준에게) 민준아, 저 위에 있어! 절대 내려오지 마!

민준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폐차 위로 올라간다. 지혜와 건우는 서로의 등을 지고 좀비 떼를 막아선다. 좀비들이 좁은 골목을 가득 채운다. 그들의 썩은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지혜:**
(칼날을 번뜩이며) 놈들이 너무 많아요! 위로 올라가야 해요!

건우는 권총을 든 채 망설인다. 남은 총알은 단 두 발.

**건우:**
젠장…!

좀비 한 마리가 빠르게 달려들어 건우의 팔을 스쳐 지나간다. 그의 팔뚝에 얕은 상처가 생긴다. 썩은 살점이 스치고 지나간다.

**건우:**
(고통에 신음하며) 크윽!

**지혜:**
(건우의 앞을 막아서며) 정신 차려요!

지혜는 단검을 휘둘러 달려드는 좀비의 머리를 찌른다. ‘퍽!’ 끈적한 소리와 함께 좀비가 쓰러진다. 하지만 이미 다른 좀비들이 사방에서 몰려오고 있다.

**(스토리보드 노트: 세 인물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정지 화면처럼 연출하여 긴장감 고조. 좀비 떼가 몰려오는 소리가 점차 커지며 다급한 상황을 강조. 지혜와 건우가 등지고 서는 장면은 동맹의 시작을 암시. 건우의 부상은 위기감을 더함.)**

**장면 6: 폐차 더미 위, 사투**

**시간:** 해 질 녘.

**배경:**
수십 대의 폐차들이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더미 위. 지혜와 건우가 민준과 함께 간신히 올라와 있다. 폐차 더미 아래에서는 수많은 좀비들이 “크르르르…!” 거리는 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오려 애쓰고 있다. 몇몇은 팔을 뻗어 더미를 기어오르려 하지만, 미끄러지며 다시 떨어진다. 썩은 손들이 허공을 휘젓는다.

**건우:**
(거친 숨을 몰아쉬며, 팔의 상처를 지혈하듯 누른다) 하아… 하아… 놈들이… 젠장.

**지혜:**
(주변을 살피며) 여기도 오래는 못 버텨요! 놈들이 계속 몰려올 거예요!

민준은 폐차 더미 한가운데 쪼그려 앉아 곰 인형을 품에 안고 있다. 그의 눈은 아래 좀비 떼와 위협적인 상황을 번갈아 보며 불안하게 흔들린다. 작은 어깨가 떨린다.

**건우:**
(권총을 고쳐 잡으며) 이 근처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곳이라면…

**지혜:**
소각장요? 멀지 않나요? 이대로는 움직일 수가 없어요! 놈들이 아래를 다 막고 있어요!

그때, 저 멀리 노을 진 하늘 아래, 거대한 건축물의 실루엣이 보인다. 낡은 공장 굴뚝처럼 생긴 그것은 쓰레기 소각장 같기도 하다. 까마득히 멀어 보인다.

**건우:**
(지혜를 보며) 방법이 없진 않아. 저 소각장 건물과 여기 폐차 더미 사이에… 저 폐기물 컨테이너 박스들이 일렬로 놓여있었어. 그걸 밟고 건널 수 있을지도 몰라.

지혜는 건우의 말을 듣고 컨테이너 박스들을 바라본다. 녹슬고 낡았지만, 서로 간의 간격이 그렇게 멀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 위로 민준을 데리고 건너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바람이 불어와 컨테이너 박스가 흔들리는 듯하다.

**지혜 (독백):**
(주저하며) 저길 건넌다고? 아이를 데리고?

좀비들이 폐차 더미 위로 기어오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꾸어어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썩은 손이 지혜의 발에 닿을 듯하다.

**건우:**
(결심한 듯) 내가 먼저 가서 길을 터겠어. 당신은 민준이를 데리고 따라와!

**지혜:**
(놀란 듯) 혼자요? 위험해요!

**건우:**
(단호하게) 시간이 없어! 난 경험이 많아. 당신이 민준이를 무사히 데리고 오는 게 더 중요해.

건우는 민준의 머리를 쓰다듬고, 민준은 말없이 건우의 옷자락을 잡는다. 건우는 민준의 손을 놓고, 지혜에게 시선을 던진다.

**건우:**
믿을 수 있겠어?

지혜는 건우의 눈을 깊이 들여다본다. 그의 눈에는 어떤 망설임도, 두려움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민준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만이 담겨 있다. 지혜는 고개를 끄덕인다.

**지혜:**
(단호하게) …네. 믿겠어요.

**건우:**
좋아. 민준아, 아저씨가 저기 가서 너 부르면 그때 지혜 누나 손 잡고 따라와야 해. 알았지?

민준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작은 입술이 굳게 다물려 있다.

건우는 권총을 든 채 폐차 더미의 가장자리로 향한다. 아래에는 굶주린 좀비들이 아우성치고 있다.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컨테이너 박스 사이로 뛰어내린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건우의 몸이 컨테이너 박스 위로 떨어진다. 그는 균형을 잡고, 망설임 없이 다음 컨테이너 박스를 향해 내달린다. 그 모습은 마치 맹수가 사냥감을 쫓는 듯하다.

**(스토리보드 노트: 폐차 더미 아래 좀비 떼의 광기 어린 모습을 강조. 민준의 공포를 클로즈업으로 표현. 건우가 소각장을 가리키는 장면에서는 희미한 희망을 시각화. 건우와 지혜의 대화에서 신뢰가 쌓이는 과정을 묘사. 건우가 컨테이너 박스로 뛰어드는 순간, 배경 음악이 긴박하게 고조.)**

**장면 7: 절망 속 한 줄기 빛**

**시간:** 해 질 녘.

**배경:**
건우가 컨테이너 박스 위를 전력으로 달려 소각장 건물 쪽으로 향한다. 아래의 좀비들은 미친 듯이 그를 쫓으려 하지만, 컨테이너 박스는 너무 높고 불안정하여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다. 놈들의 썩은 손톱이 컨테이너 박스를 긁어댄다. ‘득득득…’

지혜는 민준의 손을 꽉 잡고 건우를 주시한다. 그녀의 등 뒤로 좀비들이 폐차 더미 위로 점점 더 많이 기어오르고 있다. 썩은 손들이 그녀의 발목을 향해 뻗어온다.

**지혜:**
(작게) 서둘러야 해…!

그때, 건우가 마지막 컨테이너 박스에 도착하여 소각장 건물 벽을 잡고 몸을 지탱한다. 그는 주변을 재빨리 살피고, 이내 안전한 듯 손을 흔든다.

**건우:**
(최대한 크게) 이지혜! 민준아! 어서 와! 빨리!

지혜는 민준을 보며 힘껏 미소 지어 보인다. 민준의 불안했던 눈동자에 희미한 빛이 돌아온다. 그의 작은 얼굴에 안도감이 스친다.

**지혜:**
(민준에게) 민준아, 아저씨가 부르잖아! 가자!

지혜는 민준을 안아 들고 폐차 더미의 가장자리로 향한다. 그녀의 발밑으로 좀비들의 손이 뻗어오지만, 그녀는 민첩하게 피하며 첫 번째 컨테이너 박스 위로 뛰어내린다.

“쿵!”

흔들리는 컨테이너 박스 위에서 지혜는 민준을 꽉 안은 채 균형을 잡는다. 그녀는 숨을 한 번 고르고, 다음 박스를 향해 내달린다. 민준은 지혜의 품에 얼굴을 묻고 눈을 꼭 감는다. 그의 작은 몸이 지혜의 품에 단단히 안겨있다.

건우는 소각장 건물 난간에 매달려 지혜와 민준을 기다린다. 그의 손에는 권총이 쥐어져 있다. 아래에서 좀비 한 마리가 컨테이너 박스 위로 기어오르려는 순간, 건우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탕!”

마지막 남은 총알 한 발이 좀비의 머리를 정확히 관통한다. ‘퍽!’ 좀비는 힘없이 컨테이너 박스 아래로 떨어진다.

**건우:**
(독백) 이제 정말 끝이군…

지혜는 마지막 컨테이너 박스에 도달한다. 그녀의 눈에 건우가 보이고, 그녀는 민준을 먼저 건우에게 넘긴다.

**지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민준이…!

건우는 민준을 안전하게 받아 안고, 그제야 지혜에게 손을 내민다. 지혜는 그의 손을 잡고 소각장 건물 안으로 몸을 던진다.

“끼이이익!”

낡은 철문이 닫히고, 좀비들의 “크르르르…” 소리가 멀어진다. 세 사람은 소각장 건물 안, 어둠 속에 서 있다. 끈적한 썩은 냄새 대신 눅눅한 철과 먼지 냄새가 난다.

**건우:**
(숨을 고르며) …고맙다.

지혜는 건우를 마주본다. 그리고 민준을 바라본다. 민준은 지혜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친다. 마치 잠시 잊었던 햇살을 본 듯한 미소였다.

**지혜:**
(옅게 미소 지으며) …천만에요.

세 사람의 실루엣이 어둠 속에 잠긴다. 바깥 세상은 여전히 잿빛이지만, 그들의 작은 공간에는 희미한 희망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세 사람의 눈동자만은 빛나고 있었다.

**(스토리보드 노트: 건우가 컨테이너 박스를 건너는 장면은 속도감 있는 액션. 지혜와 민준이 건너는 장면은 좀 더 신중하고 위험하게 연출. 건우의 마지막 총알 발사는 슬로우 모션으로 임팩트를 강조. 세 사람이 소각장으로 들어선 후,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좀비 소리가 멀어지며 긴장 완화. 마지막으로 세 사람의 실루엣을 비추며 희미한 희망을 암시하는 엔딩. 민준의 미소를 클로즈업하여 감동을 더한다.)**

**[에피소드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