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웹툰 에피소드 대본: 그림자의 숲, 첫 번째 밤**

**시작 장면:**

**장면 1. 잿빛 도시의 황혼**

**[패널 1]**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은 무너진 고층 빌딩들의 앙상한 실루엣이다. 석양이 붉게 물들며 그 거대한 잔해들 사이로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 덩굴식물들이 콘크리트 벽을 타고 하늘을 향해 무섭게 기어오르고, 아스팔트 도로는 쩍쩍 갈라져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마치 거대한 죽은 숲처럼 보인다. 도시는 고요하지만, 그 고요함은 죽음처럼 무겁고 스산하다. 공기 중에는 흙먼지와 오래된 쇠 냄새, 그리고 이름 모를 식물들의 씁쓸한 향이 섞여 떠다닌다.

**[패널 2]**
폐허가 된 상점가의 텅 빈 진열장 앞을 한 소녀가 조심스럽게 걷고 있다.
소녀의 이름은 **세린 (17세)**.
헤진 군복 스타일의 짙은 녹색 점퍼를 입고, 낡고 닳은 백팩을 메고 있다. 긴 갈색 머리카락은 길게 자라 목덜미를 덮었고, 군데군데 흙먼지가 엉겨 붙어 있다. 그녀의 얼굴은 피곤에 지쳐 보이지만, 날카로운 눈빛은 끊임없이 주변을 살핀다. 한 손에는 녹슨 철근을 들고 있는데, 마치 몸의 일부처럼 익숙하게 다루는 모습이다.

**세린 (내레이션)**
또 하루가 저물어간다. 해가 지면 그림자들은 더 짙어지고, 세상은 어둠의 먹이가 되지.
어둠은 내게 친구가 아니야.

**[패널 3]**
세린이 멈춰 선다. 그녀의 시선은 무너진 벽 틈새에 자라난, 작고 푸르스름한 이끼 덩어리에 고정되어 있다. 바싹 마르긴 했지만, 분명 생명의 흔적이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철근으로 주변의 부서진 돌멩이들을 툭툭 건드려본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미동도 없다.

**세린 (내레이션)**
이끼… 먹을 수 있을까. 어제 먹은 마지막 곡물 한 줌이 뱃속에서 사라진 지 너무 오래됐다.

**[패널 4]**
세린이 무릎을 꿇고 앉아 이끼를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건드린다. 축축한 이끼는 보기보다 탄력이 있다.
그 순간, 등 뒤에서 으스스한 소리가 들려온다.
‘쉬익- 쉬이익-‘
마치 바람 빠지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무언가 축축한 것이 바닥을 질질 끌리는 소리 같기도 하다.
세린의 피곤에 지쳐 있던 눈동자가 번뜩인다. 그녀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목에 걸린 낡은 펜던트로 향한다. 펜던트는 낡았지만, 중앙에 박힌 투명한 보석은 왠지 모르게 옅은 빛을 머금고 있는 듯하다.

**세린 (독백, 작게 중얼거리듯)**
…젠장. 이런 시기에.

**[패널 5]**
어둠 속에서 검은 형체가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그것은 형태가 없는 그림자 같으면서도, 뭉쳐진 검은 연기가 끈적하게 움직이는 듯하다. 검은 연기 덩어리 사이로 날카로운 발톱이 번뜩이고, 짐승 같은 으르렁거리는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이 폐허를 떠도는, 생존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그림자 괴물’**이다.

**그림자 괴물 (SFX)**
크르르륵… 쉬이이익… (바닥을 긁는 소리, 습한 숨소리)

**장면 2. 그림자 괴물과의 사투**

**[패널 1]**
세린이 순식간에 몸을 뒤로 던지며 피한다. 그림자 괴물의 발톱이 그녀가 있던 자리를 훑고 지나간다. 낡은 콘크리트 바닥에 깊은 발톱 자국이 남는다. 시멘트 가루가 푸석하게 날린다.
그녀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입술을 꾹 다문 채 숨을 고른다.

**세린 (내레이션)**
하필 지금… 식량도 거의 바닥인데, 마력을 쓸 여유는 없다고. 오늘은 반드시 피해야 했는데.

**[패널 2]**
세린이 철근을 휘두르며 괴물에게 달려든다. 괴물은 형체가 없어서 타격이 쉽지 않다. 철근이 허공을 가르는 헛스윙만 반복될 뿐, 녀석의 형체를 관통하고 지나갈 뿐이다.
괴물은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다시 세린에게 달려들고, 그녀는 몸을 웅크리며 팔로 얼굴을 가린 채 방어한다.

**세린 (내레이션)**
젠장, 녀석의 약점은 빛인데… 해는 이미 지고 있잖아! 곧 완전히 어둠이 깔릴 거야.

**[패널 3]**
괴물의 발톱이 세린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다. 낡은 점퍼가 찢어지고, 피부에 붉은 줄기가 생긴다. 고통스러운 신음이 ‘흐읍’ 하고 짧게 터져 나온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어깨를 감싸 쥐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세린 (독백, 거친 숨소리 사이로)**
이대로는… 안 돼… 버틸 수 없어.

**[패널 4]**
세린의 눈빛이 변한다. 피로에 지쳐 있던 눈동자에 푸른빛이 번뜩인다. 그 빛은 마치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작지만 강렬하다.
그녀의 손이 목에 걸린 펜던트를 꽉 움켜쥔다. 펜던트의 투명한 보석에서 응축된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며 그녀의 몸을 감싼다.
낡은 점퍼 위로 푸른빛의 복잡한 문양이 잠시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마치 피부에 새겨진 문신처럼.
그녀의 주변에 서늘하면서도 강력한 기운이 감돈다. 마치 오래된 대지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 것처럼.

**세린 (결의에 찬, 낮고 단호한 목소리)**
힘을… 빌려줘! 대지의 심장이여, 나의 의지에 답하라!

**[패널 5]**
세린의 주변에서 대지의 기운이 솟아오르는 듯하다. 그녀가 손을 뻗자, 바닥의 깨진 콘크리트 조각들과 날카로운 철근 파편들이 공중으로 떠오른다. 묵직한 돌들이 그녀의 의지에 따라 춤을 추듯 공중을 선회한다.
그리고는 그림자 괴물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한다. 마치 폭풍우 속의 파도처럼.

**세린 (주문, 속삭이듯이 강렬하게)**
대지의 방패여! 그림자를 찢는 빛이여!

**[패널 6]**
날카로운 콘크리트 조각들이 그림자 괴물의 형체를 사정없이 찢어놓는다. 괴물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난다. 끈적한 검은 연기가 흩어지며 잠시 녀석의 형체가 일그러진다.
그 순간, 세린의 펜던트에서 응축된 푸른빛이 번개처럼 뻗어나가 괴물의 몸을 관통한다. 푸른빛이 괴물의 심장을 꿰뚫자, 녀석의 형체가 격렬하게 요동친다.
괴물은 한 번 더 울부짖더니, 검은 연기처럼 허공으로 흩어지며 사라진다. 싸움은 끝났다.

**그림자 괴물 (SFX)**
키아아아악–!! (처절한 비명, 점점 멀어지며 소멸)

**장면 3. 싸움의 여파와 희미한 희망**

**[패널 1]**
괴물이 사라진 자리, 세린은 숨을 헐떡이며 주저앉는다. 전투의 흔적이 역력하다.
그녀의 얼굴은 땀과 먼지로 범벅되어 있고, 푸른빛은 사라졌다. 펜던트는 다시 칙칙한 상태로 돌아왔다.
어깨의 상처에서는 이미 피가 점퍼를 적시고 축축하게 배어 나오고 있다. 고통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세린 (독백, 지친 목소리로)**
조금만… 조금만 더 늦었으면…
또 마력을 써버렸어. 이러다간 정말… 몸이 버티지 못할 거야.

**[패널 2]**
세린이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핀다. 싸움 때문에 이끼 덩어리는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그 옆에 파묻혀 있던 작은 금속 상자가 눈에 띈다. 진흙과 흙먼지에 뒤덮여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느낌이다.
녹슨 상태였지만, 비교적 온전해 보인다. 마치 누군가 급하게 숨겨둔 것처럼.

**[패널 3]**
세린이 망설이다 손을 뻗어 상자를 조심스럽게 연다.
상자 안에는 바싹 마른 에너지바 한 조각과, 낡은 기름 라이터, 그리고 손바닥만 한 오래된 지도가 들어 있다. 지도는 이 일대의 폐허 지형을 대략적으로 나타낸 것 같다. 종이는 오래되어 바스락거린다.
지도의 한 부분에는 붉은색 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고, 희미하게 글씨가 쓰여 있다.
**’오아시스…?’**

**세린 (독백, 놀란 듯)**
이게… 뭐지?
오아시스? 이런 곳에… 살아있는 물이 있다고? 말도 안 돼…

**[패널 4]**
세린이 에너지바를 집어 든다. 그것은 작고 볼품없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무엇보다 귀한 식량이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에너지바를 한입 베어 문다. 거칠고 퍽퍽한 맛이지만, 몸속으로 따뜻한 기운이 퍼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허기진 배가 조금이나마 채워진다.

**세린 (내레이션)**
아주 작은 희망. 그것이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다.
단지 하루 더 버틸 수 있는 힘. 이 지도는…

**장면 4. 임시 거처로의 귀환**

**[패널 1]**
어둠이 완전히 깔린 도시. 세린은 절뚝이며 걸어가고 있다. 어깨의 통증이 심하다.
그녀의 뒤로는 거대한 폐허가 된 건물들이 검은 그림자처럼 서 있고, 멀리서 알 수 없는 짐승들의 으스스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도시의 밤은 생존자에게는 언제나 죽음의 그림자였다.

**[패널 2]**
세린이 도착한 곳은 낡은 버스 한 대다. 버스는 절반 정도 땅속에 박혀 있고, 창문은 모두 깨졌지만, 내부는 찢어진 천막과 넝마로 어느 정도 가려져 있다.
그녀의 임시 거처이다. 낡은 버스 내부에서는 그녀의 체온과 함께 미약한 온기가 느껴진다.

**[패널 3]**
버스의 좁은 내부. 세린이 앉아서 어깨의 상처를 찢어진 천으로 감싸고 있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전신을 괴롭힌다.
작은 랜턴 불빛이 그녀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린다.
지도를 펼쳐 놓고, 발견한 라이터를 들어 지도를 비춰본다.
‘오아시스’라고 표시된 곳은 여기서 꽤 멀리 떨어져 있다. 며칠은 걸어야 할 거리다. 지도는 너무 낡아 지명도 흐릿하다.

**세린 (독백)**
믿을 수 있을까. 이런 곳에 오아시스라니… 누군가 남긴 함정일 수도 있고.
하지만… 물이 없는 이곳에서, 살아있는 물이라는 건…

**[패널 4]**
세린이 창밖을 내다본다. 어둠 속에서 멀리, 아주 희미한 푸른빛이 깜빡이는 것이 보인다.
마치 그녀의 펜던트에서 나왔던 것과 같은, 서늘한 푸른빛.
그것은 도시에 숨어 있는 또 다른 ‘그림자 괴물’의 징조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세린 (내레이션)**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단 한 줄기 희망이라도 있다면.
나는 걷고 또 걸을 수 있어.

**[패널 5]**
세린이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녀의 펜던트가 아주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빛을 내뿜고 있다.
그 빛은 마치 그녀의 심장 박동과 함께 약하게 명멸하는 듯하다.
그녀의 손에 든 지도가 미풍에 살짝 흔들린다. ‘오아시스’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빛나는 펜던트 빛을 받아 반짝인다. 그녀의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도, 허기진 배도, 이 작은 희망 앞에서는 잠시 잊히는 듯하다.

**세린 (내레이션)**
내게 남은 건 오직 이 힘과… 사라지지 않는 의지뿐.
이젠 나아가야 할 때. 오아시스… 그곳에 가면…

**[최종 패널]**
어두운 버스 내부, 세린의 지쳐 보이는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그녀의 눈빛에는 피곤함 속에서도 어딘가 모를 결연함과 간절함이 비친다.
그녀의 펜던트에서 나오는 희미한 푸른빛이 그녀의 얼굴 한쪽을 비춘다. 그녀의 입가에 아주 작은, 그러나 단단한 결의의 미소가 스친다.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