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제목: 증기 심장의 잔해**
**부제: 구역 7의 그림자**

**에피소드 1**

**[1. 폐허가 된 도시의 전경 – 낮]**

화면 가득, 녹슨 철골 구조물과 깨진 유리창이 즐비한 폐허가 된 도시의 전경이 펼쳐진다. 붉은빛이 감도는 짙은 잿빛 스모그가 하늘을 뒤덮고 있어 햇빛조차 희미하다. 멀리서 거대한 증기 배관이 내뿜는 ‘쉬이이익-‘ 하는 증기음이 들린다. 화면 하단에는 낡은 철판과 버려진 기계 부품들로 얼기설기 만들어진,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거주지가 보인다. ‘철의 둥지’라는 푯말이 바람에 흔들린다.

**나레이션 (제이):**
이곳은 우리가 ‘잿빛 도시’라 부르는 곳. 모든 것이 멈춘 지 오래지만, 증기만은 쉬지 않고 흐른다. 마치 도시의 죽은 심장이 마지막 발악을 하듯.

**[2. ‘철의 둥지’ 외곽 – 낮]**

낡은 금속 외벽에 기대어 한 인물이 서 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제이’. 닳고 닳은 가죽 재킷에 낡은 비행 고글을 이마 위로 올려 쓰고 있다. 등에는 잔뜩 기계 부품이 채워진 투박한 배낭을 메고, 허리춤에는 다용도 렌치와 밧줄이 감긴 갈고리총이 달려 있다. 그의 옆에는 허리 높이까지 오는 낡은 증기 동력 스쿠터가 세워져 있다.

**제이 (독백):**
오늘도 그래야만 하는 날. 철의 둥지 창고는 바닥을 드러냈고, 식량도, 연료도 모두 간당간당하다.

**[3. 제이의 얼굴 클로즈업 – 낮]**

고글 아래로 보이는 제이의 눈은 피곤하지만 날카롭다. 입술을 굳게 다문다.

**제이 (독백):**
특히 ‘증기핵’이 문제다. 이 도시의 유일한 피, 모든 기계를 움직이는 에너지원. 찾지 못하면… 모두가 굶거나 얼어 죽을 거다.

**[4. 제이, 증기 스쿠터를 타고 폐허 속으로 – 낮]**

제이가 증기 스쿠터의 시동을 건다. ‘쿠구궁… 퍽! 칙칙칙-‘ 하는 소리와 함께 흰 증기를 내뿜으며 스쿠터가 움직인다. 제이는 익숙하게 스쿠터를 조종하며 녹슨 철골과 무너진 잔해 사이를 헤쳐 나간다. 그의 등 뒤로 ‘철의 둥지’가 점점 멀어진다.

**[5. 구역 7 진입 – 낮]**

폐허가 더욱 심해지는 구역으로 들어선다. 주변의 건물들은 더욱 높고 거대하며, 기괴하게 휘어져 있다. 곳곳에 ‘구역 7 – 접근 금지’라고 붉은 페인트로 칠해진 낡은 표지판들이 보인다. 증기 파이프가 여기저기 찢겨나가 뜨거운 증기가 ‘쉬이이익’ 소리를 내며 뿜어져 나오고 있다. 땅에는 검붉은 증기가 응결된 웅덩이들이 널려 있다.

**제이 (독백):**
구역 7. 예전에는 대규모 생산 공장이 밀집해 있던 곳이라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죽은 거인의 무덤이지. 그리고 동시에, 탐욕스러운 고물상들의 지옥이기도 하다.

**[6. 제이, 낡은 공장 입구 앞 – 낮]**

스쿠터를 세운 제이가 고글을 내리고 낡은 공장 건물을 올려다본다. 다른 구역의 건물들과는 달리 외벽이 비교적 온전해 보이지만, 입구는 거대한 철문이 기묘하게 뜯겨나가 내부가 드러나 있다. 공장 안쪽에서 희미하게 ‘웅- 웅-‘ 하는 낮은 기계음이 들리는 듯하다.

**제이:**
(혼잣말) …이런 곳에 아직 누가 손을 대지 않았다니. 운이 좋은 건가, 아니면…

제이의 시선이 공장 입구 옆, 벽에 새겨진 희미한 로고에 머문다. 톱니바퀴와 깃털이 합쳐진 문양이다.

**제이 (독백):**
옛날 ‘강철 깃털사’ 공장이었군. 듣기로는 가장 진보된 증기핵 생산 설비를 가졌다고 했는데.

**[7. 공장 내부 진입 – 낮]**

제이가 조심스럽게 공장 안으로 들어선다. 내부 또한 거대한 공간이다. 먼지가 두껍게 쌓인 거대한 기계 설비들이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다. 천장에서는 끊어진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늘어져 있고, 바닥에는 녹슨 톱니바퀴와 나사들이 흩어져 있다. 고요함 속에서 제이의 발걸음 소리만이 ‘타박 타박’ 울려 퍼진다.

**제이 (독백):**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여태껏 이 정도 규모의 공장 중에 이렇게 깨끗하게 보존된 곳은 없었는데…

**[8. 증기핵 생산 라인 발견 – 낮]**

제이가 안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간다. 이윽고 거대한 생산 라인 앞에 멈춰 선다. 라인 위에는 작업이 중단된 채 방치된 증기핵들이 보인다. 아직 에너지 잔량이 남아 있는 듯, 희미하게 푸른빛을 내고 있다.

**제이:**
(놀란 듯) 찾았다… 이 정도면 철의 둥지 모두가 한 달은 버틸 수 있을 거야.

그가 배낭을 내려놓고 가장 가까운 증기핵 하나를 조심스럽게 집어 든다. 생각보다 따뜻하고 묵직한 감촉에 안도감이 밀려온다.

**[9. 이상 징후 – 낮]**

그때였다.
공장 안쪽, 어둠 속에 잠겨 있던 거대한 기계 설비 하나가 ‘끼이이익… 콰앙!’ 하는 굉음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녹슨 증기 밸브가 돌아가며 굵은 증기를 내뿜고, 낡은 체인이 삐걱이며 거대한 톱니바퀴를 돌린다.

**제이:**
(경계하며) …뭐지?

제이가 황급히 허리춤의 갈고리총에 손을 댄다.

**[10. 증기괴의 등장 – 낮]**

어둠 속에서 붉은 눈 두 개가 번뜩인다. 그리고 이내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낡은 증기 엔진과 날카로운 철판 조각으로 이루어진, 짐승과 같은 형상. 마치 여러 기계를 짜깁기 한 듯 기괴하다. 온몸에서 과열된 증기를 ‘쉬이이익, 푸슈슈슉’ 내뿜으며, 땅을 울리는 ‘쿵, 쿵’ 소리를 내며 제이를 향해 다가온다. 그 이름은, ‘증기괴’.

**제이 (독백):**
젠장… 증기괴라고? 이젠 이런 것들까지 여기서 기어 다니는군!

**[11. 제이의 도주와 반격 시도 – 낮]**

증기괴가 앞발을 들어 올려 바닥을 내리찍자, ‘쾅!’ 하는 굉음과 함께 파편들이 튀어 오른다. 제이는 재빨리 몸을 날려 피한다.

**제이:**
(달리며) 망할! 속도가 장난이 아니잖아!

증기괴는 끈질기게 제이를 추격한다. 제이는 복잡한 생산 라인 사이를 곡예하듯 뛰어넘고, 좁은 통로를 통과하며 간신히 거리를 벌린다.

**제이 (독백):**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면 승부는 무리다. 저 철판 덩어리를 뚫을 방법은 없어.

그의 눈에 천장에 매달린 낡은 운반용 체인과 도르래들이 들어온다.

**제이:**
그래…!

제이가 갈고리총을 꺼내 조준한다. ‘챙!’ 하는 금속음과 함께 갈고리가 날아가 천장의 굵은 철골에 박힌다.

**[12. 고공 액션 – 낮]**

제이가 밧줄을 타고 순식간에 공중으로 몸을 날린다. 증기괴는 으르렁거리며 제이가 매달린 아래에서 발버둥 친다. 뜨거운 증기가 제이의 발밑까지 뿜어져 올라온다.

**제이 (독백):**
(공중에서 매달린 채) 이 녀석… 증기압이 너무 높아! 과부하 상태인가?!

증기괴의 몸체 곳곳에서 붉은빛이 깜빡인다. 과열된 증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낡은 부품들이 ‘덜그럭 덜그럭’거린다.

**[13. 위기 – 낮]**

제이가 착지할 곳을 찾다가 발밑의 불안정한 철판 더미를 본다. 그때, 증기괴가 거대한 팔을 휘둘러 제이가 매달린 철골을 강타한다. ‘콰아아앙!’ 철골이 휘어지고, 제이는 균형을 잃고 아래로 떨어진다.

**제이:**
크윽!

떨어지는 순간, 제이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옆에 매달려 있던 낡은 증기 파이프를 붙잡는다. ‘쉬이이익-‘ 뜨거운 증기가 파이프의 작은 균열 사이로 뿜어져 나와 그의 손을 훑고 지나간다.

**[14. 일격 필살의 기회 – 낮]**

증기괴는 제이가 완전히 바닥에 떨어졌다고 생각했는지, 천천히 그에게 다가온다. 제이는 파이프에 매달린 채 자신의 아래를 내려다본다. 그곳에는 거대한 보일러실로 이어지는, 열려진 통로가 있었다. 통로 안에서는 끓어오르는 증기 소리가 ‘부우우웅- 쉬이이익!’ 하고 격렬하게 들려온다.

**제이 (독백):**
그래… 저기다! 과부하된 녀석에겐… 저게 딱이지!

제이가 허리춤에서 다용도 렌치를 꺼내 든다. 그의 눈이 번뜩인다.

**[15. 증기괴 유인 – 낮]**

제이가 파이프에 매달린 채 발로 바닥의 낡은 철판을 ‘텅! 텅!’ 소리 나게 찬다. 증기괴가 그 소리에 반응하며 고개를 돌린다.

**제이:**
이 멍청한 고철 덩어리야! 날 잡고 싶으면 따라와 봐!

제이가 파이프를 따라 능숙하게 이동하며 통로 쪽으로 향한다. 증기괴가 ‘그르르릉’ 소리를 내며 그를 뒤쫓는다.

**[16. 보일러실에서의 결전 – 낮]**

제이가 통로를 지나 보일러실로 뛰어든다. 거대한 증기 보일러들이 위협적으로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제이는 보일러실 중앙에 있는, 거대한 메인 밸브를 발견한다.

**제이 (독백):**
이거다… 이걸 열면…!

증기괴가 보일러실 안으로 들이닥친다. 제이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메인 밸브로 달려간다. 증기괴의 거대한 팔이 제이를 향해 내리쳐진다.

**제이:**
(이를 악물고) 늦었어!

‘끼이이이익!’ 제이가 렌치로 밸브를 힘껏 돌린다. 보일러 내부의 증기압이 급격하게 상승한다. ‘쿠구구구궁!’ 하는 엄청난 진동과 함께 보일러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17. 폭발과 탈출 – 낮]**

증기괴가 제이의 바로 뒤까지 따라붙었을 때, 보일러의 안전 밸브들이 ‘파아아앙! 콰콰쾅!’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 나간다. 고압의 증기가 사방으로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면서 보일러실 전체가 하얀 증기로 뒤덮인다.

제이는 폭발의 충격파를 피해 몸을 날려 열린 통로 밖으로 간신히 탈출한다. 등 뒤에서 거대한 ‘콰아아앙!’ 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지며 공장 전체가 진동한다.

**[18. 탈출 후 – 낮]**

제이가 공장 밖으로 굴러떨어진다. 온몸이 땀과 먼지로 범벅이 되고, 팔에는 뜨거운 증기에 그을린 붉은 자국이 선명하다. 숨을 헐떡이며 뒤를 돌아본다. 공장 입구에서는 검은 연기와 함께 증기가 쉬지 않고 뿜어져 나온다. 증기괴의 기계음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제이 (독백):**
(안도의 한숨) 해냈다…

그가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 와중에도 그의 손에는 아까 챙겨둔 증기핵 세 개가 꽉 쥐어져 있다. 그리고 손에 잡힌 다른 작은 파편 하나. 증기괴의 몸체에서 떨어져 나온 듯한, 낡았지만 어딘가 정교하고 낯선 모양의 톱니바퀴 조각이었다.

**[19. 톱니바퀴 클로즈업 – 낮]**

클로즈업된 톱니바퀴는 일반적인 기계 부품과는 다르게, 표면에 미세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고, 중심에는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수정 조각이 박혀 있다.

**제이 (독백):**
(톱니바퀴를 바라보며) 이건… 전에 본 적 없는 부품인데. 이 괴물이 단순한 고철 덩어리는 아니었던 건가…

**[20. 제이의 뒷모습 – 낮]**

제이가 낡은 스쿠터에 몸을 싣고 다시 철의 둥지를 향해 출발한다. 그의 뒷모습 위로 잿빛 도시의 스모그가 더욱 짙게 깔린다. 손에 든 톱니바퀴 조각이 햇빛에 반사되어 잠시 반짝인다.

**제이 (독백):**
어쨌든… 오늘은 살았다. 그리고 내일도… 또 그래야만 하겠지. 이 빌어먹을 도시에서. 하지만… 이 톱니바퀴는 대체 뭘까?

**[에피소드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