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붉은 달의 속삭임

**장르**: 좀비 아포칼립스, 로맨스

**등장인물**:

* **시아 (Sia)**: 20대 초반의 여성 생존자. 민첩하고 냉철하지만, 마음속 깊이 인간적인 온정을 간직하고 있다.
* **카인 (Kain)**: 20대 후반 정도로 추정되는 남자. 온몸에 흉터가 가득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인간적인 이성과 절제된 힘을 가진 ‘특이 개체’. (아직은 그의 정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음)

### **에피소드 1: 찢어진 비명, 그리고 침묵의 경고**

**장면 1**

**[1-1]**
어둠이 짙게 깔린 도시. 붉은 달이 뿌연 하늘을 섬뜩하게 비추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부서진 건물들의 실루엣이 그림자처럼 늘어서 있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적막하고 황량한 풍경. 낡은 전광판의 깜빡이는 불빛이 간간이 도시의 죽음을 알린다.

* **내레이션 (시아):** 세상은 죽었다. 붉은 달이 뜨는 밤이면, 죽음은 더욱 선명한 형상을 띤다. 내가 알던 모든 것은 끝났다.

**[1-2]**
폐허가 된 대형 마트의 낡은 진열대 뒤편. 시아가 웅크린 채 숨을 고르고 있다. 손에는 녹슨 철근이 들려 있고, 얼굴에는 흙먼지와 땀이 뒤섞여 얼룩져 있다. 눈빛은 날카롭지만, 동시에 깊은 피로와 체념이 엿보인다. 그녀의 어깨에는 다 해진 배낭이 걸려 있다.

* **시아 (속삭이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젠장… 이쪽엔 아무것도 없어. 전부 약탈당했나…)

**[1-3]**
진열대 너머, 마트 안쪽에서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몇몇 ‘그들’의 흐릿한 형체가 보인다. 움직임이 둔하고 불규칙하지만, 그 숫자는 꽤 많다. 어두운 공간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붉은 눈동자들이 섬뜩하다.

* **SFX:** 으르르륵… 끄억… (좀비들의 낮은 소리, 이따금씩 고인 물을 밟는 둔탁한 소리)

**[1-4]**
시아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어 마트 내부를 살핀다. 이빨이 드러난 채 천천히 걸어 다니는 좀비들. 그들의 시선은 허공을 헤매고 있지만, 작은 소리에도 반응할 것이다. 시아의 심장이 빠르게 요동친다. 손목의 낡은 시계가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다.

* **시아 (생각):** (여기까지 와서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어. 식량은 바닥났고, 물도… 내일 해가 뜨면 더 위험할 텐데.)

**[1-5]**
한 좀비가 진열대 쪽으로 느릿하게 몸을 돌린다. 썩어 문드러진 얼굴이 시아를 향하는 듯하다. 시아는 본능적으로 몸을 숨긴다. 낡은 철근을 꽉 쥐는 손에 땀이 맺힌다. 피로가 쌓여 근육이 경련하는 것을 느낀다.

* **SFX:** 철컥 (철근을 쥐는 소리)
* **시아 (생각):** (들키지 마… 제발.)

**장면 2**

**[2-1]**
시아가 숨어있던 진열대 뒤편에서, 바닥에 떨어진 낡은 통조림 캔 하나를 발견한다. 녹이 슬었지만, 내용물은 무사할지도 모른다. 그녀의 눈이 희망으로 빛난다. 옆에는 찢어진 과자 봉투가 흩어져 있다.

* **시아 (생각):** (저거라도…! 하다못해 유통기한이 지난 거라도 먹을 만할 거야.)

**[2-2]**
조심스럽게 통조림 캔을 향해 손을 뻗는 시아. 그녀의 손가락 끝이 캔에 닿으려는 그 순간, 덜컹이는 소리와 함께 다른 좀비 하나가 그녀의 존재를 눈치챈 듯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좀비의 찢어진 목구멍에서 끔찍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 **SFX:** 끄아악! (좀비의 기괴한 비명)

**[2-3]**
시아가 간발의 차이로 몸을 피한다. 좀비의 썩은 손톱이 그녀가 있던 자리를 할퀴고, 진열대에 길고 깊은 흔적을 남긴다. 시아는 철근을 휘둘러 좀비의 머리를 가격하지만, 좀비는 휘청거리기만 할 뿐 쓰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거칠게 팔을 휘두르며 시아를 향해 달려든다.

* **SFX:** 텅! (둔탁한 타격음) 끄득! (좀비가 이빨 가는 소리)

**[2-4]**
시끄러운 소리에 마트 안에 있던 다른 좀비들이 모두 고개를 돌린다. 한둘씩, 느릿하지만 끈질기게 시아를 향해 몰려들기 시작한다. 시아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사방이 좀비들이다. 출구는 멀고, 이들은 너무 많다.

* **시아:** 젠장…!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린다)

**[2-5]**
시아가 뒷걸음질 치다 낡은 철골에 등을 부딪친다. 등 뒤는 막다른 길이다. 눈앞에는 벌어진 입에서 악취를 풍기며 달려드는 좀비떼. 그녀는 철근을 앞으로 내세우고 이를 악문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짓누르는 것 같다.

* **시아 (생각):** (이대로 끝인가…? 결국 나도… 저들처럼 변하게 되는 걸까?)

**장면 3**

**[3-1]**
바로 그때, 시아의 시야를 가로막으며 엄청난 속도로 그림자 하나가 튀어나온다. 시아는 눈을 가늘게 뜬다. 너무나 빨라 순간적으로 잔상으로만 보였다. 그건, 사람이 아니다.

* **SFX:** 슈웅! (빠른 움직임, 바람 가르는 소리)

**[3-2]**
시아에게 달려들던 좀비 무리 중 가장 앞에 있던 개체가 순식간에 땅바닥에 내던져진다. 마치 거대한 짐승의 발톱에 찍힌 것처럼, 단번에 고꾸라진다. 그의 머리가 찌그러지고, 팔이 꺾이는 끔찍한 소리가 들린다.

* **SFX:** 퍽! 으드득! 꽈직!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기는 소리)

**[3-3]**
그림자의 정체가 드러난다. 남자다.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탄탄한 근육, 상처투성이의 피부. 그리고… 핏발 선 눈동자. 그의 얼굴은 죽은 자의 창백함을 띠고 있지만, 다른 좀비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의 움직임은 인간 시절의 민첩함을 넘어선 압도적인 속도와 힘을 보여준다. 흑발은 땀과 피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어 있다.

* **내레이션 (시아):** 그… 그는… 괴물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에게서는 다른 ‘그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던, 기묘한 ‘생기’가 느껴졌다.

**[3-4]**
남자가 달려드는 좀비들을 향해 망설임 없이 돌진한다. 맨손으로 좀비들의 목을 비틀고, 뼈를 부러뜨린다. 그의 움직임은 잔혹하고 효율적이다. 피가 튀고 살점이 찢어진다. 그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마치 분노로 가득 찬 한 마리 짐승 같았다. 모든 동작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 **SFX:** 찢! 으깨! 쾅! 흐읍! (격렬한 싸움 소리, 거친 숨소리)

**[3-5]**
시아는 철골에 기대어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본다. 그녀를 위협하던 좀비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자리에는 피와 시체 조각만 남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해치운 남자. 그는 살아있는 자가 아닌, 죽은 자 중의 최강자처럼 보였다.

* **시아 (생각):** (저게… 뭐야? 저렇게 강한 좀비가… 있을 리 없어. 이건… 꿈인가?)

**장면 4**

**[4-1]**
남자는 마지막 좀비의 목을 부러뜨린 후, 피범벅이 된 손을 툭툭 털어낸다. 그의 온몸에는 긁히고 찢긴 상처가 많지만, 이상하게도 고통을 느끼는 것 같지 않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이성적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 속에는 무언가 복잡한 감정들이 섞여 있는 듯하다.

* **SFX:** 툭. 툭. (손을 털어내는 소리)

**[4-2]**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시아를 바라본다. 그의 핏발 선 눈동자가 시아에게 고정된다. 시아는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 없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와 마주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어딘가 모르게… 슬픔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짧은 순간, 너무나도 인간적인 감정의 파동이 스쳐 지나간다.

* **내레이션 (시아):** 그의 눈 속에서 나는 보았다. 한때 그도 ‘인간’이었음을. 그리고 그가 짊어진 끔찍한 저주를.

**[4-3]**
남자가 시아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선다. 시아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철근을 든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본능적인 공포가 온몸을 휘감지만, 동시에 이해할 수 없는 호기심이 그녀를 짓누른다.

* **SFX:** 스윽… (발걸음 소리, 낮게 깔리는 긴장감)

**[4-4]**
남자의 눈이 시아의 얼굴을 훑는다. 공포에 질린 시아의 얼굴,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린 녹슨 철근. 그의 시선은 잠시 시아의 입술에 머무는 듯했다. 마치 오랜 기억을 더듬는 사람처럼.

* **시아 (생각):** (나를… 잡아먹으려는 거야?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원하는 거야?)

**[4-5]**
그러나 남자는 놀랍게도 멈춰 선다. 그리고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시아를 향해 뻗는다. 그 손끝에는 마른 피가 묻어 있었지만, 공격하려는 움직임은 아니었다. 오히려… 무언가를 주저하는 듯한,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마치 유리잔을 잡듯, 부서질까 두려워하는 듯한.

* **SFX:** … (정적, 심장이 뛰는 소리만 크게 울리는 듯하다)

**[4-6]**
시아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남자의 손을 바라본다. 그 순간, 남자의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움직인다. 찢어진 성대에서 긁히는 소리가 간신히 흘러나온다.

* **카인 (아주 낮게, 쉰 목소리로):** …가…

**[4-7]**
남자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흔들린다. 그의 얼굴에 고통스러운 기색이 스친다. 그는 마치 내면의 무언가와 싸우는 듯 보였다. 그의 핏발 선 눈동자 속에서 인간적인 슬픔과 괴물 같은 갈망이 동시에 번뜩이는 것을 시아는 분명히 보았다.

* **내레이션 (시아):** 그의 목소리는 찢겨진 비명 같았지만,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경고 같았다. “가라.” 나를 위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내뱉은 듯한.

**[4-8]**
남자는 끝내 시아에게서 시선을 거둔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의 거대한 그림자가 붉은 달빛 아래로 빠르게 사라져갔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는 차가운 공허함만이 남았다.

* **SFX:** 슈욱… (남자가 사라지는 소리, 마트 안의 고요함이 다시 찾아온다)

**[4-9]**
시아는 홀로 남겨진 마트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녀의 눈은 남자가 사라진 어둠 속을 향해 있었다. 심장은 여전히 미친 듯이 뛰고, 손끝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손에 든 철근이 무겁게 느껴진다.

* **시아 (생각):** (그는… 날 살려준 건가? 왜…? 저런 괴물이… 왜 나를…?)

**[4-10]**
멀리서 다시금 좀비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아는 주저앉은 채 붉은 달을 올려다본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혼란과 공포,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이끌림’이 뒤섞여 있었다. 그녀의 차가운 볼에 뜨거운 눈물이 한 줄기 흘러내린다.

* **내레이션 (시아):** 죽은 세상 속에서, 나는 살아있는 괴물을 만났다. 그와의 짧은 만남은 내 모든 고정관념을 부쉈고, 그 순간, 내 세상은 완전히 뒤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살기 위해 도망쳐야 했지만, 그의 눈빛은 나를 멈춰 세웠다.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