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대본: 피 묻은 비운성
**제목: 피 묻은 비운성**
—
**장면 1: 폐허가 된 도시 외곽**
* **배경:** 잿빛 하늘 아래, 앙상한 철근 구조물만 남은 빌딩들이 흉물처럼 서 있다. 찢어진 현수막과 쓰레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핏자국이 말라붙은 도로 위를 망자들이 느릿하게 걷거나 웅크리고 있다. 스산한 바람 소리 외에는 정적만이 흐른다.
* **내레이션 (1):** 세상은 죽었다. 붉은 저주가 대지를 덮친 지 어언 3년. 문명은 무너졌고, 인간은 육체와 영혼을 잃은 망자들의 먹이가 되었다. 남은 자들은 폐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희망은 연기처럼 사라져갔다.
* **내레이션 (2):** 그러나,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 지옥 같은 세상에도, 마지막 불꽃을 지피려는 자들이 있었으니…
—
**장면 2: 비운성 입구**
* **배경:** 망자들의 핏자국과 먼지로 얼룩진 거대한 성벽. 성벽 위에는 활과 쇠뇌를 든 무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성문 앞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수많은 무림인들이 줄지어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피로와 함께 결연한 의지가 서려 있다.
* **인물:** 강휘 (20대 초반, 낡았지만 깨끗한 무복 차림. 허리에는 평범해 보이는 목검이 꽂혀 있다. 눈빛은 날카롭지만 어딘가 무심해 보인다.)
* **병사 1 (목소리):** 다음! 신분 확인!
* **강휘 (독백):** 드디어 도착했군… 비운성.
* **병사 2:** 이봐, 검 좀 보아라! 네놈같이 어린 놈이 여긴 웬일이야? 이런 판국에 장난치러 왔나?
* **강휘:** 장난치러 왔다면, 이 목숨을 걸었겠습니까. 천하제일 비무대회에 참가하러 왔습니다.
* **병사 1:** (강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웃듯) 허어,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요즘 애들은 겁도 없어. 좋아, 들어가 봐. 하지만 목숨은 보장 못 해.
* **강휘 (작게 중얼거림):** 보장받을 생각도 없습니다.
* **내레이션 (3):** 강휘는 묵묵히 성문을 통과했다. 비운성, 한때는 무림의 찬란한 역사를 품었던 곳. 지금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하는 피의 전장이 되어 있었다.
—
**장면 3: 비운성 내부 – 광장**
* **배경:** 성벽 안쪽은 꽤 넓은 광장으로, 임시 천막들과 훈련장이 조성되어 있다. 각 문파의 깃발들이 펄럭이고, 수많은 무림인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검을 닦거나, 기를 수련하거나, 서로 경계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이 보인다.
* **인물:**
* 묵뢰 (50대 중반, 천도문 장로. 화려하면서도 위압적인 무복을 입고 있다. 주변에는 그의 문도들이 호위하듯 서 있다. 강력한 기세가 주변을 압도한다.)
* 백운선사 (70대 후반, 허름한 도포 차림. 한쪽 구석에서 지팡이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다. 존재감이 희미해 보이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긴다.)
* **무림인 1:** 저기 봐! 천도문의 묵뢰 장로다! 벌써부터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는군.
* **무림인 2:** 소문으로는 그가 ‘화룡신공’을 완성했다고 하던데… 이번 대회 우승은 따놓은 당상일 거야.
* **강휘 (시선을 묵뢰에게 잠시 주었다가 거둔다. 그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 **묵뢰 (거만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쯧쯧, 이 지경이 되어서도 제각각이로군. 한심한 작자들. 천하의 운명을 건 대회라는데, 모두 내 발밑에 기어다닐 것들뿐이다.
* **묵뢰 문도 1:** 장로님의 천하무쌍한 기세 앞에 감히 누가 대적하겠습니까!
* **백운선사 (눈을 살짝 뜨며 강휘를 잠깐 쳐다본다. 강휘는 눈치채지 못한다.)**
—
**장면 4: 대회 준비 구역 – 대기실**
* **배경:** 광장 옆, 임시로 마련된 대기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긴장감이 감돈다. 무림인들이 몸을 풀거나, 명상을 하거나, 혹은 초조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사무원:** 다음 경기, 강휘 대 오태식! 비무대로 올라와 주십시오!
* **강휘 (심드렁한 표정으로 일어선다.)**
* **오태식 (40대, 우락부락한 체구의 장정. 날카로운 도끼를 어깨에 메고 있다. 강휘를 보며 비웃는다.)**: 쳇, 꼬맹이 같은 놈이 걸렸군. 재수 좋게 1회전은 쉽게 넘어가겠어!
* **강휘 (아무 말 없이 그를 지나쳐 비무대로 향한다.)**
—
**장면 5: 비무대**
* **배경:** 광장 중앙에 높게 설치된 원형 비무대. 주변에는 수많은 무림인들이 모여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대회 진행자 (힘 있는 목소리):** 제13회 천하제일 무림 비무대회! 지금부터 첫 번째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대회의 승자는 무림의 모든 세력을 이끌고, 망자들의 군림자를 토벌하여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패배하는 자는, 이 난세의 역사가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명심하십시오! 이 대회는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닙니다! 인류의 운명을 건, 최후의 결전입니다!
* **환호성:** 와아아아!
* **대회 진행자:** 그럼, 양 선수! 대련을 시작하십시오!
* **오태식:** (웃으며 도끼를 휘두른다) 하압! 꼬맹이, 죽기 싫으면 빨리 포기해라! 내 도끼 맛 한번 보면, 후회할 거다!
* **강휘 (목검을 뽑아 자세를 잡는다. 자세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의 움직임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 **오태식:** (성난 짐승처럼 달려들며 도끼를 내리찍는다) 받아라! 파쇄도법!
* **콰앙!** (도끼가 비무대를 강타하며 먼지가 솟구친다.)
* **무림인 3:** 저거 맞으면 뼈도 못 추릴 텐데!
* **내레이션 (4):** 거대한 도끼가 땅을 부수자, 강휘의 자리에 있던 것은 잔상뿐이었다. 그는 마치 바람처럼 오태식의 공격을 스쳐 지나갔다.
* **오태식 (당황하며 뒤를 돌아본다):** 뭣이?! 어디로 갔…
* **쉬이이익!** (강휘의 목검이 스치는 소리. 매우 빠르다.)
* **강휘 (오태식의 어깨 뒤로 이동하며, 목검으로 그의 목덜미를 가볍게 ‘톡’ 하고 친다.)**
* **오태식:** 크윽…! (자신도 모르게 몸이 굳는다. 목덜미에 닿은 목검에서 섬뜩한 기운이 느껴진다.)
* **강휘:** 승부… 결정된 것 같습니다.
* **오태식 (몸을 부들부들 떨며 도끼를 놓친다. 그의 얼굴에는 공포와 경악이 뒤섞여 있다.)**: 헛… 허어…
* **대회 진행자 (놀란 목소리):** 승부… 승부 결정! 강휘 선수의 승리입니다!
* **웅성거림:** 저게 뭐야?! 겨우 목검으로 저 거구를 쓰러뜨렸다고?!
* **묵뢰 (멀리서 강휘를 보며 콧방귀를 뀐다):** 풋, 겨우 잔재주를 부리는군. 애송이는 애송이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미약한 흥미가 스쳐 지나간다.)
* **백운선사 (지팡이를 쥔 손을 살짝 들어 강휘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강휘는 보지 못한다.)**
* **강휘 (비무대에서 내려와 묵묵히 걸어간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담담하다.)**
* **내레이션 (5):** 피 묻은 대지 위에 피어난 작은 불꽃. 그의 검은, 어쩌면 꺼져가는 희망을 다시 밝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그가 넘어야 할 산은, 그 어떤 무림 고수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다.
—
**장면 6: 비운성 외곽 – 밤**
* **배경:** 어둠이 깔린 비운성 외곽. 성벽 너머 저 멀리, 망자들의 끔찍한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성벽 위 병사들의 횃불만이 밤을 밝힌다.
* **내레이션 (6):** 이 밤이 지나면, 더욱 치열한 사투가 기다릴 것이다. 무림의 고수들이여, 과연 너희들은 인류의 마지막 방패가 될 수 있겠는가.
* **강휘 (성벽에 기대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의 시선은 어둠 저편, 망자들이 지배하는 세상 어딘가를 향하고 있다.)**
* **강휘 (독백):** 기다려라, 군림자… 반드시, 이 비극을 끝내리라.
**[에피소드 1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