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공상과학)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푸른 별의 경계: 닿지 못할 그리움 (제1화)

– **[장면 1]**

*밤하늘을 찢고 솟아오른 은빛 첨탑들이 별빛을 받아 반짝인다. 그 사이를 유선형의 비행체들이 미끄러지듯 가로지른다. 광활한 도시의 풍경 너머, 흐릿한 경계선이 보인다. 그 경계 너머는 짙푸른 색채의 몽환적인 숲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내레이션 (리엘의 목소리):** 우리는 스스로를 ‘별의 후예’라 불렀다. 광대한 우주를 개척하고, 불가능을 가능케 한 종족이라고. 하지만 그 장대한 서사 뒤편에는, 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그들’.

– **[장면 2]**

*깔끔하고 차가운 금속성 연구실 내부. 리엘은 하얀 가운을 입고 홀로그램 패널 앞에서 복잡한 자료들을 띄워놓고 있었다. 그녀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데이터가 파동처럼 일렁인다. 테이블 위에는 투명한 케이스 안에 담긴, 옅은 에메랄드빛을 띠는 육각형의 결정체가 놓여 있다. 그 안에서 미세한 빛줄기가 춤추듯 움직인다.*

**리엘 (독백):** *이 결정체 안에서 흐르는 에너지는… 우리가 아는 어떤 법칙으로도 설명할 수 없어. ‘엘리안’들의 모든 것이 그랬지. 경이로우면서도, 섬뜩할 만큼 낯설어서.*

– **[장면 3]**

*유진이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그의 얼굴에는 잔뜩 걱정이 어려 있다.*

**유진:** 리엘, 아직도 그걸 붙잡고 있나? ‘엘리안’들의 유물은 우리에게 금지된 지식이야. 상부에서도 경고가 내려왔다고.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잖아.

– **[장면 4]**

*리엘은 유진을 돌아보지 않은 채, 홀로그램 패널에 시선을 고정한다. 그녀의 표정은 차분하지만, 어딘가 반항적인 빛이 스친다.*

**리엘:** 금지된 지식이라… 그들이 그저 ‘괴물’이 아니라,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생명체라는 걸 탐구하는 게 왜 금지되어야 하는 건데? 우리는 언제까지 그들을 미지의 공포로만 남겨둘 셈이야?

**유진:** 과거를 잊었나? ‘재앙의 시대’를! 그들이 행성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우리 문명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렀는지! 경계는 이유 없이 생긴 게 아니야. 우리 인류를 지키기 위한 필연적인 장벽이라고!

– **[장면 5]**

*리엘은 잠시 침묵한다. 그녀의 눈빛에 씁쓸함이 드리운다.*

**리엘 (독백):** *재앙의 시대. 그들이 불러온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것인지… 진실은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단지, ‘그들은 위험하다’는 일방적인 가르침만이 우리에게 주입되었을 뿐.*

– **[장면 6]**

*리엘은 홀로그램 패널을 끄고 유물 케이스를 덮는다. 어두워진 결정체는 이제 평범한 돌멩이처럼 보인다.*

**리엘:** 알았어. 오늘은 이만 정리할게. 더 이상 상부의 심기를 건드릴 생각은 없어.

**유진:** 그래야지. 리엘, 네가 가진 호기심은 이해하지만… 조심해야 해. 넌 너무… 순수해.

*유진이 돌아서 나가고, 리엘은 그가 사라진 문을 한참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어딘가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에 대한 갈망이 그녀의 눈빛에 떠오른다.*

– **[장면 7]**

*시간이 흘러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꺼지고, 밤이 깊어진다. 리엘은 연구실 가운 대신 짙은 후드 코트를 걸치고, 도시의 외곽으로 향하는 비행 셔틀에 오른다. 그녀의 목적지는 도심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어두컴컴한 변두리였다.*

**리엘 (독백):** *또다시 여기까지 와버렸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끌리는 이 감각은 뭘까. 마치 심장 깊은 곳에서 울리는 어떤 부름처럼.*

– **[장면 8]**

*셔틀에서 내린 리엘은 낡은 건물이 밀집한 골목길을 걷는다. 이윽고 그녀의 앞에 거대한 에너지 장벽이 나타난다. 푸른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장벽은 마치 살아있는 벽처럼 미세하게 파동치고 있었다. 그 너머에는 짙푸른 식물들이 신비로운 빛을 내며 뒤덮인, 이질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 **[장면 9]**

*리엘은 장벽을 따라 걷는다. 인적이 드문 곳, 장벽의 푸른 빛마저 희미해지는 외딴 지점에 다다른다. 그곳의 장벽은 다른 곳보다 투명도가 높아서, 건너편의 풍경이 비교적 선명하게 보였다.*

**리엘 (독백):** *이곳은 감시 시스템도 취약해서… 아무도 내가 여기 온 걸 모를 거야.*

*그녀가 숨을 고르는 순간, 귓가에 몽환적이고 낮은 허밍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수천 개의 유리 종이 바람에 부딪히는 듯한 소리였다.*

– **[장면 10]**

*푸른 숲 속, 빛을 내는 거대한 이끼 낀 고목 뒤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인간의 형상을 띠고 있었으나, 피부는 마치 검은 밤하늘에 별빛이 박힌 듯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명확한 이목구비는 없었지만, 깊은 우주를 담은 듯한 두 개의 광점(光点)이 눈처럼 리엘을 응시한다. 그의 몸체는 유선형으로 흐르며 끊임없이 미세한 빛의 파동을 만들어냈다. ‘엘리안’ 종족, 카이론이었다.*

**리엘 (움찔하며 뒷걸음질 침):** *…카이론.* (그녀는 그를 여러 번 멀리서 보거나, 꿈속에서 마주쳤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온전히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 **[장면 11]**

*카이론은 움직이지 않고 리엘을 바라본다.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의 파동이 더욱 강해지며, 리엘에게로 향한다. 리엘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평온함이 그녀를 감쌌다. 두려움보다는, 형언할 수 없는 끌림이 더 강했다.*

**리엘:** 당신은… 왜 항상 여기에 있는 거죠?

*카이론은 대답 대신, 손이라기보다는 빛의 줄기에 가까운 팔을 들어 올린다. 그의 손끝이 장벽 너머, 반짝이는 연보라색 이끼 꽃을 가리킨다.*

– **[장면 12]**

*카이론의 손끝에서 섬세한 빛줄기가 뿜어져 나와 이끼 꽃에 닿자, 꽃은 더욱 선명한 보랏빛으로 빛나며 활짝 피어난다. 꽃잎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있는 별처럼 반짝였다. 카이론은 그 꽃을 잠시 바라보더니, 다시 리엘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의 몸에서 퍼져 나가는 빛의 파동은 이번에는 호기심과 함께, 깊은 연민 같은 것을 전해주는 듯했다.*

**리엘 (독백):** *두려워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아름답다고 느끼는 거지? 그리고 이 감각… 내가 그의 생각을 읽고 있는 건가? 그의 존재는… 차가운 우주의 심연 같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따뜻한 별의 품 같다. 이 감정은… 종족을 초월한 무언가일까?*

– **[장면 13]**

*리엘은 조심스럽게 한 손을 뻗어 에너지 장벽에 가져다 댄다. 차갑고 미세한 전류가 손바닥을 간지럽힌다. 카이론도 그녀를 따라, 빛의 줄기 같은 팔을 장벽에 댄다. 그들의 손이 장벽을 사이에 두고 맞닿을 듯 가까워진다. 장벽은 둘 사이에서 미세하게 떨리며, 마치 숨을 쉬는 듯 파동쳤다.*

**리엘 (독백):** *이 경계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게 아닐까? 물리적인 장벽은, 그저 우리의 두려움을 형상화한 것일 뿐.*

– **[장면 14]**

*그들의 손이 맞닿은 지점에서, 장벽의 푸른 빛이 일렁이며 잠시 희미해진다. 리엘은 손끝에서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전율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히 에너지 장벽의 자극이 아니었다. 거대하고도 섬세한 의식이 그녀의 내면에 파고들어 오는 듯했다. 깊은 고요함 속에서, 그녀는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받아들였다. 그것은 질문이었다. 왜 우리는 경계 뒤에 있어야 하는가?*

**리엘:** 여기서 당신을 만나는 건… 금지된 일이에요. 우리 둘 모두에게.

*카이론의 몸에서 빛이 복잡하게 흐르며 파동한다. 리엘의 머릿속에 또렷한 감각이 떠오른다. *’이유?’**

**리엘:** 왜냐하면… 우리는 다르니까. 우리의 역사는… 비극으로 얼룩져 있으니까. 인간들은 당신들을 두려워해요. 이해하지 못하니까.

*카이론의 몸에서 길고 부드러운 빛의 파동이 이어진다. 리엘은 그의 생각을 해석한다. *’이해는 두려움이 아니며, 두려움은 무지이다.’**

**리엘 (미소 지으며):** 당신들은 참… 시적이네요. 말로 하지 않아도, 모든 게 느껴져.

*그녀는 다시 손바닥을 장벽에 댄다. 카이론도 그의 빛의 줄기를 그녀의 손바닥 맞은편에 댄다. 장벽은 여전히 그들 사이에 존재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리엘은 거대한 별의 심장에서 솟아나는 듯한, 순수하고 광대한 에너지를 느꼈다. 인간의 감정과는 다른, 우주 그 자체의 심오한 흐름이었다.*

– **[장면 15]**

*정적을 깨고, 머리 위에서 윙 하는 기계음이 들린다. 도시 순찰용 드론이 빠르게 접근하는 소리였다. 리엘은 깜짝 놀라 손을 떼고 황급히 장벽 주변의 덤불 속으로 몸을 숨긴다. 카이론도 빛의 파동을 조절하며 재빠르게 숲 속으로 녹아들듯 사라진다.*

**경비 드론 (기계음):** 경고. 비인가 접근 감지. 즉시 이탈하십시오. 경고.

**리엘 (심장이 쿵쾅거린다. 작은 목소리로):** 젠장…

*리엘은 덤불 사이로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어 본다. 카이론은 온데간데없다. 푸른 숲은 다시 고요해졌다.*

– **[장면 16]**

*리엘은 서둘러 그곳을 벗어나, 집으로 향한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카이론의 빛과 그가 전한 메시지가 계속해서 맴돌았다.*

– **[장면 17]**

*자신의 깔끔하고 정돈된 아파트. 리엘은 조용히 창가에 선다. 그녀가 장벽에 댔던 손바닥에는, 아직도 희미한 푸른빛이 감도는 듯했다. 그녀의 눈은 멀리, 푸른 장벽 너머의 몽환적인 숲을 응시한다.*

**리엘 (독백):** *이 경계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게 아닐까? 물리적인 장벽은, 그저 우리의 두려움을 형상화한 것일 뿐.*

**리엘 (독백):** *하지만 나는… 그 경계 너머에 답이 있다고 믿어. 그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갈구하는 답이.*

– **[장면 18]**

*클로즈업: 리엘의 눈동자. 그녀의 눈동자에는 멀리서 희미하게 빛나는 엘리안들의 영역, 푸른 경계의 빛이 반사되어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결심과 함께,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깊은 갈망이 스쳐 지나간다.*

**_제1화 끝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