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독립적인 단편 소설

창공호, 심우주 어딘가.

칠흑 같은 우주 공간을 가르며 은색 함선 한 척이 고요히 미끄러지고 있었다. 함교의 메인 스크린에는 수많은 별들이 흘러가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지만, 승무원들의 표정은 늘 그렇듯 무덤덤했다. 지루하리만치 반복되는 항해 일상. 우주선 내부를 흐르는 백색 소음만이 그들의 유일한 동반자였다.

“함장님, 오늘 저녁 메뉴는 뭔가요? 식당 AI가 또 제 취향을 무시하고 오이 요리를 내놓진 않겠죠?”
부함장 우진이 함장석에 앉은 혜진에게 능글맞게 말을 걸었다. 그는 늘 이런 식이었다. 위계질서 따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듯한 능글맞음. 혜진은 그런 그를 못마땅해하면서도, 어쩐지 그 뻔뻔함이 싫지만은 않았다.
혜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데이터 패드를 내려다봤다. “부함장님, 지금은 저녁 메뉴보다 임무에 집중할 때입니다. 그리고 오이는 건강에 좋고요.”
“아, 그거야 지훈 박사님께 양보하는 미덕이죠. 저는 오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말입니다.” 우진이 능청스럽게 답했다.
조용히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지훈 박사가 안경을 고쳐 쓰며 중얼거렸다. “오이 알레르기요? 부함장님은 그런 정보가 제 의료 기록에 없습니다만.”
우진은 어색하게 헛기침을 했다. “아니, 그건 정신적인 알레르기랄까? 뭐, 그런 게 있습니다. 박사님은 모르는…”
“정신적인 알레르기라면 정신과 상담을 추천합니다, 부함장.” 혜진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우진은 입을 삐죽 내밀었지만, 혜진의 얼굴을 힐끗 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혜진의 이런 칼 같은 면도 꽤 마음에 들었다.

그때였다. 항해사 민준의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함장님! 미확인 에너지 신호 감지! 좌표 델타-792, 급격히 증폭되고 있습니다!”
혜진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모든 시스템 점검, 경계 태세!”
“에너지 패턴 분석 중… 이상합니다. 이전에 관측된 적 없는 고유한 형태입니다. 마치… 심장이 뛰는 것 같아요.” 지훈 박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심장?” 우진이 흥미롭게 되물었다.
“네. 규칙적이고 생체적인 파동이에요. 하지만 동시에 인공적인 패턴도 감지됩니다.”

혜진은 잠시 망설였다. 심우주에서 미확인 에너지 신호는 곧 잠재적 위협을 의미했다. 하지만 지훈 박사의 말은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최대 속도로 접근. 하지만 안전거리는 유지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함선을 위험에 빠뜨려선 안 돼.”

창공호는 미지의 신호를 향해 나아갔다. 스크린에는 점점 더 커지는 푸른빛의 에너지 구체가 선명하게 잡혔다. 그것은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거대한 심장 같았다.

***

근접한 창공호는 미확인 물체를 탐사 로봇으로 자세히 살폈다. 이내 로봇이 전송하는 영상이 메인 스크린에 나타났다.
“이건… 유물입니다!” 지훈 박사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인공적인 구조물이에요! 이런 기술은 인류 문명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스크린에는 육각형 모양의 검은색 석판이 떠 있었다. 표면은 매끄러웠고, 간헐적으로 푸른빛이 깜빡였다. 마치 그 안에 은하수를 가두어 놓은 듯한 영롱한 빛이었다.
“크기는 대략 1미터에 0.5미터 정도. 재질은 불명입니다. 스캐너가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어요.” 민준이 보고했다.
“유물이라… 지훈 박사, 이 물체가 위험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혜진이 물었다.
“에너지 파동은 계속 감지되지만, 공격적이거나 파괴적인 성향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온화하고… 안정적인… 음, 약간 유쾌한 느낌이랄까요?” 지훈 박사가 뜸을 들이다 말했다.
우진이 킥킥거렸다. “유쾌한 유물이라니, 박사님다운 발상입니다.”
“하지만 전례 없는 발견입니다! 이건 우주 고고학의 새 지평을 여는 쾌거라고요!” 지훈 박사는 이미 흥분으로 얼굴이 벌게져 있었다.
“함장님, 회수하시죠. 어쩌면 이 안에 엄청난 기술이나 지식이 담겨있을지도 모릅니다.” 민준도 한몫 거들었다. 그 답지 않게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혜진은 잠시 고민했다. 이성이 경고했지만, 온몸의 세포가 이끌리는 듯했다. “좋아. 회수팀 편성. 지훈 박사와 민준 항해사, 그리고 부함장 우진. 현지 회수 후 분석실로 바로 이송한다.”

잠시 후, 세 사람은 창공호의 소형 탐사선을 타고 유물 앞에 도착했다.
“와… 진짜 아름답네요.” 우진이 감탄했다. 검은 석판은 가까이서 보니 더욱 신비로웠다. 표면에 박힌 작은 푸른색 결정들은 마치 밤하늘의 별을 응축해 놓은 듯했다.
“불필요한 감탄사는 생략하고 작업에 집중하시죠, 부함장.” 혜진의 무전 목소리가 들렸다.
“네, 함장님. 하지만 이건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마치… 사랑에 빠진 심장 같달까요?” 우진이 슬쩍 혜진의 반응을 살폈다. 혜진은 대답 없이 한숨을 쉬었다.

지훈 박사가 조심스럽게 유물에 손을 댔다.
“음… 표면은 예상보다 따뜻합니다. 약간의 진동도 느껴지는군요.”
그가 유물의 한 부분을 살짝 건드리자, 갑자기 석판 전체가 환한 푸른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어? 어어어어?” 지훈 박사가 놀라 손을 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유물에서 뿜어져 나온 빛의 파동이 탐사선 내부로 퍼져나갔고, 곧 세 명의 승무원을 감쌌다.
“이게 무슨… 으악!” 민준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우진은 눈을 감았다 떴다. 아무 이상도 느껴지지 않았다. “박사님, 괜찮으십니까? 무슨 일입니까?”
“어… 아무것도 아니군요. 그저 잠시 눈이 부셨을 뿐입니다.” 지훈 박사가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푸른빛은 이내 잦아들고 유물은 다시 고요한 상태로 돌아갔다.
“일단 유물을 회수하고 분석실로 이동합니다.” 혜진의 지시가 떨어졌다.
세 사람은 무사히 유물을 회수하여 창공호 내부 분석실로 옮겼다.

***

유물이 분석실 중앙에 놓이자마자, 창공호 내부에는 미묘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갑자기 함교의 메인 스크린에 은하수의 장관 대신, 분홍색 하트들이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혜진이 황당한 표정으로 외쳤다.
“시스템 오류인가요? 민준 항해사, 당장 복구해!”
“복구 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작동하지 않습니다, 함장님. 마치… 시스템 자체가 이 이미지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민준이 땀을 삐질 흘리며 말했다.
그때, 창공호의 내부 스피커에서 감미로운 재즈 음악이 흘러나왔다. 평소에는 듣도 보도 못한 로맨틱한 선율이었다.
“함장님, 배경음악도 자동 재생됩니다. 끄려 해도 꺼지지가 않아요.”
혜진은 두통이 올 지경이었다. “지훈 박사! 유물 분석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대체 저 이상한 하트와 음악은 뭐냐고요!”
분석실에서 뛰어나온 지훈 박사는 안경을 썼다 벗었다 반복하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함장님… 놀라운 발견입니다. 이 유물은… 전파 간섭이나 에너지 교란을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주변 환경의 ‘정서적 주파수’를 조작하는 듯합니다.”
“정서적 주파수? 그게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입니까?” 혜진의 미간이 더욱 깊어졌다.
“쉽게 말해, 이 유물은 주변 사람들의 잠재된 감정을 읽고, 그에 맞춰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아마… 승무원들 사이에 로맨틱한 기류가 감지되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
지훈 박사가 채 말을 잇기도 전에, 우진이 혜진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함장님, 혹시 함장님과 저 사이에 큐피드의 화살이 꽂힌 건 아닐까요? 이 로맨틱한 분위기는 분명 우리를 위한 겁니다!”
혜진은 우진의 팔을 탁 쳐냈다. “쓸데없는 소리 마십시오! 이건 단순히 기계 오작동입니다!”
“하지만 함장님, 제 심장이 더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만?” 우진이 능청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혜진에게 한 발짝 다가섰다.

바로 그때였다. 창공호의 자동문이 갑자기 삐걱거리더니, 혜진과 우진 사이에서 ‘쾅!’ 소리를 내며 닫혀버렸다. 둘은 좁은 통로에 갇히게 된 것이다.
“뭐, 뭐야?!” 혜진이 놀라 소리쳤다.
자동문은 다시 열릴 생각을 안 했다. 오히려, 통로 양옆의 조명이 은은한 주황색으로 바뀌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스피커에서는 재즈 음악이 더욱 부드럽게 흘러나왔다.
“함장님… 우리 둘만의 시간인가요?” 우진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의 얼굴은 평소의 능글맞음과 달리 묘하게 진지했다.
혜진은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이거 당장 열어! 민준 항해사! 문을 열라고!”
“함장님, 안 됩니다! 시스템이 완전히 잠겨버렸습니다! 이쪽에서 강제로 열 수가 없어요!” 민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혜진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우진을 노려봤다. “부함장! 혹시 당신이 뭔가 조작한 겁니까?!”
“제가요? 함장님, 제가 아무리 함장님을 좋아한다고 해도 이런 조악한 방법으로 고백하진 않습니다.” 우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저는 좀 더 로맨틱하고… 극적이고… 진심이 담긴 방법을 선호하죠.”
혜진은 그 말에 순간적으로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좋아한다고?’ 이 남자, 또 능청을 떠는 건가? 하지만 그의 눈빛은 장난기 너머의 진심을 담고 있었다.

***

유물의 효과는 점점 더 강력해졌다.
혜진과 우진이 좁은 통로에 갇힌 지 1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통로 천장에서 꽃잎들이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주선 내부에서 생화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꽃잎들은 혜진과 우진의 어깨 위로 소복이 쌓였다.
“하… 이건 또 무슨…” 혜진이 기가 막히다는 듯 중얼거렸다.
“함장님, 이러다 함장님이 저에게 홀딱 반하는 건 아닐까요?” 우진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마십시오! 저는 이런 저급한 로맨스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때, 통로 끝에 작은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홀로그램은 혜진과 우진이 서로 마주보고 손을 잡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천생연분’이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떠올랐다.
혜진의 얼굴이 터질 듯이 붉어졌다. “젠장! 저 홀로그램 당장 꺼! 민준 항해사! 지훈 박사! 대체 뭘 하는 겁니까!”
“함장님! 저희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유물이 계속해서 이상한 에너지를 내뿜고 있어요!” 지훈 박사의 목소리는 거의 울먹이는 수준이었다.
우진은 고개를 숙여 흐트러진 꽃잎을 혜진의 머리에서 떼어주었다. 순간, 혜진은 심장이 멈추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우진의 손길이 너무나도 부드럽고 다정했다.
“함장님 머리에 꽃이 피었네요.” 우진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부, 부함장!” 혜진은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좁은 통로 때문에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그녀의 등은 차가운 벽에 닿았다.
우진이 천천히 그녀에게 한 발짝 더 다가왔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혜진을 응시하고 있었다.
“저는… 함장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함장님을 좋아했습니다.”
혜진은 숨을 멈췄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의 장난기 없이 진지했고, 그의 눈빛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 유물이… 제 마음을 더 솔직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함장님, 저는… 함장님이 좋습니다.”
고백이었다. 예전부터 알게 모르게 느끼고 있던 그의 마음이, 이 기묘한 유물의 방해로 인해 갑자기 터져 나온 것이다.
혜진은 혼란스러웠다. 이 상황 자체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고 코미디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고백이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닿았다.
그때, 통로의 문이 ‘삐빅!’ 소리를 내며 활짝 열렸다. 지훈 박사와 민준이 잔뜩 당황한 얼굴로 문 앞에 서 있었다.
“함장님! 부함장님! 문이… 문이 갑자기 열렸습니다!” 민준이 외쳤다.
지훈 박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렸다. “유물의 에너지 파동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아마… 목표 달성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혜진과 우진은 어색하게 떨어졌다. 혜진의 얼굴은 여전히 붉었고, 우진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귀 끝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

다음날, 창공호는 평소의 고요함… 아니, 전날의 소란스러움이 사라진 채 어색한 기류만 감돌고 있었다.
메인 스크린은 다시 평범한 별들로 가득했고, 스피커에서는 더 이상 로맨틱 재즈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유물은 분석실 한쪽에 조용히 놓여 있었고, 더 이상 푸른빛을 내뿜거나 이상한 에너지를 발산하지 않았다.
지훈 박사는 유물 주변을 서성이며 뭔가를 중얼거렸다. “신기합니다. 모든 활동이 멈췄어요. 마치…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민준은 평소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지만, 힐끗힐끗 혜진과 우진의 눈치를 살폈다.
혜진은 함장석에 앉아 데이터 패드를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어딘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어제 우진의 고백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좋아합니다’… 그 말은 생각보다 파급력이 컸다.
우진은 평소처럼 능글맞게 행동하려 노력했지만, 혜진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흠칫거리며 시선을 피했다.
함교는 마치 고장 난 로봇처럼 어색한 침묵에 잠겨 있었다.

결국, 혜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부함장.”
우진이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네, 함장님!”
“어제 일… 그… 유물의 영향이었습니까?” 혜진의 목소리에는 미묘한 떨림이 있었다.
우진은 잠시 망설였다. 유물의 영향이라고 말하면 모든 것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아니요, 함장님.” 우진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단호했다. “유물이 제 마음을 솔직하게 만든 건 맞지만… 그 마음은 유물이 오기 전부터 있었습니다.”
혜진은 아무 말 없이 우진을 응시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진심을 담고 있었다.
“함장님은… 어떻습니까?” 우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혜진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진은 그녀가 자신을 질책할까 봐 잔뜩 긴장했다.
혜진은 우진에게 한 발짝 다가섰다. 그리고는 그의 어깨를 툭 쳤다.
“부함장, 저녁 메뉴에 오이 빼라고 식당 AI에 지시해 놓겠습니다.”
우진은 눈을 깜빡였다.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네? 저… 저녁 메뉴요?”
혜진은 피식 웃었다. 그녀의 입가에 어색하지만 사랑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이젠 함장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저도… 부함장님을… 싫어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우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혜진… 씨?”
“네, 우진 씨.” 혜진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분석실에서 뛰어나온 지훈 박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함장님! 부함장님! 유물이… 유물이 다시 빛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붉은색이에요!”
혜진과 우진은 서로를 바라봤다. 붉은색… 그것은 누가 봐도 사랑의 색깔이었다.
창공호의 메인 스크린에는 다시 분홍색 하트들이 둥둥 떠올랐다. 그리고 스피커에서는 전날보다 더욱 달콤한 재즈 음악이 흘러나왔다.
민준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모니터를 보다가 중얼거렸다. “젠장… 난 솔로인데.”
혜진과 우진은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심우주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외계 유물이, 창공호의 딱딱한 규칙과 외로운 우주 생활에 찾아온 가장 로맨틱한 소동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들은 어쩌면, 이 우주선이 영원히 사랑에 빠져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우주선 전체가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듯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