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마른 들판에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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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별안마을의 저녁 노을**
**1. (1컷) 별안마을 전경**
– 푸른 산자락 아래 아담하게 자리 잡은 별안마을. 흙벽돌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강물이 반짝인다. 저녁 노을이 마을을 붉게 물들이며 평화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 아이들이 마을 어귀에서 뛰어놀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2. (2컷) 아란의 약초밭**
– 아란(20대 초반, 단정한 땋은 머리에 차분한 눈빛)이 약초밭에서 조심스럽게 풀을 고르고 있다.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혔지만, 표정은 평온하다.
– **아란 (독백):** (작게) 또 이렇게 하루가 저무는구나.
– **SFX:** (바람 스치는 소리) 스스슥…
**3. (3컷) 할머니와 아이들**
– 마을회관 앞 너른 마당. 할머니(백발의 인자한 표정)가 아이들 몇 명을 모아 놓고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할머니를 올려다본다.
– **할머니:** …그래서 말이다, 그때는 하늘에 별이 어찌나 많았던지, 눈을 감았다 뜨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지.
– **아이1:** 우와! 그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어요?
– **할머니:** 그럼! 지금은 제국 놈들이 하늘마저 가려버리려 하는 게지. 쯧쯧.
– **SFX:** (아이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헤헤헷!
**4. (4컷) 찬의 대장간**
– 마을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대장간. 찬(20대 중반, 듬직한 체구)이 붉게 달궈진 쇠를 망치로 두드리고 있다. 그의 얼굴은 그을렸지만,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장인의 자세가 느껴진다.
– **SFX:** (쇠망치 소리) 쾅! 쾅! 쾅!
**5. (5컷) 아란, 강가에서 물 긷는 모습**
– 물동이를 이고 강가로 향하는 아란.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 **아란 (독백):** 모두들 말한다. 이 작은 마을에서 뭘 할 수 있겠냐고. 하지만… 이대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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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이닥친 폭풍**
**6. (1컷) 별안마을 입구**
–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마을 입구에 거대한 제국 마차 한 대가 멈춰 선다. 황금 독수리 문양이 박힌 깃발이 위압적으로 펄럭인다.
– **SFX:** (말발굽 소리) 타그닥타그닥! (멈추는 소리) 끼이이익-!
**7. (2컷) 제국 관리의 하차**
– 마차에서 제국 관리(화려하고 오만한 복장, 날카로운 눈매)가 내린다. 그의 뒤로 무장한 제국 병사들이 도열한다. 병사들의 표정은 굳어 있고, 손에는 창이 들려 있다.
– 마을 사람들이 일순간 굳어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멎는다.
– **촌장님 (늙고 왜소한 몸짓):** (떨리는 목소리) 이게… 무슨 일이십니까.
**8. (3컷) 제국 관리의 오만한 태도**
– 관리가 콧웃음을 치며 촌장님을 내려다본다. 병사들은 창으로 사람들을 위협하듯 자세를 취한다.
– **제국 관리:** 별안마을 촌장인가? 흠. 늙고 초라하기 그지없군. 제국에서 공문이 내려왔으니 똑똑히 들어라.
**9. (4컷) 공문 낭독**
– 병사 한 명이 두루마리를 펼치고 위압적인 목소리로 공문을 읽는다.
– **병사:** “태양 제국의 번영을 위해, 별안마을은 황혼초 천 근, 은화 삼백 닢을 매월 십오일 전까지 상납할 것을 명한다. 기한을 어길 시, 마을의 모든 수확물은 몰수되며, 남자들은 강제 징집, 여자들과 아이들은 제국의 노예로 편입될 것이다.”
– **SFX:** (사람들의 술렁거림) 웅성웅성…
**10. (5컷) 마을 사람들의 경악**
–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황혼초 천 근이라니! 이 작은 마을에서 감당할 수 없는 양이다. 은화 삼백 닢 또한 마찬가지.
– **찬:**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 말도 안 돼…
– **아란:** (창백한 얼굴로 주먹을 꽉 쥔다)
**11. (6컷) 촌장님의 애원**
– 촌장님이 무릎을 꿇고 애원한다.
– **촌장님:** (울먹이며) 나으리! 황공하오나, 그 양은 저희 마을에서는 도저히… 황혼초는 이맘때쯤 채취하기 어렵고, 은화도… 저희는 그저 보리농사나 짓는 작은 마을입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12. (7컷) 제국 관리의 냉소적인 웃음**
– 관리는 촌장님의 애원을 비웃듯 코웃음을 친다.
– **제국 관리:** 자비? 하! 이 늙은이. 제국의 명령에 토를 다는 것이냐? 너희 따위 미천한 백성들이 제국에 바쳐야 할 것은 오직 순종뿐이다. 명심해라. 다음 달 십오일, 황혼초와 은화를 들고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만약 약속을 어긴다면… (섬뜩한 미소) 별안마을은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야.
– **SFX:** (말발굽 소리) 타그닥타그닥!
**13. (8컷) 마차와 병사들의 퇴장**
– 제국 관리와 병사들이 탄 마차가 다시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진다. 마을에는 싸늘한 침묵과 절망감만 남는다.
– **SFX:** (고요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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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메마른 절망**
**14. (1컷) 마을회관 안**
– 밤이 깊었다. 마을회관 안에는 촛불이 희미하게 타오르고, 마을 어른들이 모여 있다. 모두의 얼굴에 깊은 절망감이 드리워져 있다. 아란과 찬도 함께 앉아 있다.
– **촌장님:** (목소리가 잠겨 있다) 어찌해야 한단 말이오… 황혼초 천 근이라니. 우리 마을 약초꾼들 다 합쳐도 한 달에 오십 근도 채 못 캐는데… 은화는 또 어떻고…
**15. (2컷) 한숨 쉬는 마을 사람1**
– 나이 든 마을 주민 한 명이 한숨을 푹 내쉰다.
– **주민1:** 어차피 제국 놈들이 다 가져갈 거… 뭘 해도 안 될 거요. 그냥 포기하는 게…
**16. (3컷) 찬의 분노**
– 찬이 거친 숨을 내쉬며 벌떡 일어선다. 그의 눈에 분노가 이글거린다.
– **찬:** 포기라니요! 포기하면 우리 아이들은 어찌됩니까? 제국 노예로 끌려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17. (4컷) 주민2의 냉소적인 대꾸**
– 또 다른 주민이 찬을 향해 냉소적으로 말한다.
– **주민2:** 그럼 뭘 어쩌란 말이냐!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 저 거대한 태양 제국에 대항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우리 같은 미약한 존재들이? 다 죽자는 소리밖에 더 돼?
**18. (5컷) 할머니의 침묵**
– 모두가 할머니의 지혜로운 말 한마디를 기다리는 듯 할머니를 바라보지만, 할머니는 그저 말없이 촛불만 응시하고 있다.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더해져 있다.
– **SFX:** (어색한 침묵)
**19. (6컷) 아란의 회상**
– 아란은 약초밭에서 풀을 고르던 때를 회상한다. 평화로웠던 그 순간이 꿈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저녁 노을 아래 아이들이 뛰어놀던 모습…
– **아란 (독백):** (내면의 목소리) 아니야… 포기할 수 없어.
**20. (7컷) 촛불에 비친 아란의 눈동자**
– 촛불이 아란의 눈동자 속에서 흔들린다. 그 안에는 두려움과 함께 단단한 결심이 피어오르고 있다.
– **아란 (독백):** 제국은 우리를 부서뜨리려 하지만, 우리는… 우리는 아직 부서지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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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작은 불씨**
**21. (1컷) 다음 날 아침, 마을 공동 우물**
– 다음 날 아침.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절망감에 휩싸여 있지만, 일상은 이어져야 한다. 몇몇 아낙네들이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다.
– **아낙1:** 어제 밤새 한숨도 못 잤어. 우리 애들 어떡해…
– **아낙2:** 나도 그래. 정말 끝인가 봐.
**22. (2컷) 아란의 등장**
– 아란이 물동이를 이고 우물가로 다가온다.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표정에는 굳은 의지가 서려 있다.
– **아란:** (단호하게) 끝이 아니에요.
**23. (3컷) 아낙네들의 놀란 표정**
– 아낙네들이 아란을 돌아본다.
– **아낙1:** 아란아… 무슨 소리냐.
– **아란:**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있어요. 다음 달 십오일. 그 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해요.
**24. (4컷) 할머니와 아란의 대화**
–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우물가로 나온다. 아란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
– **할머니:** (조용히) 그래, 아란아. 너는 그리 생각하는 게로구나.
– **아란:** 할머니… 어제 말씀하셨잖아요. 별이 많았던 옛날 이야기… 제국이 하늘마저 가리려 한다고요. 그럼 우리가 하늘을 다시 보여줘야죠.
**25. (5컷) 찬의 대장간 앞**
– 아란이 찬의 대장간으로 향한다. 찬은 여전히 침울한 얼굴로 쇠를 두드리고 있다.
– **SFX:** (쇠망치 소리) 쾅! 쾅!
**26. (6컷) 아란과 찬의 대화**
– 아란이 대장간 문을 두드린다. 찬이 망치를 내려놓고 아란을 바라본다.
– **아란:** 찬 오빠. 우리… 뭔가 해야 해요.
– **찬:** (말없이 아란을 응시한다)
**27. (7컷) 아란의 제안**
– 아란이 쭈뼛거리며 말을 꺼낸다.
– **아란:** 이대로 끌려갈 순 없어요. 하다못해 황혼초 천 근을 다 모으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한다고요.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다 같이 힘을 모으면…
– **찬:** (차가운 표정으로) 우리가 모아봤자 제국이 원하는 만큼은 안 될 거다.
**28. (8컷) 아란의 간절한 표정**
– 아란이 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 **아란:** 네. 어쩌면 안 될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어요. 하다못해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가 끝까지 싸웠다는 기억이라도 남겨줘야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9. (9컷) 찬의 망설임과 결심**
– 찬은 아란의 말에 깊이 생각한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다가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단단해진다.
– **찬:** …알았다. 뭘 하면 되는데?
**30. (10컷) 아란의 미소**
– 아란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작은 희망의 불씨가 피어오르는 순간이다.
– **아란:** 일단… 마을 사람들을 다시 모아야겠어요. 다 같이 방법을 찾아야죠.
**31. (11컷) 별안마을의 하늘**
– 저녁 노을이 다시 별안마을을 물들인다. 어제와 같은 풍경이지만, 왠지 모르게 공기 중에는 미약하지만 새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
– **아란 (독백):** 메마른 들판에도 언젠가 바람이 불어오면, 작은 씨앗들이 싹을 울 테니까. 아주 작은 씨앗이라도.
**32. (12컷) 에필로그: 작은 불꽃**
– 캄캄한 밤. 아란과 찬, 할머니가 다시 마을회관에 모여 앉아 작은 촛불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절망이 가득했던 어제 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비록 작은 불꽃이지만, 꺼지지 않을 희망의 불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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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