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1: 첫 만남은 언제나 개판 오분 전
**#1. 세계 무림 대전 개막식 – 대회장 전경**
[ 거대한 원형 경기장. 수만 명의 관중이 운집해 있다. 중앙에는 거대한 비무대가 있고, 그 위로는 화려한 깃발들이 펄럭인다. 장엄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
**내레이션:** (웅장한 목소리)
천하인의 운명을 건 싸움.
혼돈에 빠진 강호를 구원할 단 한 명의 무림 지존을 가리는 자리.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세계 무림 대전’이 지금,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 비무대 아래로 각 문파의 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하나같이 위풍당당하고 압도적인 기세를 뿜어낸다. ]
**내레이션:**
북방의 ‘설산파’, 남해의 ‘해월문’, 서역의 ‘사막오성’, 그리고… 무림 명문 ‘천룡문’의 백류현!
[ 스포트라이트가 한 젊은 남자에게 집중된다. 은빛 비단 도포를 입은 백류현. 냉철하고도 날카로운 눈빛,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에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다. 그의 등장에 관중석이 술렁인다. ]
**관중1:** 저분이 바로 천룡문의 소문주, 백류현 도련님이시잖아!
**관중2:** 역시… 기세부터 남다르다! 이번 대회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겠어!
**관중3:** 저 얼굴 좀 봐… 무림 최고 미남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 백류현은 주변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오직 정면만을 응시하며 단상으로 향한다. ]
**#2. 지각생의 등장 – 대기실 복도**
[ 대기실 복도. 백류현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 숨을 헐떡이는 발소리가 들린다. ]
**[효과음: 타다닥, 헉헉]**
[ 화면에 강하랑이 등장한다. 삼베 같은 수수한 옷차림에 머리는 대충 묶었다. 한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주먹밥을 쥐고 허겁지겁 먹으며 달려온다. 입가에는 밥풀이 잔뜩 붙어 있다. ]
**강하랑:** (주먹밥을 오물거리며) 으읍, 으읍… 늦으면 안 되는데…! 이러다 개막식 다 끝나겠네!
[ 코너를 돌다가 누군가와 부딪힐 뻔한다. ]
**[효과음: 쿵! (피함)]**
**하랑의 시점 – 부딪힐 뻔한 상대:** 백류현. 그가 방금 막 대기실 문을 열고 나오려던 참이었다. 하랑은 아슬아슬하게 그를 스쳐 지나간다.
**백류현:** (낮게 읊조린다) …!
[ 하랑은 그를 흘끗 보고는, 다시 헐레벌떡 뛰어간다. ]
**강하랑:** (멀어지며) 죄송해요! 급해서요!
[ 백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다. 그의 은빛 도포 자락에 밥풀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다. ]
**백류현:** (경멸 어린 눈으로 밥풀을 보며) …무례한 것.
**#3. 대진표 발표 – 대회장 중계석**
[ 다시 대회장. 주심이 대진표를 발표하고 있다. ]
**주심:** 자, 그럼 지금부터 대망의 첫 대결을 발표하겠습니다! 동방 무림의 자존심! ‘황천맹’의 맹주! 강철 주먹, 황보태웅!
[ 관중석에서 우렁찬 환호성이 터진다. 황보태웅은 거대한 체구에 팔뚝은 통나무만 하다. ]
**중계진 – 오 사범:** (흥분한 목소리) 아아, 드디어! 첫 경기부터 거물급 대진이 터졌습니다! 황천맹의 황보태웅! 그의 주먹은 웬만한 강철판도 엿가락처럼 휘게 만들죠!
**중계진 – 박 해설:** (차분하게) 네, 오 사범님. 압도적인 파괴력으로 유명한 고수입니다. 과연 어떤 이가 그의 첫 상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군요.
**주심:** 그의 첫 상대는… 서방 무림, ‘구운산파’의 전수자! 강하랑!
[ 관중석이 순간 정적에 휩싸인다. 그리고 이내 야유와 비웃음이 터져 나온다. ]
**관중1:** 구운산파? 그게 무슨 문파야? 듣도 보도 못했는데!
**관중2:** 망해가는 문파 아니야? 저런 약졸이 황보태웅의 상대라고?
**관중3:** 대회 주최측이 미쳤나? 이건 불공평해!
[ 하랑이 비무대에 올라온다. 여전히 수수한 옷차림에 멍한 표정. 주변의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휘둥그레진 눈으로 비무대를 둘러본다. ]
**강하랑:** (중얼거린다) 우와… 진짜 넓다… 어제 비무대 뒤편 식당에서 밥 먹는 거랑 차원이 다르네.
[ 백류현은 단상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그의 표정은 한층 더 차가워진다. ]
**백류현:** (나지막이) 흐, 무림의 명예를 더럽히는군. 저런 잡배가 어찌 이 신성한 자리에…
**#4. 이변의 시작 – 경기 시작**
[ 주심이 경기 시작을 알린다. ]
**주심:** 자, 양 선수! 위치로! 경기… 시작!
**[효과음: 징!]**
[ 황보태웅이 우렁찬 기합과 함께 하랑에게 달려든다. ]
**황보태웅:** 크아아아! 감히 네깟 것이 나의 상대로 나섰느냐! 물러서라! ‘강철 맹타!’
[ 그의 주먹이 바람을 가르며 하랑을 향해 날아온다. 하랑은 눈을 질끈 감고는, 어설프게 팔을 휘둘러 방어한다. ]
**[효과음: 콰앙! (주먹이 닿는 소리, 하지만 하랑은 예상과 달리 크게 밀려나지 않는다)]**
**오 사범:** 으악! 황보태웅의 필살기! 저 주먹에 맞으면 뼈도 못 추릴 텐데!
**박 해설:** 저 작은 체구로 버텨내다니… 놀랍습니다. 하지만 역부족일 겁니다.
[ 황보태웅은 잠시 당황하지만, 이내 다시 기세를 잡고 맹공을 퍼붓는다. 하랑은 이리저리 피하다가, 갑자기 엉뚱한 행동을 한다. ]
**황보태웅:** 어디까지 버티나 보자! ‘맹호 주먹!’
[ 하랑은 황보태웅의 품으로 뛰어들어, 그의 허리춤을 잡고 번쩍 들어 올리려 한다. ]
**강하랑:** (끙, 낑) 으읍… 무겁잖아! 왜 이렇게 무거워요!
**황보태웅:** (당황하며) 뭐야?! 이 빌어먹을 계집이! 어디서 감히!
[ 황보태웅은 허우적거리며 균형을 잃는다. 하랑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어깨 위로 그의 거대한 몸을 짊어진다. ]
**[연출/지문: 하랑의 얼굴은 붉어졌지만, 눈빛은 사납게 빛난다. 낑낑거리며 황보태웅을 번쩍 들어 올리는 모습.]**
**[효과음: 으으읍! 콰직! (근육 쓰는 소리)]**
**오 사범:** 저, 저건… 대체 무슨 기술입니까?! 괴력! 순수한 괴력입니다!
**박 해설:** ‘구운산파’… 이름만 들어서는 알 수 없는 기이한 무공입니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
[ 하랑은 황보태웅을 그대로 빙글빙글 돌리다가, 비무대 밖으로 내던진다. ]
**강하랑:** 에잇! 저리 가!
**[효과음: 휙! 콰아앙! (황보태웅이 비무대 밖으로 던져지며 바닥에 충돌하는 소리)]**
[ 황보태웅은 비무대 밖 바닥에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며 쓰러진다. 정신을 잃은 듯 미동도 없다. ]
**주심:** (경악에 찬 목소리) 크, 크헉! 장외! 장외패! 구운산파 강하랑 승!
**#5. 경악과 침묵 – 승자의 퇴장**
[ 대회장은 경악과 침묵에 휩싸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모두가 하랑을 바라본다. ]
**오 사범:** 아, 아아! 믿을 수 없습니다! 불세출의 무적 황보태웅이… 저 이름 모를 여인에게!
**박 해설:** 실로 놀라운 장면입니다. ‘구운산파’… 다시 보게 되는군요.
[ 백류현은 단상에서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차갑던 얼굴에 미묘한 균열이 생긴다. 그의 눈동자에 호기심과 함께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친다. ]
**백류현:** (낮게 읊조린다) 저건… 무공이라기보다는… 짐승의 힘에 가깝군. 대체 저런 괴력이…
[ 하랑은 자신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그저 멍하니 서 있다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다. ]
**[효과음: 꼬르륵~]**
**강하랑:** (배를 문지르며) 으음… 배고프다. 이겼으니까 밥 많이 먹어야지.
[ 하랑은 경기 결과에는 아무런 감흥도 없다는 듯, 밥풀이 잔뜩 붙은 입으로 또 다시 주먹밥을 꺼내 먹으며 터벅터벅 비무대를 내려온다. 그녀의 뒤로는 황보태웅이 파묻혀 있는 거대한 구덩이가 보인다. ]
**#6. 복도에서 다시 – 대기실 복도**
[ 대기실 복도. 하랑은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떡을 우물거리고 있다. ]
**강하랑:** (냠냠) 역시 맵싸한 경기 후에는 달콤한 떡이지!
[ 그 순간, 코너를 돌아 걸어오는 백류현과 마주친다. 그는 하랑을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린다. ]
**백류현:** (낮게) 또 너인가.
**강하랑:** (입안 가득 떡을 문 채) 아, 아까 그 도련님?
[ 백류현은 그녀의 입가에 묻은 떡 부스러기를 경멸 어린 시선으로 흘끗 본다. ]
**백류현:** (차가운 목소리) 무례하기 짝이 없군. 경기에서는 요행으로 이겼을지 몰라도, 교양이라는 것을 배우지 못한 자는…
[ 백류현이 하랑을 지나치려 한다. 그때, 하랑이 무심코 씹던 떡 부스러기 하나가 그의 어깨 위로 툭 떨어진다. ]
**[효과음: 툭 (떡 부스러기 떨어지는 소리)]**
**백류현:** (정지. 굳은 얼굴로 어깨를 내려다본다) …!
[ 하랑도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눈을 크게 뜬다. ]
**강하랑:** (놀라서) 어? 아, 죄송해요!
[ 백류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하랑을 바라본다. 그의 눈빛은 아까보다 더욱 차갑고 날카로워졌다. ]
**백류현:** (낮은 목소리로) 너…
[ 하랑은 그의 살벌한 눈빛에 순간 움찔한다. 하지만 이내 떡 부스러기가 묻은 백류현의 어깨를 보며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온다. ]
**강하랑:** (킥킥거리며) 으하하! 도련님 옷에 떡 부스러기! 왠지 모르게 잘 어울리네요? 하하!
[ 백류현의 눈이 크게 뜨인다. 그가 살면서 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은 없었다. ]
**백류현:** (이를 악물고) …감히.
[ 하랑은 백류현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 떡을 우물거리며 복도를 걸어간다. ]
**강하랑:** (멀어지며) 다음 경기도 재밌겠다! 누구랑 붙을까!
[ 백류현은 분노와 당혹감이 뒤섞인 얼굴로 그 자리에 서서 하랑의 뒷모습을 노려본다. 은빛 도포 위, 하얀 떡 부스러기 하나가 선명하게 박혀있다. ]
**내레이션:**
천하인의 운명을 건 싸움.
그리고, 천룡문의 고고한 도련님 백류현과…
구운산파의 기상천외한 소녀, 강하랑의 인연은…
이렇게, 떡 부스러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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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화 예고 ]**
**강하랑:** “어, 저거 설마… 나랑 붙는다는 거야?”
**백류현:** (낮게 으르렁거린다) “이번엔 요행 같은 건 없을 줄 알아라.”
**[ 연출: 비장한 BGM과 함께 하랑과 백류현이 비무대 위에서 서로를 노려보는 모습. ]**
**다음 에피소드:** “재수 없는 녀석과 재수 없는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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