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호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웹툰 에피소드 대본: 그림자의 연인 – 1화. 붉은 달이 뜨는 밤**

**등장인물:**
* **지아:** 20대 초반의 미대생. 섬세하고 호기심 많음. 세상의 평범한 아름다움보다는 기이하고 음산한 것에 매혹되는 경향이 있다.
* **류:** 정체 불명의 그림자 존재. 고대의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 세상의 ‘금기’를 지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컷 1]**
(어두컴컴하고 습기 찬 숲 속. 나뭇가지들이 기괴하게 얽혀 하늘을 가리고 있다. 간간이 찢어진 구름 사이로 희미한 달빛이 새어 들어온다. 숲 저 깊은 곳에 폐허가 된 거대한 저택의 실루엣이 보인다. 으스스한 안개가 낮게 깔려 있다.)
**SE:** (으스스한 밤벌레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스치는 소리)
**나레이션 (지아):** 나는 어둠을 사랑했다. 아니, 어둠 속에서만 비로소 완전한 형태로 피어나는 기이한 아름다움을 동경했다. 빛이 닿지 않는 곳, 숨겨진 진실들. 그 모든 것이 나를 늘 이끌었다.

**[컷 2]**
(지아의 클로즈업. 낡고 칙칙한 후드티를 입고, 두툼한 스케치북과 연필을 든 채 숲길을 걷고 있다. 그녀의 눈은 불안하면서도 어딘가에 홀린 듯 깊은 갈망을 담고 있다. 주변은 더욱 어두워져, 지아만이 빛 한 조각을 받는 듯하다.)
**나레이션 (지아):** 사람들이 등 뒤로 수군거렸다. “저 여자애, 또 저기 가는군.” “대체 저 흉가에 뭐가 있다고 저렇게 미쳐가지고…” 그들의 속삭임은 덤불 속 풀벌레 소리처럼 무의미하게 들릴 뿐이었다.

**[컷 3]**
(녹슨 철제 대문. 거대한 쇠붙이가 엉켜 있고, 그 위로 ‘출입 금지’라는 낡은 팻말이 기울어져 걸려 있다. 팻말은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삭아 있고, 붉은 녹물이 뚝뚝 떨어지는 듯하다.)
**SE:** (낡고 녹슨 쇠붙이가 미세하게 삐걱거리는 소리)
**나레이션 (지아):** 그들의 말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도, 그들의 경고도. 나는 그저… 이끌릴 뿐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어둠의 부름에,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컷 4]**
(저택의 전경. 거대한 고택은 마치 살아있는 괴물처럼 숲 속에 깊이 잠겨 있다. 창문들은 깨져 검은 동공처럼 보이고, 핏빛으로 물든 듯한 담쟁이덩굴이 벽을 잠식해 더욱 음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달이 저택의 첨탑 위로 걸려 있다.)
**SE:** (어디선가 들려오는 알 수 없는, 낮고 길게 울리는 공명음)

**[컷 5]**
(저택 내부. 거대한 홀. 찢어진 벽지, 부서진 앤티크 가구들이 먼지에 두껍게 덮여 있다. 가운데에는 샹들리에가 떨어져 박살 난 흔적이 역력하다. 공기는 무겁고 차갑다. 지아는 홀 중앙에 서서 천천히 주위를 둘러본다.)
**지아:** (숨을 들이쉬며, 낮은 한숨) …또 왔네.
**SE:** (지아의 발걸음에 따라 바닥의 나무 조각들이 삐걱거리는 섬뜩한 소리)

**[컷 6]**
(지아가 한쪽 구석, 비교적 깨끗한 벽에 기대어 앉아 스케치북을 펼친다. 그녀의 손은 망설임 없이 움직인다. 스케치북에는 저택의 음산한 풍경, 부서진 아름다움이 빠르게 그려진다.)
**나레이션 (지아):** 이곳에 오면, 늘 나를 짓누르던 답답함과 세상의 부조화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어쩌면 내가 이곳에 속해있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하면서도 달콤한 착각이 들 때도 있었다.

**[컷 7]**
(지아가 무언가에 이끌린 듯 고개를 든다. 어두운 복도 끝, 아주 희미하게 움직이는 그림자. 착각인 듯 사라지지만, 지아는 분명히 보았다. 마치 어둠이 형체를 갖추려다 만 것처럼.)
**SE:** (지아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미미한 진동. 주변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는 느낌.)
**지아:** …? (눈을 가늘게 뜨고 집중한다.)

**[컷 8]**
(그림자가 보였던 복도 끝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지아의 얼굴. 두려움보다는 깊은 호기심과 알 수 없는 끌림이 가득하다.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스케치북을 여전히 손에 든 채.)
**나레이션 (지아):** 처음엔 그저 낡은 집의 그림자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람 때문이라고, 내 상상일 뿐이라고. 하지만… 아니었다. 이곳은 살아있었다.

**[컷 9]**
(복도를 따라 걷는 지아. 발걸음 소리만이 텅 빈 공간을 음산하게 울린다. 복도 벽에는 오래된 초상화들이 걸려 있는데, 그 속 인물들의 눈동자가 지아를 쫓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초상화 속 인물들의 표정은 굳어있지만 어딘가 애처롭다.)
**SE:** (지아의 발걸음 소리, 텅 빈 공간의 깊은 울림. 차가운 바람이 지아의 뺨을 스치는 소리.)

**[컷 10]**
(복도 끝에 다다르자, 다른 방으로 통하는 문이 살짝 열려 있다. 그 틈새로 아주 미약하고 끈적한 어둠이 스멀스멀 새어 나온다. 마치 살아있는 연기처럼, 심장이 뛰는 듯한 규칙적인 움직임으로.)
**지아:** (작게 숨을 들이쉬며, 거의 속삭이듯) …여기였나.
**SE:** (문틈으로 스며드는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기운. 지아의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소리.)

**[컷 11]**
(지아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방 안을 들여다본다. 방은 온통 검은 벨벳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다. 짙은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그 어둠 자체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낸다.)
**지아:**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만 또렷하게) …누구… 없어요? 당신은… 여기 계신 거죠?
**SE:** (침묵. 너무나 깊고, 질척이는 듯한 침묵. 모든 소리가 먹혀든다.)

**[컷 12]**
(방 안의 짙은 어둠 속에서, 아주 희미하게 두 개의 붉은 점이 빛난다. 마치 깊은 심연에서 떠오른, 태고의 빛을 품은 눈동자처럼. 지아는 그것을 직감적으로 ‘눈’이라고 느낀다.)
**SE:** (지아의 심장 박동 소리 – 쿵, 쿵, 쿵… 점점 격렬해진다.)
**류 (목소리 – 정신에 직접 울리는 듯한, 낮고 깊은 울림):** …돌아가라.

**[컷 13]**
(눈을 크게 뜬 지아의 얼굴. 공포에 질렸지만, 동시에 묘한 전율과 호기심이 뒤섞여 있다. 그녀는 뒷걸음질 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붉은 눈동자에 시선을 고정한다.)
**지아:** …누구세요? 당신은… 이곳에, 이 어둠 속에… 계셨군요.

**[컷 14]**
(붉은 눈동자가 잠시 희미해지는 듯하더니, 어둠 속에서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듯 희미한 형체가 드러난다. 아직 온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인간의 실루엣과 비슷한, 길고 가는 형상. 팔다리가 길고 유연하며, 마치 그림자 자체가 형상을 이룬 듯하다.)
**류 (목소리):** 너는… 이곳에 올 자격이 없다. 이 어둠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컷 15]**
(지아가 떨리는 손으로 스케치북을 든다. 마치 무기를 든 것처럼. 그녀는 그 형체를 향해 스케치북을 내민다. 그녀의 눈빛은 간절하다.)
**지아:** 난… 당신을 그릴 수 있어요. 당신의 외로움도… 이 어둠도… 전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컷 16]**
(그림자 존재, 류의 시점. 지아의 스케치북에 그려진 붉은 달이 뜬 저택의 그림. 그 아래에는, 그림자처럼 서 있는 희미한 존재가 묘사되어 있다. 지아가 자신을 알아보고,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에 류는 동요한다. 그의 그림자 형상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SE:** (정체 모를 낮은 으르렁거림, 또는 공간의 미세한 떨림. 유리가 긁히는 듯한 소리.)
**류 (목소리 – 이전보다 미세하게 흔들리며, 당혹감과 함께):** …어리석은 인간. 너는… 무엇을 원하는 것이냐.

**[컷 17]**
(지아가 한 발짝 더 다가선다. 그녀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다. 류의 그림자 형상 주위로 검은 기운이 더욱 짙게 피어오르며,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는 듯하다. 지아의 머리카락이 기운에 흩날린다.)
**지아:** 당신은… 외로웠죠? 이곳에 혼자…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건가요? 나도… 그랬어요.
**나레이션 (지아):**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우리가 같은 외로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서 버려진 존재들.

**[컷 18]**
(류의 클로즈업.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던 눈동자가 더욱 강렬하게 타오른다. 그의 주위로 그림자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방 안의 깨진 유리 조각들이 공중으로 살짝 떠오른다. 지아의 스케치북이 팔랑인다.)
**SE:** (방 안을 휘감는 사나운 바람 소리, 깨진 유리 조각들이 부딪히는 쨍그랑거리는 소리. 존재의 분노가 느껴진다.)
**류 (격앙된, 그러나 고통스러운 목소리):** 감히… 내 존재를 감싸 안으려 하다니! 이 금기를, 이 벽을… 넘으려 하지 마라!

**[컷 19]**
(지아의 몸이 강한 에너지에 밀려 뒤로 휘청인다. 그녀는 벽에 부딪히며 스케치북을 놓친다. 스케치북은 바닥에 떨어지고, 그 안에 그려진 그림들이 어둠 속에 흩뿌려진다.)
**지아:** 큭…!! (고통스러운 신음)
**SE:** (강한 충격음, 지아가 벽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 이어서 깨진 스케치북의 그림들이 바닥에 흩뿌려지는 소리.)

**[컷 20]**
(쓰러진 지아의 시점. 류의 그림자 형상이 더욱 거대하고 위압적으로 변해 있다. 그의 뒤로, 마치 세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한 검은 균열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 균열 속에서 기분 나쁜 붉은 빛이 새어 나오고, 섬뜩한 형상들이 어른거린다.)
**류 (격렬하게, 온몸으로 경고하듯):** 돌아가라! 너는… 이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 금기를 깨는 순간, 세상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다! 너의 존재마저… 파멸시킬 것이다!

**[컷 21]**
(붉은 달이 떠오른 밤하늘. 저택의 실루엣 위로 달이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 저택 주변을 감싸고 있던 숲이 마치 비명을 지르듯 흔들리고, 알 수 없는 형상의 그림자들이 지상 위로 기어오르는 듯하다. 저택 전체가 기괴하게 일렁인다.)
**SE:** (하늘을 가르는 찢어지는 듯한 괴성과 울부짖음. 세상의 비명.)

**[컷 22]**
(다시 지아의 방. 밤늦은 시간. 그녀는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다. 손에는 아까 떨어뜨렸던 스케치북이 쥐어져 있다. 그녀의 얼굴에는 공포와 혼란, 그리고 알 수 없는 희열이 묘하게 섞여 있다.)
**나레이션 (지아):** 그는 나를 밀어냈다. 세상의 균형, 금기… 그 모든 것을 언급하며. 내가 다가서는 순간, 세상이 뒤틀리는 것을 보여주며.

**[컷 23]**
(지아가 스케치북을 펼친다. 아까 류에게 보여주었던 그림이 펼쳐져 있다. 붉은 달이 뜬 저택과 그 안에 서 있는 류의 그림자 형상. 그런데 그림 속 류의 형상 옆에, 지아의 모습이 희미하게 덧그려져 있다. 마치 류가 그녀를 기억하려는 듯이, 혹은 이미 그녀를 받아들인 듯이.)
**나레이션 (지아):** 하지만 나는 보았다. 마지막 순간, 그의 어둠 속에서 흔들리던 고독을. 그리고… 그가 내 손을 놓지 못해 망설이던 찰나를. 그는 나를 원했다. 내가 그를 원하듯이.

**[컷 24]**
(지아가 스케치북 속 그림에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그림 속 류의 눈동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희미하게 붉게 빛나는 듯하다. 지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진다.)
**지아:** (나지막이, 그리고 단호하게) 나는… 당신에게 돌아갈 거야. 어떤 금기라도… 내가 깨 줄게.

**[컷 25]**
(지아의 눈 클로즈업. 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녀의 눈빛은 강렬하고 결의에 차 있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붉은 달이 어른거리는 듯하다. 창밖으로 핏빛 붉은 달빛이 그녀의 얼굴을 강렬하게 비춘다.)
**나레이션 (지아):** 금지된 사랑. 그 파멸적인 달콤함에, 나는 기꺼이 몸을 던질 것이다.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