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빛 그림자 – 1화: 결정의 밤
**[프롤로그]**
**1. [어두운 우주, 수많은 별들이 반짝인다. 그 사이로 빛을 잃은 듯 황량한 행성 하나가 천천히 화면 안으로 들어온다.]**
– **내레이션 (시아):** 광활한 우주에 빛나는 별들이 모두 희망은 아니었다. 어떤 별빛은 냉담했고, 어떤 별빛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우리의 별은, 그림자 속에 갇혀 있었다.
– **SFX:** (잔잔하게 깔리는 우주의 정적, 희미한 전자음) 웅- 스으…
**2. [황량하고 낡은 행성 ‘케르베로스-7’의 전경. 거대한 금속 구조물들이 녹슨 채 끝없이 펼쳐져 있다. 부서진 건물들과 흙먼지가 뿌옇게 날리는 지면.]**
– **내레이션 (시아):** ‘케르베로스-7’. 제국은 이 행성을 ‘자원 공급지’라 불렀다. 그리고 우리를 ‘노동력’이라 불렀다. 그들의 거대한 우주선이 이 행성에서 광물을 실어나를 때마다, 우리의 숨통은 더욱 조여왔다.
**[본편 시작]**
**3. [케르베로스-7의 허름한 주거 구역. 낡은 천막과 금속 조각으로 얼기설기 지어진 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아이들이 말라붙은 흙바닥에서 작은 돌멩이나 부스러기 같은 것을 줍고 있다. 앙상한 팔다리, 푹 꺼진 눈.]**
– 멀리서 제국군 순찰선의 낮고 위압적인 엔진음이 들려온다. 아이들이 움찔하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 **SFX:** (멀리서 들려오는 순찰선의 낮고 위압적인 엔진음) 웅- 웅- 웅-
– **아이1:** (작은 돌멩이를 굴리며) 엄마, 배고파…
– **아이2:** 오늘… 물도 없어… 목말라…
**4. [주거 구역 한편, 낡은 천막 그림자 아래. 시아는 말없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그녀의 눈은 단단하지만 슬픔이 엿보인다. 뺨에는 오래된 상처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 그녀의 손이 무심코 허리춤에 짚인다. 그곳에는 낡았지만 잘 관리된 에너지 권총이 있다.
– **시아 (속마음):** 매일매일이 똑같았다.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 살아있기 위해, 그저 살아있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 제국이 남긴 찌꺼기로 연명하는 삶.
**5. [시아의 시선이 움직여, 멀리 보이는 거대한 제국군 기지를 향한다. 회색빛 거대 구조물 위로 제국의 상징인 검은 독수리 문양의 깃발이 펄럭인다.]**
– 그때, 순찰선 한 대가 주거 구역 바로 위를 스쳐 지나간다.
– **SFX:** (제국군 순찰선이 머리 위를 지나가며 내는 거친 엔진음과 바람 소리) 쉬이이익- 콰앙!
– 순찰선이 지나간 자리에는 거대한 흙먼지 폭풍이 일어 아이들을 덮친다. 아이들이 콜록거리며 눈을 비빈다.
– **시아 (주먹을 꽉 쥐며, 나지막이):** 언제까지… 언제까지 이래야만 하는 거지?
**6. [밤, 폐쇄된 광물 채굴 기지 깊은 곳. 어두컴컴하고 좁은 통로를 따라 시아, 카이, 라드, 엘라가 걸어가고 있다.]**
– 낡은 파이프에서는 증기가 새어 나오고, 금속 부딪히는 소리가 울린다. 발걸음 소리가 통로에 메아리친다.
– **SFX:** (증기 새는 소리) 칙- 칙- (물 떨어지는 소리) 똑- 똑- (발걸음 소리) 터벅 터벅 터벅…
– **엘라:** (손목에 찬 작은 통신기에서 지직거리는 소리를 듣고 나직하게 속삭인다) 제국군 순찰, 예정보다 한 시간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오늘 밤 회의는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거예요.
– **카이:** (머리에 찬 서클릿형 단말기를 조작하며) 예상 시뮬레이션과 일치. 제국군 놈들, 어째 요즘 부쩍 경계가 강화된 느낌이라니까요?
**7. [낡은 회의실. 찌그러진 금속 테이블 주위에 네 사람이 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는 낡은 홀로그램 프로젝터가 놓여 있고, 주변엔 녹슨 공구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 프로젝터에서 희미하게 케르베로스-7의 행성 지도가 띄워져 있다. 희미한 불빛이 네 사람의 얼굴을 비춘다.
– **라드:** (묵직하고 낮은 목소리로)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시아. 제국이 어제부로 ‘정화 구역’을 확대했습니다. 북부 수자원 저장소마저 통제하에 들어갔습니다.
**8. [카이가 키보드를 두드려 홀로그램 지도를 확대한다. 수자원 저장소 주변이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 **카이:** (흥분한 목소리로) 이젠 물도 제대로 못 마신다는 얘기예요! 제국 놈들은 우리가 목마름에 지쳐 죽어가기를 바라는 거죠! 이거 완전 미쳤어요! 행성 환경 정화 구역? 개뿔! 그냥 우리를 말려 죽이려는 수작이라구요!
– **엘라:**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회피한다) 제 동생이 어제… 물을 구하러 나갔다가 잡혀갔어요. 제국군 막사로 끌려갔는데… 돌아오지 못하고 있어요.
– **SFX:** (엘라가 손톱으로 테이블을 긁는 소리) 드르륵-
**9. [엘라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라드가 그녀의 어깨를 조용히 다독인다. 그의 얼굴에도 깊은 피로감이 서려 있다.]**
– **라드:** (낮은 한숨) 평화적인 항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아. 수도 없이 시도했지만, 그들은 우리를 벌레처럼 취급할 뿐이었지.
– **시아:** (냉정하게, 하지만 단호하게) 그래요. 그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그들의 심장을 꿰뚫는 소리를 지르지 않는 한.
**10. [시아가 자리에서 일어서 테이블 위에 손을 짚는다. 네 사람 중 가장 작지만, 가장 강인한 기운이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온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된다.]**
– **시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요.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순 없어요. 우리는 행동해야 해요.
**11. [카이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선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 **카이:** 시아, 설마… 정말 ‘그 계획’을 실행하자는 말이에요? 제국군 기지를… 공격하자고요? 직접적으로?
**12. [엘라가 놀란 표정으로 시아를 바라본다. 라드는 미간을 찌푸린 채 깊은 생각에 잠긴다.]**
– **엘라:** (떨리는 목소리) 하지만… 제국군 기지는 난공불락이에요. 병력도 장비도,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압도적이고… 우리는 고작 이 몇 명인데…
**13. [시아의 눈빛이 더욱 강렬해진다.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동료들을 돌아본다.]**
– **시아:** 우리는 정면으로 맞서 싸울 생각은 없어요. 우린 게릴라죠. 그리고 그들에겐 약점이 있어요. 바로 ‘오만함’과 ‘자신감’이죠.
– **SFX:** (시아가 홀로그램 프로젝터를 두드리는 소리) 톡- 톡-
**14. [홀로그램 지도가 바뀌어, 제국군 기지의 내부 구조도와 복잡한 통신망 배치도가 나타난다. 카이가 놀라움에 탄성을 지른다.]**
– **카이:** 잠깐만, 이 정보는… 어디서 구한 거예요? 제국군 기지의 핵심 통신망 배치도잖아! 이건 최고 기밀일 텐데!
**15. [시아가 카이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 **시아:** 이걸 얻기 위해 몇 달을 헤맸는지 몰라. 이 기지는 통신망이 핵심이야. 모든 병력 배치, 자원 이동, 심지어 외부와의 연락까지도 이 통신망에 의존하고 있어.
**16. [시아가 지도의 한 부분을 가리킨다. 기지 중심부에 우뚝 솟은 거대한 통신 안테나가 표시된다.]**
– **시아:** 이 통신 안테나를 무력화하면, 케르베로스-7의 제국군 기지는 당분간 외부와 고립될 겁니다. 지원 병력도, 보급품도 없이, 고립된 섬이 되는 거죠.
**17. [라드가 홀로그램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그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힌다.]**
– **라드:** 통신망 마비라… 과거 제국군 시절에도 이 기지의 통신망은 최고 보안 등급으로 분류됐었지. 침투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핵심 서버는 지하 벙커에, 그것도 다중 방어막으로 보호받고 있을 텐데.
**18. [카이가 손가락으로 홀로그램을 확대하며 고개를 젓는다.]**
– **카이:** 불가능은 아니에요, 라드 씨! (확대된 지도의 특정 지점을 가리키며) 이 부분, 오래된 비상 통신선이에요. 평소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비상시를 대비해 외부망과 연결돼 있죠. 보안도 느슨할 거고요. 이곳을 통해 진입해서 메인 통신 서버에 바이러스를 심으면… 제가 직접 코딩한 ‘망치’ 바이러스라면… 적어도 48시간 이상 제국군 통신망을 마비시킬 수 있어요!
**19. [카이의 눈이 반짝거린다. 그는 이미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 듯하다.]**
– **카이:** 하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해요. 제국군이 오늘 밤 정화 구역을 확대했으니, 내일이면 수자원 저장소 통제가 더욱 강화될 거예요. 오늘 밤에 실행해야만 해요! 내일부턴 침투 자체가 불가능해질 겁니다.
**20. [모두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돈다.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 하지만 유일한 희망.]**
– **엘라:** (작은 목소리로) 오늘 밤이라구요…? 그건 너무 위험해요… 라드 아저씨 말대로 난공불락인데…
**21. [시아가 엘라의 눈을 똑바로 응시한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함께 깊은 공감이 담겨 있다.]**
– **시아:** 위험하지 않은 싸움은 없어, 엘라. 하지만 더 위험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대로 무너지는 거야. 네 동생처럼, 다른 아이들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는 것.
**22. [엘라가 시아의 말에 고개를 떨군다. 그녀의 주먹이 떨린다. 이내, 고개를 들자 눈에는 결의가 서려 있다.]**
– **엘라:** 제 동생은… 제가 꼭 찾아낼 거예요. 이대로 있을 순 없어요.
**23. [라드가 자리에서 묵묵히 일어난다. 그의 표정은 결연하다. 전직 제국군다운 무게감이 느껴진다.]**
– **라드:** 좋습니다. 시아. 작전 목표는 제국군 기지 통신 안테나 마비. 침투조는 제가 이끌겠습니다. 카이, 당신이 핵심 통신망 해킹을 맡고, 엘라, 당신은 침투 경로의 감시와 경계 임무를 맡는다.
**24. [라드의 말에 카이와 엘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보다 결의가 더 강하게 비친다.]**
– **카이:** 해킹은 제가 직접 해야 해요! 제 코딩 능력은 이 우주 최고니까요! 제 바이러스라면 어떤 방벽이든 뚫을 수 있습니다!
– **엘라:** 제가 길을 열게요. 제국군 감시망은 저를 못 잡을 거예요. 그림자처럼 움직일 수 있어요.
**25. [모두의 시선이 다시 시아에게로 향한다. 그녀의 최종 결정만이 남았다.]**
– **시아 (깊은 한숨 후, 결연한 눈빛으로):** 좋아요. 오늘 밤, 움직여요. 이 어둠 속에서, 우리는 별빛을 찾아야만 해요. 제국의 심장에 우리의 첫 번째 그림자를 드리우는 겁니다.
– **SFX:** (시아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치는 소리) 탁-!
**26. [시아의 눈 클로즈업. 그 안에는 분노와 슬픔, 그리고 결코 꺾이지 않을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 **내레이션 (시아):** ‘별빛 그림자’라는 이름은, 우리가 어둠 속에서 희망의 빛을 좇는 그림자 같은 존재들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오늘 밤, 그 이름의 무게를 짊어지고 걷는다.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할지라도, 우리에게는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다.
**27. [네 사람이 각자 장비를 점검하고 무장하는 모습. 낡았지만 개조된 에너지 권총, 해킹 장비, 전투복, 작은 통신기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비장하고 결의에 찬 표정.]**
– **SFX:** (장비를 만지는 금속음, 무기 장전 소리) 철컥- 띠리릭- (전투복 지퍼 올리는 소리) 스윽-
**28. [폐쇄된 기지 출구. 네 사람이 어둠 속으로 나선다. 행성의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멀리서 거대한 제국군 기지의 실루엣이 위압적으로 우뚝 솟아 있다.]**
– 그들의 실루엣 뒤로,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별들이 보인다. 마치 그들을 응원하듯.
– **내레이션 (시아):** 제국의 심장은 너무나 크고 강했다. 하지만 아무리 거대한 심장이라도, 혈관을 끊어버리면 고동을 멈출 수 있다. 오늘 밤, 우리는 그들의 가장 약한 곳을 노린다.
**29. [화면 암전.]**
**END OF EPISODE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