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대본: 그림자 아래 피어나는 꽃
**제목:** 첫 모닥불
**장르:** 일상 힐링 드라마, 저항 서사
—
**[장면 1] 쇠락한 마을, 희미한 등불**
**[배경]**
새벽이 막 물러가고 동이 터오는 시간. 한때는 풍요로웠을 법한 ‘늘푸른 마을’은 이제 황량한 기운이 감돈다. 낡은 목조 가옥들은 군데군데 보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해 삐걱거리고, 밭은 메마르며, 띄엄띄엄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던 작은 개울물도 예전보다 훨씬 수량이 줄어 졸졸 흐르는 소리마저 힘겹다. 마을 전체를 짓누르는 아크로스 제국의 무거운 그림자, 그 아래에서 사람들은 희미한 등불처럼 간신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등장인물]**
* **리나:** (20대 초반) 늘푸른 마을의 젊은 약초꾼. 맑은 눈빛 속에 어딘가 모를 비애와 강단이 공존한다. 낡았지만 깨끗한 옷차림. 허리춤에는 작은 약초 주머니가 매달려 있다.
* **할배:** (80대) 마을의 가장 연장자. 백발에 주름 가득한 얼굴이지만, 눈빛은 여전히 총명하다. 평소에는 말이 없으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현명한 조언을 건넨다.
* **한결:** (20대 중반) 마을의 젊은 농부. 우직하고 성실하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적인 면도 있다. 굳건한 체격.
—
**1.1 / 001 컷**
(리나의 뒷모습. 낡은 오두막집 문을 조용히 열고 나온다. 아직 어스름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새벽 공기가 뺨을 스친다.)
**리나 (내레이션)**
고요한 새벽, 늘푸른 마을은 언제나 같은 숨을 쉬었다. 어두운 침묵 속에 가라앉아, 희미한 희망을 꿈꾸는 듯한… 그런 숨.
**1.2 / 002 컷**
(리나가 지친 표정으로 마을을 둘러본다. 메마른 밭, 움츠러든 사람들. 멀리 제국 병사들이 오가는 감시탑의 실루엣이 보인다.)
**리나 (내레이션)**
제국의 굳건한 벽은 우리 마을을 둘러싼 공기마저 압박했다. 숨 쉬는 것조차 마음껏 할 수 없는 나날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그림자 속에 살고 있었다.
**1.3 / 003 컷**
(어린아이가 낡은 옷을 입고 마른 기침을 하며 지나간다. 리나는 아이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리나 (내레이션)**
허기가 일상이 되고, 병은 친구가 되었다. 약초꾼으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잠시나마 고통을 잊게 해주는 것뿐. 근본적인 치유는 언제나… 너무 멀리 있었다.
—
**[장면 2] 할배의 지혜**
**[배경]**
마을 어귀, 커다란 늙은 느티나무 아래. 할배는 늘 그곳에 앉아 해 뜨고 지는 것을 바라본다. 투박하게 깎은 나무 지팡이를 짚고 있지만, 움직임은 여전히 단정하다.
**2.1 / 004 컷**
(리나가 약초 바구니를 들고 할배에게 다가간다. 할배는 나무 밑동에 기대어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리나**
할배, 오늘도 일찍 나오셨네요. 밤새 추웠을 텐데.
**할배**
(옅게 미소 지으며)
이 나이 되면, 잠이라는 게 딱히 정해진 시간도 없어. 오히려 이 새벽 공기가 더 시원하다네.
**2.2 / 005 컷**
(리나가 할배 옆에 앉는다. 할배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만큼이나 많은 사연이 담겨 있다.)
**리나**
요즘 마을 사람들이 더 힘들어 보여요. 어제는 한결이 형님도 세금 독촉 때문에 제국 병사들이랑 실랑이를 벌였대요. 결국 밭에서 수확한 곡식 절반을 빼앗겼다고…
**할배**
(눈을 감고 잠시 침묵하다가)
…제국은 언제나 그랬지. 채우면 또 비우고, 비우면 또 채우기를 반복하며 우리 삶의 바닥을 긁어먹었어.
**2.3 / 006 컷**
(할배가 눈을 뜨고 리나를 바라본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깊다.)
**할배**
하지만 말이야, 리나. 나무가 뿌리째 뽑히지 않는 한, 아무리 말라도 다시 싹을 틔울 수 있는 법이다.
**리나**
(고개를 숙이며)
하지만 저희는 너무 약해요. 제국은 너무 크고, 저희는… 그저 평범한 백성들일 뿐인데…
**2.4 / 007 컷**
(할배가 리나의 손을 조용히 잡는다. 그의 손은 거칠지만 따뜻하다.)
**할배**
평범한 백성? 리나, 이 마을의 모든 생명은 평범하지 않다. 대지에서 자라난 풀 한 포기, 바위 틈을 비집고 솟아난 새싹 하나도 제 삶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쓴다. 우리 조상들도 그랬지. 처음부터 제국에 모든 걸 내어준 건 아니었어.
**2.5 / 008 컷**
(할배가 먼 옛날을 회상하듯 눈빛이 아련해진다. 그의 목소리에는 희미하지만 단단한 힘이 실려 있다.)
**할배**
그때는 말이지, 작은 마을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살았다. 제국이 우리에게 요구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우리 스스로를 채웠어.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고, 기쁨을 나누고… 그때는 모닥불 하나에도 마음이 모였지.
**리나**
(작게 중얼거린다)
모닥불…
**할배**
그래, 모닥불. 어둠 속에서 함께 불을 지피고, 그 불빛 아래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었어. 서로의 온기로 추위를 녹이고, 서로의 이야기로 고통을 잊었지. 그때는 아무리 추운 겨울도 견뎌낼 수 있었다네.
—
**[장면 3] 작은 반항, 큰 울림**
**[배경]**
해 질 녘, 마을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린다. 불안과 분노의 기운이 뒤섞여 있다. 제국 병사 두 명이 광장 한가운데서 서류를 든 채 고압적인 태도로 서 있다.
**3.1 / 009 컷**
(제국 병사 중 한 명이 칙령을 읽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거만하고 날카롭다.)
**제국 병사 1**
“…이에 따라, 늘푸른 마을은 다음 달 해 뜨는 시각까지 식량 비축량의 삼 분의 일을 추가로 징수한다. 또한, 마을 청년들은 제국 광산으로 가서 열흘간 의무 노역에 참여하도록 한다! 거부 시에는 역적죄로 다스릴 것이다!”
**3.2 / 010 컷**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탄식과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특히 한결의 얼굴은 격앙되어 있다.)
**마을 사람 1**
뭐라고?! 삼 분의 일이라고? 그럼 우린 뭘 먹고 살라는 거야!
**마을 사람 2**
광산 노역이라니! 지난번에 간 영식이 놈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결**
(앞으로 나서려 한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이미 걷어갈 만큼 걷어가지 않았소! 이럴 순 없어!
**3.3 / 011 컷**
(제국 병사 2가 창을 바닥에 쾅 하고 찍으며 한결을 위협한다.)
**제국 병사 2**
닥쳐라! 제국의 칙령에 토를 달지 마라, 천한 것! 네놈 목숨이 아깝지 않으냐!
**3.4 / 012 컷**
(리나가 한결의 팔을 붙잡으며 진정시킨다. 그녀의 눈빛은 단호하다.)
**리나**
한결 형님! 진정하세요.
**한결**
(리나를 바라보며)
하지만 리나! 이러다간 우리 모두 굶어 죽고 말 거야! 광산에 끌려가 죽으나, 여기서 굶어 죽으나 뭐가 다르단 말이오!
**3.5 / 013 컷**
(리나가 마을 사람들을 둘러본다. 모두의 얼굴에 절망과 공포가 드리워져 있다. 문득 할배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모닥불 하나에도 마음이 모였지.’)
**리나 (내레이션)**
절망은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이대로 주저앉아 모든 것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 할배의 지혜가 나를 일깨웠다.
**3.6 / 014 컷**
(리나가 제국 병사들을 똑바로 응시한다. 그리고는 조용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말한다.)
**리나**
…알겠습니다. 제국의 칙령을 따르겠습니다.
**마을 사람 3**
(놀란 듯)
리나!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한결**
리나! 제정신이오?!
**3.7 / 015 컷**
(리나가 천천히 마을 사람들을 향해 돌아서며 말한다. 그녀의 눈빛은 온화하지만 결의에 차 있다.)
**리나**
네,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대신 저녁에 모두 함께 모여 이 칙령에 대해 논의할 시간을 주십시오. 평민에게도 의견을 나눌 권리는 있지 않습니까?
**제국 병사 1**
(코웃음 치며)
의견? 감히 백성 주제에… 흥, 좋다. 어차피 불만만 실컷 토해내다가 알아서 포기하겠지. 하지만 감시할 것이다. 헛된 생각을 품는다면, 그 죄는 마을 전체가 물어야 할 것이다!
**3.8 / 016 컷**
(병사들이 광장을 떠난다. 마을 사람들은 웅성거린다. 한결이 리나에게 다가온다.)
**한결**
리나… 대체 무슨 생각인 거요? 괜히 병사들 눈총만 더 받게 되는 거 아니오!
**리나**
(한결의 어깨를 토닥이며)
형님, 혼자서 외치면 그저 한 사람의 분노지만, 모두가 함께 모이면… 그것은 다른 의미가 됩니다.
—
**[장면 4] 모닥불 아래, 하나된 마음**
**[배경]**
밤이 깊은 마을 뒤편의 작은 공터. 제국 병사들의 눈을 피해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낮 동안의 침묵을 깨고, 조용하지만 의미심장한 움직임이 시작된다. 공터 중앙에는 할배가 미리 피워둔 작은 모닥불이 잔잔하게 타오르고 있다. 불꽃이 사람들의 지친 얼굴에 따뜻한 빛을 드리운다.
**4.1 / 017 컷**
(모닥불이 활활 타오른다. 그 주위로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걱정과 함께 미약한 희망의 빛이 스친다.)
**리나 (내레이션)**
어둠은 깊었지만, 불꽃은 더욱 선명했다.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우리 마음속에도 작은 희망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4.2 / 018 컷**
(할배가 모닥불에 마른 나뭇가지를 넣는다. 불꽃이 한층 더 밝아진다.)
**할배**
…자, 이제 불이 지펴졌으니, 그대들의 마음속 이야기도 밖으로 꺼내 보거라.
**4.3 / 019 컷**
(한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한결**
할배… 리나 말대로, 이렇게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놓일 줄은 몰랐습니다. 낮에는 감히 생각조차 못 했는데…
**마을 사람 4**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 혼자 삭이다 보면 병이 되는데, 이렇게 함께 있으니 덜 외로운 것 같아요.
**4.4 / 020 컷**
(리나가 작은 바구니를 내민다. 바구니 안에는 찐 고구마 몇 개와 따뜻한 차가 담긴 주전자가 있다.)
**리나**
제가 오늘 아침에 캔 약초들로 달인 차와, 지난번에 몰래 심어둔 고구마예요. 많지는 않지만, 함께 나눠 먹어요.
**마을 사람 5**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 리나… 이렇게 따뜻한 걸 얼마만에 먹어보는지…
**4.5 / 021 컷**
(사람들이 따뜻한 차와 고구마를 나눠 먹는다. 굶주림에 지쳤던 이들의 얼굴에 잠시나마 온기가 돌아온다. 그들은 조용히 서로를 위로하듯 등을 토닥이거나 눈빛을 교환한다.)
**리나 (내레이션)**
나눠 먹는 한 조각의 고구마, 한 모금의 차가 우리의 허기뿐만 아니라, 메마른 마음마저 채워주었다. 제국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빼앗으려 했지만, 이 연대만은 빼앗아가지 못할 것이다.
**4.6 / 022 컷**
(한결이 모닥불을 바라보며 결심한 듯 말한다.)
**한결**
저… 광산 노역, 안 갈랍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마을 사람 6**
(놀란 듯 한결을 바라본다.)
한결아! 너 미쳤어?!
**한결**
안 갑니다! 이대로 끌려가서 죽는 것보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랍니다. 우리가 가진 이 보잘것없는 곡식마저 다 뺏긴다면, 남는 건 아무것도 없소!
**4.7 / 023 컷**
(모두가 한결의 말에 놀랐지만, 이내 그들의 눈빛에는 깊은 공감이 서린다. 한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할머니**
나도… 노역에 보낼 아들이 없어. 하지만… 뺏기기 싫어. 내 손으로 직접 심어 기른 것을 저들에게 순순히 내줄 순 없어…
**4.8 / 024 컷**
(한 사람, 한 사람씩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분노와 두려움, 그리고 작은 희망이 뒤섞인 목소리들이 모닥불 주위를 맴돈다.)
**마을 사람 7**
그래! 우리도 뭔가 해야 해!
**마을 사람 8**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4.9 / 025 컷**
(리나가 조용히 할배를 바라본다. 할배는 미소 지으며 리나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리나는 다시 사람들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리나**
당장 거대한 제국을 무너뜨릴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는 있어요. 제국이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가려 해도, 우리의 마음만은 빼앗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4.10 / 026 컷**
(리나가 불꽃을 응시하며 말을 잇는다.)
**리나**
이 모닥불처럼, 우리도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함께 모이면 따뜻한 빛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끼리 곡식을 나누고,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우리가 가진 기술을 서로에게 가르쳐주면서… 그렇게 제국에 의존하지 않는 우리만의 작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4.11 / 027 컷**
(사람들의 얼굴에 작은 희망의 빛이 번진다. 그들의 눈빛은 전보다 훨씬 단단해 보인다. 할배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을 지켜본다.)
**할배**
(나지막이)
때로는, 가장 큰 변화가 가장 작은 불씨에서 시작되는 법이지.
—
**[장면 5] 새벽, 그리고 새로운 다짐**
**[배경]**
동이 트는 새벽. 모닥불은 재만 남기고 사그라들었지만, 그 온기는 여전히 공기 중에 남아있는 듯하다.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새로운 다짐을 한 듯, 이전과는 다른 얼굴로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5.1 / 028 컷**
(리나가 홀로 남아 사그라든 모닥불 재를 바라본다. 하늘은 주황색과 푸른색이 뒤섞여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리나 (내레이션)**
모닥불은 사라졌지만, 그 불꽃이 남긴 흔적은 분명했다. 어둠 속에서 함께 나눈 온기와 희망. 그것이 우리가 함께 맞설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5.2 / 029 컷**
(한결이 리나에게 다가온다. 그의 얼굴에는 밤새 고뇌한 흔적과 함께, 새로운 결의가 엿보인다.)
**한결**
리나… 정말 고맙소. 형님으로서 내가 먼저 나서야 했는데… 당신 덕분에 용기를 얻었소.
**리나**
(미소 지으며)
형님 혼자서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거예요.
**5.3 / 030 컷**
(두 사람이 함께 마을 입구 쪽을 바라본다. 저 멀리 제국 병사들이 다시 순찰을 시작하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모습은 예전만큼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리나 (내레이션)**
제국의 그림자는 여전히 깊고 거대했다. 하지만 그 그림자 아래, 우리는 새로운 불씨를 품었다. 어둠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피워낼 작은 빛.
**5.4 / 031 컷**
(리나와 한결이 나란히 서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 그들의 얼굴에는 피곤함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빛이 서려 있다. 작고 연약한 마을의 모습이 역광을 받아 실루엣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생명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리나 (내레이션)**
모든 것은 이 작은 모닥불에서 시작될 것이다. 부패한 제국에 맞서는, 평범한 우리들의… 첫 모닥불.
**[에피소드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