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 별빛 강림! 무림대회에 나타난 이단아

천운봉(天雲峰), 그 이름처럼 하늘에 닿을 듯 솟아 있는 거대한 봉우리에 축조된 무도장. 수백 년에 한 번, 천하의 운명을 결정할 천명석(天命石)의 주인을 가리는 천하제일 무도대회가 열리는 곳이었다. 웅장한 아레나는 수많은 무림인들의 함성과 술렁거림으로 가득 찼다.

관중석 한켠, 조용히 숨죽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평범한 여고생, 이아린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 무슨 황당한 상황인가. 어제까지만 해도 중간고사 점수를 걱정하며 떡볶이를 먹던 자신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난생 처음 보는 이런 시끌벅적한 곳에, 그것도 ‘운명의 선택’이라는 거창한 말과 함께 던져져 있었다. 옆구리에는 조그만 별 모양 팬던트가 달랑거렸다. 어제 밤, 꿈에서 본 한 줄기 빛이 선물처럼 남긴 물건이었다.

“흐음… 사파(邪派)의 흑풍대사(黑風大師), 역시 대단하군요. 정파(正派)의 매화검수를 단 일격에 제압하다니.”

아린의 귀에 옆좌석에 앉은 수염 긴 노인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무대 중앙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쓰러져 있는 매화검수와, 거만하게 팔짱을 낀 채 내려다보는 검은 도포의 사내가 서 있었다. 흑풍대사. 그의 주변으로는 살벌한 기운이 맴돌았다. 방금 전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기운은 마치 폭풍 같았고, 아름다운 매화검술을 펼치던 매화검수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젠장, 저 더러운 기술! 비겁해!”

어디선가 분노 섞인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흑풍대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꼬리를 비틀며 싸늘하게 웃을 뿐이었다.

“크크크… 승리만이 정의요, 강함만이 진리거늘. 정파의 고루한 협(俠) 따위가 나의 흑풍신공(黑風神功)을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더냐!”

그의 오만한 외침에 관중석이 술렁였다. 정파 무인들은 분노했고, 사파 무인들은 환호했다. 아린은 주먹을 꽉 쥐었다. 쓰러진 매화검수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저렇게 힘없이 당해야만 하는 건가? 어딘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아린의 옆구리에 매달린 별 모양 팬던트에서 갑자기 따뜻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아린의 귓가에 울렸다.

— *선택받은 자여, 그대의 마음속 정의가 빛을 부르리라.*

“에? 누구세요?”

아린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말을 건 사람이 없었다. 오직 팬던트만이 더욱 강렬하게 빛을 발할 뿐이었다. 빛은 점차 커지더니 아린의 몸을 휘감았다. 주변 관중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저, 저게 뭐야!”

“빛? 갑자기 웬 빛이…!”

아린은 당황했지만, 왠지 모르게 몸속에서 알 수 없는 힘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억울하게 당하는 이를 지켜봐서는 안 된다는 강렬한 충동이 그녀를 지배했다.

“좋아… 어쩔 수 없잖아!”

아린은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팬던트는 이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별빛이여, 나에게 힘을!”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대사는 마치 꿈속에서 본 어떤 장면처럼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파아아앗-!

눈부신 섬광이 아레나 전체를 뒤덮었다. 관중들은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가렸다. 빛이 걷히자, 낡고 평범했던 아린의 교복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반짝이는 별 문양이 수놓아진 흰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마법 복장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허리에는 빛나는 별 모양 벨트가, 머리에는 작은 티아라가 얹혀 있었다.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주변 공간에서 푸른 별빛 기운이 맴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게… 나?”

아린은 자신의 변한 모습에 스스로도 경악했다. 이건 마치… 만화에서나 보던 마법소녀의 모습 아닌가?

그녀는 망설일 틈도 없이 무언가에 이끌리듯 아레나 중앙으로 몸을 날렸다. 파스스-! 마치 별가루를 뿌리며 날아오르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어… 어엇?!”

흑풍대사가 눈을 크게 뜨며 아린을 올려다봤다.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존재에 경악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레나를 가득 메운 수많은 무림인들이 일제히 침묵했다. 그들의 눈에는 의아함, 경멸, 그리고 약간의 혼란이 뒤섞여 있었다. 저 알록달록한 옷차림은 대체 무엇인가?

아린은 쓰러진 매화검수 앞에 사뿐히 착지했다. 그리고 흑풍대사를 똑바로 바라봤다.

“저기요, 아저씨!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쓰러진 사람을 그렇게 비웃으면 안 되죠!”

그녀의 목소리는 낭랑했지만, 무림의 살벌함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발언이었다. 무림인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저 계집은 대체 누구냐?”

“무례하기 짝이 없군!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뛰쳐들어오는가!”

흑풍대사는 잠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크게 비웃었다.

“크하하하! 이게 대체 무슨 촌극이냐! 어미 잃은 어린애가 장난감을 찾으러 온 것이더냐? 이 무림대회에 감히 이딴 볼품없는 옷을 입고 나타나다니, 당장 저 계집을 끌어내라!”

그의 명령에 사파 무인 몇몇이 아린에게 달려들었다.

“아이고, 참… 그렇게 못생긴 아저씨들이 왜 이렇게 다혈질이야!”

아린은 잔뜩 겁먹었지만, 왠지 모를 용기가 솟아났다. 그녀는 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반짝이는 별빛의 방패!”

쉬이이익-!

아린의 손에서 푸른 별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그녀의 앞에 둥근 방패 모양의 빛의 장막을 형성했다. 달려들던 사파 무인들이 그 방패에 부딪치자, 꽈앙! 하는 소리와 함께 강한 충격에 튕겨져 나갔다. 그들은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뭐… 뭐냐 저건?!”

흑풍대사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평범한 무공이 아니었다. 내공(內功)도, 검기(劍氣)도 아닌, 마치… 환술과도 같은 신비로운 힘.

“흥, 쓸데없는 잡기에 불과하군. 내가 직접 혼내주마!”

흑풍대사는 분노하며 일장(一掌)을 날렸다. 맹렬한 검은 기운이 회오리치며 아린에게로 쇄도했다. 흑풍신공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강력한 장풍(掌風)이었다.

“으앗! 저건 진짜 위험해 보이잖아!”

아린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젖혔다. 동시에 빛의 방패를 더욱 강화했다. 콰앙! 흑풍대사의 장풍이 빛의 방패에 부딪쳤다. 아레나 바닥이 진동하고, 강풍이 몰아쳤다. 빛의 방패가 일렁이며 깨질 듯 흔들렸다. 아린은 온몸으로 충격을 버텨냈다. 팔이 저릿저릿했다.

“이… 이럴 수가! 내 흑풍신공을 저런 요사스러운 빛 따위가 막아냈다고?”

흑풍대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의 필살기에 가까운 공격을, 저 정체불명의 소녀가 맨몸으로 막아낸 것이다.

“하아, 하아… 아프잖아!”

아린은 잔뜩 화난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녀는 팔을 앞으로 뻗었다. 이번에는 방어가 아니었다.

“별똥별, 우르르 쾅쾅!”

뿅! 뿅뿅!

아린의 손끝에서 작은 별빛 덩어리들이 튀어나오더니, 엄청난 속도로 흑풍대사를 향해 날아갔다. 수십 개의 별빛 덩어리들이 마치 진짜 별똥별처럼 궤적을 그리며 쏟아졌다.

“시끄러운 소리로군! 감히 나를 귀찮게 해?!”

흑풍대사는 검은 기운을 몸 주위에 둘러 보호막을 형성했다. 파팟! 파팟! 별빛 덩어리들이 보호막에 부딪치자 스파크가 튀었고, 흑풍대사는 생각보다 강한 충격에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단순한 공격은 아니었다. 그 빛 덩어리 하나하나에 강력한 ‘기운’이 담겨 있었다.

아린은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봤다.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무림 고수들은 더 이상 그녀를 어린애 보듯 하지 않았다. 경계심과 호기심이 뒤섞인 눈빛이었다.

“이게… 정말 내가 한 일이라고?”

아린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손끝에서는 아직도 희미한 별빛이 맴돌고 있었다. 자신에게 이런 힘이 있었을 줄이야. 이 빛의 힘이, 천하의 운명을 건 무림대회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그녀는 아직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녀의 눈동자에 별빛이 반짝였다. 천운봉 무도장, 그곳에 별빛 마법소녀의 이야기가 막 시작된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