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황무지의 로맨스 레시피」

**에피소드 1. 불청객과의 조우**

**(컷 1: 오프닝)**
**[장면: 잿빛 하늘 아래, 넝쿨과 이끼로 뒤덮인 낡은 고층 빌딩들이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다. 한때 번화했을 도시의 잔해. 멀리서 황량한 바람 소리가 들린다. 화면 중앙에는 ‘2027년, 인류의 재앙 이후’ 같은 자막이 깔린다.]**

**(컷 2: 유진의 뒷모습)**
**[장면: 낡은 방수 재킷을 입고, 낡았지만 튼튼해 보이는 배낭을 멘 소녀, 유진이 무너진 백화점 건물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인다. 손에는 직접 만든 듯한 날카로운 고철 창을 들고 있다. 건물 내부는 온통 기묘한 식물들로 뒤덮여 있고,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버섯들이 솟아나 있다.]**

**유진(내레이션):** (차분하지만 나지막하게) 멸망? 종말? 그런 거창한 말은 이제 지겨웠다. 그냥, 좀 더 살기 어려워진 세상. 그리고 나는, 그 어려움 속에서 매일같이 숨을 쉬는, 흔해빠진 ‘생존자’ 중 하나일 뿐.

**(컷 3: 유진의 클로즈업)**
**[장면: 유진의 얼굴. 흙먼지가 앉았지만 날카로운 눈빛. 한숨을 쉬듯 입술을 꾹 다문다.]**

**유진(내레이션):** 물론, 오늘은 좀 더 특별한 걸 찾아야 했다. 며칠째 물 정화기가 삐걱거렸거든.

**(컷 4: 내부 전경)**
**[장면: 백화점 내부는 완전히 정글처럼 변해있다. 명품 매장이었던 곳에는 맹그로브 뿌리 같은 식물들이 천장을 뚫고 자라나 있고, 무너진 쇼윈도 안에는 온갖 잡초들이 무성하다. 바닥에는 녹슨 마네킹 조각들이 널려있다.]**

**(컷 5: 유진의 탐색)**
**[장면: 유진이 고철 창으로 앞을 헤치며 나아간다. 그녀의 시선은 날카롭게 주변을 훑는다. 뭔가 쓸 만한 것이 있는지, 아니면 위험한 것이 있는지.]**

**유진(내레이션):** ‘하아… 꼴 좋다, 유진아. 한때는 여기서 맘껏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었을 텐데.’

**(컷 6: 작은 움직임)**
**[장면: 갑자기 유진의 발치에서 작은 움직임이 포착된다. 빛나는 버섯 더미 사이로 쥐처럼 생긴, 하지만 붉은 눈을 가진 기형적인 생명체가 튀어나온다.]**

**(컷 7: 유진의 반응)**
**[장면: 생명체가 달려들기도 전에, 유진이 고철 창을 휘둘러 정확히 그 생명체를 벽에 박아버린다. ‘퍽!’ 하는 소리.]**

**유진:** (무미건조하게) 또 너냐. 지겹지도 않니, 이빨만 큰 생쥐놈들.

**(컷 8: 어딘가에서 들리는 소리)**
**[장면: 유진이 창을 뽑아내고 주변을 살피려 할 때, 저 멀리서 ‘쾅! 쾅! 쾅!’ 하는 둔탁한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온다. 유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다.]**

**유진:** (낮게 읊조리듯) 뭐야? 이 근방에 나 말고 다른 인간이… 아니, 인간이라니. 요즘 세상에 ‘인간’이라는 단어가 맞는 표현인가?

**(컷 9: 소리를 따라가는 유진)**
**[장면: 유진이 소리를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복도 모퉁이를 살짝 꺾어 들어가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컷 10: 하준의 뒷모습)**
**[장면: 한 남자가 녹슨 자동판매기 앞에서 맨손으로 바위를 들어 올리고 내리찍는 중이다. ‘쾅! 쾅!’ 소리는 그 바위가 판매기에 부딪히는 소리였다. 남자의 등은 꽤 넓고, 낡았지만 깔끔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지만, 어딘가 여유가 느껴진다.]**

**하준:** (땀을 뻘뻘 흘리며, 흥얼거리듯) 으쌰, 으쌰! 이 녀석, 보통이 아니구만! 캔콜라 하나 얻어먹기 진짜 힘드네, 세상이 이렇게 바뀌어도 자판기는 여전하구나!

**(컷 11: 유진의 황당함)**
**[장면: 유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본다. 그녀의 눈썹이 한껏 치켜 올라간다.]**

**유진(내레이션):** ‘미쳤나? 저 시대착오적인 행동은 또 뭐야?’

**(컷 12: 하준이 바위를 내려치는 순간)**
**[장면: 하준이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유진이 참지 못하고 나선다.]**

**유진:** (낮게, 하지만 단호하게) 거기, 그만하지?

**(컷 13: 하준의 놀람)**
**[장면: 하준이 깜짝 놀라 바위를 떨어뜨린다.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바위가 자판기 유리창을 깨뜨린다. 하준이 어색하게 뒤를 돌아본다.]**

**하준:** 웁쓰! (머리를 긁적이며) 아, 안녕하세요! 혹시… 저 여기 없는 줄 알고 혼자만의 시간을… 죄송합니다. 제가 좀 시끄러웠죠? 근데 왜 그렇게 무서운 걸 들고 계세요? 오해입니다, 오해! 저는 그냥… 목이 말라서…

**(컷 14: 유진의 경계)**
**[장면: 유진은 하준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깔끔한 외모, 과하게 밝은 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유진:** 여기 내 구역이야. 당신, 누구야? 그리고 대체 뭘 하려던 거야?

**하준:** (해맑게 웃으며) 아,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하준이라고 합니다.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여기가 왠지 모르게 끌려서요. 목도 마르고 해서… 설마 자판기 하나 부수려 했다고 이렇게 살벌하게 나오실 줄은 몰랐는데! 하하.

**(컷 15: 유진의 짜증)**
**[장면: 하준의 태연한 모습에 유진은 어이없어 한다. 혀를 찬다.]**

**유진:** (싸늘하게) ‘지나가던 길’이라. 맹랑하네. 이 근방에 ‘길’ 따위는 없어. 그리고 자판기를 부숴? 그 소리에 뭐가 꼬일 줄 알고? 개념 좀 챙겨!

**(컷 16: 하준의 두리번거림)**
**[장면: 하준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의 눈빛에 약간의 불안감이 스친다.]**

**하준:** 꼬… 꼬이다뇨? 뭐가요? 아하하… 설마…

**(컷 17: 진동과 낙석)**
**[장면: 그 순간, 건물이 갑자기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르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천장에서 균열이 생기고,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들이 떨어져 내린다.]**

**유진:** (다급하게) 젠장! 말하는 족족 현실이 되네! 네놈 소리가 빌딩을 다 부수려 작정했구만!

**(컷 18: 하준의 당황)**
**[장면: 하준은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하준:** 으아아! 저거 진짜 무너지는데요?!

**(컷 19: 유진의 손목 잡기)**
**[장면: 유진이 망설임 없이 하준의 손목을 낚아채고 달리기 시작한다. 그녀의 움직임은 거침없다.]**

**유진:** 이대로 가다간 깔려 죽어! 따라와!

**(컷 20: 도망치는 두 사람)**
**[장면: 유진이 하준을 끌고 무너지는 건물 사이를 질주한다. 뒤에서는 거대한 잔해가 계속해서 떨어져 내리고,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하준은 당황한 와중에도 유진의 손에 이끌려 필사적으로 뛴다.]**

**하준:** 으악! 살려줘요! 저 아직 죽으면 안 돼요! 캔콜라도 못 마셨단 말이에요!

**유진:** (버럭) 그놈의 캔콜라 타령! 조용히 하고 빨리 뛰어!

**(컷 21: 작은 통로)**
**[장면: 유진이 좁은 틈새로 몸을 던진다. 그 뒤를 하준도 아슬아슬하게 따라 들어간다. 간신히 몸을 구겨 넣자, 뒤쪽 통로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다.]**

**(컷 22: 안도와 피로)**
**[장면: 두 사람은 작은 환기구 통로 같은 곳에 숨어든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벽에 기댄다. 먼지투성이가 된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하준:** (헉헉거리며) 흐읍… 흐읍… 살았다… 감사합니다…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유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죽는 줄 알았으면 애초에 조심 좀 하지! 당신 때문에 내 은신처가 들통났잖아!

**(컷 23: 하준의 얼빠진 표정)**
**[장면: 하준이 유진의 말에 얼빠진 표정으로 자신을 돌아본다.]**

**하준:** 어? 아… 그, 그런가요…? 죄송합니다… 제가 좀… 눈치가 없어서…

**(컷 24: 유진의 한숨)**
**[장면: 유진이 한숨을 크게 쉬며 고철 창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유진:** (허탈하게) 됐어. 이미 벌어진 일인데 뭘. 이제 여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

**(컷 25: 하준의 제안)**
**[장면: 하준이 조금 전의 허둥지둥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진지한 표정으로 유진을 바라본다.]**

**하준:** 저… 저 때문에 이렇게 되셨으니, 제가 책임질게요.

**유진:** (코웃음) 책임? 뭘 어떻게? 당신이 뭘 할 수 있는데?

**(컷 26: 하준의 자신감)**
**[장면: 하준이 씨익 웃는다. 그의 눈빛에 장난기가 어리지만, 동시에 묘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하준:** 어차피 갈 곳도 없으실 텐데, 저랑 같이 가지 않을래요? 저는 이 근처에 물이 깨끗하게 나오는 곳을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꽤 쓸모 있는 사람입니다!

**(컷 27: 유진의 고민)**
**[장면: 유진은 하준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한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복잡한 계산이 오간다. 낯선 사람과의 동행은 위험하지만,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기는 버겁다.]**

**유진(내레이션):** (갈등하는 목소리) ‘쓸모? 저 해맑은 얼굴로? 미친 소리… 근데… 물 정화기가 망가진 지금, 깨끗한 물이라면…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있을지도.’

**(컷 28: 유진의 결정)**
**[장면: 유진이 결국 고개를 들어 하준을 빤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피식, 헛웃음을 짓는다.]**

**유진:** (체념한 듯) 좋아. 한번 믿어보지. 대신, 내 말 무조건 따라야 해. 그리고 쓸모없으면 바로 버릴 거야.

**(컷 29: 하준의 환한 미소)**
**[장면: 하준이 환하게 웃는다. 그 미소는 주변의 황량함과 대조적으로 너무나 밝다.]**

**하준:** 좋아요! 그렇게 하시죠! 잘 부탁드립니다, 파트너!

**(컷 30: 유진의 미묘한 표정)**
**[장면: 유진은 그의 과한 친밀함에 살짝 당황하지만, 이내 무심한 표정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녀의 뺨에는 아주 희미하게 붉은 기가 스쳐 지나간다.]**

**유진(내레이션):** (살짝 떨리는 목소리) ‘파트너라… 살면서 듣게 될 줄은 몰랐던 단어네. 이 무모한 자식…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

**(컷 31: 엔딩)**
**[장면: 좁은 통로 끝에서 희미한 빛이 들어온다. 그 빛을 향해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간다. 험난한 미래가 기다리겠지만, 어쩐지 그들의 발걸음은 이전보다 조금 더 가벼워 보인다.]**

**[에피소드 1. 불청객과의 조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