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전생 (Isekai)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연재 웹소설] 잃어버린 심장 조각 – 17화**

황혼의 숲은 늘 눅진한 습기와 썩은 잎사귀 냄새로 가득했다. 류한은 지친 발걸음을 억지로 옮기며 축축한 흙바닥에 박힌 뿌리들을 피했다. 이놈의 숲은 탐색할 때마다 저주라도 걸린 양, 늘 쓸데없는 곳에서 사람을 붙잡았다. 지난번 의뢰는 맹독성 버섯 수확이었는데, 그 빌어먹을 버섯은 숲의 가장 깊은 곳, 그것도 맹수들의 둥지 근처에만 자라고 있었다. 보수는 형편없었고, 얻은 건 지독한 피로뿐이었다.

“젠장, 이번에도 빈손이면 저녁은 또 풀뿌리 삶은 거겠군.”

그는 투덜거리며 낡은 가죽 갑옷의 어깨 부분을 고쳐 매었다. 등 뒤에 메인 낡은 배낭은 텅 비어 축 늘어져 있었다. 한때 그를 이 세계로 소환했던 빛나는 마법진도, 화려한 전설도, 지금 그의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생존을 위해 매일 발버둥치는 이세계의 흔하디흔한 모험가 A일 뿐이었다.

바싹 마른 나뭇가지가 발에 걸려 넘어질 뻔한 순간, 류한의 눈에 무언가 들어왔다. 최근 이 근방을 휩쓸고 간 작은 지진 때문일까. 숲 가장자리의 낡은 절벽 중간에, 덩굴과 이끼로 뒤덮여 있던 바위들이 떨어져 나가며 검은 틈이 드러나 있었다. 마치 거대한 바위가 이빨을 드러낸 것처럼 날카롭고 깊었다.

그는 호기심과 함께 살짝 망설였다. 이런 미지의 틈새는 보통 위험한 몬스터의 둥지이거나, 혹은… 아주 가끔씩, 아무도 손대지 않은 고대의 유적일 수도 있었다. 후자일 경우, 그의 빈 배낭을 채울 엄청난 노다지를 의미했다. 그는 주저하는 대신, 그의 본능에 더 가까운 쪽을 선택했다.

“혹시 알아? 한방 터질지.”

류한은 허리춤에 찬 낡은 단검을 뽑아 들고 조심스럽게 틈새로 발을 들여놓았다. 축축한 공기가 코를 찔렀다. 좁고 구불거리는 통로는 곧 아래로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로 바뀌었다. 그의 발밑에서 작은 돌들이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어둠 속으로 먹혀들었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통로의 끝에 이르자, 좁았던 시야가 갑자기 탁 트였다. 그는 준비해온 마법 램프에 불을 밝혔다. 푸른색 마나가 희미하게 빛을 뿜어내며 어둠을 몰아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류한은 숨을 들이켰다.

그곳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 아니었다. 거대한 원형의 공간. 사방의 벽에는 오랜 세월 퇴색한 흔적이 역력한 기이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박힌 기둥들은 고대 문명의 웅장함을 증명하듯 거대했다. 천장에서는 간간이 물방울이 떨어져 바닥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수천 년 동안 세상에 잊힌 채 잠들어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공간의 중앙에는 훼손되지 않은 온전한 제단이 솟아 있었다. 그 제단 위에는, 마치 우주의 모든 어둠을 응축한 듯한 검고 투명한 돌 하나가 놓여 있었다. 사람의 심장과 비슷한 형상이었으나, 그 크기는 한 아름에 겨우 들어올까 말까 할 정도로 거대했다. 돌 표면에는 알 수 없는 고대의 문자들이 새겨져 있었고, 그 문자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희미하게 맥동하고 있었다.

“이게… 뭐야?”

류한은 홀린 듯 제단 앞으로 다가섰다. 그는 손을 뻗어 그 검은 돌에 닿으려 했다. 돌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이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듯했다. 망설임도 잠시, 그의 손가락이 마침내 검은 돌의 표면에 닿았다.

그 순간, 세계가 뒤집혔다.

‘콰앙!’

아니, 소리가 아니었다. 소리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충격. 그의 손끝에서 시작된 검은 빛이 제단을 타고, 기둥들을 타고, 벽의 문양들을 타고 순식간에 공간 전체를 휘감았다. 푸른색 마법 램프의 빛이 산산조각 흩어지며 꺼졌다. 공간은 다시 암흑으로 가라앉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어둠이었다.

검은 돌은 미친 듯이 맥동하기 시작했다. 류한의 몸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듯한 격렬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그의 눈앞에 혼란스러운 이미지들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거대한 고대 도시가 무너지고, 하늘에서 검은 비가 내리고, 이름 모를 거대한 존재가 포효하는 광경. 단편적인 환영들이지만, 그 하나하나가 류한의 정신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크아아악!”

그는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었지만, 바닥마저 흔들리는 것 같았다. 검은 돌은 이제 단순한 돌이 아니었다. 거대한 심장처럼 격렬하게 박동하며, 공간을 뒤흔드는 거대한 마력의 파동을 뿜어내고 있었다. 류한의 온몸이 그 마력에 반응하며 떨렸다. 그의 피부 아래에서 검은색 문신 같은 기운이 핏줄을 따라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마치 몸속에 또 다른 심장이 생겨난 듯했다.

“이… 이건…”

머릿속에서 알 수 없는 언어로 된 수많은 문장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그 의미가 각인되는 듯했다. 힘. 파괴. 태초. 봉인. 그리고… 갈망.

그때였다.

‘지지직… 콰직!’

제단 주변의 바닥이 균열을 일으키며 솟아올랐다. 거대한 돌덩이들이 굉음과 함께 굴러 떨어졌다. 그리고 그 균열 사이에서, 비릿한 흙냄새와 함께 희미한 빛이 스며들었다. 빛과 함께, 섬뜩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돌의 마력에 이끌린 것일까. 아니면 오랜 잠에서 깨어난 수호자일까.
수십 개의 눈동자가 번뜩이는, 거대한 뱀과 같은 형상의 그림자가 균열 속에서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그 몸은 칠흑 같은 비늘로 뒤덮여 있었고, 뼈가 드러난 듯한 기괴한 형상이었다. 그 그림자는 마치 이 세계의 가장 깊은 곳에서 기어나온 원시적인 공포 그 자체였다.

류한은 숨을 멈췄다. 온몸의 세포가 비명을 지르는 격통 속에서도, 그의 머릿속은 놀라울 정도로 선명했다. 제단 위의 검은 돌은 여전히 맹렬하게 맥동하고 있었다. 그의 몸 안에도, 방금 전 그 돌이 주입한 알 수 없는 힘이 넘실거렸다.

그 그림자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자, 동굴 안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다. 류한의 눈앞에 드러난 것은, 살아있는 전설 속의 괴물, ‘태고의 뱀’이라 불리는 존재였다. 그 괴물의 수많은 눈동자가 일제히 류한을 향했다. 굶주리고, 오래도록 기다려왔다는 듯한 시선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류한의 몸 안에서 알 수 없는 힘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파동이 그의 혈관을 타고 흐르며, 손에서 검은색 섬광이 터져 나왔다. 그 섬광은 마치 검은 번개처럼 동굴의 벽을 때렸고, 벽은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거대한 균열을 만들어냈다.

“이… 이 힘은…?”

그의 눈앞에는 태고의 뱀이, 뒤로는 무너져 내리는 고대 유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몸 안에는, 이제 막 눈을 뜬 알 수 없는 고대의 힘이 폭주하고 있었다. 류한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이 통제 불능의 힘을 붙잡고 맞설 것인가. 그의 심장이, 그리고 몸속의 또 다른 검은 심장이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다음 순간, 그는 무심코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어둠이 춤추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