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대본: 그림자 속 속삭임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 로맨스
**제목:** 잿빛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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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소드 1: 폐허의 메아리
**[프롤로그]**
**#1. 폐허가 된 도시 외곽 – 해질녘**
* **배경:** 한때 번성했을 도시의 잔해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앙상한 철근 구조물들이 뼈대처럼 솟아 있고, 깨진 유리창들은 핏빛 노을을 반사하며 섬뜩하게 빛난다. 길가에는 이름 모를 넝쿨 식물들이 콘크리트를 집어삼키고, 눅눅한 흙먼지 냄새가 공중에 가득하다.
* **인물:** 리안 (20대 후반, 날카로운 눈매와 다부진 체격. 검게 그을린 가죽 재킷과 낡은 전투화 차림. 한쪽 어깨에는 낡은 배낭, 다른 손에는 녹슨 철근을 개조한 칼을 들고 있다.)
* **음향:** 바람이 텅 빈 건물 사이를 휘젓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기분 나쁜 울음소리 (변종의 소리).
**리안 (내레이션)**
> 세상은 한 순간에 끝났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변했다. 살아남은 자들은 서로를 경계했고, 밤은 낮보다 더 많은 것을 숨겼다.
* 리안은 조심스럽게 무너진 상점가를 걷는다. 발소리조차 내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 그녀의 시선은 끊임없이 주변을 살핀다.
* 낡은 선반 위에서 먼지 쌓인 통조림 캔 하나를 발견한다. 내용물은 알 수 없지만, 귀한 식량이다. 그녀는 캔을 배낭에 넣는다.
*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콰앙!’ 하는 굉음이 들린다. 땅이 미세하게 진동하고, 건물 잔해 일부가 무너져 내린다.
* 리안의 눈이 날카롭게 빛난다. 그녀는 즉시 몸을 낮은 벽 뒤로 숨기고 칼을 단단히 쥔다.
**리안 (속삭이듯)**
>…놈들인가. 벌써 여기까지 왔다고?
* 어둠 속에서 무언가 거대한 그림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짐승 같기도 하고, 인간 같기도 한 기괴한 실루엣. ‘변종’들 중에서도 크고 위험한 개체인 듯하다.
* 리안은 숨을 죽인다.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뛴다. 그녀는 익숙하게 위험에 대처하고 있지만, 여전히 생존은 위태롭다.
* 그녀는 괴생명체가 멀어지기를 기다리다, 기척이 사라지자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다. 어둠이 짙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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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에피소드]**
**#2. 지하 폐쇄 통로 – 밤**
* **배경:** 무너진 도시의 지하로 이어진 좁고 어두운 통로. 천장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곰팡이 냄새와 눅눅한 흙냄새가 진동한다. 리안이 들고 있는 작은 손전등 불빛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 **음향:** 물 떨어지는 소리, 리안의 조심스러운 발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변종들의 낮은 울음소리.
**리안 (내레이션)**
> 지하 통로는 언제나 마지막 선택지였다. 그곳엔 빛이 없고, 무엇이 숨어있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밖은 더 위험했다.
* 리안은 통로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어딘가 익숙한 길인 듯, 망설임 없이 나아간다.
* 갑자기, 그녀의 손전등 불빛이 통로 한쪽 벽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를 스친다. 리안은 순간 몸을 굳힌다.
* 그림자가 천천히 움직이고, 어둠 속에서 두 개의 눈동자가 섬광처럼 빛난다. 짙은 밤색, 혹은 보랏빛에 가까운, 인간의 것이 아닌 눈빛.
**리안**
>…누구야?
* 그림자 속에서 한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 **인물:** 카이 (20대 후반 추정. 인간과 흡사한 형태지만, 피부는 미묘하게 비늘 같은 패턴이 느껴지고, 손가락은 일반 인간보다 길고 날카로운 손톱이 돋아 있다. 옷은 넝마 같은 차림이지만, 그의 몸은 단단한 근육질이며 민첩해 보인다. 그의 눈은 여전히 리안에게 고정되어 있다.)
* 리안은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칼을 치켜든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 그녀의 표정에는 놀라움과 함께 미묘한 동요가 스친다.
**리안**
>…카이. 네가 왜 여기 있어? 인간 정착지 근처엔 얼씬도 말랬잖아. 네가 여기 있다는 걸 알면…
**카이**
> (낮고 쉰 목소리.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이 있지만, 단호하다.)
> 나도 살아야 하니까. 그리고… 너도.
* 카이는 리안에게 한 발짝 다가선다. 리안은 뒷걸음질 치지 않지만, 칼끝은 여전히 그를 향해 있다.
* 카이의 시선은 리안의 얼굴에 머문다. 그의 눈빛에는 경계심보다, 어떤 깊은 연민과 익숙함이 서려 있다.
**리안**
> (조금 낮아진 목소리)
> 넌… 너희 무리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해. 여기에 있으면 위험해.
**카이**
> 위험한 건 너도 마찬가지야. 저 밖의 ‘사냥꾼’들이… 점점 여기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
* ‘사냥꾼’이라는 말에 리안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들은 일반 변종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지능적인 괴생명체들이다.
**리안**
>…그들은 너희 같은 변종들도 사냥하잖아.
**카이**
> 우리는 인간의 기준으로 ‘변종’일 뿐. 그들에게는 그저 먹잇감일 뿐이야. 너희와 다를 바 없어.
* 둘 사이에 짧은 침묵이 흐른다. 이 침묵 속에는 과거의 어떤 기억들이 얽혀 있는 듯하다.
**#3. 지하 통로 – 계속**
* **배경:** 여전히 어둡고 습한 지하 통로.
* **음향:** 멀리서 들리던 변종들의 울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바닥이 진동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한두 마리가 아닌 듯, 여러 발소리가 섞여 있다.
**리안**
> (카이에게 눈짓하며)
> 저 소리… 심상치 않아. 사냥꾼들이야.
* 카이의 눈동자가 섬뜩하게 빛난다. 그의 몸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 천장에서 흙먼지가 떨어지고, 통로 입구 쪽에서 굵고 끈적한 촉수 같은 것이 꿈틀거리는 그림자가 비친다.
**카이**
> (낮게 으르렁거리듯)
> 숫자가 너무 많아. 이대로는…
* 리안은 칼을 단단히 쥐고, 등 뒤에 있던 소형 권총을 뽑아든다. 그녀의 얼굴에는 결의가 서려 있다.
**리안**
> 흩어져서 유인해야 해. 한쪽으로 몰리면… 끝이야.
**카이**
> (리안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 내가 양동할게. 넌 이쪽으로.
* 카이는 망설임 없이 촉수 괴생명체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간다. 그의 움직임은 그림자처럼 빠르고 유연하다. 그는 벽을 타고 오르거나, 무너진 잔해 사이를 빠르게 통과하며 사냥꾼들의 주의를 끈다.
* ‘크아악!’ 하는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통로를 가득 채운다.
* 리안은 반대편, 좀 더 좁은 통로로 몸을 숨긴다. 그녀는 카이가 유인한 괴생명체들이 카이를 쫓아가는 것을 확인한 후, 권총을 꺼내 조준한다.
* ‘탕! 탕! 탕!’ 총성이 어둠을 찢는다. 그녀의 사격은 정확했고, 괴생명체 몇 마리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 하지만 사냥꾼들은 계속해서 몰려온다. 그들은 기괴한 소리를 내며 리안을 향해 돌진한다.
* 리안은 칼을 뽑아든다. 그녀는 능숙하게 근접전을 벌인다. 날카로운 칼날이 괴생명체들의 약점을 파고든다.
* 그때, 리안의 등 뒤에서 또 다른 사냥꾼 한 마리가 튀어나온다. 그녀는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팔을 베이고 만다.
* ‘윽!’ 리안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이 터져 나온다. 팔에서는 시뻘건 피가 솟구친다.
* 바로 그 순간, 그림자처럼 나타난 카이가 그 사냥꾼의 등 뒤로 뛰어올라 목을 움켜쥔다. 카이의 손톱이 괴생명체의 목을 깊이 파고든다. ‘끄으윽…’ 소리를 내며 사냥꾼이 축 늘어진다.
* 카이는 재빨리 리안에게 달려와 그녀의 팔을 확인한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이 역력하다.
**카이**
> 괜찮아? 상처가 깊어.
**리안**
> (이를 악물고)
> 괜찮아… 젠장, 피가 너무 많이 나.
* 사냥꾼들의 수가 줄어들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 몇 마리가 주변에 남아 으르렁거리고 있다.
* 카이는 리안의 팔을 붙잡고, 그녀를 더 깊은 통로 안쪽으로 끌어당긴다. 그가 입고 있던 넝마 같은 옷을 찢어 리안의 상처를 임시로 지혈한다.
* 둘은 좁은 틈새에 몸을 숨긴다. 흙먼지와 부패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4. 좁은 틈새 – 계속**
* **배경:** 거의 빛이 들지 않는 좁은 틈새. 두 사람의 몸이 바싹 붙어 있다. 카이의 거친 숨소리와 리안의 헐떡이는 숨소리가 섞인다.
* **음향:** 멀리서 들리는 사냥꾼들의 경계성 울음소리, 두 사람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는 소리.
* 카이는 리안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떼어낸다. 그의 손은 인간의 것보다 거칠고, 미묘하게 차가운 감촉이다. 하지만 그 손이 자신을 구했고, 지금은 상처를 지혈하고 있었다.
* 리안은 그의 손을 잠시 바라본다. 인간이 아닌 존재의 손. 동시에 자신을 구하고 있는 손.
**리안**
> (가쁜 숨을 몰아쉬며)
>…왜 그랬어? 그냥 날 버리고 도망쳤어도 됐을 텐데.
**카이**
> (리안의 눈을 응시한다. 그의 눈동자에는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나는 보랏빛이 맴돈다.)
> 널… 혼자 둘 수 없었어.
* 그의 짧은 말 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들이 실려 있었다. 리안은 그의 눈빛 속에서 연민과 함께, 자신과 똑같은 외로움과 갈망을 본다.
* 둘 사이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좁은 공간, 목숨을 건 싸움, 그리고 금기된 감정들이 뒤섞인다.
**리안**
> (고개를 돌려 벽을 바라본다. 목소리가 떨린다.)
> 우린… 달라. 알아야 해. 너희 부족 사람들은 인간을 경계하고, 인간들은 너희를… 괴물로 봐. 내가 널 도왔다는 걸 알면… 아니, 네가 여기 있었다는 걸 알면… 모두가 위험해져.
**카이**
> (그녀의 턱을 잡아 부드럽게 자신을 보게 한다.)
> 달라? 적어도… 나한테는 달라.
* 카이의 눈빛이 리안의 마음에 깊숙이 박힌다. 그 속에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선 무언가, 인간과 변종이라는 종족의 경계를 허물려는 강렬한 끌림이 담겨 있다.
* 리안은 그의 눈을 피할 수 없다. 그녀의 심장이 더욱 격렬하게 뛰어오른다.
* 시간이 흐르고, 사냥꾼들의 울음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위험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 카이는 틈새에서 조심스럽게 나와 주변을 살핀다.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지만, 잠시 몸을 피할 정도는 된다.
**카이**
> 가야 해. 이 이상은 위험해. 내가… 인간 정착지 근처까지 데려다줄게.
**리안**
> (고개를 젓는다)
> 아니. 여기서 헤어지자. 널 인간 구역 근처에서 봤다는 소문이라도 돌면… 모두가 널 쫓을 거야.
* 그녀의 말은 현실적이었지만, 동시에 그녀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 카이는 리안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한다. 그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운다.
**카이**
>…알겠어.
* 둘은 통로의 갈림길에 선다. 한쪽은 인간 정착지로 향하는 길, 다른 한쪽은 더 깊은 폐허, 변종들이 주로 서식하는 곳으로 이어진다.
* 리안은 카이를 향해 돌아선다. 그녀의 표정은 복잡하다.
**리안**
> (애써 차갑게 말한다)
> 다음에 또 마주치면… 그때는 널 죽일지도 몰라.
* 카이는 그녀의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짓는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리안에게 고정되어 있다.
**카이**
>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알아. 하지만… 너는 아닐 거야.
* 카이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다. 그의 발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 리안은 홀로 남겨진 채, 카이가 사라진 어둠 속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 그녀의 아픈 팔을 만져본다. 카이의 거칠었던 손길이 아직 피부에 남아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리안 (내레이션)**
> 금지된 만남. 알아야 했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왜 자꾸만 너에게서 눈을 뗄 수 없는 걸까.
* 리안의 시선이 어둠 속으로 스며든다. 그녀의 눈빛 속에는 체념과 함께, 어쩔 수 없는 이끌림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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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 폐허를 걷는 리안의 뒷모습.
* 인간 정착지의 경계를 지키는 생존자들의 모습.
*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응시하는 카이의 눈빛.
**다음 화: ‘경계 너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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