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밀실 살인의 그림자

**[장면 #1. 김영수 화백 저택 서재 / 밤]**

**[컷 1]**
어둠이 짙게 깔린 밤, 낡고 고풍스러운 저택의 서재. 촛대처럼 생긴 고급스러운 스탠드가 간신히 방을 밝히고 있다. 방 한가운데, 오래된 고서들이 가득한 책상에 엎드린 채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자의 시신이 보인다. 남자의 등에는 피로 물든 칼자루가 꽂혀 있다. 방 안에는 긴장감과 섬뜩함이 감돈다. 방의 창문은 안에서 굳게 잠겨 있고, 문고리에는 열쇠가 안쪽으로 꽂힌 채 잠겨 있다.
**[지문]** (차갑게 식은 시신, 핏자국, 굳게 닫힌 창문과 문, 정적)

**[컷 2]**
강력계 형사 서유진(30대 초반, 단정하고 지적인 인상)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재를 둘러보고 있다. 그녀의 미간에는 깊은 주름이 잡혀 있다. 그녀 뒤로 과학수사팀 요원들이 분주하게 증거를 수집 중이다.
**서유진:** (낮게 읊조리듯) 밀실… 완벽한 밀실이야.

**[컷 3]**
수사팀 팀장인 박 팀장(40대 후반, 베테랑 형사)이 서유진 옆에 서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다.
**박 팀장:** 창문은 내부에서 잠겨 있고, 문도 안에서 잠긴 채 열쇠가 그대로 꽂혀 있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전무해. 피해자는 김영수 화백. 사인은 등 부위 자상. 사망 추정 시각은 자정 무렵.
**서유진:** 그럼 범인은 대체 어떻게 이 방을 나가고, 또 문을 잠근 거죠? 자살일 가능성은요?
**박 팀장:** 등 뒤에 칼이 꽂혔는데 자살이라… 글쎄. 게다가 흉기는 화백이 아끼던 은장도야. 평소 소장품으로 보관하던 물건이지.

**[컷 4]**
그때, 문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서유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본다.
**[지문]** (웅성거리는 소리, 서유진의 짜증스러운 표정)

**[컷 5]**
문가에 나타난 강하준(30대 초반, 헝클어진 머리, 안경, 다소 멍한 듯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 어깨에는 낡은 가죽 가방이 삐딱하게 걸려 있고, 손에는 이미 다 식어버린 듯한 종이컵 커피를 들고 있다. 그는 서재를 슬쩍 훑어보더니 하품을 한다.
**강하준:** (하품하며) 흐암… 벌써 도착해 계셨네요, 서 형사님. 굳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러낼 것까지는…
**서유진:** (강하준을 노려보며) 강 탐정님, 늦게 오셨으면 조용히 하세요. 여긴 놀러 온 곳 아닙니다. 그리고 커피는 왜 또 들고 다니세요! 증거 훼손될까 봐 불안해서 원…!
**강하준:** (어깨를 으쓱하며) 어차피 다 식은 커피입니다. 컵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입자가 현장 지문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실 분은 안 계시겠죠. 그리고… 이 완벽한 밀실 살인 사건이 저의 밤잠을 방해할 정도는 돼야 할 것 같아서요.
**[지문]** (강하준의 무심한 표정, 서유진의 짜증스러운 얼굴)

**[컷 6]**
강하준이 아무렇지 않게 서재 안으로 들어서려 하자, 서유진이 팔을 뻗어 그를 막아선다.
**서유진:** 함부로 들어오지 마세요. 지금부터 브리핑합니다. 피해자는 김영수 화백, 72세. 유명한 동양화가이자 고미술품 수집가였습니다. 사망 원인은 자상. 흉기는 화백의 서재에 있던 은장도. 이 방은…
**강하준:** (서유진의 말을 끊으며) 문은 안에서 잠겼고, 열쇠는 여전히 열쇠 구멍에 꽂혀 있었죠. 창문도 마찬가지로 안에서 잠겼고, 외부 침입 흔적은 전혀 없고. 이 방 외부에 있는 다른 출입구는 모두 잠금쇠로 단단히 잠겨 있었을 테고, 지하실이나 다락방으로 통하는 비밀 통로도 없을 겁니다. 그렇죠?
**서유진:** (눈을 크게 뜨며) 그걸 어떻게…?
**강하준:** (피식 웃으며) 서 형사님 얼굴에 ‘나는 지금 불가능한 사건과 마주하고 있다’고 쓰여 있거든요. 게다가 박 팀장님의 한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걸 보면… 딱 봐도 밀실 살인입니다.

**[컷 7]**
강하준이 서재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선다. 서유진은 어이없어하며 그를 따라 들어간다.
**서유진:** (속으로) 저 건방진 말투 좀 봐! 그래도 뭐… 탐정 의뢰는 내가 한 게 아니니까. 박 팀장님이 워낙 답답해 하시길래…

**[컷 8]**
강하준이 시신이 있는 책상에 다가가지 않고, 방 한쪽 벽에 걸린 낡은 태피스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린다.
**강하준:** 음… 17세기 벨기에산 태피스트리. 꽤 값나가는 물건이군요. 김 화백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서유진:** (짜증스럽게) 지금 미술품 감상할 때가 아니잖아요!
**강하준:** (태피스트리에서 아주 가는 실 한 가닥을 뽑아 들고는) 아닙니다. 현장의 모든 것은 의미가 있죠. 이 방에 있는 모든 물건이… 이 사건의 퍼즐 조각입니다.

**[컷 9]**
강하준이 그 가는 실을 손가락에 감고는 서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는 바닥을 유심히 살피고, 책꽂이를 훑어보고, 심지어는 천장까지 올려다본다. 그러다 문득 멈춰 선다.
**[지문]** (강하준의 진지한 표정, 그의 발걸음 소리)

**[컷 10]**
그가 멈춰 선 곳은 바로 문이었다. 그는 문에 얼굴을 바싹 대고 코를 킁킁거린다.
**서유진:** (놀라서) 뭐하세요? 냄새라도 맡으시는 거예요?
**강하준:** (미간을 찌푸리며) 음… 희미한… 흙먼지 냄새? 그리고… 아주 미세한… 비린내.

**[컷 11]**
강하준이 안경을 고쳐 쓰고는 문고리 옆, 열쇠가 꽂혀 있는 부분을 확대해서 관찰한다. 그는 손전등을 꺼내 열쇠 구멍 안을 비춰본다.
**강하준:** (작게 중얼거린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군.
**서유진:** 뭘 발견했어요?
**강하준:** 이 열쇠… 보통 열쇠와는 조금 다릅니다. 아니, 정확히는 열쇠 구멍 안쪽에 아주 미세한 흠집이 있어요. 그리고 이 열쇠의 손잡이 부분 안쪽에도… 아주 가는 실 같은 것으로 잡아당긴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컷 12]**
서유진이 강하준의 옆으로 다가가 함께 열쇠 구멍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서유진:** 저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그냥 낡은 열쇠 구멍 같은데…
**강하준:** (빙긋 웃으며) 범인은 이 열쇠를 이용해 완벽한 밀실을 만들었습니다. 살해 후, 그는 이 방을 나갔죠. 그리고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서유진:** (경악하며) 말도 안 돼요! 열쇠는 안에 그대로 꽂혀 있었잖아요! 어떻게 나갈 수 있었죠?

**[컷 13]**
강하준이 문 밑의 좁은 틈새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강하준:** 이 방의 문은 꽤 오래된 문입니다. 그리고 문틈이 미세하게 벌어져 있죠. 범인은 살해 후, 열쇠를 돌려 문을 잠갔습니다. 그리고… 아주 가늘고 튼튼한 실을 이용했습니다.
**서유진:** 실이요?
**강하준:** 네. 미리 준비한 실을 열쇠 손잡이에 묶은 뒤, 그 실을 문틈으로 통과시켰죠. 문밖으로 나간 범인은 문밖에서 그 실을 당겨 열쇠를 열쇠 구멍에서 빼냈습니다.
**서유진:** (더욱 혼란스러워하며) 그럼 열쇠는 문 밖에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왜 열쇠가 안쪽에 그대로 있었냐고요!

**[컷 14]**
강하준이 씩 웃으며 손에 쥐고 있던 가는 실을 들어 보인다.
**강하준:** 자, 보세요. 이 실은 아주 얇지만 강합니다. 범인은 열쇠를 밖으로 빼낸 후, 다시 그 실을 이용해 열쇠를 열쇠 구멍에 넣어 잠금 상태로 되돌린 겁니다. 열쇠를 빼내고 다시 넣는 과정에서 열쇠 구멍 안쪽에 미세한 흠집이 생긴 거고요. 열쇠 손잡이 안쪽의 마모는 실로 잡아당긴 흔적입니다.
**서유진:** (경악에 찬 표정으로) 그게… 가능해요? 아무리 얇은 실이라도… 그렇게 정교하게 열쇠를 다시 밀어 넣는다는 게…?
**강하준:** (턱을 쓰다듬으며) 실만으로는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방금 흙먼지 냄새와 비린내를 맡았죠. 이 방은 고서가 많아 건조하고 깨끗합니다. 흙먼지나 비린내가 날 리 없어요. 특히 비린내는… 낚싯줄에서 나는 냄새와 유사하죠.
**[지문]** (강하준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 서유진의 할 말을 잃은 표정)

**[컷 15]**
강하준이 서재 문밖으로 나가, 문틈 아래를 손전등으로 비춘다. 그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손을 뻗어 아주 작은 조각을 집어 든다.
**강하준:** 여기 있습니다. 아주 미세한 낚싯줄 파편. 범인은 낚싯줄처럼 얇고 튼튼한 줄을 사용한 겁니다. 낚싯줄은 가볍지만 강하고, 물기에 강해서 마찰열에도 덜 끊어지죠. 그리고 이 낚싯줄 끝에는… 자석이 달려 있었을 겁니다.
**서유진:**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석이요?
**강하준:** 네. 자석을 열쇠 구멍을 통해 안에 있는 열쇠에 붙인 다음, 줄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돌려 잠금 상태로 되돌리고, 다시 밖으로 빼낸 거죠. 그리고 그 자석은 낚싯줄 파편과 함께 어딘가에 버려졌겠죠. 이 미세한 흙먼지는 그 자석을 사용하면서 묻어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혹은 범인이 밖에 숨어 있을 때 묻은 흙먼지일 수도 있고요.

**[컷 16]**
서유진은 강하준의 설명을 들으며 점점 굳어간다. 그녀는 그의 천재적인 추리에 전율을 느낀다.
**서유진:** (속으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듣고 보니 섬뜩할 정도로 완벽해. 이 남자… 천재잖아.
**강하준:** (갑자기 서유진을 돌아보며) 그런데 서 형사님, 오늘 아침 식사는 뭐 드셨습니까? 왠지 모르게 상큼한 베이글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서유진:** (얼굴이 확 붉어지며) 그게 지금 이 사건이랑 무슨 상관이죠?!
**강하준:** (천연덕스럽게) 아, 아닙니다. 그저… 서 형사님이 드신 베이글이 밀실의 열쇠가 될 리는 없으니까요. 하하.
**[지문]** (강하준의 해맑은 웃음, 서유진의 붉어진 얼굴과 당황스러운 표정)

**[컷 17]**
서유진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다. 그녀는 강하준의 엉뚱함에 질색하지만, 그의 눈빛에서 빛나는 총명함은 숨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서유진:** (속으로) 정말이지…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야. 천재와 바보 사이를 오가는 것 같단 말이지… 하지만…
**[지문]** (강하준을 바라보는 서유진의 복잡미묘한 시선)

**[컷 18]**
강하준이 서재 문을 다시 한번 쓱 훑어본다. 그의 표정은 다시 진지해진다.
**강하준:** 이제 누가 범인인지 밝혀내야겠죠? 이 트릭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집 구조를 완벽히 꿰뚫고 있고, 낚싯줄과 자석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으며… 무엇보다 김 화백에게 앙심을 품은 자일 겁니다.
**박 팀장:** (강하준의 설명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가 정신을 차리며) 용의자 명단 다시 확인해! 특히 취미가 낚시라거나, 손재주가 좋았던 사람 위주로!
**강하준:** (서유진을 보며) 서 형사님, 이제부터는 현장 주변 인물들을 좀 더 심층적으로 조사해야겠네요. 낚싯줄과 자석을 이용해 밀실 트릭을 구현할 수 있을 만한 인물을요.
**서유진:** (강하준의 진지한 눈빛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네! 그렇게 하죠! 그런데… 아까 그 실은… 혹시 태피스트리에서 뽑은 거예요?
**강하준:** (아무렇지 않게) 아, 네. 이 태피스트리 실은 꽤 강하거든요. 실제로 범인이 썼을 줄은 아니지만, 트릭을 설명하기엔 제격이죠.
**서유진:** (어이없어하며) 젠장! 박물관에 가야 할 태피스트리를…!

**[컷 19]**
강하준은 서유진의 짜증 섞인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미 다음 단계를 추리하는 듯 눈을 빛낸다. 서유진은 그런 그를 보며 한숨을 쉬지만,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흥미를 느낀다. 이 엉뚱한 천재 탐정과 함께라면, 이 사건은 물론이고 자신의 지루했던 일상도 조금은 특별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문]** (강하준의 비상한 눈빛, 서유진의 미묘한 표정 변화. 다음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

**[컷 20]**
서재 문이 서서히 닫힌다. 닫힌 문 뒤로 강하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강하준:** (나지막이) 범인은… 김 화백의 유일한 상속인, 조카 김민지 씨겠군요. 그녀는 열렬한 낚시광이자 아마추어 공예가로 알려져 있죠.
**서유진:** (문밖에서 놀란 듯) 뭐… 뭐라구요?!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