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호러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칠흑 같은 심연. 그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우주선 ‘아레스 7호’의 브릿지 유리창 너머에는 별조차 드문드문 박힌 거대한 어둠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인류가 명명한 모든 성운과 은하계를 벗어나, 미개척의 우주를 유영하는 지루하고도 장엄한 항해. 그것이 아레스 7호에 탑승한 다섯 명의 승무원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캡틴, 열 시 방향에서 약한 에너지 파동 감지. 식별 코드 없음.”

지루한 정적을 깬 것은 항해사 박서준의 다소 들뜬 목소리였다.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손가락을 빠르게 놀리던 그의 얼굴에는 미지의 존재를 발견했을 때의 특유의 흥분이 감돌았다.

선장 강민준은 삐걱거리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은 피로에 절어 있었지만, 서준의 말에 번뜩이는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식별 코드 없다고? 자연 현상은 아닌가?”

“그렇습니다. 너무 미약해서 놓칠 뻔했습니다. 하지만 패턴이… 전혀 분석되지 않는 형태입니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파동 같아요.” 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추가 데이터를 띄웠다. 화면에 나타난 것은 불규칙하고도 기이한 곡선 그래프였다.

“이지아 박사에게 보고하고, 항로를 그쪽으로 수정해.” 강민준은 차분하게 지시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미지의 것에 대한 오랜 탐사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신중함이 묻어 있었다. “접근은 신중하게, 경계 태세 유지하고.”

수석 과학자 이지아 박사가 브릿지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눈은 이미 서준이 띄워놓은 데이터에 고정되어 있었다. 긴 머리를 질끈 묶은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은 이미 수많은 이론과 가설을 머릿속에서 펼치고 있는 듯했다.

“재미있네요.” 이지아는 모니터에 얼굴을 바싹 대고 중얼거렸다. “이건…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에너지 형태와도 일치하지 않아요. 인위적인 것도, 자연적인 것도 아닌, 제3의 무언가.”

아레스 7호는 속도를 줄이며 미지의 파동이 발원하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어둠 속을 헤치고 나아가자, 서서히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희미한 얼룩처럼 보였던 것이, 점차 그 윤곽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젠장…” 박서준의 입에서 낮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거대한 무언가였다.
소행성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이질적이고, 인공 구조물이라고 하기엔 그 형태가 너무도 괴이했다. 길고 불규칙한 돌기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고, 표면은 어두운 회색빛을 띠고 있었으나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흡사 고대의 거대하고 기괴한 생명체의 화석 같기도 했다. 아니, 화석보다 훨씬 더 오래된, 우주 그 자체의 일부인 양 태고적인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정면 스캔 결과… 유기물과 무기물의 복합체입니다, 캡틴.” 이지아의 목소리도 경외감과 함께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표면 온도는 극저온이지만, 내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미약한 에너지 파동이 감지됩니다. 이 정도 크기의 물체에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요.”

강민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눈에 비친 것은 단순히 신비한 발견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우주를 탐사하며 겪었던 수많은 기이한 현상들 중에서도, 이것은 차원이 다른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그의 척추를 타고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가까이 접근해. 탐사용 셔틀 준비.” 강민준은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갈무리하며 명령했다. “이지아 박사, 그리고… 박서준. 동행한다.”

셔틀이 본선에서 분리되어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셔틀 내부의 모니터에는 외부의 거대한 물체가 더욱 선명하게 잡혔다. 그것은 우주 공간에 부유하며, 마치 잠자는 거인처럼 고요히 존재하고 있었다. 거리가 좁혀질수록, 기이한 압박감이 셔틀 내부를 채우는 듯했다.

“이봐, 뭔가 이상하지 않아?” 박서준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귀가 웅웅거리는 것 같아.”

이지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의 귀를 만져 보았다. “나도 그래. 저 물체에서 발산하는 에너지 때문인가?”

강민준은 조종간을 꽉 움켜쥐었다. 그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있었다. 셔틀이 물체 표면에서 약 50미터 떨어진 지점에 정지하자, 그의 시선은 물체의 한 부분을 응시했다. 거대한 몸체의 중앙에, 마치 오랜 시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입처럼 생긴 균열이 존재했다. 단순히 부서진 부분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듯한 미세한 틈새였다.

그때, 균열 내부에서 아주 희미한 빛이 깜빡이는 것을 강민준은 목격했다. 너무나 미약해서 착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확신했다. 그리고 그 빛과 동시에, 셔틀 내부의 모든 전자 기기가 일제히 불안하게 깜빡이기 시작했다. 모니터는 일그러졌고, 통신망에는 알 수 없는 노이즈가 들끓었다.

“이런, 젠장!” 박서준이 비명을 지르며 제어판을 두드렸다. “시스템이 오작동하고 있습니다! 본선과의 통신 두절!”

강민준의 심장이 발이 없는 구덩이로 추락하는 듯했다. 그는 균열 너머의 어둠 속에서 방금 목격한 희미한 빛을 다시 떠올렸다. 그것은 빛이라기보다는, 심장을 직접 꿰뚫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에 더 가까웠다.

이지아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손을 뻗어 외부 화면을 가리켰다.

“캡틴… 저것 보세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는, 방금 전까지 굳게 닫혀 있던 균열이 천천히 벌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금속이 갈리는 소리도, 암석이 부서지는 소리도 아니었다. 마치 수백만 년 동안 잠들어 있던 거대한 생명체가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하는 듯한, 소리 없는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그 틈새 너머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그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형체 없는 어둠의 눈동자.
그것은 차갑고도 깊은, 태초의 공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