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의 기억]
**감독:** 김현수
**각본:** 김현수
**장르:** 추리 미스터리,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극
**제작:** 스튜디오 이클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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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재가 덮인 세상**
**[장면 1] 폐허의 눈 (Eyes of the Ruin)**
**오프닝 크레딧**
**카메라:** 회색빛 하늘을 가로지르는 황량한 바람. 거대한 빌딩들의 잔해가 마치 부러진 이빨처럼 솟아 있다. 하늘에는 언제나처럼 두터운 먼지 구름이 낮게 깔려 햇빛마저 탁하게 만든다.
**배경:** 한때 번화했던 도시의 중심이었을 곳. 이제는 녹슨 철골과 깨진 유리 파편,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모래와 흙이 뒤섞인 재가 모든 것을 덮고 있다.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된 거리에는 허물어진 차량들이 녹슨 채 방치되어 있고, 이름 모를 덩굴 식물들이 콘크리트 틈새를 비집고 나와 폐허의 생명력을 겨우 보여주고 있다.
**BGM:** 낮고 음울한, 그러나 어딘가 희망을 잃지 않은 듯한 현악기 선율. 바람 소리와 쇳소리가 미세하게 섞인다.
**카메라:** 천천히 이동하여 한 고층 빌딩의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은 절반쯤 무너져 내렸지만,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한 인물이 보인다.
**인물:** 현 (30대 초반). 낡고 해진 짙은 회색의 방진복을 입고 있다. 먼지와 흙으로 얼룩진 옷 위에는 찢어진 흔적이 선명하다. 등에 멘 묵직한 배낭은 그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듯하다. 그의 얼굴은 마스크로 절반 가량 가려져 있지만, 날카로운 눈빛과 굳게 다문 입술은 척박한 세월을 버텨온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 손에는 낡은 휴대용 스캐너를 들고 있다.
**현 (내레이션/독백):**
“오늘은 또 어디에, 무엇이 있을까. 어제와 똑같은 재와 먼지, 그리고 끝없는 고요뿐인 이 망할 세상에서, 나는 매일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매일 똑같은 대답을 얻는다. 아무것도… 없다.”
**카메라:** 현의 시선에 맞춰 파노라마처럼 폐허를 비춘다.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은 그저 죽어있는 풍경이다.
**현:** (스캐너 화면을 들여다본다)
“젠장… 수분 함량 0.01%. 이젠 하다 하다 먼지에서도 물이 안 나오네.”
**SE:** 스캐너에서 ‘삐빅’거리는 낮은 경고음. 화면에는 ‘WATER CRITICAL’이라는 붉은 글자가 깜빡인다.
**카메라:** 현의 얼굴 클로즈업. 마스크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은 피로에 절어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빛이 서려 있다. 그는 허리에 찬 물통을 만져본다. 텅 비어있다.
**현:** (한숨을 쉬며)
“이대로는 안 돼. 최소한 이틀… 이틀 안에 못 찾으면… 끝이다.”
**카메라:** 현이 스캐너를 다시 들고 허공을 향해 천천히 돌린다. 스캐너는 계속해서 미약한 신호들을 잡으려 애쓰지만, 대부분은 잡음이거나 의미 없는 파장뿐이다. 그의 시선은 먼지바람 너머의 지평선 끝, 유독 검게 뭉쳐 있는 거대한 구조물로 향한다. 거대한 구조물은 다른 빌딩들과 달리 온전히 무너지지 않고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어딘가 불길하면서도, 동시에 알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낸다.
**현:** (독백)
“저긴가… 저 거대한 폐기물 같은 게. 어딘가 익숙한 형태인데…”
**SE:** 스캐너에서 갑자기 ‘삐이이이익!’ 하고 강한 경고음이 울린다. 현은 깜짝 놀라 스캐너를 고쳐 잡는다. 화면에는 기존의 잡음과는 확연히 다른, 선명하고 규칙적인 파형이 깜빡거린다. 발원지는 현이 방금 바라보던 거대한 구조물 쪽이다.
**현:** (눈을 가늘게 뜨며 화면을 주시한다)
“이게 무슨… 일반적인 전자 신호는 아닌데… 뭔가 달라. 살아있는 파장 같아.”
**카메라:** 현의 눈빛이 흔들린다. 죽은 세상에서, ‘살아있는’ 신호. 그것은 단순한 자원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그의 심장이 불안하게, 그러나 기대감으로 뛰기 시작한다.
**현:** (마스크 너머로 옅은 미소를 지으며)
“좋아. 최소한 물이 있는 곳은 아니더라도… 뭔가 ‘다른’ 게 있을지도 모른다. 이 망할 세상에서, ‘다르다’는 건 곧 희망이다.”
**카메라:** 현이 등 뒤의 배낭을 고쳐 메고, 무너진 옥상을 조심스럽게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의 발걸음은 이전보다 훨씬 단호하다.
**BGM:** 긴장감 있는, 그러나 탐험적인 분위기의 음악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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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고요한 그림자 (Silent Shadow)**
**카메라:** 흙먼지로 뒤덮인 길을 현이 걷고 있다. 그의 발자국이 먼지 위에 선명하게 남았다가, 이내 바람에 흐려진다. 주변에는 녹슨 자동차 잔해와 쓰레기 더미가 널려 있다.
**배경:** 현이 스캐너가 지목한 거대한 구조물에 가까워진다. 이제 그 실체가 명확히 드러난다. 거대한 콘크리트 벽과 높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복합 건물 단지다. 겉모습은 황폐하지만, 다른 건물들처럼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입구에는 ‘구역 7: 리서치 센터’라고 적힌 낡은 표지판이 녹슨 채 간신히 매달려 있다. 건물 외벽에는 이름 모를 덩굴들이 마치 거대한 혈관처럼 얽혀 있다.
**현:** (내레이션/독백)
“리서치 센터라… 어째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을 때, 이런 곳만 멀쩡한 걸까. 무언가를 숨기려던 흔적일까, 아니면… 그냥 운이 좋았던 걸까.”
**SE:**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철조망을 흔드는 소리, 그리고 현의 발소리만이 고요한 폐허를 채운다.
**카메라:** 현이 단지 입구에 도착한다. 철조망은 이미 녹슬어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은 한쪽이 떨어져 나가 기울어져 있다. 굳이 문을 열 필요도 없이 진입이 가능할 정도다.
**현:** (스캐너를 다시 확인한다. 파장은 여전히 강렬하다)
“파장이 강해졌어. 분명 이 안에 뭔가 있어.”
**카메라:** 현이 철문을 지나 단지 내부로 발을 들여놓는다. 내부는 더욱 기괴하다. 폐쇄된 건물 사이로 자란 덩굴들은 바닥과 벽을 뒤덮었고, 검은 곰팡이가 벽면을 타고 올라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보인다. 공기는 바깥보다 훨씬 습하고, 묘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흙냄새, 곰팡이 냄새, 그리고 어딘가 희미한 화학 약품 냄새가 뒤섞여 있다.
**현:** (마스크를 고쳐 쓰며,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핀다)
“이 냄새… 익숙한데. 오래된 실험실 냄새 같기도 하고… 어딘가 섬뜩하군.”
**SE:** 현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부러진 나뭇가지와 콘크리트 파편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의 손에 든 소총은 언제든 발사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카메라:** 현이 낡은 건물 복도로 들어선다. 복도는 어둡고 습하며, 천장의 형광등은 깨져 있거나 전선이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 하지만 다른 폐허와 달리, 이곳은 건물 자체가 견고하게 유지되어 있다. 벽에 붙은 안내도에는 ‘중앙 데이터 서버실’, ‘제1 연구실’, ‘생체 실험동’ 같은 구역들이 표시되어 있다.
**현:** (안내도를 보며 중얼거린다)
“중앙 데이터 서버실… 파장의 발원지가 거기인가.”
**카메라:** 현이 복도를 따라 걸어간다. 그의 눈은 주변을 끊임없이 스캔하고 있다. 벽면에 찢겨진 포스터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그 위에는 ‘인류의 미래’, ‘새로운 에너지원’ 같은 문구들이 적혀 있다. 그러나 곧바로 다른 문구들이 눈에 띈다. ‘프로젝트 아틀라스’, ‘최종 단계 임박’.
**현:** (독백)
“프로젝트 아틀라스? 처음 듣는 이름인데. 이 모든 게 터지기 전에 진행되던 건가?”
**SE:** 갑자기, 복도 저편에서 희미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전기가 흐르는 듯한, 낮고 지속적인 소리다. 현은 순간 몸을 움츠린다. 소총을 바짝 움켜쥐고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카메라:** 현의 얼굴 클로즈업. 그의 눈은 경계심으로 가득하다. 이 죽은 세상에서, 전기가 흐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위험의 징후일 수도, 혹은 어마어마한 발견의 시작일 수도 있다.
**현:** (독백)
“살아있는 전력… 이럴 리가 없는데. 마지막으로 전기가 들어왔던 게 언제였더라? 기억도 안 나는데.”
**카메라:** 현이 소리의 근원지에 다다른다. 낡은 금속 문이 눈앞에 나타난다. 문 위에는 ‘중앙 서버실 – 승인된 인원 외 출입 금지’라는 경고 문구가 희미하게 남아있다. 문틈으로는 희미한 파란색 빛이 새어 나온다.
**현:** (문에 손을 대본다. 문은 차갑고, 미세하게 진동한다)
“이거… 정말 작동하고 있어.”
**SE:** 문 너머에서 들리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더욱 선명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주 희미하게, 무언가 입력되는 듯한 ‘타닥타닥’ 하는 키보드 소리가 섞여 들려온다.
**현:** (동공이 확장된다)
“누군가… 있어?”
**카메라:** 현의 눈이 급격하게 흔들린다. 이 황폐한 세상에서, 자신 외의 다른 생존자를 만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알 수 없는 진실의 문이 열리는 기분도 든다.
**BGM:** 숨 막히는 긴장감과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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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속삭이는 기록 (Whispering Records)**
**카메라:** 현이 조심스럽게 금속 문을 밀어 연다. 낡은 경첩이 ‘끼이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SE:** 낡은 경첩 소리, 그리고 더욱 커지는 ‘웅웅’거리는 전자음. 키보드 소리는 멈췄다.
**배경:** 문이 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적이다. 어둠에 잠겨 있던 복도와는 달리, 서버실 내부는 푸른색과 녹색의 희미한 전광판 불빛으로 가득했다. 수많은 서버 랙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그 사이사이를 복잡한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엮고 있었다. 공기 중에는 먼지 대신 오존과 전기의 미약한 냄새가 감돌았다. 한쪽 벽면에는 거대한 모니터들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은 꺼져 있지만 몇몇은 알 수 없는 데이터와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었다.
**카메라:** 현이 서버실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그의 눈은 경계심으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이 공간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에너지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주변을 둘러본다. 인기척은 없다. 키보드 소리는 현이 문을 열었을 때 멈춘 것 같았다.
**현:** (조심스럽게 한 발씩 내딛으며)
“아무도… 없는 건가?”
**SE:** 현의 발소리가 서버 랙 사이를 메아리친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된 바닥이 그의 눈에 들어온다. 다른 폐허들과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모습이다.
**카메라:** 현의 시선이 한쪽 구석에 놓인 낡은 사무용 의자와 데스크탑 PC로 향한다. 키보드와 마우스가 놓여 있고, 데스크탑 모니터는 꺼져 있지만 전원 불빛이 깜빡거린다. 마치 방금 전까지 누군가 사용하다가 자리를 비운 것처럼 보인다.
**현:** (독백)
“여기서… 누군가 작업을 하고 있었던 건가? 아니면… 시스템이 스스로 작동하고 있는 건가.”
**카메라:** 현이 데스크탑으로 다가간다. 마우스에 손을 대자, 화면이 잠금 해제되며 바탕화면이 나타난다. 바탕화면에는 복잡한 아이콘들이 가득했다. 그의 눈이 번뜩인다. 이 모든 것이 작동하고 있다는 건, 이 세상의 종말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 (마우스를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어디 보자… 중요한 정보는 어딨을까.”
**SE:** 마우스 클릭 소리.
**카메라:** 현이 몇 개의 폴더를 열어본다. 대부분은 암호화되어 있거나 알 수 없는 코드들로 채워져 있다. 그의 얼굴에 실망감이 스친다.
**현:** (한숨)
“이런 식으로는 답이 없겠군.”
**카메라:** 현의 손이 스크롤을 내리다 멈춘다. 하나의 파일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파일명: `최종_보고서_프로젝트_제로_프로토콜`. 날짜는 재앙이 시작되기 정확히 3일 전으로 되어 있다.
**현:** (독백)
“프로젝트 제로 프로토콜? 그리고… 최종 보고서?”
**카메라:** 현의 손가락이 떨린다. 그는 파일을 더블클릭한다.
**SE:** 클릭, 그리고 파일이 열리는 소리.
**배경:** 모니터 화면 가득, 빼곡한 글자들이 띄워진다. 현의 시선이 빠르게 스크롤을 내린다. 과학 용어와 알 수 없는 그래프, 그리고 중간중간 삽입된 이미지들은 그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몇몇 문구들이 그의 눈에 박힌다.
**모니터 화면 (텍스트 일부):**
`…초점 파장 ‘어둠의 심장’ 활성화 성공.`
`…지구 생명체와의 공명, 긍정적 결과 도출.`
`…’재생’ 단계 진입. 기존 생태계 ‘리셋’ 준비 완료.`
`…부작용: 초기 대기 오염 심화, 무차별적 변이 발생 가능성 경고. (무시됨)`
`…인류 이주 계획 ‘에덴’ 실행 준비.`
**카메라:** 현의 얼굴 클로즈업. 그의 눈은 모니터의 텍스트를 따라 움직이며 충격으로 점차 커진다. 그의 호흡이 거칠어진다.
**현:** (거친 숨을 내쉬며)
“리셋? 재생? 대기 오염… 변이… 이건… 이건 재앙이 아니었어. 의도된… 의도된 것이었단 말인가?!”
**카메라:** 현의 손이 떨린다. 그는 화면을 더 스크롤한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거대한 지구본 이미지와 함께 빨간색으로 깜빡이는 좌표들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단 하나의 문장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모니터 화면 (마지막 문장):**
`인류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과거는 반드시 소멸되어야 한다.`
**SE:** 갑자기 ‘찌이이익!’ 하는 고주파음과 함께 서버실의 모든 전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모니터 화면도 지직거리며 왜곡된다.
**현:**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무슨 일이지?!”
**카메라:** 서버실 전체가 흔들리는 듯하다. 서버 랙에서 스파크가 튀고, 푸른빛이 번쩍인다. 모니터 화면은 완전히 깨진 픽셀로 변한다. 현은 데스크탑에서 몸을 떼어내 뒤로 물러선다.
**SE:** 경고음이 울리고, 비상 조명이 붉은색으로 깜빡인다. 전체 시스템 다운을 알리는 듯한 기계음.
**현:** (당황한 표정으로)
“전원이… 끊어지는 건가? 왜 갑자기?!”
**카메라:** 현의 눈이 데스크탑 뒤편, 벽면의 작은 창문으로 향한다. 창문 너머의 어둠 속에서, 아주 희미하지만 선명한 붉은색 불빛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그를 지켜보고 있다는 듯이.
**SE:** 붉은 불빛이 사라지기 직전, 아주 짧게 ‘찰칵’하는 셔터음 같은 소리가 들린다.
**카메라:** 현의 시선이 다시 모니터로 향한다. 모니터는 완전히 꺼져 있었다. 암흑이 서버실을 덮치기 직전, 그의 눈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것은 데스크탑 옆에 놓여 있던 낡은 사진 한 장이었다. 사진 속에는 현과 닮은 어린아이의 모습, 그리고 환하게 웃고 있는 한 여성의 얼굴이 담겨 있었다. 여성의 목에는 현이 지금 착용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낡은 인식표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현:** (사진을 응시하며 굳어진 표정으로)
“엄마…?”
**SE:** 서버실 전체가 완전히 암흑에 잠긴다. 모든 소리가 끊어진다. 붉은 비상 조명마저 꺼진다. 완전한 정적.
**현 (내레이션/독백):**
“세상은… 죽은 게 아니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죽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찾던 것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었다. 이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진실을 파헤치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남아야 할 진짜 이유였다.”
**카메라:** 암흑 속에서 현의 눈만 빛난다. 그의 눈빛은 더 이상 피로에 절어 있지 않다. 강렬한 의지와 분노, 그리고 무언가에 대한 결의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손은 무의식적으로 낡은 인식표 목걸이를 꽉 움켜쥔다.
**BGM:** 오프닝과 같은 음울한 현악기 선율이 고조되며, 강렬하고 불안한 비트로 전환된다.
**엔딩 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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