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탐험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폐허 속 한 줄기 빛, 혹은 더 깊은 그림자

(장면 전환: 잿빛 하늘 아래, 무너진 도시의 잔해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낡고 부서진 건물들의 실루엣이 스산하게 솟아있고, 먼지와 쓰레기가 바람에 굴러다닌다. 화면은 한 남자의 뒷모습을 비춘다. 찢어진 야전 재킷을 걸치고, 등에는 낡은 배낭, 손에는 녹슨 철봉을 쥔 채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내레이션 (강철):**
세상이 무너진 지, 얼마나 됐을까.
달력의 의미는 사라진 지 오래고, 시간은 그저 해가 뜨고 지는 흐릿한 반복일 뿐이다.
살아남은 자들은 몇몇 ‘안전지대’라는 우리에 갇혀 희망 없는 삶을 연명하거나,
나처럼… 이 거대한 무덤 속을 헤매는 사냥개가 되거나.

(강철의 얼굴 클로즈업. 턱수염이 거칠게 자라 있고, 눈은 피로와 경계심으로 번들거린다. 입술은 바싹 말라 갈라져 있다.)

**강철 (독백):**
크으… 젠장. 물이 바닥났군.
마지막 비상식량도 벌써 사흘 전…
이대로 가다간, 놈들의 밥이 되기 전에 먼저 말라 죽을 테지.

(강철의 시선이 바닥에 뒹굴던 찢어진 지도 조각에 멈춘다. 먼지로 뒤덮인 지도를 주워 흙먼지를 털어내자, 흐릿하지만 ‘세린 백화점’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지도에는 낡은 글씨로 ‘희망’, 그리고 ‘위험’이라는 상반된 단어가 희미하게 적혀 있다.)

**강철 (독백):**
세린 백화점… 폐허가 되기 전엔 꽤 큰 곳이었지.
이젠 그냥, 괴물들의 소굴이나 다름없을 텐데…
희망? 개뿔. 이 바닥에서 희망은 또 다른 절망의 이름일 뿐이다.

(지도 조각을 멍하니 바라보던 강철의 눈빛에 결연한 의지가 스친다.)

**강철 (독백):**
…그래도. 굶어 죽는 것보단 나아.
어쩌면 아직 쓸만한 게 남아있을지도 모르지.

(결심한 듯 강철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낡은 고층 건물들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자, 마침내 거대한 폐허가 된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세린 백화점’이라는 낡은 간판은 절반이 떨어져 나가고, 유리창은 모두 깨져나가 앙상한 뼈대만 남아있다. 건물 입구는 거대한 콘크리트 잔해로 막혀 있지만, 한쪽 구석에 사람이 겨우 드나들 만한 틈새가 보인다.)

**강철:**
흐읍… 여기가 그 지옥문인가.

(강철이 틈새로 조심스럽게 들어선다. 안은 빛 한 점 없는 암흑이다. 손전등을 켜자, 낡은 백화점 내부가 섬뜩하게 드러난다. 찢어진 옷가지와 부서진 쇼케이스, 온통 곰팡이와 먼지로 뒤덮인 공간.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SFX:** (바스락, 바스락) – 강철의 신발이 부서진 잔해 위를 밟는 소리.
**SFX:** (쩌억… 쩌억…) – 건물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마찰음.

**강철 (독백):**
이런… 녀석들이 좋아할 만한 냄새로 가득하군.
긴장해라, 강철. 이곳에선 그림자 하나도 널 노릴 수 있어.

(1층을 조심스럽게 탐색하던 강철의 눈에, 찌그러진 쇼핑 카트와 진열대 잔해가 보인다. 한때 수많은 물건들이 가득했을 곳이지만, 지금은 그저 텅 빈 폐허다. 찰나, 강철의 귀에 날카로운 소리가 스쳐 지나간다.)

**SFX:** (쉭… 쉭!) – 뭔가가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

(강철은 본능적으로 철봉을 움켜쥐고 몸을 낮춘다. 그의 시야에 희미한 그림자 하나가 포착된다. 어둠 속에서 번들거리는 붉은 눈 두 개.)

**강철 (독백):**
왔군… 역시나.

(그림자가 빠르게 돌진한다. 빛이 닿자 그 모습이 드러난다. 흉터로 가득한 비늘에 덮인, 개와 유사한 형체의 변이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강철에게 달려든다.)

**SFX:** (크르르릉!) – 변이체의 위협적인 울음소리.
**SFX:** (휙!) – 강철이 철봉을 휘두르는 소리.

(강철은 침착하게 돌진해오는 변이체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철봉으로 옆구리를 후려친다.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변이체가 비명을 지르며 나뒹군다.)

**SFX:** (퍽!) – 철봉이 변이체에 맞는 소리.
**SFX:** (끼아아악!) – 변이체의 날카로운 비명.

**강철:**
하찮은 놈.

(강철은 쓰러진 변이체의 머리를 정확히 짓밟아 숨통을 끊는다. 변이체는 경련하며 이내 축 늘어진다. 강철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다시 경계한다.)

**강철 (독백):**
이런 잡것들이라면… 수백 마리도 상대할 수 있지.
하지만… 문제는 늘 따로 있었다.

(강철은 1층의 잔해를 헤치고 에스컬레이터 흔적을 찾아 2층으로 향한다. 층을 오를수록 분위기는 더욱 기괴해진다. 의류 매장, 화장품 코너의 흔적들이 유령처럼 남아있고, 부서진 마네킹들은 흉측한 형상을 하고 서 있다. 강철의 시선이 한쪽 구석에 쌓여있는 박스 더미에 닿는다. 비상식량으로 보이는 캔들이 얼핏 보인다.)

**강철:**
이런 곳에… 설마?

(조심스럽게 다가가 박스 더미를 헤집는다. 과연, 녹이 슬긴 했지만, 아직 개봉되지 않은 통조림 몇 개가 발견된다.)

**강철:**
됐다…! 이런 행운이!

(통조림을 집어 들고 환하게 웃는 강철의 얼굴. 아주 잠깐이지만, 그의 눈에 삶의 희망이 서린다.)

**강철 (독백):**
살 수 있어… 적어도, 며칠은 더…

(그때였다. 백화점의 깊숙한 곳에서, 건물을 뒤흔들 것 같은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진다. 강철의 표정이 순간 얼어붙는다.)

**SFX:** (우우우웅… 콰아앙!) – 거대한 물체가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진동한다.
**SFX:** (두웅… 두웅… 두웅…) – 발소리처럼 묵직한 울림이 점점 가까워진다.

**강철:**
젠장…! 이거 설마…

(강철의 눈에 비치는 것은, 거대한 덩치와 무시무시한 힘을 자랑하는 ‘백화점의 포식자’였다. 불규칙하게 솟아난 뼈 돌기, 찢어진 살점 사이로 보이는 검붉은 근육. 녀석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리고, 입에서는 불쾌한 침이 뚝뚝 떨어진다. 통조림을 발견했던 박스 더미 뒤에서 튀어나온 녀석은, 강철을 보자마자 끔찍한 포효를 내지른다.)

**SFX:** (크아아아악!) – 포식자의 귀를 찢는 듯한 포효.

(강철은 통조림을 품에 안고 재빨리 몸을 굴려 포식자의 공격을 피한다. 포식자의 거대한 발톱이 강철이 방금 서 있던 자리를 짓뭉갠다.)

**SFX:** (쉬이이익!) – 포식자의 발톱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
**SFX:** (꽝!) – 발톱이 바닥을 찍는 소리.

**강철 (독백):**
이런 미친… 저 덩치는 대체…!
놈의 울음소리가 모든 변이체들을 불러모을 거야.
여기서 벗어나야 해. 당장!

(강철은 철봉을 굳게 잡고 포식자와 대치한다. 거대한 괴물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아 보이지만, 강철의 눈빛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강철:**
그래… 와라, 빌어먹을 괴물.
네놈의 숨통을 끊어놓고, 이 통조림을 먹어주지!

(포식자가 다시 한번 돌진해온다. 강철은 회피와 반격을 반복하며 필사적으로 버틴다. 철봉으로 놈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려 하고, 눈을 노려 보려 하지만 녀석의 피부는 마치 강철처럼 단단하다. 강철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벽에 몸을 숨긴다.)

**강철 (독백):**
이런 식으로는 답이 없어… 약점을 찾아야 해!

(포식자가 거대한 몸을 이끌고 벽을 부수며 강철에게 다가온다. 강철의 눈에, 부서진 벽 너머로 보이는 낡은 통풍구 구멍이 들어온다. 비좁지만, 포식자는 들어갈 수 없는 크기.)

**강철 (독백):**
저곳이라면…!

(강철은 망설임 없이 통풍구로 몸을 던진다. 비좁은 통풍구를 따라 기어간다. 뒤에서는 포식자의 분노한 울음소리와 함께, 통풍구를 부수려는 듯한 거대한 충격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SFX:** (쿠우우웅! 쿠르르릉!) – 포식자가 통풍구를 때리는 소리.
**SFX:** (끼이익… 찌이익…) – 강철이 통풍구 내부를 기어가는 마찰음.

(천신만고 끝에 강철은 통풍구의 다른 출구를 발견하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난다. 이곳은 백화점의 지하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듯하다. 어둠과 습기가 가득한 곳. 뒤에서는 아직도 포식자의 분노한 포효가 들려온다.)

**강철:**
하아… 하아… 살았나…

(강철은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쉰다. 상처 입은 팔에서 피가 흐르고 있지만, 그의 손에는 여전히 통조림이 굳게 쥐어져 있다. 간신히 몸을 추스르던 강철의 눈에, 지하 주차장 안쪽 어둠 속에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포착된다.)

**강철 (독백):**
저건… 뭐지?

(빛은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섬뜩하면서도 묘하게 이끄는 듯한 빛. 빛 주변에는 낡은 표지판이 간신히 매달려 있다. 표지판에는 알아볼 수 없는 기이한 문자와 함께, 깊은 구멍을 나타내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내레이션 (강철):**
그날, 나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그것은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선,
더 깊은 심연으로 이끌리는 시작이었다.
그 푸른 빛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나는 아직 알지 못했다.

(강철의 얼굴 클로즈업. 피로와 함께 호기심, 그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교차한다. 그의 시선은 계속해서 푸른 빛에 고정된다. 백화점의 지하 심연으로 이끌리는 강철의 모습으로,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