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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심연의 속삭임

이 끔찍한 밤은 끝나지 않았다. 회색빛 구름 사이로 번개가 번쩍이며 멀리서 천둥이 우르르 굉음을 내자, 바람은 마치 괴물의 숨결처럼 차갑게 뺨을 스쳤다. 나는 숨을 죽이고 낡은 창가에 몸을 기대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바닷물의 출렁임과 함께, 심연 속 존재의 속삭임이 다시금 귓가를 스쳤다.

“복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주인.”

그 음성은 눈앞의 어둠 그 자체였다. 중심을 잡으려 애썼지만, 어지러움에 비틀거리며 벽을 짚었다. 그러나 이내 결의가 서렸다. ‘그놈들, 이번에는 반드시 끝을 봐야 한다.’

한 달 전, 이 마을을 뒤흔들었던 끔찍한 살인사건의 배후에는 분명 무언가 어둡고 기괴한 힘이 있었다. 내 동생, 민준을 끔찍하게 잃고 난 후, 나는 모든 걸 덮어둔 채 숨어 지내려 했다. 하지만 그 힘은 나를 집어삼키려는 듯 다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비밀의 조각들은 이제 겨우 맞춰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인간의 상식을 초월한 형상, 끈적거리는 촉수와 불가사의한 눈동자들이 내면 깊숙이 숨겨진 복수의 욕망을 자극했다. 나는 그 저주받은 존재와 이미 계약을 맺었다. 거래 대가로 내 영혼의 일부를 담보로 내놓았지만, 복수라는 희망이 빛을 비춰줬다.

“내가 반드시 너희를 파멸시킬 것이다.” 나는 속삭였다. “네가 누구든, 뭐든, 나를 갈가리 찢어놓더라도… 네 심연의 고통을 그대로 돌려줄 테다.”

그때였다. 벽 너머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조용하고 무겁게, 마치 대지를 밟는 듯한 소리였다. 숨을 죽이자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앞으로 나섰다. 나와 마찬가지로, 그도 어둠의 비밀을 쫓는 자임을 직감했다.

반복되는 심장의 고동 소리 속에서 나는 손에 쥔 낡은 단검을 꽉 쥐었다. 오늘 밤, 모든 것이 판가름 날 것이다. 그 인정사정 없는 바다 밑 어딘가, 영혼을 파고드는 저주가 해제되기 전까지, 나의 복수는 끝나지 않는다.

숨막히는 정적 속에서, 어둠은 점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내 앞에 설 자와 내 뒤에 숨겨진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 나는 이미 알았다. 죽음과 광기가 엮인 이 무대 위에서, 이제 막 시작된 복수극의 서막만이 희미하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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