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미스터리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제목:** 심연의 메아리 (Echoes of the Abyss)
**장르:** 추리 미스터리, SF
**형식:**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프롤로그]**

(어둠 속, 점멸하는 별들 사이로 거대한 탐사선 ‘아르고스’ 호가 유유히 떠간다. 전방의 푸른빛은 미지의 우주를 향한 끊임없는 여정을 상징하는 듯하다. 마치 심해를 유영하는 거대 생명체처럼, 그 움직임은 고요하고 웅장하다. 함선 외벽에는 오랜 항해의 흔적인 듯 미세한 먼지들이 붙어 있다.)

**[장면 1] 아르고스 호 – 함교 (ARCHOS – BRIDGE)**

**시간:** 우주력 2477년, 늦은 항성 시간
**장소:** ‘아르고스’ 함교
**배경:** 함교는 차분한 푸른빛으로 가득하다. 메인 스크린에는 끝없이 펼쳐진 별들의 은하가 보인다. 몇몇 크루원들이 각자의 콘솔 앞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적막하지만, 기계들의 낮은 웅웅거림과 키보드 소리가 그 적막을 채운다.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통신음과, 한 구석에서 내려진 커피 머신에서 흘러나오는 향이 묘한 안정감을 준다.

**[캐릭터]**
* **강태준 함장** (40대 후반, 날카로운 눈빛과 다부진 체격. 오랜 우주 생활이 남긴 특유의 고독감이 엿보인다. 흰색 함장복에 어울리는 강직한 인상.)
* **서유리 부함장 겸 과학장교** (30대 초반, 지적인 인상에 날카로운 눈매. 단정하게 묶은 머리카락이 흐트러짐이 없다. 차분하고 냉철한 분석가. 푸른색 과학장교복을 입고 있다.)
* **박선우 엔지니어** (20대 후반, 쾌활하고 장난기 넘치는 인상. 하지만 뛰어난 손재주와 문제 해결 능력을 지녔다. 주황색 엔지니어복에 항상 공구 벨트를 차고 있다.)
* **이지혜 보안/의무장교** (30대 초반, 침착하고 차분한 목소리. 항상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붉은색 의무복과 검은색 보안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강태준 함장은 지휘석에 앉아 전방의 은하 지도를 응시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가볍게 턱을 쓸며 생각에 잠긴다.)

**서유리:** (자신의 콘솔에서 복잡한 데이터 그래프를 응시하고 있다.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힌다.) 젠장, 또야.

(태준의 시선이 유리에게 향한다.)

**강태준:** 무슨 일인가, 서 부함장? 표정이 좋지 않군.

**서유리:** (콘솔 화면을 태준 쪽으로 전환하며) 함장님, 일주일 전부터 감지되던 이 미약한 에너지 신호, 기억하십니까? ‘X-27’ 구역 외곽에서 말입니다. 제가 고스트 시그널로 분류했었죠.

**강태준:** (화면을 확인한다. 희미하게 파동치는 그래프가 보인다. 화면 속 X-27 구역은 이전 탐사에서 ‘생명체 없음’으로 분류된 미개척지다.) 기억하고 말고. 별 것 아니라 생각했는데, 뭔가 바뀌었나?

**서유리:** 그때는 너무 미약해서 자연 현상으로 분류했습니다만… 최근 48시간 동안 그 진폭이 300%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박선우:** (옆자리에서 뭔가 작은 기기를 조립하다가 유리의 말에 고개를 든다.) 300%요? 와우! 그럼 이제 슬슬 귀뚜라미 소리쯤은 들린다는 얘기 아닙니까? 드디어 뭔가 심심한 우주에 이벤트를 좀 주시려나 보네. 한 이십 년 더 항해하면 심심해 죽을 뻔했습니다, 함장님!

**이지혜:** (의무실 쪽에서 걸어 나오며 이들의 대화를 듣는다. 박선우의 농담에 살짝 미소 짓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이 된다.) 박 상병님, 그런 농담은 함장님 앞에서 삼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서 부함장님의 표정을 보니 단순한 귀뚜라미 소리는 아닐 것 같은데요. 뭔가 불안정해 보여요.

**서유리:** 이지혜 상사 말이 맞습니다. 문제는 이 신호의 패턴입니다. 기존에 알려진 어떤 천체 물리 현상과도 일치하지 않아요. 자연적인 신호라고 하기엔 너무… 인공적입니다. 마치 규칙적인 맥동 같아요. 마치 누군가 만들어낸 언어 같습니다.

**강태준:** 인공적이라고? 확신하는 건가?

**서유리:** 네. 게다가 이 신호는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만 관측됩니다. 마치 누군가 아주 은밀하게, 그러나 강력하게 신호를 송출하고 있는 것처럼요. 출처를 분석해봤습니다.

(유리가 손짓하자 메인 화면에 광활한 우주 지도가 펼쳐진다. X-27 구역 외곽의 한 지점이 붉은색으로 깜빡인다. 그 붉은 점은 마치 살아있는 심장처럼 희미하게 빛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서유리:** 현재 저희 위치에서 약 3200만 킬로미터. 이전에 저희가 탐사했던 구역의 바깥쪽입니다. ‘아르고스’ 호의 센서로는 그 너머를 완벽히 스캔하기 어려웠던 미개척지이죠. 우리가 발을 들이지 못한, 우주의 가장 깊은 심연입니다.

**박선우:** (눈을 휘둥그레 뜨며, 침을 꿀꺽 삼킨다.) 헐, 그럼 저기 뭔가 있다는 말입니까? 외계 문명의 조난 신호? 아니면… 탐사선 난파 잔해? 아니면… 미지의 생명체?

**강태준:** (심사숙고하는 표정) 잔해라면 이 정도 에너지 증폭은 설명이 안 돼. 파편에서 저런 정교한 신호가 나올 리 만무하고. 생명체라면… 저런 규칙성은 설명이 어렵다.
(태준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함교의 불빛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린다. 그의 눈빛은 굳건하면서도 호기심으로 빛난다.)
**강태준:** 항로를 변경한다. X-27 구역으로 진입, 신호의 발원지를 추적한다. 전 크루원, 비상대기.

**서유리:** (망설임 없이) 알겠습니다, 함장님. 최적 항로를 계산하겠습니다.

**이지혜:** 함장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보안 프로토콜을 활성화하겠습니다. 대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박선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주먹을 꽉 쥔다.) 오! 드디어! 엔진 출력 높여서 신나는 우주 레이스 한 번 갑시다! 제가 속도를 뽑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 않습니까!

**강태준:** (박선우를 힐끗 본다. 피식 웃음이 비져 나온다.) 박 상병, 신나는 레이스라고 하기엔… 저곳은 ‘심우주’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심연 속의 ‘미지’를 향해 가는 거야.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마라. 미지는 때로 아름답지만,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아르고스 호가 항로를 변경한다. 거대한 엔진이 굉음을 내며 점차 속도를 높인다. 함교의 메인 화면에는 점차 선명해지는 붉은 신호가 깜빡인다. 그 붉은 신호는 마치 심우주의 눈동자처럼 느껴지며, 미지의 존재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듯한 섬뜩한 기시감을 안겨준다.)

**[장면 2] 심우주 – 미지의 유물 (DEEP SPACE – UNKNOWN ARTIFACT)**

**시간:** 약 72시간 후
**장소:** X-27 구역, 미지의 성계 외곽
**배경:** 짙은 어둠 속, ‘아르고스’ 호가 천천히 나아간다. 주변에는 별빛조차 희미하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무한한 공간의 한가운데에 던져진 듯한 고독감이 감돈다. 함교의 크루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각자의 콘솔을 주시하고 있다. 이따금 들려오는 센서음만이 정적을 깬다.

**서유리:** (차분하지만 목소리에 미묘한 흥분이 섞여 있다) 함장님, 목표까지 5000km. 신호의 강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스펙트럼은… 여전히 분석 불가입니다. 이전에 본 적 없는 형태의 에너지입니다.

**강태준:** (망원경으로 전방을 응시한다. 그의 눈에 비치는 것은 끝없는 어둠뿐이다. 그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패인다.)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군. 서 부함장, 고해상도 센서로 스캔해봐. 가시광선 영역도 강화해라.

**서유리:** 스캔 중입니다… (잠시 침묵, 그녀의 눈이 불안하게 움직인다.) 잡히는 게 없습니다. 레이더에도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 정도의 에너지 신호를 내는 물체가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박선우:** (미간을 찌푸리며, 입술을 삐죽 내민다.) 아니, 이렇게 강력한 신호를 내뿜는 녀석이 스텔스 기능이라도 있는 겁니까? 아니면 투명 장막 같은 걸 두르고 있나? 외계인 기술은 역시 상상 이상이군!

**이지혜:** 스텔스라고 해도 물리적 질량이 없을 수는 없을 텐데요. 너무 조용합니다, 함장님. 이런 미지의 상황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생체 신호도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 함교 전체에 낮은 진동이 울려 퍼진다. 마치 거대한 종이 아주 멀리서 울리는 듯한, 혹은 거대한 생명체가 심장을 박동하는 듯한 소리.)

**박선우:** 으악! 이게 뭡니까?! 엔진 이상입니까? 제가 아까 조립하던 부품이 문제를 일으킨 건… 설마 아니겠죠?

**서유리:** (콘솔을 다급히 조작하며) 아니요! 선체 이상 없습니다! 이 진동은… 외부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신호의 주파수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강태준:**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그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전방 주시! 집중해! 뭔가 온다!

(어둠 속에서, 아주 희미한, 그러나 분명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처음엔 점처럼 작던 것이 점차 형태를 갖춘다. 그것은 아무런 빛도 반사하지 않는 듯, 그저 우주의 어둠을 그대로 흡수한 듯한 검고 거대한… 무언가였다. 그것은 마치 존재 자체가 빛을 빨아들이는 듯했다.)

**서유리:** (숨을 들이킨다.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함장님… 화면에… 잡혔습니다.

(메인 화면에 유물의 모습이 확대되어 나타난다. 모든 크루원들의 시선이 화면에 고정된다. 경악과 동시에 이해할 수 없는 경외감이 함교를 감싼다.)

**[화면 묘사]**
거대한 직사각형 기둥, 혹은 오벨리스크. 표면은 완벽하게 매끄럽고, 흡광성이 높은 검은색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아무런 이음새나 문양도 없이, 그저 압도적인 검은색 덩어리다. 크기는 ‘아르고스’ 호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것은, 이 거대한 유물에서 아주 미세한, 푸른색의 빛줄기가 마치 혈관처럼 표면을 따라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빛은 유물의 중심을 향해 모이는 듯 보이며, 희미하게 맥동한다. 이 빛이 흐를 때마다 함교의 낮은 진동이 더욱 선명해진다. 빛은 마치 유물 내부에서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의 심장 박동처럼 규칙적이고 강력하다.

**박선우:** (경악에 찬 목소리) 저, 저게 뭐야… 우와… 블랙홀 조각입니까? 아니면… 신의 조각상? 너무 완벽해서 비현실적이에요.

**이지혜:** (두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며, 닭살이 돋은 팔뚝을 쓸어내린다.) 저건…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에요. 틀림없이… 인공물입니다. 하지만 어떤 문명이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죠?

**서유리:** (눈을 가늘게 뜨고 화면을 분석한다) 표면 온도는 절대 영도에 가깝습니다. 물질 구성은 알 수 없습니다. 센서가 뚫지를 못해요. 하지만 이 푸른 빛… 에너지원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 빛이 흘러가는 방향… 유물 내부로 향하고 있습니다.

**강태준:** (굳은 표정으로, 손을 꽉 쥔다.) 외부 노출 없이 에너지를 방출한다… 표면은 모든 것을 흡수하고… 마치… (그는 말을 잇지 못한다. 그의 머릿속에 섬뜩한 가설이 스쳐 지나간다. 침묵 속에서, 유물의 거대한 그림자가 아르고스 호를 덮는 듯하다.)

**강태준:** ‘아르고스’ 호를 정지시킨다. 유물과의 안전거리 100km 유지. 추가 근접은 보류한다.

**서유리:** 알겠습니다. 정지합니다.

(아르고스 호의 엔진 소리가 잦아들고, 함선은 거대한 검은 유물 앞에서 멈춰 선다. 우주의 고요함 속,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낮은 진동만이 함교를 감싼다. 모두가 그 압도적인 존재 앞에서 침묵한다. 마치 유물이 그들을 관찰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장면 3] 유물 주변 – 첫 탐색 (ARTIFACT PERIPHERY – FIRST SCAN)**

**시간:** 정지 후 몇 시간 경과
**장소:** 아르고스 호 – 과학 실험실, 함교
**배경:** 유물 발견 후, ‘아르고스’ 호는 유물 주변 100km 반경에 정지해 있다. 과학 실험실에서는 유리와 선우가 유물에서 보내는 신호와 에너지 스펙트럼을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함교에서는 태준과 지혜가 상황판을 보며 대화를 나눈다. 모든 크루원들의 얼굴에는 이전보다 깊어진 긴장감과 의문이 서려 있다.

(과학 실험실)

**서유리:** (데이터 패드를 응시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상하네요. 가까이 갈수록 신호의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단순한 신호가 아니라… 마치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박선우:** 정보요? 해석 가능한 겁니까? 외계어 해독 프로그램으로 돌려봐도 죄다 깨진 암호만 나오던데요. 젠장, 내가 이래서 대학 때 외계 문명론 수업을 들었어야 했는데… 전 이과 머리라 언어는 영…

**서유리:** (선우의 말을 무시하며, 데이터를 확대한다.) 단순한 언어 패턴이 아닙니다. 이 신호는… 수학적 모델과 음악적 패턴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어떤 정교한 알고리즘이나… 심지어 의도를 가진 메시지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존재 자체가 하나의 정보 덩어리인 것처럼.

(유리가 화면을 조작하자, 복잡한 파동 그래프가 마치 거대한 교향곡의 악보처럼 펼쳐진다. 그 음색은 아름답고도 섬뜩하며, 듣고 있으면 묘한 불안감이 느껴진다.)

**박선우:** 으음… 수학적으로 아름다운 자장가라는 말씀이십니까? 듣고 있으면 왠지 잠이 올 것 같기도 하고, 머리가 멍해지기도 하네요.

**서유리:** 그런 비유가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느낌입니다. 제 뇌가 이 정보를 완전히 처리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것 같아요.

(그때, 태준 함장이 이지혜와 함께 실험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강태준:** 성과가 있나, 서 부함장? 무의미한 대기만 계속할 수는 없어.

**서유리:** (고개를 젓는다) 함장님, 유물의 성분 분석은 여전히 불가능합니다. 모든 센서가 튕겨져 나옵니다. 어떤 물리적 스펙트럼도 기록되지 않아요. 하지만 신호 분석은 진전이 있습니다. 이 신호는 특정 개인의 뇌파와 공명하는 듯한 미묘한 변화를 보입니다.

**이지혜:** 뇌파요? 무슨 뜻입니까? 생체 반응이라도 보인다는 건가요?

**서유리:** 가령, 제가 이 신호를 집중해서 들으면… 신호의 주파수가 아주 미세하게 저의 뇌파 패턴을 따라 반응합니다. 마치 저를 스캔하고 있는 것처럼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읽어내는 것 같습니다.

**박선우:** 헉! 외계인이 내 머릿속을 읽고 있는 겁니까?! 젠장! 내 야한 상상들은 다 들키는 건가?!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강태준:** (박선우를 노려본다. 박선우는 움찔하며 고개를 숙인다.) 박 상병! 불필요한 생각은 집어치워라!

**이지혜:** 심각하네요. 신체적, 정신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뜻입니까? 우리 대원들에게 해가 될 가능성은요?

**서유리:**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방향인지 부정적인 방향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단순히 교감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침입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요.

**강태준:** (고민에 잠긴다. 그의 눈이 유물을 향한 함선의 메인 스크린에 고정된다.) 미지의 존재, 미지의 기술… 이건 위험한 도박이 될 수도 있겠군. 하지만 이곳까지 온 이상,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 ‘아르고스’ 호의 임무는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고 새로운 지식을 확보하는 것. 이 엄청난 발견을 외면할 수는 없다.

**강태준:** (결심한 듯, 단호한 목소리로) 서 부함장, 유물에 대한 무인 탐사정 ‘이카루스’를 발진시킨다. 물리적인 접촉 없이, 근접 거리에서 유물의 표면과 주변 환경을 상세히 스캔하고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이지혜 상사, 탐사정의 보안 프로토콜을 최대로 활성화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승무원들의 정신 안정 상태를 주시하도록. 박 상병, 탐사정의 안정적인 운영을 부탁한다.

**서유리:** 알겠습니다, 함장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지혜:** 보안 및 의무 프로토콜 가동하겠습니다. 대원들의 정신 보호 장비도 점검하겠습니다.

**박선우:** 걱정 마십시오, 함장님! 제 ‘이카루스’는 절대 추락하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한 땀 한 땀 정비한 녀석입니다!

(크루원들이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다. 함교의 분위기는 이전보다 훨씬 무거워졌다. 거대한 검은 유물은 여전히 푸른 빛을 내뿜으며 침묵하고 있다. 마치 ‘아르고스’ 호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는 것처럼, 거대한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는 듯하다.)

**[장면 4] 첫 접촉 – 이카루스의 침묵 (FIRST CONTACT – ICARUS’ SILENCE)**

**시간:** 탐사정 발진 직후
**장소:** ‘아르고스’ 호 – 함교
**배경:** 함교의 메인 스크린에 유물 옆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는 소형 탐사정 ‘이카루스’의 모습이 잡힌다. ‘이카루스’는 작지만 정교한 로봇 팔과 각종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크루원들은 숨을 죽인 채 화면을 주시한다. 긴장감과 동시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공기 중에 흐른다.

**박선우:** ‘이카루스’ 이상 없습니다! 속도 10m/s 유지, 목표까지 500m. 모든 시스템 정상 작동합니다!

**서유리:** 유물에서 나오는 신호가 ‘이카루스’의 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경미합니다. 제어 시스템에 약간의 노이즈가 보입니다.

**강태준:** 주의 깊게 관찰해. 서 부함장, 만약 ‘이카루스’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복귀시켜. 무리할 필요는 없다.

**서유리:** 알겠습니다.

(화면 속 ‘이카루스’가 유물에 점차 가까워진다. 유물의 푸른 빛줄기가 더욱 선명하게 빛나고, 함교의 낮은 진동도 강해진다. 크루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호기심이 교차한다. 일부 대원들은 머리를 감싸거나 미간을 찌푸리는 등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박선우:** 목표까지 100m! 유물 표면 스캔 시작합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직접 조종합니다!

**이지혜:** (이마를 짚으며, 숨을 거칠게 쉰다.) 어… 잠깐만요. 이상해요. 왠지 머리가… 띵합니다. 어지러워요.

**서유리:** 이지혜 상사? 괜찮습니까? 산소 마스크라도…

**이지혜:** 유물에서 나오는 신호음이… 제 뇌 속에서 직접 울리는 것 같아요. 환청인가? 마치 귓가에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뭔가… 말하고 있어요.

**박선우:** 저, 저도… 왠지 좀 몽롱한데요? 몸이 붕 뜨는 것 같기도 하고… 시야가 뿌옇습니다. 제어 패널 버튼이 제대로 안 보여요.

**서유리:** (자신의 머리를 흔들며, 눈을 감았다 뜬다.) 신호의 진폭이 급증했습니다! ‘이카루스’의 내부 센서에서… 노이즈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깨지고 있어요! 제어 시스템이… 불안정해집니다!

(메인 화면에서 ‘이카루스’의 내부 시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센서 데이터가 숫자로 깨지며 화면에 오류 메시지가 가득 찬다. 유물의 푸른 빛이 더욱 강렬하게 맥동한다. 그 빛은 마치 살아있는 눈처럼 빛난다.)

**강태준:** ‘이카루스’ 복귀시켜! 즉시! 박 상병! 제어권을 넘겨!

**박선우:** 제어 불능입니다, 함장님! 신호가 완전히 먹통이 됐어요! 제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으악!

(그 순간, 메인 화면의 ‘이카루스’가 유물의 표면에 아주 살짝 닿는 모습이 잡힌다. 그 접촉은 너무나 미약했다. 마치 거대한 존재가 작은 벌레를 건드리듯.)

**[화면 묘사]**
‘이카루스’의 로봇 팔이 유물의 검은 표면에 닿는 순간, 유물의 푸른 빛이 마치 거대한 심장이 뛰는 것처럼 한 번 강렬하게 번쩍인다. 그 빛은 순간적으로 ‘이카루스’를 집어삼키는 듯하고, 동시에 함교 전체를 마비시키는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덮친다. 모든 조명이 깜빡이고, 경고음이 울린다. 대원들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함선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강태준:** 무슨 일이야?! 시스템 다운인가?!

**서유리:** (콘솔을 붙잡고 몸을 지탱하며, 괴로운 표정으로 소리친다.) 아닙니다! 이건… 이건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 전력 역류… 아니…! 외부의 강력한 에너지 파동입니다! 함선 전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어요!

(메인 화면이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암전된다. ‘이카루스’의 모습도 사라졌다. 동시에 함교의 모든 조명이 꺼지고 비상등이 붉게 점멸한다. 우주선의 모든 소리가 멎고, 오직 유물에서 나오는 맥동하는 진동만이 더욱 크게, 더욱 섬뜩하게 함교를 채운다. 마치 유물이 ‘아르고스’ 호와 연결된 것처럼, 함선 자체가 유물의 일부가 된 듯하다.)

**이지혜:** (손으로 귀를 막는다. 그녀의 눈이 핏발 선다.) 안 돼… 안 돼… 이 소리가… 뇌를 파고들어…! 끔찍한 환상이… 보여…!

**박선우:** (눈을 감고 괴로워한다. 몸을 웅크린 채 경련한다.) 으윽…! 뭔가 보여…! 뭔가 들려…! 내 머릿속에… 누군가 들어와 있어…!

**강태준:** (어둠 속에서 겨우 몸을 가눈다. 그의 얼굴에 당혹감과 결의가 스쳐 지나간다. 그는 이 엄청난 미지의 힘 앞에서 본능적인 공포를 느낀다.) 모두 정신 차려! 이지혜 상사, 대원들 상태 확인! 정신 보호 프로토콜 가동해! 박 상병, 메인 시스템 복구 시도! 서 부함장, 유물의 반응을 계속 주시해! 무슨 일이 있어도 통제권을 놓치지 마라!

(강태준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지만, 크루원들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휘둘리는 듯하다. 유물의 맥동은 더욱 강해지고, 붉은 비상등만이 그들의 공포를 비춘다. 함교 전체가 공포와 혼란에 휩싸인다.)

(그리고, 메인 화면이 다시 ‘지직’거리며 희미하게 켜진다. ‘이카루스’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검은 유물의 표면에 아주 작게, 푸른 빛으로 빛나는 문양 하나가 새겨져 있다. 그것은 마치… 오래된 상형문자 같기도, 어떤 생명체의 신경망 같기도 했다. 그 문양은 마치 살아있는 눈동자처럼 ‘아르고스’ 호를 응시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 문양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장면 종료]**

**[다음 화 예고]**
“유물의 문양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사라진 탐사정, 그리고 시작된 알 수 없는 변화…”
“탐사선 ‘아르고스’에 드리운 심연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