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검은 잔해

**장면 1: 강림**

[어두운 밤하늘 아래, 도시의 마천루들이 차갑게 빛난다. 빗줄기가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며 아스팔트를 적신다. 낡고 버려진 공장 지대, 철골 구조물 사이로 스산한 바람이 휘몰아친다.]

**내레이션 (강태인):**
나는 죽었어야 했다. 모두가 그렇게 믿었다. 이 세상에서, 이 시간에서, 완전히 소멸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돌아왔다.
지옥의 가장 깊은 심연에서, 온몸에 절망과 증오를 두른 채.

[공장 한가운데, 웅크리고 있던 검은 형체가 천천히 일어선다. 찢어진 코트 자락과 흙먼지로 뒤덮인 몸. 하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그림자처럼 짙게 드리워진 기운과, 섬광처럼 번뜩이는 두 눈이다.]

**내레이션 (강태인):**
내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간 자.
나를 믿었던 바보로 만든 자.
내 이름을 짓밟고, 내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자.
이지훈.

[태인의 주먹이 쥐어졌다 펴진다. 그의 손아귀에서 검붉은 마력이 번개처럼 튀었다 사라진다. 주변의 빗방울들이 일순간 튀어 오르다 검은 연기처럼 증발한다.]

**강태인:**
(나지막이 읊조리며) 이제부터, 네가 가진 모든 것을 토해낼 시간이다.
내가 겪었던 고통의 수천 배로, 되돌려줄 테니.

[태인의 눈동자가 번뜩인다. 그의 시선은 멀리, 도시의 가장 높은 곳을 향한다. 그곳에는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인 거대한 빌딩이 우뚝 솟아 있다. 이지훈의 세상.]

**내레이션 (강태인):**
그가 나의 빛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 또한 깊어지는 법.
나는 이제 그 그림자가 되어, 너의 빛을 완전히 삼킬 것이다.

**장면 2: 빛나는 거짓**

[장면이 전환된다. 도시의 가장 높은 빌딩, 펜트하우스 내부. 화려한 샹들리에가 빛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최고급 와인잔을 부딪치며 웃고 떠든다. 현대적이지만 고풍스러운 장식, 최고급 가구들로 꾸며진 공간이다.]

[턱시도를 입은 이지훈이 단상 위에 올라서서 마이크를 잡는다. 그의 얼굴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감돌고, 눈빛에는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그의 등 뒤로는 서울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이지훈:**
(온화하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귀한 걸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3년 전, 이 ‘정화의 빛’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솔직히 저 역시도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줄은 몰랐습니다.

[청중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그들은 지훈의 성공에 감탄하고, 그의 뛰어난 수완에 찬사를 보낸다.]

**내레이션 (이지훈):**
(속으로) 감히 그 그림자 속에 갇혀 있던 미천한 힘이, 세상의 빛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강태인, 너 같은 하찮은 놈에게는 과분한 힘이었다. 내가 진정한 주인이었지.

**이지훈:**
저의 힘이 아닙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의 믿음, 그리고 저희 재단에 대한 아낌없는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제 저희 ‘정화의 빛’은 도시의 어둠을 완전히 걷어내고,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훈의 손에서 은은한 백색 광채가 피어난다. 그 빛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청중들의 얼굴에 안도감과 경외심을 불어넣는다. 그들은 모두 그 빛의 힘에 매료된 듯 지훈을 바라본다.]

**청중 A:**
역시 이지훈 대표님! 그 분의 능력은 정말 독보적이야!
**청중 B:**
마지막 남은 도시의 잔재들까지도 모두 정화시켜 주실 거야.
**청중 C:**
저 빛이 있으니, 더 이상 괴물들의 위협에 떨지 않아도 돼!

[지훈은 그들의 칭송을 즐기는 듯, 더욱 밝게 미소 짓는다. 그의 시선은 펜트하우스의 가장 높은 유리창 너머로, 어둡고 쓸쓸하게 빛나는 도시의 외곽을 잠시 응시한다. 그곳은 한때 태인이 있던 곳, 어둠의 세력이 꿈틀거리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내레이션 (이지훈):**
(속으로) 그래, 태인아. 너는 그 어둠 속에서 영원히 썩어가는 게 어울려.
이 빛은, 이제 온전히 나의 것이다.

**장면 3: 균열**

[바로 그때, 펜트하우스 전체를 뒤흔드는 섬뜩한 진동이 울려 퍼진다. 잔들이 부딪치며 깨지고, 샹들리에가 요란하게 흔들린다. 사람들의 얼굴에 불안감이 스친다.]

**청중 D:**
무, 무슨 일이죠? 지진인가?
**청중 E:**
아니, 뭔가 이상해… 공기가 차가워졌어.

[화려하게 빛나던 샹들리에의 불빛이 일순간 깜빡이더니, 완전히 꺼져버린다. 어둠이 공간을 집어삼킨다. 비상등이 붉게 점멸하기 시작하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지훈:**
(당황했지만 애써 침착하게)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잠시 정전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곧 복구될 겁니다!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동요는 더욱 커진다. 창밖을 내다보던 사람들이 경악에 찬 비명을 지른다. 창밖의 도시 야경이, 마치 그림자에 잠식되는 듯 어두워지고 있었다. 저 멀리, 빌딩 숲 사이에서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빠르게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청중 F:**
저, 저게 뭐야! 도시가… 도시가 어둠에 잠기고 있어!
**청중 G:**
괴물이다! 괴물들이 쳐들어왔어!

[그때, 펜트하우스의 단단한 통유리창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마치 검은 잉크가 번지듯, 균열은 순식간에 빌딩 전체를 뒤덮는다. 그리고 그 균열 너머로, 번개처럼 검붉은 섬광이 번뜩인다.]

[지훈의 얼굴에서 여유로운 미소가 사라진다. 그의 심장이 불안하게 쿵쾅거린다. 이 기운… 이 불길하고도 섬뜩한 마력은….]

**이지훈:**
(속으로) 설마…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갑자기, 펜트하우스의 거대한 정문이 엄청난 굉음과 함께 안쪽으로 터져 나간다.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고,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다.]

[먼지와 함께 나타난 것은, 찢어진 코트 자락과 피폐해진 모습의 강태인이었다. 그의 두 눈은 분노와 복수심으로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주변의 모든 빛을 집어삼킬 듯한 어둠의 기운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장면 4: 재회**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아비규환 속에서, 태인의 시선은 오직 한 곳을 향한다. 단상 위에 굳어버린 듯 서 있는 이지훈.]

**강태인:**
(낮고 쉰 목소리로, 하지만 또렷하게) 이지훈.

[그 목소리에 지훈의 몸이 미세하게 떨린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태인을 응시한다.]

**이지훈:**
(경악과 공포로 물든 얼굴) 강태인…?! 네가 어떻게… 살아있을 리 없어! 그 심연에서…!

**강태인:**
(비웃듯이) 네가 나를 밀어 넣었던 그 심연 말인가? 그래, 거기서 매일 너의 얼굴을 떠올리며 살아남았다. 오직 너에게 이 고통을 되갚아주기 위해.

[태인이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그의 발아래 바닥이 검은 얼음처럼 얼어붙는다. 어둠의 냉기가 펜트하우스 전체를 뒤덮으며, 화려했던 공간을 순식간에 죽음의 공간으로 만든다.]

**이지훈:**
(뒷걸음질 치며) 말도 안 돼… 너는 끝났어야 했어! 네 힘은, 네 존재는… 모두 내가 흡수했잖아!

[태인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번진다.]

**강태인:**
흡수했다고? (피식) 그래, 넌 나의 그림자를 탐했다. 내가 짊어졌던 업보의 일부를 훔쳐, 네가 가진 미약한 빛으로 포장했지. 하지만, 진짜 힘은… 빛이 아니었다.

[태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촉수들이 순식간에 지훈을 제외한 모든 청중들을 묶어 버린다. 그들의 비명소리가 멎고, 눈빛이 생기 없는 인형처럼 변한다.]

**이지훈:**
(두려움에 떨며) 이… 이게 무슨…! 그건… 내가 알던 네 힘이 아니야!

**강태인:**
(천천히 다가서며) 네가 알던 나는, 네가 배신하고 짓밟아도 되는 존재였겠지. 하지만 심연은 나를 단련시켰다. 내가 잃었던 모든 것을, 이제 어둠으로 되찾아 줄 시간이다. 네가 훔쳐 간 ‘정화의 빛’이, 사실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똑똑히 보여주마.

[태인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마력이 지훈의 몸을 휘감는다. 지훈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지만, 이미 모든 힘을 잃은 듯 그의 몸에서는 더 이상 백색 광채가 피어오르지 않는다.]

**강태인:**
(지훈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리며) 3년 전, 이 밤처럼 비가 내리던 날, 넌 날 절벽 끝으로 밀어 넣으며 속삭였지. ‘이 힘은 너에게 과분하다’고. ‘너 같은 놈은 어둠 속에서 사라지는 게 맞아’라고. 기억하나?

**이지훈:**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며) 컥… 크윽… 살려줘… 태인아… 내가… 내가 잘못했어…!

**강태인:**
(태인의 눈에서 검붉은 섬광이 번뜩인다) 너무 늦었다, 지훈아. 이제부터 네가 마주할 어둠은, 내가 겪었던 심연의 시작에 불과할 테니. 네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부터, 하나씩 부숴주마. 네 거짓으로 쌓아 올린 이 모든 것을, 재앙의 잔해로 만들겠다.

[태인의 손아귀에서 검은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온다. 지훈의 몸이 그 기운에 휩싸여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른다. 펜트하우스의 벽과 바닥이 검은 얼음과 균열로 뒤덮이고, 샹들리에가 폭발하듯 산산조각 난다.]

**강태인:**
이게… 네가 내게 준 선물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너에게 나의 선물을 돌려줄 차례다.

[빌딩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서, 검은 빛이 거대한 폭발처럼 하늘로 치솟는다. 그 빛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맹렬하고, 어둡고, 잔혹했다.]

**내레이션 (강태인):**
나는 강태인. 어둠의 심연에서 돌아온 자.
그리고 너, 이지훈.
네가 파괴한 나의 세상이, 이제 너의 심장을 파고들 것이다.
복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