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에피소드 1: 핏빛 밀실의 초대]**

**[컷 1]**
어둡고 낡은 서재. 촛불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거미줄이 드리워진 책장 사이로 먼지 낀 고서들이 빽빽하다. 칼리반은 돋보기를 들고 책상 위 낡은 지도 한 장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벽에 춤춘다.
**N. 칼리반**: 세상은 언제나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가득했다. 답을 알 수 없다는 미명 아래, 사람들은 쉽게 고개를 숙였다.

**[컷 2]**
칼리반의 손이 지도를 따라 움직인다. 손가락 끝은 미세한 잉크의 번짐까지 감지하는 듯 예민하다. 그의 시선은 지도의 오래된 글씨체를 꿰뚫어 보는 듯 날카롭다.
**N. 칼리반**: 하지만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고, 모든 복잡함 속에는 단순한 진실이 숨어있는 법. 인간의 마음은 더더욱 그랬지. 어둠과 욕망, 그리고 위선으로 엮인 복잡한 실타래.

**[컷 3]**
갑작스럽게 서재 문이 거칠게 열린다. 차가운 바람이 촛불을 흔들고, 낡은 종이들이 바닥에 흩날린다. 문간에 초조한 얼굴의 전령이 서 있다. 그의 옷은 비에 젖어 축축하다. 전령의 숨소리가 거칠다.
**전령**: 칼리반 경! 급합니다! 크로노스 저택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컷 4]**
칼리반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전령을 바라본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차갑게 빛난다. 돋보기 너머로 보이는 눈은 감정을 읽을 수 없다.
**칼리반**: 크로노스? 그 고리타분한 대귀족 가문에서? 흥미롭군. 살인인가? 아니면… 저주라도 들씌워졌다는 말인가?

**[컷 5]**
어둠에 잠긴 거대한 저택. 뾰족한 첨탑들이 으스스하게 솟아있고, 덧창들은 모두 굳게 닫혀 있다. 비가 세차게 내리고 천둥이 멀리서 울린다. 저택의 문은 마치 거대한 입처럼 어둡게 벌려져 있다. 멀리서 봐도 그 웅장함과 함께 느껴지는 오래된 비극의 그림자가 짙다.
**N. 칼리반**: 크로노스 저택. 이 땅에 가장 오래된 저주와 가장 깊은 비밀을 품고 있다고 알려진 곳. 귀족들의 허영과 그림자 속 마법이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 그 이름만큼 무거운 집안도 드물었다.

**[컷 6]**
저택의 현관. 고급스러운 장식들이 낡고 색이 바래 비참한 분위기를 풍긴다. 칼리반이 비에 젖은 코트를 털며 들어선다. 그의 뒤를 따라 전령이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다. 실내의 퀴퀴한 공기가 그들을 맞는다.
**엘리제**: (애절하게, 울음이 섞인 목소리) 칼리반 경! 드디어 와주셨군요!

**[컷 7]**
엘리제 크로노스가 칼리반에게 달려온다. 그녀의 드레스는 구겨져 있고, 얼굴은 눈물과 공포로 얼룩져 있다. 창백한 얼굴에 붉어진 눈가가 그녀의 절망을 말해준다. 그녀의 손이 칼리반의 팔을 잡으려다 주저한다.
**칼리반**: 엘리제 아가씨. 진정하십시오. 무슨 일입니까? 당신의 오빠, 세라핌 경에게 뭔가 일어난 모양이로군요.

**[컷 8]**
엘리제가 흐느끼며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다. 몸을 가누기 힘든지 비틀거린다.
**엘리제**: 오라버니가… 오라버니가 돌아가셨어요! 밀실에서… 누군가 살해했습니다! 흑…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는데…!

**[컷 9]**
칼리반의 눈썹이 살짝 움직인다. 그의 표정에는 미세한 흥미가 스친다. ‘밀실’이라는 단어가 그의 신경을 건드린 듯하다.
**칼리반**: 밀실 살인이라… 듣던 대로군요. 이 저택의 명성이 허언은 아닌 모양이로군. 안내해주시죠.

**[컷 10]**
저택의 복도. 촛불들이 어둠을 뚫고 희미하게 빛나지만, 긴 그림자들은 더욱 길고 기괴하게 늘어진다. 엘리제가 불안한 발걸음으로 앞장서고, 칼리반은 주변을 천천히 살핀다. 낡은 초상화들이 벽에서 그들을 응시하는 듯하다. 초상화 속 인물들의 눈이 마치 살아있는 듯 따라오는 착각마저 든다.
**엘리제**: (가는 목소리) 다들 혼란에 빠져 있어요. 누가… 누가 이런 짓을… 우리 가문에 이런 비극이…

**[컷 11]**
복도 끝, 굳게 닫힌 거대한 나무 문 앞에 하인리히 집사가 서 있다. 그의 얼굴은 차분하지만, 깊은 슬픔과 피로가 엿보인다. 그의 손에는 낡은 철제 열쇠가 쥐어져 있다. 그의 시선은 칼리반을 향하지만, 그 안에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다.
**하인리히**: 칼리반 경.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컷 12]**
하인리히가 칼리반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의 눈빛은 텅 비어 있는 듯하다. 그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지만, 그에게서도 절망의 기운이 느껴진다.
**칼리반**: 집사. 상황을 설명해주시죠. 엘리제 아가씨의 말을 빌리자면, 밀실에서 벌어진 살인이라고 하던데.

**[컷 13]**
하인리히가 잠시 망설이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연다. 그의 시선이 잠시 닫힌 문으로 향한다.
**하인리히**: 오늘 새벽, 당주님의 서재 문이 열리지 않아 강제로 개방했습니다. 안에서… 세라핌 경께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셨습니다.
**하인리히**: 문은 안에서 빗장이 걸려 있었고, 창문은 모두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방 안에는 당주님 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컷 14]**
칼리반이 문을 살펴본다. 굵은 나무 문짝에는 낡은 빗장이 분명히 안쪽에서 걸렸던 흔적이 남아있다. 이어진 문틀에는 미세한 긁힘 자국 하나 없다. 문은 안에서 완벽하게 잠겨 있었음을 보여주는 확고한 증거다.
**칼리반**: 강제 개방이라… 그렇다면 빗장을 부수고 들어갔다는 말이군. 부서진 빗장은 어디에?

**[컷 15]**
하인리히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하다.
**하인리히**: 예. 빗장은 부수어졌으나, 지금은 증거 보존을 위해 제자리에 두었습니다. 문턱 밑으로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보고… 혹시 모를 화재를 염려하여 부득이하게 문을 부쉈습니다.

**[컷 16]**
칼리반의 눈이 가늘어진다. ‘연기’라는 단어에 그의 관심이 집중된 듯하다. 그의 시선이 하인리히의 얼굴을 잠시 스쳐 지나간다.
**칼리반**: 연기?

**[컷 17]**
하인리히가 씁쓸하게 말한다. 그의 손이 잠시 굳게 닫힌 문을 쓸어내린다.
**하인리히**: 네. 당주님께서 즐겨 피우시던 담배 연기였습니다. 아마… 숨을 거두시기 직전까지도 담배를 피우셨던 모양입니다.

**[컷 18]**
칼리반이 문을 열고 서재 안으로 들어선다. 퀴퀴하고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친다. 서재는 복도보다 훨씬 어둡고, 마치 모든 빛을 빨아들인 듯하다.
**N. 칼리반**: 낡은 고서의 냄새, 시들어가는 꽃의 향기, 그리고… 희미한 핏비린내. 이 세 가지가 섞여 독특한 악취를 풍겼다.

**[컷 19]**
서재 내부. 중앙의 묵직한 서재 책상에 세라핌 크로노스의 시체가 엎드려 있다. 그의 등에는 핏자국이 선명하고, 옆에는 굴러떨어진 은제 단검이 번뜩인다. 주변에는 담배꽁초가 재떨이에 가득하고, 잉크병이 쓰러져 검은 얼룩을 만들었다. 바닥에는 책들이 흩어져 있고,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칼리반**: (나직하게) 흠…

**[컷 20]**
칼리반이 시체에 가까이 다가간다. 그는 시체를 직접 건드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핀다. 그의 눈은 마치 살아있는 현미경처럼 작은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는다.
**[컷 21]**
세라핌의 등 뒤, 심장 부위에 정확히 박혔다 빠진 듯한 상처가 선명하다. 상처는 깔끔하고 깊다. 바닥에 떨어진 단검은 은으로 번뜩이며 날카롭다. 칼날에는 마른 핏자국이 묻어있다.
**칼리반**: (혼잣말처럼) 은제 단검… 흔한 무기는 아니지. 이 저택의 물건인가?

**[컷 22]**
그는 방의 창문으로 향한다. 두꺼운 나무 덧문이 굳게 닫혀 있고, 안쪽에서는 묵직한 철제 빗장이 단단히 걸려 있다. 작은 통풍구조차 쇠창살로 막혀 있다. 그 어떤 틈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 견고하게 잠겨 있다.
**칼리반**: (중얼거리듯) 굳게 잠긴 창문… 안쪽 빗장… 문도 안에서 잠겨 있었고. 완벽한 밀실…

**[컷 23]**
칼리반이 창문 턱을 손으로 쓸어본다. 먼지가 두껍게 앉아있다. 그 위에 어떤 흔적도 없다. 마치 수년 동안 열리지 않은 듯한 먼지의 층이다.
**[컷 24]**
그는 고개를 돌려 책상으로 시선을 옮긴다. 쓰러진 잉크병 옆, 피해자의 손이 닿았던 자리에 잉크가 번진 자국이 보인다. 그 얼룩이 마르지 않은 것처럼, 축축하게 번져 있다.
**칼리반**: (의미심장하게) 이거… 흥미롭군.

**[컷 25]**
엘리제와 하인리히가 문간에서 초조하게 칼리반을 지켜본다. 엘리제는 여전히 흐느끼고, 하인리히는 침묵 속에 깊은 한숨을 쉰다. 그들은 감히 방 안으로 발을 들이지 못하고 서성인다.
**엘리제**: (울먹이며) 경… 오라버니는… 어떻게… 그토록 완고한 방에서…

**[컷 26]**
칼리반은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바닥에 떨어진 단검을 응시한다. 단검의 손잡이에는 희미하게 새겨진 문양이 보인다. 그의 눈은 그 작은 문양에 고정된다.
**[컷 27]**
단검 손잡이에 새겨진 문양을 클로즈업. 닳았지만, 작은 새의 날개가 펼쳐진 형상이다. 단순한 장식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칼리반**: (속으로) 흐음… 이 문양은… 크로노스 가문의 문장은 아닐 텐데.

**[컷 28]**
칼리반은 몸을 숙여 바닥을 자세히 살핀다. 굴러떨어진 단검 주변으로, 미세하게 젖은 듯한 흔적이 보인다. 그것은 핏자국과는 다른, 아주 옅은 습기다. 마치 방금 떨어진 물방울 같기도 하다.
**칼리반**: (나직하게) 이건… 빗물?

**[컷 29]**
칼리반의 시선이 천천히 서재의 천장을 훑는다. 천장은 깨끗하고, 물이 새거나 얼룩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창문도 완벽하게 닫혀 있는데, 어디서 빗물이 들어왔단 말인가.
**[컷 30]**
그는 다시 단검으로 시선을 돌린다. 단검의 은빛 칼날은 빛을 반사하며 차갑게 빛난다.
**칼리반**: (중얼거리듯) 밀실… 아무도 들어올 수 없고, 아무도 나갈 수 없는 방.
**칼리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검은, 누군가의 손에 들려 이리로 왔다. 그리고 이 빗물… 설명이 필요하겠군.

**[컷 31]**
칼리반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스친다. 그것은 즐거움의 미소라기보다는, 복잡한 퍼즐을 마주한 자의 만족감에 가까웠다. 그의 눈빛은 이미 답의 조각들을 꿰맞추기 시작한 듯 빛난다.
**N. 칼리반**: 완벽한 밀실이란 없다. 모든 자물쇠에는 열쇠가 있고, 모든 속임수에는… 허점이 숨어있는 법. 인간의 어리석음은 언제나 그 허점을 만들어내지.

**[컷 32]**
그는 주위를 둘러보고, 잉크병 옆에 떨어져 있는 작은 깃털 하나를 발견한다. 새하얀 깃털에 희미한 핏자국이 묻어있다. 깃털은 방금 떨어진 것처럼 싱싱하다.
**칼리반**: (손가락으로 깃털을 집어 들며) 이 깃털은…

**[컷 33]**
깃털을 클로즈업한다. 깃털은 예상보다 뻣뻣하고 단단한 질감을 가졌다. 섬세한 깃가지들이 마치 작은 칼날처럼 날카롭다. 평범한 새의 깃털과는 확연히 다르다.
**N. 칼리반**: 흠, 이런 깃털은… 보통 날개 달린 생물의 것이 아니지. 이런 건… 오직 하나의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것.

**[컷 34]**
엘리제와 하인리히,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다른 하인들이 칼리반의 손에 들린 깃털을 경악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들의 얼굴에는 공포와 혼란이 가득하다. 깃털의 존재 자체가 그들에게 깊은 불안감을 안겨주는 듯하다.
**엘리제**: (숨을 헐떡이며) 그건… 그건 오라버니가 아끼시던… 필기구의 깃털이에요! 자주 그걸로 편지를 쓰셨는데!

**[컷 35]**
칼리반은 깃털을 손가락 사이로 빙글 돌리며, 그의 시선은 다시 한번 세라핌의 시체로 향한다. 그의 눈동자에는 이미 해답의 윤곽이 그려지기 시작한 듯하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냉소가 걸린다.
**칼리반**: (나직하게, 자신에게 말하듯이) 아니. 이건 필기구의 깃털이 아냐. 엘리제 아가씨. 이건… 살인자의 발자국이지. 아주 선명한.

**[컷 36]**
어둡고 낡은 서재. 칼리반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벽을 가득 채운다. 그의 얼굴에는 미세한 미소가 떠오른다. 밀실 살인의 막은 이제 막 올랐을 뿐이다. 그의 눈은 이미 감춰진 진실의 실마리를 굳게 붙잡은 듯하다.
**N. 칼리반**: 이제, 숨겨진 진실을 밝혀낼 시간이다. 이 저택의 그림자 아래, 누가 이 비극을 계획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움직였는지.

**[에피소드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