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도시의 잔상] 1화 – 밤의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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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어둡게 가라앉은 도시의 야경. 수많은 고층 빌딩들이 불을 밝히고 하늘로 솟아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허름하고 오래된 아파트 단지 하나가 스산하게 자리한다. 화면은 그 아파트 단지의 한 호수로 줌인한다.
**[장면 #2]**
아파트 내부. 낡았지만 나름 깔끔하게 정돈된 원룸 오피스텔이다. 시간은 새벽 2시를 훌쩍 넘긴 시각.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 화면에 코를 박고 있는 청년, **서진(20대 후반)**의 뒷모습. 그는 피곤한 듯 손으로 눈을 비빈다. 모니터에는 그래픽 디자인 작업 창이 띄워져 있다.
**(서진 독백)**
젠장, 마감이라니. 마감이라니! 대체 이놈의 디자인은 끝이 어디야.
**[장면 #3]**
서진의 얼굴 클로즈업.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 있다. 한숨을 쉬며 커피가 담긴 머그컵을 든다. 싸구려 인스턴트커피지만 밤샘 작업의 유일한 위안이다.
**[장면 #4]**
서진의 책상 위. 사용하던 태블릿 펜이 놓여 있다. 그 옆으로 서진이 방금 내려놓은 머그컵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그때, 정적을 깨고 아주 미세한 **[스스슥-]** 하는 소리가 들린다. 너무 작아서 착각했을 수도 있는 소리다.
**(서진 독백)**
음? 뭐지?
**[장면 #5]**
서진이 고개를 갸웃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창문도 닫혀 있고, 에어컨도 꺼져 있다.
그는 다시 모니터를 본다.
**[장면 #6]**
서진의 손이 키보드 위에 놓여 있다. 다시 작업을 시작하려는 찰나, 시야 한구석에서 뭔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상 위, 방금 그 **머그컵**이다.
아주 천천히, 0.5cm 정도 옆으로 미끄러진다.
**(서진 독백)**
…뭐야?
**[장면 #7]**
서진의 눈이 커진다. 그는 머그컵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컵은 멈춰 있다.
그는 손을 뻗어 컵을 집어 올린다. 컵 밑바닥은 깨끗하다. 책상 위에도 물기가 없다.
**[대사] 서진:** (작게) 내가 피곤해서 헛것이 보이나? 아니면 진동이 있었나…?
**[장면 #8]**
밤늦게까지 이어진 작업. 어느새 날은 밝아오고 있다. 창밖으로 희미하게 동이 트는 푸르스름한 하늘이 보인다.
서진은 잠이 든 채로 책상에 엎드려 있다.
**[장면 #9]**
시간이 흐르고, 서진은 아침 햇살에 눈을 뜬다. 기지개를 크게 켠다.
**[끼이익-]**
어디선가 문이 열리는 소리.
**(서진 독백)**
벌써부터 옆집이 시끄럽네.
**[장면 #10]**
서진이 몸을 돌려 소리가 난 쪽을 본다.
닫혀 있던 **화장실 문**이 10cm 정도 열려 있다.
**[대사] 서진:** (중얼거리듯) 내가 어제 자기 전에 문을 열어놨나?
**[장면 #11]**
서진이 화장실 문으로 다가가 문을 닫는다. 손잡이를 돌려 잠금쇠를 확인한다.
**[찰칵-]** 소리와 함께 문이 확실히 잠긴다.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부엌으로 향한다.
**[장면 #12]**
주방 풍경. 전날 먹고 대충 놔둔 그릇들이 싱크대에 쌓여 있다.
서진이 냉장고 문을 열어 우유를 꺼내려 한다.
그 순간, 냉장고 위에 놓여 있던 낡은 탁상시계가 **[쿵-]**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장면 #13]**
바닥에 나뒹구는 시계. 유리창이 깨지고 건전지가 튀어나와 있다.
서진의 얼굴 클로즈업. 이제는 명백히 당황한 표정이다.
그는 주변을 둘러본다. 아무것도 시계를 건드린 흔적이 없다.
**[대사] 서진:** (혼잣말) 미쳤나? 진짜 미쳤어?
**[장면 #14]**
그날 밤. 서진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작업을 하다가도 자꾸 주위를 둘러본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대폰 녹화 기능을 켜둔 채 책상에 세워둔다. 화면에는 텅 빈 거실과 주방의 모습이 담긴다.
**[장면 #15]**
몇 시간이 흐른 뒤. 녹화된 영상을 돌려보는 서진.
딱히 이상한 것은 잡히지 않는다. 그저 고요한 아파트 내부의 풍경 뿐.
**[대사] 서진:** (실망한 듯)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내가 괜히 예민하게 군 건가.
**[장면 #16]**
서진이 영상을 끄고 침대에 눕는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잠이 들기 직전.
**[철컥-] [짤랑-]**
현관문 쪽에서 쇠붙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장면 #17]**
서진이 벌떡 일어난다. 현관문 쪽을 노려본다.
신발장 위에 놓아두었던 **열쇠 꾸러미**가 보이지 않는다.
**[장면 #18]**
서진이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 현관 쪽으로 다가간다.
신발장 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열쇠가 사라졌다.
**[대사] 서진:** (작게, 떨리는 목소리로) …열쇠? 내가 분명 여기 뒀는데.
**[장면 #19]**
서진이 집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침대 밑, 책상 서랍, 옷장…
도무지 열쇠는 보이지 않는다. 불안감이 엄습한다.
**[장면 #20]**
주방 싱크대 앞. 서진이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고 싱크대 문을 연다.
그때, 그의 시선이 무언가에 고정된다.
**[장면 #21]**
서진이 어제 마셨던 머그컵. 싱크대 한구석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 **머그컵 안**에, 그의 사라진 **열쇠 꾸러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장면 #22]**
서진의 얼굴 클로즈업. 경악과 공포, 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뒤섞여 있다.
그의 등골로 차가운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서진 독백)**
이건… 이건 말이 안 돼. 내가… 내가 넣은 게 아니야.
내가 여기 이걸 왜 넣어놔?
**[장면 #23]**
밤이 깊었다. 서진은 침대에 웅크려 앉아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렸다.
방 안은 어둠 속에 잠겨 있고, 달빛만이 희미하게 창문을 통해 스며든다.
그는 잠을 이룰 수 없다. 머릿속에서는 온갖 기괴한 상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서진 독백)**
대체 뭐가… 뭐가 내 방에 있는 거지?
이 아파트, 이 도시… 원래 이런 곳이었나?
어릴 때 들었던 이야기들, 이 밑바닥에 뭔가 거대한 게 묻혀있다는 그런 헛소문들이 떠오르네.
**[장면 #24]**
아파트 벽에서 희미하게 **[웅- 웅-]** 하는 진동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마치 거대한 심장이 뛰는 듯한, 혹은 무언가가 저 깊은 곳에서 울리는 듯한 소리다.
**(서진 독백)**
(귓가에 환청처럼 들리는 듯한 속삭임)
…도시가 깊어질수록… 잠든 것들이 깨어난다…
**[장면 #25]**
서진의 시선이 냉장고로 향한다.
어둠 속에서 냉장고 문이 아주 천천히, **[스으으윽-]**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한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것은 빛이 아니라, 더 깊고 끈적한 어둠이다.
**[장면 #26]**
냉장고 문이 완전히 활짝 열린다.
보통은 냉장고 안의 내용물이나 내부 등이 보여야 할 터인데,
열린 냉장고 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심연** 그 자체다.
마치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이라도 되는 듯, 빛마저 빨아들이는 듯한 어둠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다.
**[장면 #27]**
서진의 눈동자가 공포에 질려 엄청나게 확대된다.
그때, 그 심연 속에서 길고 가느다란 **검은 그림자**가 뱀처럼 솟아오르는 것이 보인다.
마치 손가락 같기도 하고, 촉수 같기도 한 형체다.
**[장면 #28]**
그림자가 빠르게 서진을 향해 뻗어 나오는 듯하더니,
서진이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냉장고 문이 격렬하게 닫힌다.
**[장면 #29]**
온 아파트가 진동하는 듯한 충격음.
닫힌 냉장고 문이 미친 듯이 **[덜컹- 덜컹- 덜컹-]** 거린다.
마치 그 안에 갇힌 무언가가 밖으로 나오려고 발버둥 치는 것처럼.
서진은 침대에 얼어붙은 채로, 경련하듯 흔들리는 냉장고를 응시한다.
그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고, 눈에는 공포와 절망이 가득하다.
**(서진 독백)**
여긴…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야.
나 혼자 남겨졌어… 이 빌어먹을 아파트에…
**[마지막 장면]**
덜컹거리는 냉장고와 극심한 공포에 질린 서진의 얼굴이 교차되며, 어둠 속으로 잠긴다.
**— 1화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