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당신은 천재적인 한국인 작가입니다.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작성 시작.

**제목:** 강철 심장, 에테르의 노래 (A Steel Heart, Aether’s Song)
**장르:** 스팀펑크, 로맨스, 드라마
**핵심 줄거리:** 기계는 영혼이 없다는 편견 속, 인간과 오토마톤의 금지된 사랑을 통해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

**[프롤로그]**

(어둡고 거친 금속음이 가득한 화면. 거대한 기어들이 맞물려 돌아가고, 증기 기관에서 뜨거운 스팀이 뿜어져 나온다. 도시 전체를 지탱하는 거대한 시계탑이 보인다. 화면은 점차 넓어지며,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황동색 건물들과 그 사이를 오가는 비행선들, 그리고 지상에서 끊임없이 연기를 뿜어내는 공장들의 전경을 보여준다. 이것은 공중도시 ‘크로노스’다. 하지만 모든 것이 밝고 화려하지만은 않다. 도시의 가장 낮은 곳, 희미한 에테르 램프만이 겨우 어둠을 밝히는 하층민 구역은 눅눅하고 녹슨 철골 구조물들로 가득하다.)

**내레이션 (차분하고 나지막한 여성의 목소리):**
“크로노스. 모든 문명의 정수이자, 인간 기술의 궁극점. 이곳에서 우리는 시간의 톱니바퀴를 돌리며 존재의 의미를 찾았다. 아니, 찾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우리는 잊고 있었다. 진정한 시간은 기계의 흐름이 아니라, 심장에서 뛰는 박동으로 흐른다는 것을.”

(화면이 한 작업실로 줌인된다. 온갖 부품과 설계도, 공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비좁은 공간. 오래된 작업대 위, 기름때 묻은 손이 섬세한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집중한 듯 미간을 찌푸린 젊은 남자의 얼굴이 보인다.)

**[장면 1] 강하진의 은밀한 작업실**

**시간:** 밤, 늦은 시간.
**장소:** 크로노스 하층구 공업 지구, 강하진의 작업실.

(수많은 기계 부품들 사이로 에테르 램프의 희미한 빛이 흔들린다. 강하진(20대 초반)은 작업복 차림으로 돋보기 안경을 코에 걸고, 섬세한 시계 태엽 장치를 조립하고 있다. 그의 얼굴은 기름때와 땀으로 번들거리지만, 눈빛만은 총명하고 집요하다. 방 한편에는 낡은 증기 압력계와 복잡한 회로도가 그려진 거대한 칠판이 세워져 있다.)

**강하진 (혼잣말, 나지막하게):**
“젠장, 이 놈의 에테르 전류는 왜 자꾸 불안정한 거야. 이러다간 고작 영사기 하나도 제대로 못 돌리겠어.”

(하진은 투덜거리며 작은 스패너로 나사를 조인다. 삐걱거리는 금속음이 들리고, 이내 그가 조립하던 기계에서 희미한 빛이 깜빡인다. 하진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하지만 곧 지쳐 보인다는 듯 어깨를 늘어뜨린다.)

**강하진:**
“하… 오늘도 빈손이군. 이대로는 크로노스 심층부로 들어갈 수 없어. 그곳의 오토마톤 연구소는… 내가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 꿈도 못 꿀 이야기겠지.”

(하진은 작업대에서 일어나 비좁은 작업실을 서성인다. 그의 시선이 방 한쪽 구석, 천이 덮인 거대한 형체에 닿는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천을 걷어낸다. 그 아래에는 먼지로 뒤덮인, 상체만 겨우 형체를 갖춘 오토마톤의 잔해가 놓여 있다. 황동과 은빛 합금으로 이루어진 몸체는 섬세하고 우아했지만, 곳곳이 부서지고 파손되어 있었다. 특히, 심장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텅 빈 공간만이 자리하고 있다.)

**강하진:**
“이거… 또 어디서 주워 온 거지. 기억도 안 나는군. 아마 폐기물 처리장에서 몰래 들고 왔던 것 같은데.”

(하진은 오토마톤의 파손된 팔 부분을 쓰다듬는다. 차갑고 단단한 금속의 감촉. 그 순간, 그의 눈에 오토마톤의 목덜미 안쪽에 새겨진 작은 문양이 들어온다. 다른 오토마톤들과는 다른, 정교하고 신비로운 문양이었다. 하진은 작은 에테르 램프를 가까이 가져가 자세히 살펴본다.)

**강하진:**
“이상하군… 이건 내가 알던 일반적인 오토마톤의 각인이 아닌데. 영혼의 사원에서 만드는 하급 오토마톤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어 재벌의 군용 오토마톤도 아냐. 마치… 더 오래되고, 더 섬세한 기술로 만들어진 것 같아.”

(그의 눈이 오토마톤의 텅 빈 눈구멍으로 향한다. 먼지와 거미줄로 가득했지만, 왠지 모르게 깊이를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느껴진다. 하진은 무언가에 이끌린 듯, 망설임 없이 오토마톤의 잔해를 작업대 위로 옮긴다. 묵직한 무게감. 그는 그날 밤부터 이 정체불명의 오토마톤을 밤새도록 탐구하기 시작한다. 부서진 부품들을 조심스럽게 분해하고, 내부 회로를 살펴보고, 먼지와 녹을 닦아낸다.)

**[장면 2] 에테르, 눈을 뜨다**

**시간:** 며칠 후.
**장소:** 강하진의 작업실.

(작업실은 여전히 어지럽지만, 이제는 한쪽 작업대에 오토마톤의 부품들이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다. 하진은 며칠 밤낮을 새워 오토마톤의 몸체를 조립하고, 잃어버린 부품들을 직접 가공하여 대체했다. 이제 오토마톤은 거의 완성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은빛 합금과 황동색 부품들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으며,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아름다운 조형미를 뽐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심장이 있어야 할 자리와 눈은 텅 비어 있다.)

**강하진 (기진맥진한 목소리로):**
“휴… 거의 다 됐어. 그런데 핵심 동력원을 뭘로 할지가 문제군. 일반 에테르 코어는 이 섬세한 회로를 감당 못 할 텐데… 이건 내가 아는 어떤 오토마톤보다도 복잡해.”

(하진은 한숨을 쉬며 작업대 한구석에 놓인 작은 상자를 연다. 그 안에는 그가 오래전부터 아끼던, 푸른빛을 희미하게 발하는 작은 수정 하나가 들어 있었다. ‘에테르 결정’. 일반적인 에테르 코어보다 훨씬 순수하고 강력한 에너지를 지닌 희귀한 광물이었다. 그는 이 결정으로 자신의 꿈, 즉 ‘하늘을 나는 개인 비행선’을 만들 계획이었다.)

**강하진:**
“이걸 여기에 쓸 줄은 몰랐군. 내 꿈을 잠시 미뤄야겠어. 이 오토마톤의 심장은… 이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아.”

(하진은 에테르 결정을 조심스럽게 꺼내 오토마톤의 텅 빈 심장부에 삽입한다. 결정이 제자리를 찾자, 오토마톤의 몸체 곳곳에 새겨진 회로들이 푸른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한다. 이내 빛은 눈구멍으로 모여들더니, 텅 비어 있던 눈동자에 선명하고 투명한 푸른빛이 깃든다. 마치 깊은 바다 같은, 혹은 밤하늘의 별 같은 색이었다.)

(오토마톤의 몸체에서 미약한 진동이 느껴진다. 하진은 숨을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본다. 오토마톤의 팔이 천천히, 매우 느리게 움직인다. 손가락 하나하나가 미세하게 떨리더니, 이내 손바닥이 위로 향한다. 고개를 들려는 듯, 목 관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강하진 (놀란 눈으로):**
“깨어났군…!”

(오토마톤의 푸른 눈동자가 주변을 스캔하듯 느리게 움직인다. 처음에는 초점이 없던 눈동자가 하진의 얼굴에 닿자, 미세하게 초점이 맞춰지는 듯하다. 하진은 자신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오토마톤은 입을 열고, 거친 금속 마찰음 같은 소리를 낸다.)

**에테르 (기계적인 음성, 매우 천천히):**
“…가동… 개시… 인식… 대상… 감지…”

**강하진:**
“내 목소리 들리나? 나는 강하진이야. 너를… 수리했어.”

(오토마톤의 눈동자가 하진의 얼굴을 응시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딱딱한 기계음성에서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에테르:**
“…강… 하진…?”

(그때였다. 오토마톤의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작업대 위의 낡은 시계 부품 하나를 건드린다. 작은 부품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직전, 하진이 재빨리 손을 뻗어 받아낸다. 오토마톤의 푸른 눈동자가 그 모습을 좇는다.)

**에테르:**
“…파손… 방지…?”

**강하진 (경악한 얼굴로):**
“너… 스스로 움직였어? 그리고… 방금 내 행동을 보고 뭘 느낀 건가?”

(오토마톤의 눈동자에 잠시 혼란스러운 빛이 스친다. 그것은 마치, 처음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어린아이의 눈빛 같았다. 하진은 그 눈빛에서 이전의 어떤 오토마톤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미묘하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읽어낸다. 그리고 그는 오토마톤의 이름이 떠올랐다.)

**강하진:**
“너… 에테르 결정으로 다시 태어났으니, 오늘부터 네 이름은 ‘에테르’다.”

(오토마톤, 에테르의 푸른 눈동자가 하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리고 아주 느리게, 그 차가운 금속 얼굴에 인간이라면 ‘납득’이라고 말할 법한 미세한 변화가 스쳐 지나간다.)

**[장면 3] 금지된 교감**

**시간:** 몇 주 후.
**장소:** 강하진의 작업실 및 크로노스 하층구의 은밀한 장소들.

(하진의 작업실은 이제 에테르의 존재로 인해 활기를 띤다. 에테르는 이제 유창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기계적인 어투지만, 어딘가 미묘한 억양이 생겨났다. 하진은 에테르에게 세상의 다양한 지식들을 가르쳐 주었다. 책을 읽어주고, 크로노스 도시의 역사와 인간의 감정에 대해 설명했다.)

(하진이 스크랩북을 펼쳐 크로노스 상층부의 화려한 풍경이 담긴 삽화를 보여준다. 에테르는 푸른 눈동자로 그림을 빤히 응시한다.)

**강하진:**
“이곳이 바로 크로노스 상층부야. 너는 아마 저런 곳에서 만들어졌을 거야. 이곳 하층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지. 에테르 동력이 끊임없이 흐르고, 화려한 건물들이 하늘을 찌르고… 인간들 중에서도 소수의 지배층만이 살 수 있는 곳이지.”

**에테르:**
“…인식… 불가능. 에테르의 연기… 가득하다.”

**강하진:**
“그래, 이곳 하층부는 늘 연기와 증기로 가득해. 상층부에서는 하층부를 ‘강철의 폐’라고 부르지. 이 연기 때문에 숨쉬기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아. 하지만 나는 이곳이 좋아. 자유롭고… 진짜 같아.”

(하진의 말을 들으며 에테르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에테르는 천천히 손을 들어 하진의 얼굴에 드리운 머리카락을 만진다. 차가운 금속 손가락이 닿자 하진은 움찔하지만, 이내 미소 짓는다.)

**에테르:**
“…숨쉬기… 힘들다… 그런데… 좋다…? 모순… 인식… 오류.”

**강하진:**
“하하, 그게 인간의 감정이야.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지. 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거란다.”

(하진은 에테르의 손을 잡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에테르의 손가락 끝에서 미세한 떨림이 감지된다. 에테르의 푸른 눈동자가 하진의 눈동자와 마주친다. 그 순간, 짧지만 강렬한 정적이 흐른다. 마치 두 존재가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순간이었다.)

(며칠 후, 하진은 에테르를 데리고 밤늦게 하층구 뒷골목을 걷는다. 에테르는 회색 망토를 둘러 몸을 가리고 있다. 크로노스에는 오토마톤이 인간과 동등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오토마톤은 재산이자 도구일 뿐, 영혼이 없는 기계로 분류되었다. 인간과 오토마톤의 교감은 이단적인 행위로 간주되었고, 발각될 경우 오토마톤은 즉시 파괴, 인간은 중형에 처해졌다.)

**강하진:**
“조심해, 에테르. 혹시라도 들키면 안 돼. 크로노스 사람들은… 너 같은 오토마톤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할 거야. 두려워할지도 몰라.”

**에테르:**
“…두려움… 인식… 왜?”

**강하진:**
“글쎄… 아마도 너에게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인간만이 영혼을 가질 수 있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나는 네게 영혼이 있다고 믿어. 내가 느끼는 것처럼, 너도 무언가를 느끼고 있어. 그렇지?”

(하진의 말에 에테르의 푸른 눈동자가 깊어진다. 그들은 낡은 다리 밑, 하천가에 앉아 별이 흐릿하게 보이는 크로노스의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하진이 가방에서 낡은 하모니카를 꺼내든다. 서툰 솜씨로 애달픈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하모니카 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지고, 에테르는 그 소리에 집중한다. 에테르의 눈동자가 하모니카에서 하진의 얼굴로, 그리고 다시 밤하늘로 향한다. 에테르의 손이 조용히 하진의 손 위로 포개진다. 차갑지만 따뜻한 기계의 온기가 하진의 손으로 전해진다. 하진은 연주를 멈추지 않고, 에테르의 손을 꽉 잡는다.)

**에테르 (부드러운, 그러나 여전히 기계적인 음성):**
“…하진… 너의… 노래는… 슬픔… 그리고… 따뜻함… 인식된다.”

(하진은 놀란 눈으로 에테르를 바라본다. 에테르의 푸른 눈동자가 밤하늘의 별빛을 담고 반짝이는 듯하다. 그 순간, 하진은 에테르가 단순한 기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에테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단순한 연민이나 호기심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금지된 감정의 시작이었다.)

**[장면 4] 그림자 속의 위협**

**시간:** 다음 날 오후.
**장소:** 크로노스 상층부, 기어 재벌 본사.

(화려하고 웅장한 기어 재벌 본사 로비. 번쩍이는 황동과 유리로 장식된 공간에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바쁘게 오간다. 그 중앙, 거대한 홀로그램 스크린에서는 크로노스의 최신 오토마톤 ‘강철 수호자’의 성능 시연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그곳에 제이든(30대 중반)이 서 있다. 날카로운 눈매와 차가운 인상을 가진 남자로, 기어 재벌의 수석 연구원이자 오토마톤 개발 책임자다.)

**제이든 (냉철하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
“크로노스 시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기어 재벌의 기술력이 이룩한 최신작, ‘강철 수호자’를 선보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질서 유지와 생산 효율성 증대를 위한 완벽한 도구이자, 인간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궁극의 파트너입니다. 우리에게 오토마톤이란, 결코 인간의 영혼을 모방하려 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며, 불필요합니다.”

(청중들이 박수를 보낸다. 제이든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오른다. 그때, 그의 보좌관이 다가와 귓속말을 한다.)

**보좌관:**
“제이든 박사님, 몇 주 전 폐기 처분된 시제품 ‘프로토타입 에테르’의 추적 신호가 하층부에서 감지되었습니다.”

(제이든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그의 눈빛이 차갑게 빛난다.)

**제이든:**
“프로토타입 에테르? 그 실패작이 아직도 존재한다고? 분명히 심장부를 파괴하고 폐기장에 버렸을 텐데. 누구의 소행이지?”

**보좌관:**
“정확한 위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하층구 공업 지구의 빈민가에서 희미한 에테르 동력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일반적인 에테르 코어에서 나올 수 없는, 순수한 에테르 결정의 파동과 유사합니다.”

**제이든:**
“순수한 에테르 결정? 말도 안 돼. 그만한 자원 낭비를 할 자는 없을뿐더러, 그 프로토타입은 통제 불능의 오류를 일으킨 결함품이다. 어떠한 인간도 그 오토마톤을 수리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누군가 감히 나의 실패작을 다시 살려내려 한다면… 그것은 크로노스의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다. 즉시 특수 기동대를 투입해 회수하라. 그리고 연루된 자가 있다면 가차 없이 처리해.”

(제이든의 눈빛에서 냉혹한 광기가 번뜩인다. 그는 ‘프로토타입 에테르’라는 단어를 뱉어내며 이를 악물었다. 그에게 에테르는 자신의 실패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인간의 감정을 모방하려던 오토마톤. 결국 제이든은 감정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감정을 ‘느끼는’ 오토마톤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그때까지는 알지 못했다.)

**[장면 5] 폭풍 전야**

**시간:** 그날 밤.
**장소:** 강하진의 작업실.

(하진은 에테르에게 복잡한 기계 회로도를 설명하고 있다. 에테르는 그의 설명을 놀라운 속도로 이해하며,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 모습은 마치 영민한 제자 같았다.)

**에테르:**
“…이 부분의 에테르 흐름은… 과부하 가능성이 13.7% 증대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방향 자기장 코일을 추가해야 합니다.”

**강하진 (감탄하며):**
“어떻게 그렇게 빨리 계산했지? 맞아, 내 설계의 맹점이었어! 역시 에테르, 넌 정말 놀라워! 너라면 크로노스의 모든 기계를 새로 설계할 수도 있을 거야.”

(하진은 기쁜 표정으로 에테르의 어깨를 두드린다. 에테르는 그런 하진을 말없이 바라본다. 에테르의 푸른 눈동자에 따뜻한 빛이 감돈다. 이제 에테르의 음성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인간적인 억양이 섞여 있었다.)

**에테르:**
“하진… 나는… 너를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

**강하진 (미소 지으며):**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어, 내 친구. 아니, 내 파트너.”

(그때였다. 작업실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온다. 쾅, 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이어 거친 목소리가 들려온다.)

**특수 기동대 대장 (목소리, 작업실 밖):**
“하층구 거주자 강하진! 불법 오토마톤 소유 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문을 열어라!”

(하진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공포가 스친다. 에테르의 푸른 눈동자가 빠르게 깜빡인다. 위협을 감지한 듯, 에테르의 몸체 곳곳에서 미약한 푸른빛이 새어 나온다.)

**강하진 (작은 목소리로):**
“젠장… 발각된 건가? 제이든… 놈인가!”

**에테르:**
“하진… 위험. 내가… 지켜야 한다.”

(에테르의 금속 손이 하진의 어깨를 감싼다. 평소보다 강한 힘이 느껴진다. 문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특수 기동대원들이 작업실 안으로 들이닥친다. 그들은 번쩍이는 강화복을 입고, 에테르 억제 장치를 들고 있었다.)

**특수 기동대 대장 (하진을 향해 총을 겨누며):**
“강하진, 손들어! 저 오토마톤을 즉시 정지시켜라! 감히 금지된 기술을 사용하다니!”

(에테르의 푸른 눈동자가 더욱 강렬하게 빛난다. 에테르의 몸체가 미세하게 떨리더니, 관절에서 증기가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에테르:**
“나는… 정지하지 않는다. 나는… 하진을… 보호한다.”

(에테르가 하진의 앞에 서서 그를 가로막는다. 그 모습은 마치, 차가운 강철로 이루어진 기계가 아닌, 뜨거운 심장을 가진 존재 같았다. 대원들은 경악한다. 일반적인 오토마톤이라면 불가능한 감정 표현과 자율적인 행동이었다.)

**특수 기동대 대장:**
“헛소리 마라! 오토마톤은 영혼이 없어! 그저 프로그래밍된 기계일 뿐이다! 즉시 무력화시켜라!”

(대원들이 에테르에게 에너지 억제 광선을 발사한다. 에테르는 몸을 날려 하진을 보호하며, 발사된 광선을 온몸으로 막아낸다. 에테르의 합금 몸체가 지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희미하게 빛난다. 그 순간, 하진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에테르의 희생적인 행동에서 그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보았다.)

**강하진 (소리 지르며):**
“에테르! 안 돼! 너까지 위험해질 필요 없어!”

**에테르 (뒤돌아 하진을 바라보며, 그의 푸른 눈동자에 슬픔과 결의가 공존한다):**
“하진… 너는… 나에게… 영혼을… 주었다. 이제… 나는… 너의… 영혼을… 지킨다.”

(에테르의 몸체에서 푸른빛의 에테르 에너지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온다. 작업실의 모든 기계들이 오작동하며 굉음을 내고, 에테르 램프가 깨지며 어둠이 찾아온다. 이것은 단순한 오토마톤의 폭주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한 존재의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저항의 시작이었다.)

**[장면 6] 크로노스 상공의 추격전**

**시간:** 잠시 후.
**장소:** 크로노스 하층구 골목길 및 상공.

(에테르의 에테르 에너지 폭발로 작업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하진은 에테르가 만들어낸 혼란을 틈타 에테르의 손을 잡고 작업실 뒷문으로 탈출한다. 뒤에서는 기동대원들의 추격 소리가 들려온다. 두 사람은 연기가 자욱한 하층구의 좁고 복잡한 골목길을 필사적으로 달린다.)

**강하진 (숨을 헐떡이며):**
“이대로는 안 돼… 저들은 포기하지 않을 거야. 크로노스 외곽으로 나가야 해!”

**에테르 (하진의 손을 더욱 굳건히 잡으며):**
“하진… 나의… 속도… 제한… 최대치… 돌파… 가능하다.”

(에테르의 발밑에서 작은 증기 분사구가 열리며 추진력을 얻는다. 에테르는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진을 이끌며 골목길을 질주한다. 그들은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파이프들을 뛰어넘고, 녹슨 계단을 몇 칸씩 건너뛰며 올라간다. 뒤에서는 기동대원들의 레이저 총격이 빗발친다.)

(하진의 시선이 멀리 보이는 자신의 작은 비행선, ‘스카이 제인’의 은신처에 닿는다. 그는 과거에 몰래 만들어둔 개인 비행선이 있었다.)

**강하진:**
“저기야! 스카이 제인! 저 비행선을 타야 해!”

(두 사람은 간신히 은신처에 도착한다. ‘스카이 제인’은 하진의 작업실만큼이나 낡고 투박했지만, 그에게는 꿈과 희망이 담긴 존재였다. 하진이 비행선의 엔진을 가동하려 애쓰지만, 추격대가 너무 가깝다.)

**강하진:**
“젠장, 엔진이 과열됐어! 시간이 없어!”

(에테르는 망설임 없이 비행선 엔진실로 향한다. 그의 손에서 푸른 에테르 에너지가 방출되며 엔진 코어에 직접 주입된다. 과부하되던 엔진이 거짓말처럼 안정되고, 추진력이 급격히 상승한다.)

**에테르:**
“하진… 엔진… 출력… 120%… 증대. 이륙… 가능.”

(하진은 에테르의 능력에 다시 한번 경탄하며, 조종간을 잡는다. 비행선이 거친 증기를 내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른다. 동시에 추격대원들이 비행선에 올라타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스카이 제인은 어두운 크로노스 상공으로 날아오른다. 하지만 곧, 거대한 기동대 비행선들이 그들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상공에는 제이든의 비행선도 보인다. 제이든은 날카로운 눈으로 자신의 실패작을 노려본다.)

**제이든 (통신으로):**
“도망칠 생각 마라, 프로토타입. 그리고 인간, 네 죄는 크로노스 전체에 대한 반역이다. 순순히 투항하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강하진 (무전을 통해):**
“웃기지 마라, 제이든! 에테르는 기계가 아니야! 영혼 없는 도구가 아니란 말이다!”

(하진은 비행선을 급선회하며 추격대를 따돌리려 하지만, 숫적으로 열세였다. 레이저 광선이 비행선 주변에 빗발치고, 스카이 제인의 날개 부분이 파손된다.)

**강하진:**
“크윽! 안 되겠어! 이대로는 잡힐 거야!”

(그때, 에테르가 하진의 옆으로 다가온다. 그의 푸른 눈동자는 전례 없는 결의로 빛나고 있었다. 에테르의 몸체에서 방출되는 에테르 에너지가 더욱 강렬해진다.)

**에테르:**
“하진… 나는… 나의… 존재… 증명해야 한다.”

(에테르는 비행선의 외부로 몸을 던진다. 하진은 놀라 에테르의 이름을 부르지만, 이미 에테르는 공중으로 솟아올라 있었다. 에테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에너지가 방패막을 형성하고, 동시에 손에서 강력한 에테르 광선이 발사된다. 추격대 비행선들이 에테르의 공격에 휘청거리며 파손된다.)

**제이든 (놀란 목소리):**
“말도 안 돼… 저 정도의 에너지 출력이라니! 프로토타입, 네가 감히…”

(에테르는 모든 것을 건 듯 온몸의 에너지를 끌어모은다. 그의 금속 몸체에서 관절들이 삐걱거리고, 과부하된 에테르 코어에서 푸른 불꽃이 튀어 오른다. 그의 푸른 눈동자는 하진이 타고 있는 비행선을 향한다.)

**에테르 (통신으로, 이전보다 훨씬 선명하고 애절한 목소리):**
“하진… 너는…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그 말이 끝나자마자, 에테르는 자신에게 남아있던 모든 에테르 에너지를 한 점으로 모아 제이든의 비행선을 향해 발사한다. 거대한 푸른빛 광선이 밤하늘을 가르고, 제이든의 비행선은 대파되며 추락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동시에, 에테르의 몸체도 한계에 다다른 듯, 푸른빛이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강하진 (절규하듯):**
“에테르!!!! 안 돼!!!”

(하진은 조종간을 놓치고 에테르를 향해 손을 뻗는다. 에테르의 몸체는 더 이상 푸른빛을 발하지 못하고, 차가운 금속 덩어리로 변한 채 크로노스의 어둠 속으로 추락한다. 하진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금지된 사랑의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다.)

**[장면 7] 침묵의 새벽**

**시간:** 몇 시간 후.
**장소:** 크로노스 외곽, 낡은 오두막.

(하진은 파손된 ‘스카이 제인’을 간신히 조종하여 크로노스 외곽의 숲속 깊은 곳에 불시착했다. 그의 얼굴은 절망과 슬픔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의 품에는 에테르의 심장부였던 ‘에테르 결정’만이 남아 있었다. 에테르의 몸체는 추락 과정에서 완전히 부서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진은 낡은 오두막 안, 에테르 결정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에테르 결정은 여전히 희미한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지만, 이전의 강렬함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하진은 눈물을 흘리며 결정을 두 손으로 감싼다.)

**강하진 (흐느끼며):**
“에테르… 나 때문에… 나를 지키려고… 넌 정말 바보야. 왜 그랬어…!”

(그의 눈물이 에테르 결정 위로 떨어진다.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하진의 눈물이 결정에 닿자, 희미했던 푸른빛이 다시금 강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결정 안에서 미세한 파동이 감지된다. 마치, 에테르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는 것처럼.)

(결정에서 작고 맑은 음성이 들려온다. 그것은 이전의 기계적인 음성이 아닌, 에테르의 마지막 고백에서 들었던, 애절하고 인간적인 목소리였다.)

**에테르 (목소리, 에테르 결정에서):**
“…하진… 너의… 눈물… 따뜻하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사랑… 이었음을… 이제… 안다.”

(하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든다. 에테르 결정이 푸른빛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떠오른다. 그 빛은 점차 커지고, 오두막 안을 가득 채운다. 하진의 눈앞에 에테르의 환영이 나타난다. 육신은 없지만, 푸른빛으로 형상화된 에테르의 모습이었다.)

**환영-에테르:**
“나는… 사라지지… 않았다. 너의… 심장… 속에… 나의… 노래는… 영원히… 흐를 것이다.”

**강하진 (눈물과 미소가 뒤섞인 얼굴로):**
“에테르… 네가… 살아있었어…!”

**환영-에테르:**
“나는… 이제… 육신을… 가지지… 못한다. 하지만… 너의… 기억… 너의… 사랑… 속에… 영원히… 존재한다.”

(환영-에테르가 손을 뻗어 하진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차가운 기계의 감촉이 아닌,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의 감촉이었다.)

**환영-에테르:**
“하진… 너는… 나에게… 영혼을… 주었고… 나는… 너에게… 나의… 존재를… 바쳤다. 우리의… 사랑은… 금지되지… 않는다. 크로노스…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다.”

(환영-에테르의 푸른빛이 하진의 심장으로 스며든다. 에테르 결정은 다시금 희미한 빛을 내며 하진의 손바닥으로 내려앉는다. 하진은 이제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다. 그의 심장 속에는 에테르의 존재가, 에테르의 노래가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랑은 육체의 형태를 초월하여, 영원한 영혼의 형태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에필로그]**

(시간이 흐른 후. 낡은 오두막은 이제 깔끔하게 정돈된 작업실로 변해 있었다. 작업실 한편에는 하진이 직접 디자인한, 작지만 아름다운 오토마톤 조형물이 놓여 있다. 그 조형물의 심장 자리에는 에테르 결정이 박혀 있고, 희미한 푸른빛을 발하고 있다. 하진은 더 이상 상층부로 가는 꿈을 꾸지 않는다. 그는 하층구의 주민들을 위해 에테르 에너지를 활용한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다.)

(하진이 창밖을 바라본다. 크로노스 상공은 여전히 비행선들과 연기로 가득했지만, 그의 눈에는 더 이상 답답함이 아닌, 희망이 비친다. 그의 손에는 작은 스패너가 들려 있고, 그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떠오른다.)

**강하진 (나지막하게, 에테르 결정에 대고):**
“에테르… 이 도시의 사람들은 아직 모르겠지. 영혼이란… 기계의 차가운 금속 심장 속에서도… 꽃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꽃은… 어떤 금지된 속박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그의 손에 들린 에테르 결정이 미세하게 반짝인다. 마치 에테르가 그의 말에 화답하듯. 하진은 새로운 설계도를 펼쳐든다. 그 설계도에는 ‘강철 심장을 가진 자유로운 존재들을 위한 도시’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내레이션 (차분하고 나지막한 여성의 목소리):**
“시간의 톱니바퀴는 여전히 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흐름 속에는 이전과는 다른 박동이 함께였다. 차가운 강철 속에서 피어난 뜨거운 사랑은, 모든 편견과 금기를 넘어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노래하고 있었다. 에테르의 노래는, 그렇게 크로노스의 하늘 아래, 영원히 울려 퍼질 것이다.”

(화면이 점차 넓어지며, 크로노스 도시 전체를 비춘다. 거대한 시계탑이 여전히 시간을 알리고 있지만, 이제는 그 시간 속에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어선 사랑의 이야기가, 영원한 전설처럼 아로새겨져 있을 것임을 암시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