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강철의 심장, 벨라루스. 도시는 언제나 거대한 기계처럼 삐걱이며, 증기를 내뿜고, 톱니바퀴를 돌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공정들의 웅장한 그림자가 고층 건물들의 금빛 돔과 구리 지붕 위로 느릿하게 드리워졌다. 매연과 석탄 냄새가 섞인 습한 공기가 숨 쉬는 모든 폐를 묵직하게 짓눌렀지만, 이 도시의 주민들은 그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문명의 숨결이자, 진보의 대가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늘 그 숨결은 유난히 차갑고 무거웠다. 벨라루스 최고의 발명가이자,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산업의 거물, 알리스터 손 남작의 저택. 도시의 가장 높은 첨탑 중 하나인 그의 저택, ‘크로노스 타워’의 꼭대기에서 참혹한 비극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젠장, 도대체 누가 감히 이런 짓을 벌인 거야!”

크로노스 타워의 서재 앞, 검은 제복을 입은 경비대원들과 기계 장갑을 낀 수사관들이 초조하게 오갔다. 굵직한 콧수염과 매서운 눈빛을 가진 기드온 블랙우드 경감이 거친 숨을 내쉬며 굳게 닫힌 서재 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문은 육중한 강철과 황동으로 마감되어 있었고, 손 남작이 직접 고안한 복잡한 증기 동력 잠금장치가 여러 겹으로 걸려 있었다. 문을 둘러싼 모든 이의 얼굴에는 해명할 수 없는 당혹감과 혼란이 역력했다.

“경감님, 문은 안에서 완전히 잠겨 있었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도, 부관들이 강제로 개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수사관이 보고했다. 그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창문은 어떤가? 아니, 그게 말이 되는가? 이 높이에서 누가 감히 침입할 수 있단 말인가?” 블랙우드 경감은 고개를 저었다. 크로노스 타워의 서재는 지상에서 수백 척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그 어떤 침입자도 접근하기 불가능한 구조였다. 창문들은 두꺼운 강화 유리와 내부에서 단단히 고정된 강철 격자로 막혀 있었다.

“창문도 모두 잠겨 있었고, 어떠한 파손 흔적도 없었습니다. 통풍구는 성인이 드나들기에는 너무 작습니다.”

이것은 완벽한 밀실이었다. 거대한 기계 도시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비상식적인 밀실 살인. 블랙우드 경감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복잡한 사건은 자신의 역량을 아득히 초월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는 지긋지긋한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벨라루스에는 이런 미스터리를 풀어낼 단 한 사람만이 존재했다.

“그를 불러. 빌어먹을, 키론 녀석을 부르란 말이야!”

***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벨라루스의 상점가 뒷골목. 낡은 증기 기관차의 증기 소리가 퀴퀴한 골목을 울리고, 황동으로 만든 가스등이 흔들리는 빛을 뿌렸다. 그 흔들리는 불빛 아래,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낡은 가죽 코트와 닳은 중절모 차림의 그는 주변의 활기찬 소음과는 동떨어진 듯, 고요한 세계에 잠겨 있었다. 그의 손에는 작은 망원경이 들려 있었고, 한쪽 눈으로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선을 탐색하고 있었다.

“선생님, 정말 괜찮으십니까? 그 비행선은 이미 수십 번도 더 보셨습니다만.”

그의 옆에는 앳된 얼굴의 젊은이가 서 있었다. 그의 이름은 제레미. 키론의 유일한 조수이자, 때로는 그의 기묘한 행동을 견뎌야 하는 수난자였다.

“제레미, 자네는 아직 비행선에 가치를 부여하는 법을 모르는군. 저 거대한 철 새는 하늘을 나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야. 거대한 바다를 건너는 항해사의 배와 같지. 바람의 방향, 증기압의 미세한 변화, 뼈대와 리벳의 간격, 모든 것이 저 안에 이야기를 담고 있어. 끊임없이 진화하는 문명의 기록이지.”

키론은 망원경을 내리고 눈을 깜빡였다. 그의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처럼 푸르고, 날카로웠다. 그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그 눈빛만은 세상을 꿰뚫는 현자의 그것이었다.

그때, 저 멀리서 증기 동력의 자동차가 급하게 멈춰 섰고, 제복을 입은 경관이 황급히 키론에게 다가왔다.

“키론 경. 블랙우드 경감님께서 급히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손 남작 저택에서… 사건이 터졌습니다.”

키론은 피식 웃었다. “손 남작이라… 그 완벽주의자가 드디어 틈을 보였군. 어디 보자, 얼마나 완벽하게 망가졌을지.”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잘 만들어진 시계 태엽처럼 정확하고 절도 있었다.

“밀실 살인이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경관?” 키론은 이미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 말했다. 경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대체 어떻게…?”

“예상했지. 손 남작은 자신의 저택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으니까. 그런 곳에서 피살당했다면, 범인은 결코 평범한 방법으로는 들어오지 않았을 걸세. 그리고… 그의 죽음은 그가 지독하게도 자랑했던 ‘완벽함’에 대한 비웃음일 테고.”

키론은 중절모를 고쳐 쓰고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경관의 차에 올랐다. 제레미가 뒤따라 타려 하자, 키론이 짧게 말했다.

“제레미, 자네는 여기 남아서 이 비행선의 뼈대를 구성하는 리벳의 개수를 세고 있도록.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크로노스 타워의 시계탑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그 미묘한 울림의 차이를 기록해 두게. 아마 돌아와서 쓸모가 있을 걸세.”

“네? 하지만 선생님, 제가 현장에 함께 가지 않으면…!” 제레미가 당황했다.

“괜찮다. 내가 돌아올 때쯤이면, 자네의 기록은 사건의 중요한 조각이 되어 있을 테니. 때로는 멀리서 보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알게 해주지.”

키론을 태운 증기차는 굉음을 내며 크로노스 타워를 향해 질주했다. 어둠이 완전히 깔린 벨라루스 위로, 손 남작의 타워는 거대한 죽음의 톱니바퀴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

크로노스 타워의 서재는 비극 그 자체였다. 거대한 증기압 시계가 벽면 전체를 장식하고 있었고, 셀 수 없이 많은 톱니바퀴들이 째깍거리며 돌아가고 있었다. 황동과 마호가니로 이루어진 책장에는 진귀한 서적들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방의 중앙에는 알리스터 손 남작이 고개를 숙인 채 책상에 엎어져 있었다. 그의 등에는 붉은 얼룩이 선명하게 번져 있었고, 그의 손이 움켜쥔 서류 위에는 복잡한 설계도가 펼쳐져 있었다. 그의 손에서 떨어진 듯 보이는, 은세공으로 정교하게 장식된 증기 권총 한 자루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블랙우드 경감은 키론이 방에 들어서자마자 한숨을 쉬었다.

“결국 오셨군, 키론 경. 보시다시피… 완벽한 밀실입니다. 자살이라고 하기엔 등에 총을 맞았고, 타살이라고 하기엔 그 어떤 침입 흔적도 없습니다.”

키론은 아무 말 없이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의 시선은 마치 돋보기처럼, 모든 사소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훑어 내려갔다. 시계의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 증기 파이프에서 새어 나오는 미세한 쉬익거리는 소리, 그리고 바닥에 깔린 페르시아 양탄자의 무늬까지.

그는 시체에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검안관이 이미 손 남작의 사망 시각과 사인(등에 박힌 총알)을 확인했지만, 키론은 손 남작의 손가락 끝과 손목, 그리고 옷깃까지 유심히 관찰했다.

“경감님, 이 방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누구였죠?” 키론이 나직이 물었다.

“집사 마틴입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러 왔다가 발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이 방의 문은 평소에도 항상 잠겨 있었고, 남작께서 혼자 계시는 것을 선호하셨다고 합니다.”

키론은 손 남작의 시신 옆에 떨어진 증기 권총을 집어 들었다. 은빛 표면에 정교하게 새겨진 문양은 손 남작의 취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총구에서는 아직 희미한 화약 냄새가 났다.

“이것은 남작님의 소유물이 맞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남작님께서 항상 소지하고 다니시던 호신용 권총입니다. 직접 개조하여 만드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블랙우드 경감이 답했다.

키론은 권총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엄지로 방아쇠를 가볍게 만져보았다. 그리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재미있군요. 자신의 총으로 등에 총을 맞고 죽었으니. 자살은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타살의 흔적도 없으니. 정말 흥미로운 퍼즐입니다.”

블랙우드 경감은 키론의 여유로운 태도에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흥미로운 퍼즐이라니! 한 사람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현장입니다, 키론 경! 장난처럼 말하지 마십시오!”

“장난이라뇨? 경감님, 제게 살인 사건은 언제나 진지한 ‘퍼즐’입니다. 그리고 이 퍼즐은 아주 흥미로운 방식으로 조립되어 있군요. 범인은 이 방에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애초에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죠.”

키론의 시선은 다시 방 안을 훑었다. 이번에는 방의 구조 그 자체에 집중하는 듯했다. 벽의 재질, 시계의 동력원, 증기 파이프의 경로, 그리고 천장의 미묘한 곡선까지. 그의 푸른 눈동자가 번뜩였다.

“경감님, 이 방에는 무언가… 결정적인 것이 빠져 있습니다.” 키론이 말했다.

“빠져 있다고요? 대체 무엇이 말입니까?” 블랙우드 경감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키론은 피식 웃으며 손에 든 권총을 다시 내려놓았다.

“이 방은 완벽한 밀실입니다. 들어오는 길도, 나가는 길도 모두 막혀 있죠. 그렇다면… 범인은 대체 어떻게 이 총을 남작의 등 뒤에 발사했을까요? 그 트릭을 간파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엔, 그 트릭은 남작 자신이 가장 아끼던 ‘시계 장치’에 숨겨져 있을 것 같군요.”

그는 손 남작의 시신 위로 고개를 숙여, 그가 죽기 직전까지 보고 있던 설계도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복잡한 톱니바퀴와 스프링, 증기압 배관이 얽힌 미완성 설계도였다.

“이것은… 분명 남작의 마지막 유작이겠죠. 그리고 이 유작 안에, 범인이 사용한 밀실 트릭의 실마리가 있을 겁니다.”

키론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선은 시신을 넘어, 거대한 시계 장치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벽면을 꿰뚫는 듯했다.

“이건 단순한 시계가 아닙니다. 이건… 죽음을 설계한 거대한 기계 장치일지도 모릅니다.”

벨라루스의 밤은 깊어지고 있었다. 키론의 말처럼, 크로노스 타워의 서재는 거대한 시계 장치처럼 끊임없이 째깍거리며,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밀실의 문은 굳게 닫혔고, 모든 가능성은 봉쇄된 듯했다. 하지만 키론의 눈빛은 이미 그 너머의 진실을 향해 번뜩이고 있었다. 이제 이 도시의 천재적인 탐정은, 죽음을 조작한 기계 장치의 톱니바퀴를 역으로 돌려, 숨겨진 진실을 찾아낼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