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은하의 심장부라 불리는 천공의 투기장. 수백 개의 태양계에서 모여든 이종족 관중들의 열기가 푸른 보호막을 뚫고 쏟아져 내렸다. 육중한 금속 구조물과 영롱한 크리스탈이 뒤섞인 콜로세움은 거대한 우주선처럼 웅장했다. 그 중심, 반투명한 에너지 필드로 둘러싸인 원형 격투장은 지금,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었다.

강무혁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핏물이 그의 입술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의 두 눈은 흔들림 없이 섬광을 뿜어내고 있었다. 온몸의 세포가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그는 똑똑히 알고 있었다. 이 고통은 천하의 운명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곤륜성의 천년 무혼(武魂)이 자신에게 깃들어 있음을.

그의 맞은편에 서 있는 상대는 인간의 형상이었으나, 철과 기계의 차가운 융합체에 가까웠다. 흑뢰(黑雷). 암흑 지대 제국의 최강 전사. 그의 육신은 사이버네틱 임플란트로 뒤덮여 있었고, 놈의 기계 팔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에너지 파동은 대기를 찢으며 날아왔다.

“크크크… 미개한 행성의 잔재가 이토록 버틸 줄이야. 하지만, 끝이다!”

흑뢰의 기계음 섞인 목소리가 투기장에 울려 퍼졌다. 놈의 전신에서 검붉은 오라가 뿜어져 나오더니, 순식간에 수십 개의 잔상으로 분열하며 강무혁을 향해 쇄도했다. ‘그림자 섬광격(閃光擊)’! 암흑 지대 제국의 비전 무술과 최첨단 사이버네틱 기술이 결합된 살인적인 기술이었다.

콰앙! 콰앙! 콰앙!

잔상들이 강무혁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격투장 바닥의 특수 합금이 움푹 패이며 폭발했다. 강무혁은 오직 본능과 수없이 단련된 무의식적인 반응으로 공격을 회피했다. 그의 몸놀림은 마치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처럼 유연했지만, 그 유연함 속에는 강철 같은 단단함이 숨겨져 있었다.

‘피할 수 없다면, 부딪혀 깨부수는 수밖에!’

강무혁의 뇌리에 선조들의 가르침이 스쳐 지나갔다. 곤륜의 무술은 단순히 몸을 쓰는 기술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신을 단련하고, 기운을 모아, 천지의 이치를 깨닫는 도(道)였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폐부가 터질 듯한 고통 속에서도, 그의 단전에서부터 황금빛 기운이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곤륜벽력탄(崑崙霹靂彈)!”

강무혁은 온몸의 내공을 오른팔에 집중시켰다. 그의 주먹 끝에서 섬광이 터져 나왔고, 황금빛 에너지가 주변 공간을 일그러뜨렸다. 잔상으로 쇄도하던 흑뢰는 그 순간, 흠칫 멈칫했다. 본능적인 위협을 감지한 것이었다.

“어디! 감히!”

흑뢰는 잔상들을 거두고 본체로 돌아왔다. 그의 기계 팔이 거대한 에너지 방패를 형성하며 강무혁의 공격을 막아섰다. 하지만 강무혁의 주먹에는 천년 곤륜의 무혼(武魂)이 담겨 있었다.

콰아아앙!

황금빛 섬광과 검붉은 에너지 방패가 충돌하는 순간, 천공의 투기장을 뒤흔드는 거대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충격파가 격투장을 휩쓸었고, 관중석의 보호막이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거대한 에너지가 격돌한 지점은 작은 태양처럼 빛났고, 잠시 모든 소리와 빛이 사라진 듯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이내,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먼지가 걷히자, 강무혁은 무릎을 꿇고 간신히 버티고 서 있었다. 그의 등 뒤로, 고대 무림의 영혼들이 찬란하게 빛나는 듯했다. 그의 오른팔은 너덜너덜해져 있었고, 피가 강물을 이루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기계 육체의 절반이 파괴된 흑뢰가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땅바닥에 처박혀 있었다. 놈의 기계 눈에서는 붉은 경고등이 깜빡였고,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승자는… 강무혁! 곤륜성 대표, 강무혁입니다!”

심판을 맡은 고대의 외계 종족, 키레온족의 원로가 떨리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그의 목소리는 우주 전체로 송출되었다. 환호성이 투기장을 뒤덮었고, 수많은 종족들이 강무혁의 이름을 외쳤다. 그들의 환호는 승자에 대한 경외와 함께, 미지의 힘에 대한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강무혁은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켰다. 승리했지만, 온몸의 기력이 소진된 상태였다. 이대로 다음 경기를 치른다면…

그때였다. 투기장 중앙 스크린에 다음 대진표가 나타났다. 강무혁의 이름 옆에는, 어둠 속에서 빛나는 듯한 기괴한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강무혁 (곤륜성) VS. 나이트메어 (혼돈의 차원)]**

‘나이트메어… 혼돈의 차원…?’

강무혁의 심장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나이트메어는 천하제일 무도회의 역사상 가장 불가사의하고 잔혹한 존재로 알려져 있었다. 그 누구도 나이트메어의 정체를 알지 못했고, 그와 싸웠던 모든 전사들은 정신이 파괴되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로 그때, VIP 관람석 중 하나, 짙은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공간에서 섬뜩한 기계음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투기장의 모든 소리를 압도하는 차갑고 냉혹한 목소리였다.

“후후… 미개한 행성의 핏줄이 운 좋게 한 경기 버텨냈다고 생각하나 보군.”

강무혁은 그 목소리의 근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림자 너머에서, 푸른색의 섬광이 번쩍였다. 그것은 인간의 눈빛이 아니었다.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은, 순수한 파괴 의지가 담긴 빛이었다.

“다음 경기가 너의 진정한 시험이 될 것이다. 곤륜의 계승자여. 그리고… 너의 마지막이 되겠지.”

목소리의 주인공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 존재감만으로 투기장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다. 강무혁은 등골을 타고 흐르는 오한을 느꼈다. 나이트메어… 그자는 단순히 강력한 상대가 아니었다. 차원이 다른 공포 그 자체였다.

천하의 운명이 걸린 이 무도회에서, 곤륜의 무혼은 과연 혼돈의 그림자를 뚫어낼 수 있을 것인가. 강무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의 두 눈 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꽃이 격렬하게 타올랐다.

‘나는… 반드시 살아남는다!’

그는 고통을 잊은 채, 오직 다음 대결만을 생각했다. 다음 상대는, 그 어떤 철혈 제국의 전사보다도 거대한 암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