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숨 막히는 강철의 굉음이 녹슨 철골 구조물 사이를 찢어발겼다. 거대한 기동병기 ‘까마귀-7’의 조종석은 격렬한 진동으로 가득했다. 진우는 이를 악물고 조종간을 움켜쥐었다. 땀방울이 눈을 가렸지만, 닦을 새도 없었다. 전방 홀로그램 패널에는 붉은색 경고등이 미친 듯이 점멸하고 있었다.

“까마귀-7, 왼쪽 후방에 추가 적기 확인! 제국군 ‘백사자’급 두 기 접근 중!” 관제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진우는 짧게 욕설을 내뱉었다. “젠장, 벌써? 벌집을 쑤신 게 분명해!”

진우의 ‘까마귀’는 이미 상처투성이였다. 왼쪽 어깨 장갑은 뜯겨 나갔고, 간헐적으로 시스템 오류 메시지가 번쩍였다. 이곳은 제국 수도 외곽의 버려진 산업 단지. 반군 보급로 확보를 위한 기습 작전이었으나, 제국군의 예상치 못한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다. 이미 수많은 동료 기체들이 불덩이가 되어 사라졌다.

“전방의 수송대가 벗어날 시간을 벌어야 한다!” 진우는 속으로 되뇌었다. 그의 눈앞에는 번개처럼 뻗는 제국군 백사자의 광선포가 다시금 섬광을 터뜨렸다. 진우는 간발의 차이로 기체를 틀어 회피했다. 광선은 까마귀의 날개를 스쳐 지나가며 섬뜩한 열기를 뿜어냈다.

“까악, 까악!” 까마귀의 인공지능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경고음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닥쳐! 아직 안 끝났어!” 진우는 스로틀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낡은 엔진이 한계에 다다른 듯 삐걱거렸다. 까마귀는 녹슨 고층 빌딩의 그림자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저 거머리 같은 반란군 놈들! 끈질기군!” 제국군 백사자 기체의 조종석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백사자의 조종사, ‘카이저’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백사자 기체는 흠집 하나 없이 번쩍이는 새하얀 장갑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이대로 끝이다.”

카이저는 오른팔의 개틀링 건을 사정없이 난사했다. 수천 발의 탄환이 쇠붙이 빗줄기처럼 진우의 기체를 향해 쏟아졌다. 진우는 필사적으로 빌딩 잔해물 사이를 누비며 탄환을 피했다. 까마귀의 움직임은 거칠었지만, 경험 많은 진우의 조종 실력은 기체를 마치 살아있는 그림자처럼 움직이게 했다.

“젠장, 저놈의 사격은 여전히 정확해!” 진우는 숨을 헐떡였다. 그의 눈에 제국군 백사자 두 기가 동시에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 포착됐다. 완벽한 협공이었다. 도망칠 곳은 없었다.

“까마귀-7, 뒤가 막혔습니다! 더 이상 피할 곳이……!” 관제사의 목소리에 절망이 스며들었다.

“아니!” 진우의 눈이 번뜩였다. 그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스로틀을 반대 방향으로 꺾었다. 낡은 까마귀가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급격히 선회했다. 동시에, 오른팔에 달린 유일한 근접 무기, 거대한 강철 칼날을 뽑아들었다.

“미쳤군! 정면 돌파라니!” 카이저가 인상을 찌푸렸다. 백사자 두 기는 그대로 진우의 까마귀를 향해 돌진했다.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진우는 조종간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다. 기체에 내장된 오래된 스피커에서 거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래, 미쳤지. 하지만 살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

까마귀의 강철 칼날이 섬광처럼 번뜩였다. 진우는 눈앞의 백사자 한 기의 다리를 향해 칼날을 내리쳤다. 백사자 조종사는 진우의 무모한 돌격에 당황한 듯, 재빠르게 방어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진우의 노림수는 그게 아니었다.

칼날이 백사자의 무릎 관절에 부딪히는 순간, 진우는 온몸의 힘을 실어 칼날을 비틀었다. ‘콰앙!’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백사자의 무릎 장갑이 찢겨 나갔다. 균형을 잃은 백사자가 휘청이며 옆에 있던 동료 백사자와 부딪혔다. 두 거대한 기체가 충돌하며 엄청난 굉음을 냈다. 잠시지만 움직임이 둔화됐다.

“지금이다!” 진우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쓰러지는 백사자의 어깨를 발판 삼아 점프했다. 까마귀가 마치 맹수처럼 거대한 포물선을 그리며 공중으로 치솟았다.

“이런 젠장!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카이저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까마귀는 공중에서 다시 한번 급격히 선회하며, 뒤쪽에 있던 백사자의 등짝을 향해 돌진했다. 진우는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끌어모아 왼팔의 로켓 펀치를 발사했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백사자의 등짝 장갑이 찢겨 나갔다. 연기와 함께 불꽃이 치솟았다.

“젠장, 등짝이!” 백사자 조종사의 비명이 통신을 통해 울려 퍼졌다.

진우는 곧바로 백사자의 조종석을 향해 칼날을 박아 넣었다. ‘쩌저적!’ 유압장치가 터지는 소리, 제어 시스템이 망가지는 소리, 그리고 비명. 백사자 기체가 쿵 소리를 내며 고꾸라졌다.

진우는 숨을 헐떡였다. 홀로그램 패널에는 ‘탄약 없음’, ‘동력 부족’, ‘시스템 과부하’ 등의 경고 메시지가 난무했다. 까마귀는 더 이상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간신히 균형을 잡고 서 있는 기체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까마귀-7! 해냈습니다! 수송대가 안전하게 철수했습니다!” 관제사의 환호성이 통신을 타고 들려왔다.

진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보급품은 지켰다. 수많은 동료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 홀로그램 패널에 새로운 적기가 포착되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이번엔 하나가 아니었다. 세 기, 아니 다섯 기. 그리고 그들의 기체에 새겨진 문양은 일반 제국군이 아니었다. ‘황금 독수리’. 제국군 최정예 부대, ‘황금 독수리 기사단’의 상징이었다.

진우의 심장이 차갑게 식었다. “이런 젠장. 이제 진짜 죽었군.”

멀리서 다가오는 황금 독수리 기사단의 기체들은 마치 불타는 태양처럼 섬뜩한 위압감을 내뿜고 있었다. 까마귀-7은 만신창이였다. 진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의 입에서 피 냄새가 났다. “이 빌어먹을 제국 놈들, 끝까지 발악해 주마.”

다섯 기의 황금 독수리 기사단 기체가 완벽한 대형을 이루며 진우를 향해 다가왔다. 까마귀는 마치 거대한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새로운 전투의 서막이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