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물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잿빛 새벽의 그림자

**[에피소드 1: 망각의 늪에서 피어난 불꽃]**

**등장인물:**

* **이현 (Lee Hyun):** 30대 초반. 과거 제국의 촉망받는 천재 과학자였으나,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지하 감옥에서 수 년을 보냈다. 잿빛 눈동자 속에 불타는 복수심을 숨기고 있다.
* **강준 (Kang Jun):** 30대 초반. 이현의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 제국의 신성장 동력인 ‘성진(星辰) 프로젝트’를 가로채 현재는 제국 과학기술부의 실세이자 차기 ‘국방대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냉정하고 야심만만하다.
* **한유리 (Han Yuri):** 20대 후반. 제국 정보기관의 그림자 요원 출신. 현재는 이현의 조력자로 활동하며 어둠 속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날카로운 직관력을 지녔다.

**씬 #1**
**배경:** 제국 수도 ‘신성 (新城)’ 외곽의 허름한 뒷골목. 낡고 칙칙한 건물들이 즐비하고,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밤이다. 희미한 인공 조명이 거리를 비춘다. 간간이 상공을 지나는 ‘부유정 (浮遊艇)’의 엔진 소리가 낮게 깔린다.

**패널 1:**
– 어둡고 좁은 골목길. 바닥에는 물웅덩이가 고여 있고, 희미한 빛이 그 위에서 일렁인다. 한 남자의 그림자가 골목 깊숙이 드리워져 있다.
– 남자의 뒷모습. 낡은 후드 재킷을 뒤집어쓰고 있다. 어깨는 축 처져 있지만, 묘하게 긴장감이 느껴진다.
**내레이션 (이현):** 잊었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을. 이름도, 얼굴도, 심지어 내 과거마저도. 이 진흙탕 같은 골목에 갇혀, 나는 수 년을 허덕였다. 마치 죽은 듯이.

**패널 2:**
– 남자가 고개를 살짝 돌린다. 후드 그림자 아래로 날카로운 턱선과 굳게 다문 입술이 드러난다. 그의 잿빛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섬광처럼 번뜩인다.
**내레이션 (이현):** 하지만 놈의 얼굴이 스치는 순간, 잊었다던 모든 것이 핏물처럼 다시 끓어올랐다. 심장 아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패널 3:**
– 낡은 아파트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화려하게 불 밝혀진 ‘신성’의 중심부. 고층 빌딩들이 밤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그중 가장 높고 웅장한 ‘제국 과학기술원’의 첨탑이 돋보인다. 첨탑 꼭대기에는 ‘성진 프로젝트’의 상징 문양 (별과 번개를 형상화한)이 푸른빛을 내며 빛나고 있다.
**내레이션 (이현):** 저 빛나는 도시의 심장부에서, 그놈은 모든 것을 가졌다. 내가 이뤄낸 모든 것을. 나의 연구, 나의 명예, 나의 미래까지도.

**패널 4:**
– 이현의 얼굴 클로즈업. 뺨의 희미한 흉터가 과거의 상처를 드러내고,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었다가 이내 뜨겁게 타오른다. 그의 손이 낡은 재킷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강하게 쥐고 있다. 억눌렸던 분노가 손끝에서 느껴진다.
**내레이션 (이현):**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지옥의 밑바닥에서 기어 나온 그림자만이 존재할 뿐. 이제, 그 그림자가 빛을 삼킬 시간이다.

**씬 #2**
**배경:** 허름한 지하 창고. 낡은 기계 부품과 공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벽 한쪽에는 제국의 보안 시스템과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복잡한 홀로그램 지도가 푸른빛으로 떠 있다.

**패널 5:**
– 이현이 오래된 작업대 앞에 앉아 있다. 그의 앞에는 낡았지만 성능은 좋아 보이는 ‘정신 분석기’ 같은 장치가 놓여 있고, 그는 그 기계를 능숙하게 조작하고 있다. 집중한 그의 옆모습은 차갑게 잘 벼려진 칼날 같다.
**이현:** (혼잣말처럼 나지막이) 제국의 보안 시스템은 여전히 굳건하군. 허나, 세상에 완벽한 요새는 없어. ‘망각 구역’의 틈새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

**패널 6:**
– 홀로그램 지도가 깜빡이며 업데이트된다. 지도의 한 부분이 붉은색으로 강조되고, 그 안에서 작은 메시지가 떠오른다. 메시지에는 암호화된 짧은 문구가 나타난다.
**이현:** (입가에 작은 미소) ‘달빛 거미줄’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나. 예상보다 더디군.

**패널 7:**
– 창고의 어두운 구석에서 한 여자가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날렵한 몸매에 검은색 작업복을 입고 있다. 그녀의 눈빛은 경계심으로 가득하면서도 미묘한 기대감을 담고 있다.
**한유리:** (낮고 침착한 목소리로) 제 예상보다 빠르네요, 현 씨. 아니, 이제는… ‘그림자’. 그 이름이 더 어울리려나요.

**패널 8:**
– 이현이 유리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지만, 유리에게는 미묘한 신뢰가 엿보인다. 그는 낡은 의자에 기대어 여유로운 듯 앉아 있다.
**이현:** 당신이 정보 유출을 약속했으니, 이 정도는 예상했어야지. ‘달빛 거미줄’의 움직임은 어때? 아직도 강준의 주변을 맴돌고 있나?

**한유리:** (한숨 쉬듯, 작업대 위로 다가서며) 정확히 당신이 예상했던 대로예요. 강준은 ‘성진 프로젝트’의 최종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요. 제국의 모든 자원이 그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그림자 감찰단’이 그림자처럼 붙어 있죠.

**패널 9:**
– 이현의 주먹이 작업대 위에서 무심코 쥐어진다. 그의 얼굴에 순간적인 분노가 스쳐 지나간다. 그의 눈동자가 짙은 회색으로 변하는 듯하다.
**이현:** 그림자 감찰단… 그놈이 나를 처리할 때 이용했던 사냥개들. 여전히 녀석의 충실한 개들이로군.

**한유리:** 그들이 당신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제국 전체가 뒤집힐 겁니다. 당신은 제국에 있어 ‘망자’로 기록되어 있으니까. 당신의 존재 자체가 제국의 명성을 위협하는 ‘불안 요소’예요.

**패널 10:**
– 이현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의 그림자가 유리의 발치에 길게 드리워진다. 그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 강렬하게 타오른다. 마치 뜨거운 숯불이 타오르듯.
**이현:** 망자가 돌아왔으니, 산 자들은 두려워해야겠지. 특히 그놈. 강준, 그놈은 지금 어디에 있지?

**한유리:** (홀로그램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제국 과학기술원’의 첨탑이 강조된다) 오늘 밤, ‘제국 과학기술원’의 비공개 심포지엄에 참석합니다. ‘성진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 발표가 있을 예정이에요. 보안이 최고 수준입니다. 제국 방위 시스템의 핵심 인물들이 대거 참석할 거예요.

**패널 11:**
– 이현이 홀로그램 지도의 ‘제국 과학기술원’ 위치를 응시한다. 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번진다. 그 미소는 즐거움이 아닌, 차가운 조롱에 가깝다.
**이현:** 최종 단계 발표라… 나의 연구를 훔쳐서 이뤄낸 허울뿐인 성공이겠지. 그래, 내 것을 가지고 얼마나 자랑스러워할지 기대되는군.

**씬 #3**
**배경:** (플래시백) 5년 전, ‘제국 과학기술원’의 첨단 연구실. 깨끗하고 미래적인 분위기. 푸른빛 홀로그램들이 가득하다. 갓 개발된 최첨단 장비들이 놓여 있다.

**패널 12:**
– 젊은 이현과 강준이 연구실에서 환하게 웃으며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그들의 등 뒤에는 ‘성진 프로젝트’의 초기 설계도가 홀로그램으로 떠 있다. 두 사람 모두 들뜬 표정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그들의 눈빛에 가득하다.
**강준:** (환하게 웃으며) 현아! 드디어 성공했어! 우리의 ‘성진’이 제국을 밝힐 빛이 될 거야!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쓸 위대한 시작이라고!
**이현:** (기쁨에 찬 목소리로) 그래, 준아! 우리 손으로 새 시대를 여는 거야! 우리가 함께라면 어떤 난관도 헤쳐나갈 수 있어! 우린 최고의 파트너잖아!

**패널 13:**
– 순간, 강준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그의 눈빛에 번뜩이는 야심과 서늘함이 스쳐 지나간다. 그 찰나의 변화를 이현은 눈치채지 못한다. 이현은 여전히 희망에 차 강준을 보고 있다.
**강준:** (속삭이듯, 하지만 단호하게) 물론이지… 함께. 오직 우리, 두 사람만이.

**패널 14:**
– (빠르게 전환되는 이미지, 파편적으로)
– 강준이 이현의 연구 자료를 들고 비웃는 모습. 그의 얼굴에 승리의 미소가 번진다.
– 제국 보안 요원들이 이현을 강제로 끌고 가는 모습. 이현은 저항하지만 역부족이다.
– 어두운 지하 감옥. 이현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모습. 그의 눈은 절망으로 가득하다.
– 화려한 시상식장. 강준이 ‘성진 프로젝트’의 공로를 독차지하며 영웅처럼 연설하는 모습. 그는 핀 조명 아래서 모든 영광을 누리고 있다.
**내레이션 (이현):** 함께라던 그 달콤한 말은, 나를 삼키기 위한 가장 잔혹한 독이었다. 그날, 나의 세상은 산산조각 났다.

**씬 #4**
**배경:** 다시 현재, 이현의 지하 창고. 어둠이 더욱 짙게 깔려 있다.

**패널 15:**
– 이현이 테이블 위에 놓인 낡은 ‘정신 분석기’를 손으로 쓸어본다. 그의 시선은 멀리, 유리 너머의 도시를 향하고 있다. 그의 얼굴은 차분하지만, 그 안에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이현:** (나지막이) 그는 내가 죽었다고 믿겠지. 망자의 그림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모든 과거는 묻혔다고.

**한유리:** (경고하듯이) 강준은 이제 당신이 알던 그 강준이 아니에요. 그의 뒤에는 ‘황실 직속 호위대’와 ‘제국 정보부’ 전체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제국의 심장을 쥐고 있는 남자예요.

**패널 16:**
– 이현이 돌아선다. 그의 얼굴은 차분하지만, 그 안의 결의는 어떤 것도 꺾을 수 없을 만큼 단단하다. 그의 눈빛은 맹렬하게 타오른다.
**이현:** 내가 돌아온 이상, 그의 모든 것이 무너질 거야. 그가 쌓아 올린 모든 허상이 산산조각 날 때까지. 이제 ‘잿빛 새벽’이 시작될 차례다.

**패널 17:**
– 이현의 손이 낡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그것은 ‘정신 분석기’의 핵심 부품과 연결될 수 있는, 작지만 복잡한 장치이다. 장치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새어 나오며 정교한 부품들이 보인다.
**내레이션 (이현):** 내가 숨겨둔 유일한 무기. 녀석이 결코 찾아내지 못할… 복수의 시작점. 이제 게임의 규칙은 내가 정한다.

**패널 18:**
– 이현이 그 장치를 꽉 움켜쥐는 모습. 그의 잿빛 눈동자에는 지옥의 불꽃이 이글거린다. 그의 뒤로 어둠이 짙게 깔린다. 그의 모습은 마치 어둠 속에서 막 깨어난 맹수와 같다.
**이현:** (차갑게 웃으며) 강준,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은 결국 나로부터 시작되었으니… 내가 직접 허물어뜨려 주마. 그 찬란했던 ‘성진’의 빛도, 네놈의 모든 영광도. 전부.

**패널 19:**
– (마지막 패널) ‘제국 과학기술원’의 첨탑이 밤하늘 아래 홀로 빛나고 있다. 그 빛을 향해 어둠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림자는 마치 거대한 맹수가 사냥감을 노리듯 움직인다.
**내레이션 (이현):** 오랜 망각의 늪에서, 나는 비로소 피어났다. 이제 모든 것이 불타오를 때다. 모든 것을 태워버릴… 복수의 불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