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미스터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장면 시작)**

**#1. 폐허의 도시, 오후 늦게**
* **[1컷]** 회색빛 하늘 아래, 앙상한 철근 구조물들이 뼈대처럼 솟아있다. 부서진 아스팔트 위로 붉은 흙먼지가 바람에 흩날린다. 폐허가 된 건물들 사이를, 낡은 방진 마스크를 쓴 두 인물, 지우와 현수가 묵묵히 걷고 있다. 그들의 옷은 먼지로 얼룩져 있고, 등에는 투박한 배낭이 메어져 있다. 황량함이 지배하는 풍경.
* **[2컷]** 지우의 시선이 한곳에 멈춘다. 금이 가고 유리창이 깨진 2층 상가 건물의 간판이 희미하게 보인다. ‘생필품 할인점’. 조롱하듯이 남아있는 문구다.
* **[3컷]** 현수가 고개를 돌려 지우를 본다. 그의 마스크 너머로 피곤한 눈빛이 비친다.
* **현수 (지친 목소리):** “…여기까지인가. 며칠째 수확이 없군. 물은 이틀치 남았고, 식량은 오늘 밤이 끝이야.”
* **[4컷]** 지우가 고개를 살짝 젓는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한 곳을 응시한다.
* **지우:** “아니. 저쪽.”
* **[5컷]** 지우가 가리키는 곳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고층 빌딩 숲의 가장자리. 다른 건물들보다 유난히 깨끗하고 이질적인, 거대한 철제 벽이 둘러쳐진 구역이었다. 벽은 마치 도시의 상처를 가리려는 듯 서 있었다.
* **[6컷]** 현수의 눈썹이 움직인다.
* **현수:** “저기? 저긴… 우리가 예전에 피하던 곳 아니었나. ‘격리 구역’이라고 불리던.”
* **지우:** “그때는. 하지만 지금은 달라. 저 벽이 너무 온전해.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

**#2. 격리 구역 입구**
* **[7컷]** 지우와 현수가 거대한 철제 벽 앞에 서 있다. 벽은 높고 육중하며, 표면에는 부식의 흔적조차 별로 없다. 입구는 거대한 강철 문으로 막혀 있었지만, 한쪽이 부서져 통로가 나 있었다. 그 너머는 어두컴컴한 그림자에 잠겨 있다.
* **[8컷]** 지우가 손전등을 켜고 통로 안을 비춘다. 빛이 닿는 곳은 정돈된 복도와 굳게 닫힌 문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먼지가 쌓여 있지만, 다른 외부 지역처럼 잔해가 널브러져 있진 않았다.
* **현수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 “섬뜩하군.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아.”
* **지우:** “그게 단서가 될 수 있어. 조심해.”

**#3. 격리 구역 내부**
* **[9컷]** 복도를 따라 걷는 지우와 현수. 발소리만이 고요한 적막을 깬다. 양옆의 문들은 모두 잠겨 있다. 복도 천장의 비상등은 전력이 끊어져 먹통이다.
* **[10컷]** 지우가 한 문 앞에 멈춰 선다. 문에는 ‘데이터 보관실’이라는 문구가 희미하게 적혀 있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안에서는 희미한 푸른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 **현수:** “저런 곳에 아직 전력이 남아있다고?”
* **지우:** “혹은… 잔상일 수도 있고.”
* **[11컷]** 지우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현수가 그의 뒤를 따른다. 방 안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중앙에는 거대한 서버 랙들이 늘어서 있었고, 일부 장치에서 푸른색과 녹색의 희미한 불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방 한쪽 구석에는 낡은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 **[12컷]** 테이블 위에는 먼지 쌓인 태블릿 PC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지우가 손전등으로 태블릿을 비추자, 화면이 어렴풋이 빛나고 있었다.
* **지우:** “봐. 작동해.”
* **[13컷]** 지우가 조심스럽게 태블릿을 집어 들고 화면을 켠다. 화면에는 깨진 듯한 이미지와 함께 알 수 없는 오류 메시지가 깜빡이고 있었다. 지우가 몇 번 화면을 쓸어 넘기자, 오래된 문서 파일 목록이 나타났다.
* **현수:** “대체 이런 걸 왜 여기에 남겨둔 거지? 그냥 버리고 갔을 리는 없을 텐데.”
* **[14컷]** 지우가 파일을 하나 연다. 화면에 빽빽한 글자들이 나타난다. ‘최종 보고서 – 프로젝트 ‘심연’ 격리 실패 원인 분석’.
* **지우 (읽는 목소리, 점점 굳어지는):** “‘…초기 예측보다 빠른 생체 반응 변이. 통제 불능 단계 진입. 격리 시설 봉쇄 실패. 비상 탈출 코드 작동 중단. 세계 연합 재난 위원회 최종 권고. 오염 확산 방지를 위한 ‘정화’ 단계 준비…’”
* **[15컷]** 현수가 충격받은 얼굴로 지우를 바라본다. 마스크 너머로도 그의 경악이 느껴진다.
* **현수:** “‘정화’ 단계? 이게… 우리가 알고 있는 ‘붕괴’가 아니었다는 건가? 누군가 계획했다는 거야?”
* **지우:** “아니면, 계획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걸 수도 있고. 이게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는 건 확실해.”
* **[16컷]** 그때, 지우의 태블릿 화면이 갑자기 지직거린다. ‘경고: 시스템 침입 감지. 외부 개체 접근 중.’이라는 메시지가 붉은 글씨로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다. 동시에 방 전체를 울리는 낮은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 **지우:** “이게 뭐야? 외부 개체?”
* **[17컷]** 소리가 점점 커지며 진동으로 변한다. 서버 랙의 불빛들이 미친 듯이 깜빡인다. 그리고… 방 한쪽 구석,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희미하지만 분명히 **녹색 빛**이 감지된다. 마치 어둠 속에서 무언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 **[18컷]** 현수가 본능적으로 권총을 뽑아든다. 그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 **현수:** “지우! 뭔가… 온다!”
* **[19컷]** 녹색 빛이 점점 선명해진다. 그것은 마치 식물의 촉수 같으면서도, 기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벽의 균열 사이에서, 바닥의 틈새에서, 그리고 서버 랙의 깊은 곳에서, 수많은 녹색 빛의 줄기들이 뻗어 나오기 시작한다. 그것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렸다.
* **[20컷]** 지우와 현수의 얼굴에 공포가 스친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었다. 봉인되어 있던, 살아있는 위협이었다. 녹색 촉수 중 하나가 소리 없이 지우의 발치로 뻗어온다.
* **지우 (다급하게):** “젠장! 도망쳐야 해!”

**(장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