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젠장, 대체 이게 무슨…!”

이형사의 굵은 한숨이 수증기처럼 뿌옇게 퍼져 나갔다. 낡은 가스등의 노란 불빛 아래, 거대한 시계태엽 장치들로 가득 찬 방은 기묘한 침묵에 잠겨 있었다. 방 한가운데, 피와 기름때로 범벅된 작업대 위에 알렌 베르크의 싸늘한 시신이 엎드려 있었다. 그의 등에는 증기 압력으로 작동하는 듯한, 기이하게 아름다운 황동 칼날이 깊숙이 박혀 있었다. 칼날의 손잡이 부분에는 복잡한 톱니바퀴와 작은 파이프들이 얽혀 있어, 마치 살아있는 기계 생명체의 일부처럼 보였다.

“이건 밀실입니다, 태주 씨. 완벽한 밀실!”

이형사가 신경질적으로 콧수염을 만지작거렸다. 그는 방 안의 모든 것을 훑어보았지만, 도무지 살인자가 어떻게 침입했고, 또 어떻게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육중한 강철 문은 안쪽에서 여러 겹의 황동 볼트로 단단히 잠겨 있었고, 창문들 역시 안쪽에서 쇠창살과 증기압력 잠금장치로 봉쇄되어 있었다. 환기용 증기 파이프조차 외부와 연결된 부분은 완전히 막혀 있었다. 이 방에 드나들 수 있는 길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강태주는 이형사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방 안을 천천히 걸었다. 그의 검은 코트 자락이 발소리와 함께 스치며 정적을 깼다. 한 손으로는 은색 돋보기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턱을 괴며 방 전체를 훑는 그의 눈빛은 삐걱거리는 기계장치들 사이의 작은 틈새까지 놓치지 않는 듯했다. 그는 희미한 금속 먼지 냄새와 피 냄새, 그리고 알 수 없는 묘한 향기 사이를 오가며 숨을 들이쉬었다.

“완벽하다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형사님. 완벽하게 보이는 것만 있을 뿐.”

강태주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의 시선은 작업대 위, 알렌 베르크의 손에 쥐여 있던 작은 톱니바퀴 조각에 잠시 머물렀다. 낡고 녹슨 그것은 주변의 번쩍이는 황동 기계들과는 이질적이었다. 그리고 그 옆, 깨진 유리 램프 조각들 사이로 미세하게 반짝이는 액체가 보였다. 기름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

“피해자는 알렌 베르크, 대륙 최고의 시계 장인이자 발명가. 어제 밤 10시경 마지막으로 목격됐고, 오늘 아침 그의 조수 ‘클라우스’가 발견했습니다.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이 없어 경찰을 불렀죠.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결국 소방대가 특수 도구를 이용해 문을 부수고 들어갔습니다. 그 후엔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이형사가 땀을 닦으며 설명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좌절감이 묻어났다. 밀실 살인사건은 항상 경찰의 골칫거리였다. 특히나 이런 거대한 저택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더욱.

강태주는 아무 말 없이 방 한쪽 벽에 걸린 거대한 증기압력식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시계의 톱니바퀴들은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시간의 흐름을 알렸다. 정확히 11시 37분. 시신이 발견된 시각과는 무관한 시간이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시계 가장자리를 가볍게 쓸어보았다. 먼지가 앉아 있었지만, 특정 부분은 다른 곳보다 유난히 깨끗했다. 마치 누군가 만진 것처럼.

“클라우스는 어디에 있습니까?” 강태주가 처음으로 이형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별채에서 격리되어 있습니다. 충격이 심한 모양입니다. 어젯밤에는 저택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태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작업대 위로 시선을 돌렸다. 알렌 베르크의 시신은 이미 굳어 있었고, 등 뒤에 박힌 칼날은 그의 삶을 앗아간 비정한 증거였다. 칼날은 놀랍도록 정교했다. 마치 어떤 기계의 핵심 부품처럼 보였다. 일반적인 살인 도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형태.

“이 칼날 말입니다… 어디서 본 적이 있습니까?” 강태주가 물었다.

이형사는 고개를 저었다. “처음 보는 형태입니다. 아마 피해자가 직접 만든 특수 도구였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수 도구….” 강태주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확실히 흥미롭군요. 칼날의 형태와 박힌 각도, 그리고… 이 액체. 게다가 이 방 안의 유일한 이물질인 이 낡은 톱니바퀴 조각까지.”

그는 작은 톱니바퀴 조각을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조각에는 미세한 마모 흔적이 있었고, 그 가장자리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붉은 얼룩이 남아 있었다.

“이형사님, 이 방에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했다는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살인자가 나가지 못했다는 것 또한 확실할까요?”

이형사의 얼굴에 의아함이 스쳤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문도, 창문도 모두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살인자가 이 안에 있다면… 그는 지금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강태주는 이형사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방 한쪽 구석에 놓인, 거대한 증기기관 모형에 다가갔다. 섬세한 황동 파이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수많은 톱니바퀴와 레버들이 연결된 모형이었다. 모형의 엔진 부분은 멈춰 있었지만, 작은 증기압력 게이지의 바늘은 여전히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손이 모형의 한 레버를 건드리자, ‘칙…’ 하는 작은 증기 배출음과 함께 모형의 작은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랐다. 이형사는 놀라서 한 발짝 물러섰다.

“이 모형은 작동 중이었군요.” 강태주가 읊조렸다. “정확히는, 살인 당시에도 작동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게 밀실과는 무슨 관계가…?” 이형사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강태주는 시신이 엎드려 있는 작업대와 증기기관 모형, 그리고 등 뒤에 박힌 황동 칼날을 번갈아 가며 응시했다. 그의 눈빛이 번뜩였다.

“이형사님, 보십시오. 알렌 베르크는 단순히 살해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살해당했습니다.”

그의 손이 작업대 위에 흩어진 설계도를 스쳐 지나갔다. 설계도 한 장에 그려진 그림은 등 뒤에 박힌 칼날과 놀랍도록 흡사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 그림 옆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정교한 기동을 위해.」*

강태주가 설계도에서 시선을 떼고, 다시 증기기관 모형으로 향했다. 모형의 바닥 부분에는 작은 금속판이 부착되어 있었는데, 그 가장자리에 아주 미세한 흠집이 보였다. 마치 무언가에 긁힌 것처럼. 그리고 그 흠집 바로 옆,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아주 작은 나사못 구멍 하나가 비어 있었다.

“이형사님, 제가 이 밀실의 트릭을 깨는 데 필요한 단서는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강태주는 비어 있는 나사못 구멍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피해자는 우리에게 결정적인 증거를 남겨 놓았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손에 쥐고 있던… 이 낡은 톱니바퀴 조각과, 등 뒤에 박힌 그 특별한 칼날로 말입니다.”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형사는 여전히 강태주의 말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했지만, 그의 눈빛에는 기대와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 강태주는 이 미궁 같은 사건의 실마리를 쥔 채, 묵묵히 다음 말을 이었다.

“이 방은 완벽한 밀실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살인자가 침입하거나 도주하기 위한 문이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살인 자체가 외부의 개입 없이 이 방 안에서, 오직 이 방의 장치만을 이용해 벌어졌다면 어떻겠습니까?”

그의 시선이 다시 알렌 베르크의 시신과 등 뒤에 박힌 황동 칼날에 닿았다. 그리고 마치 모든 톱니바퀴가 제자리를 찾아 맞물리듯, 그의 머릿속에서 거대한 기계 장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