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폐허 속 그림자, 그리고 뜻밖의 눈빛

**씬 1: 잿빛 도시의 잔해**
**배경:** 한때 번화했을 도시의 폐허. 무너진 고층 빌딩들이 기괴한 형상으로 하늘을 찌르고, 그 사이를 온통 덩굴 식물들이 뒤덮고 있다. 바닥에는 부서진 아스팔트와 앙상한 철근들이 뒹굴고, 이따금씩 기괴하게 변이된 식물들이 음산한 녹색 빛을 뿜어낸다.
**시간:** 해 질 녘, 붉은 노을이 폐허를 더욱 황량하게 물들이고 있다.

**패널 1:**
정면 샷. 거대한 폐허 속을 묵묵히 걷는 한 여성, ‘리아’. 온몸을 두꺼운 방호복으로 감싸고, 얼굴은 먼지와 땀으로 얼룩져 있지만, 날카로운 눈빛은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손에는 녹슨 철봉 하나를 굳게 쥐고 있다. 배경에는 무너진 ‘XXX 백화점’ 간판이 희미하게 보인다.
**리아 (내레이션):** (낮게 읊조리듯) 벌써 일주일째. 물자 수색은 늘 최악이야. 특히 이 구역은…

**패널 2:**
리아의 시야. 덩굴에 칭칭 감긴 버스 잔해가 보인다. 그 안쪽으로 뭔가 번쩍이는 금속 파편들이 희미하게 반사된다.
**리아 (내레이션):** (기대감과 경계심이 뒤섞인 목소리) 저기… 어쩌면.

**패널 3:**
리아가 버스 잔해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 모습. 낡은 방호복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녀의 등 뒤로 노을빛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리아:** (속삭이듯) 제발…

**패널 4:**
버스 안. 리아가 고개를 숙여 바닥을 살피는 모습. 흙먼지 속에 반쯤 파묻힌 녹슨 탄창 몇 개가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 깨진 유리조각들 사이로 빛나는 은색 물체 하나. 휴대용 정수기 필터다.
**리아:** (눈이 휘둥그레진다) 찾았다! 필터! 이런 곳에…

**패널 5:**
리아가 필터를 주우려 손을 뻗는 순간, 버스 천장의 낡은 철골 구조물이 ‘끼이이익-!’ 하는 섬뜩한 소리를 내며 균열이 생긴다. 먼지와 부스러기가 쏟아져 내린다.
**리아:** (눈을 크게 뜨고) 젠장!

**패널 6:**
리아가 황급히 몸을 피하려 하지만, 무너지는 구조물 파편들이 그녀의 팔을 스친다. ‘컥!’ 하는 짧은 비명과 함께 그녀는 휘청거린다. 팔에 얇은 방호복이 찢어지며 피가 맺힌다.
**리아:** (거친 숨소리) 하아… 하아…

**패널 7:**
그때, 버스 잔해의 어둠 속에서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자 하나. 짐승 같지만 짐승이 아닌, 유연하고 긴 팔다리를 가진 형체가 리아를 향해 달려든다. 그 움직임은 너무나 빨라 잔상처럼 느껴진다.
**리아:** (동공이 확대되며) …뭐지?!

**패널 8:**
그림자가 리아의 어깨를 붙잡고, 순식간에 그녀를 끌어당겨 무너지는 잔해로부터 멀리 떨어뜨린다. ‘콰앙-!’ 하는 굉음과 함께 방금 리아가 서 있던 곳이 거대한 철골에 짓눌린다.
**리아:** (놀라서 멍하니) …!

**패널 9:**
리아를 끌어낸 그림자가 몸을 일으킨다. 폐허의 어둠 속, 붉은 노을빛이 간신히 닿는 곳에서 그의 모습이 드러난다. 늘씬하고 인간과 유사한 체형이지만, 피부는 창백한 회색빛이고, 길고 날렵한 손가락 끝에는 검은 발톱이 돋아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의 눈동자다. 깊은 밤하늘처럼 검지만, 그 속에서 희미하게 푸른빛이 깜빡인다. ‘변이종’이다.
**카이:** (낮고 거친 숨소리.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리아를 응시한다.)

**패널 10:**
리아의 얼굴 클로즈업. 공포와 경계심, 그리고 방금 자신을 구했다는 당혹감이 뒤섞인 표정. 그녀는 카이의 손에 들린 녹슨 철봉을 내려다본다. 그녀가 방금 놓친 것이다.
**리아:** (숨을 헐떡이며) 너… 넌… 변이종…

**패널 11:**
카이가 리아에게 철봉을 내민다. 그의 행동은 마치 그녀에게 그것을 돌려주려는 듯 보인다. 그의 푸른 눈동자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리아를 응시한다.
**카이:** (아무 말 없이)

**패널 12:**
리아는 망설인다. 그의 손에 닿는 것이 꺼려지면서도, 방금 자신을 구한 존재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이 그녀를 휩쓴다. 그녀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며 천천히 철봉을 잡는다.
**리아:** (주저하며) 왜… 왜 그랬어…?

**패널 13:**
카이가 리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리아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 시선에는 적의 대신, 묘한 호기심 같은 것이 엿보인다.
**카이:** (침묵)

**패널 14:**
갑자기 ‘쿠구궁-!’ 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 건물이 흔들린다. 리아와 카이 모두 동시에 주위를 살핀다. 건물 사이로 거대한 ‘진동’이 느껴진다.
**리아:** (낮게 으르렁거리듯) 젠장, 밤의 괴물들인가!

**패널 15:**
폐허 저편, 어둠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그것들은 덩치 크고 사나운, 전형적인 ‘변이종’ 괴물들이다. 리아가 알고 있는, 인간을 잡아먹는 포악한 존재들.
**리아:** (두려움에 질린 목소리) 안 돼, 이쪽으로 오고 있어!

**패널 16:**
카이가 리아를 바라본다. 그의 푸른 눈동자에는 전과는 다른, 긴급함이 스친다. 그는 망설임 없이 리아의 손목을 잡아챈다. 그의 손은 의외로 부드럽고 따뜻했다.
**리아:** (놀라서 버둥거리며) 야! 뭐하는 거야! 놓아!

**패널 17:**
카이는 리아의 말을 무시하고, 그녀를 끌고 폐허의 더 깊은 곳, 어둠 속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괴물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등 뒤에서 점점 가까워진다.
**리아 (내레이션):** (혼란스럽고 두려운 목소리) 이 미친 변이종이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잡아먹으려는 건가?! 하지만… 아까는 날 구했잖아?!

**패널 18:**
카이가 리아를 이끌고 허물어진 건물 내부로 뛰어든다. 그 안은 더욱 짙은 어둠이 깔려 있고, 복잡한 잔해와 덩굴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밖에서는 괴물들의 거친 숨소리와 발소리가 들려온다.
**리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하아… 하아…

**패널 19:**
카이가 한쪽에 있는 부서진 벽 틈새로 손가락을 가리킨다. 그 틈새는 성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다. 그는 리아에게 들어가라는 듯 재촉하는 눈빛을 보낸다.
**카이:**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 인간의 언어는 아니지만, 그 의도는 분명하다.) 흐르르…

**패널 20:**
리아가 벽 틈새를 본다. 좁고 어둡다. 망설이는 그녀의 등 뒤로 괴물들의 발소리가 더 가까워진다. 그녀는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깨닫는다.
**리아:** (이를 악물고) 젠장! 어쩔 수 없지!

**패널 21:**
리아가 겨우 몸을 웅크려 틈새 안으로 들어간다. 흙먼지와 부서진 잔해들이 그녀의 옷에 묻어난다. 좁고 어두운 곳에서 그녀는 숨을 죽인다.
**리아:**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 (내레이션) 이대로… 이대로 죽는 건가…? 아니, 이 변이종은…

**패널 22:**
카이가 틈새 입구를 큰 잔해 더미로 대충 가린다. 그리고는 바로 그 옆, 찢어진 벽면 사이의 좁은 틈에 몸을 숨긴다. 그의 푸른 눈동자는 여전히 틈새 안의 리아를 응시하고 있다.
**카이:** (경계하며 주변을 살핀다.)

**패널 23:**
밖에서 ‘쿵! 쿵! 쿵!’ 하는 거대한 발소리가 들리고, 끔찍한 으르렁거림이 건물 전체를 뒤흔든다. 거대한 괴물 변이종 하나가 리아와 카이가 숨은 건물 입구를 지나쳐 가는 모습이, 틈새를 통해 희미하게 보인다.
**리아:** (몸을 웅크린 채 눈을 질끈 감는다. 식은땀이 흐른다.) (내레이션) 살려줘… 제발…

**패널 24:**
괴물이 지나간 후, 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리아는 조심스럽게 눈을 뜬다. 어둠 속에서 카이의 푸른 눈동자만이 희미하게 빛나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그의 눈빛은 고요하고, 알 수 없는 깊이를 담고 있었다.
**리아 (내레이션):** (조용히) 이 종족은… 우리가 아는 그 괴물들과는 다른 것 같아. 그의 눈빛은… 마치…

**패널 25:**
카이가 리아에게 천천히 손을 내민다. 그의 손가락 끝에는 검은 발톱이 선명하지만, 그 행동에는 어떠한 위협도 담겨 있지 않다. 그저… 불안해하는 리아에게 무언의 안정감을 주려는 듯.
**리아 (내레이션):** (놀라움과 혼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들은 전부… 우리의 적이야. 하지만… 왜 나를 구해주는 거지? 이 눈빛은 대체…

**패널 26:**
리아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카이의 손을 향해 아주 조금 움직인다. 그들의 손가락 끝이 어둠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갈 듯 말 듯, 짧은 순간 정지한다.
**리아 (내레이션):**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 (내레이션) 금지된… 금지된 시선.

**패널 27:**
(클로즈업) 카이의 푸른 눈동자와 리아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마주친다. 그들의 세상은 멸망했지만, 이 폐허 속에서 새로운, 알 수 없는 감정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리아 (내레이션):** (떨리는 목소리)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함께… 이 세상에서.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