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1: 잿빛 성운의 그림자
**[장면 1: 별무리호 조종석]**
**배경:** 낡고 삐걱거리는 우주선 ‘별무리’의 조종석. 여기저기 땜질한 금속 조각들이 전선에 덕지덕지 붙어 있고, 모니터들은 반쯤 나간 채 희미하게 깜빡인다. 불안정한 항해등이 간헐적으로 깜빡이며 내부를 어둡게 밝힌다. 외부 시야창 너머로는 거대 함선의 잔해와 으스러진 행성 조각들이 부유하는 잿빛 성운이 펼쳐져 있다. 우주선의 노후된 엔진음이 끊임없이 진동하며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1컷]**
**화면:** 류진이 낡은 조종간을 꽉 쥔 채, 피로와 결의가 뒤섞인 얼굴로 정면을 응시한다. 그의 뺨에는 며칠 밤을 새운 듯한 거친 수염이 희끗하게 자라 있다. 깊은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는다.
**류진:** (나지막이, 거친 목소리) 젠장, 이 빌어먹을 성운. 또 아무것도 안 나오는군.
**[2컷]**
**화면:** 조종석 뒤편, 복잡한 제어판 앞에 쪼그려 앉아 있던 세라가 렌치로 패널을 톡톡 두드리고 있다. 기름때 묻은 작업복 차림이지만, 그녀의 눈빛은 초롱초롱하고 생기 넘친다. 그녀의 표정은 살짝 찡그려져 있다.
**세라:** 항성 엔진 코어가 또 간헐적으로 불안정해요, 류진 선장님. 진동이 너무 심해서 퓨즈가 자꾸 나가요. 이러다 진짜… 그냥 고철 덩어리 되는 거 아니에요?
**[3컷]**
**화면:** 류진이 백미러를 통해 세라를 흘끗 본다. 그의 눈빛은 무뚝뚝하지만, 미약한 걱정이 스쳐 지나간다.
**류진:** (건조하게) 그러기 전에 뭐라도 찾으면 돼. 식량 배급은 어제부로 절반으로 줄였다. 물도 간당간당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어.
**[4컷]**
**화면:** 조종석 가장 어두운 구석, 먼지투성이의 스캐너 장비를 어깨에 멘 지훈이 손전등으로 낡은 스캔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의 얼굴은 항상 불안해 보이며, 움츠러든 어깨가 그의 성격을 드러낸다.
**지훈:** (잔뜩 움츠린 목소리로) …류진 형. 약한 신호가 잡혔어요. 아주 희미해요. 이 지역에서 흔히 있는 건 아니에요.
**[5컷]**
**화면:** 류진이 미세하게 몸을 돌려 지훈을 바라본다. 그의 눈에 순간적인 희망의 불씨가 스친다.
**류진:** 뭐라고? 확실해? 이 근방에 작동하는 거라곤 전부 망가진 쓰레기뿐이었잖아. 단순한 잔해 반응이 아니고?
**[6컷]**
**화면:** 지훈이 손가락으로 스캔 모니터를 가리킨다. 띄엄띄엄 나타나는 데이터 속에서, 일정한 파형이 감지된다.
**지훈:** 에너지 반응이… 안정적이에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잔해가 내는 건 아니에요. 좌표는… 잿빛 성운의 가장자리, ‘망각의 늪’ 근처입니다.
**[7컷]**
**화면:** 세라가 렌치를 내려놓고 류진과 지훈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녀의 표정은 살짝 굳어 있다.
**세라:** 망각의 늪이요? 거긴 예전에 ‘대정화 작전’ 때 최후의 격전지였다고 하던데요. 위험하다고 해서 아무도 안 가는 곳이잖아요? 거기서 뭐가 발견될 리가…
**[8컷]**
**화면:** 류진이 한숨을 깊게 내쉰다. 하지만 그의 손은 이미 조종간을 고쳐 쥐고 있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듯, 그의 얼굴에는 씁쓸한 체념이 스쳐 지나간다.
**류진:** 위험하니까 아무도 안 간 거지. 어쩌면 그래서 아직도 뭐가 남아있을 수도 있어. 세라, 엔진 상태는? 그쪽까지 버틸 수 있겠어?
**[9컷]**
**화면:** 세라가 다시 패널을 두드리며 출력 상태를 확인한다.
**세라:** 간당간당해요. 출력은 60%가 최대치일 거예요. 더 올리면 퍼질지도 몰라요. 하지만… (류진을 똑바로 보며) 가야죠. 여기서 굶어 죽는 것보다야.
**[10컷]**
**화면:** 류진이 지훈을 바라본다. 그의 눈빛은 굳건하다.
**류진:** 지훈, 스캔 범위 최대로 확장해. 뭐든 이상한 거 발견하면 바로 보고해. (조종간을 꽉 쥐며) 생존 확률이 0에 가까워도, 1이라도 있으면 간다.
**[11컷]**
**화면:** ‘별무리호’가 낡은 추진기를 내뿜으며 잿빛 성운의 어둠 속으로 나아간다. 수많은 잔해들이 빛을 등지고 거대한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간다. 고요하지만 위협적인 우주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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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망각의 늪]**
**배경:** 망각의 늪. 이전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음침한 잔해들이 부유하고 있다. 한때 거대했을 전함들이 산산조각 나 뼈대만 남은 채 영원히 떠다니는 무덤 같은 공간. 시야는 잔해 먼지로 혼탁하고, 금속 파편들이 희미한 별빛을 반사하며 기묘하게 빛난다.
**[12컷]**
**화면:** 별무리호가 조심스럽게 거대한 잔해들 사이를 헤쳐 나간다. 선체에 금속 파편이 스치는 ‘끽-‘ 하는 소리가 날카롭게 들린다.
**세라:** (무전) 류진 선장님, 전방 10시 방향에 대형 잔해가 충돌 위험 있어요! 회피 기동!
**[13컷]**
**화면:** 류진이 거칠게 조종간을 꺾는다. 별무리호가 간발의 차이로 거대한 파편을 피한다. 선체가 심하게 흔들리고, 내부에서 금속이 뒤틀리는 소리가 들린다. 류진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
**류진:** (이를 악물고) 망할, 여긴 잔해 필드가 너무 심해. 지훈, 신호는 아직이야? 위치 특정 됐어?
**[14컷]**
**화면:** 지훈이 스캔 모니터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경악과 흥분이 뒤섞인 표정.
**지훈:** (떨리는 목소리) 찾았어요! 거대한… 거대한 함선입니다! 잔해에 반쯤 파묻혀 있지만… 분명히 인공 구조물이에요! 그리고… 신호의 근원지예요!
**[15컷]**
**화면:** 외부 시야. 수많은 잔해들 사이에 비스듬히 박혀 있는, 거대한 크기의 검은색 실루엣이 드러난다. 심하게 파괴되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지만, 한때는 이 우주를 가로질렀을 거대한 함선임이 분명하다. 죽은 고래처럼 조용히 떠 있다.
**[16컷]**
**화면:** 류진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그의 눈빛에 희망과 동시에 강력한 경계심이 스쳐 지나간다.
**류진:** (나지막이) 세상에… 저렇게 거대한 함선이 아직 남아있었다니. 이건… 대박이거나, 아니면 엄청난 재앙이거나 둘 중 하나다.
**[17컷]**
**화면:** 세라가 환호성을 지르며 함선 내부 시스템을 확인한다.
**세라:** 에너지 반응이… 어딘가에서 누출되고 있어요! 아직 작동하는 코어가 남아있을지도 몰라요! 대박이에요, 류진 선장님! 이거면 우리 연료 문제도, 식량 문제도 한동안은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18컷]**
**화면:** 지훈이 갑자기 몸을 움찔한다. 그의 스캐너가 불규칙한 노이즈를 내기 시작한다. 그의 표정이 급격히 얼어붙는다.
**지훈:** (떨리는 목소리, 거의 비명에 가깝게) 잠깐만요. 이상해요. 스캐너가… 잡음이 너무 심해요. 이 근처에 뭔가 더 있어요. 신호가… 겹쳐요!
**[19컷]**
**화면:** 류진이 즉시 경계하며 전방을 응시한다. 그의 손은 이미 조종간의 무기 발사 버튼 위에 놓여 있다.
**류진:** 무슨 소리야? 다른 잔해라도 있다는 거야? 아니면…
**[20컷]**
**화면:** 지훈이 모니터를 가리킨다. 노이즈 속에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다른 형태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스캐너의 경고음이 더욱 커진다.
**지훈:** 아니요… 이건… 살아있는 생명 반응이에요! 저 거대 함선 잔해 뒤편에서…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21컷]**
**화면:** 외부 시야. 거대 함선의 잔해 뒤편 어둠 속에서, 붉은색 광선을 내뿜는 여러 개의 ‘눈’들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거대하고 기괴한 형태의 기계 생명체들이다. 파괴된 선체 조각들이 그들의 몸체에 덕지덕지 붙어 있어, 마치 살아 움직이는 잔해처럼 보인다. 그들의 움직임은 섬뜩할 정도로 조용하다.
**[22컷]**
**화면:** 류진, 세라, 지훈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세 사람 모두 공포와 경악에 질려 있다. 지훈은 입을 틀어막고, 세라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류진의 눈은 경악으로 커졌지만, 곧바로 전투 태세로 바뀐다.
**류진:** (이를 악물고, 비명처럼) 망할… 움직이는 고철이라니!
**[23컷]**
**화면:** 기계 생명체 중 하나가 날카로운 금속 다리를 뻗어 ‘별무리호’ 방향으로 맹렬히 돌진한다. 그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지훈:** (비명) 공격해 와요! 충돌 임박!
**[24컷]**
**화면:** ‘별무리호’가 필사적으로 회피 기동을 펼친다. 경고음이 더욱 요란하게 울리며 함선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기계 생명체의 다리가 아슬아슬하게 ‘별무리호’의 선체를 스쳐 지나간다.
**[25컷]**
**화면:** 류진이 조종간을 붙잡고 격렬하게 흔들린다. 그의 얼굴은 땀과 분노로 얼룩져 있지만, 그의 눈빛은 필사의 생존 의지로 불타오른다.
**류진:** (악에 받쳐, 포효하듯) 아직 죽을 순 없어! 여기서 죽을 순 없다고! 살아남아야 해!
**[26컷]**
**화면:** 기계 생명체들이 붉은 눈을 번뜩이며 ‘별무리호’를 쫓아온다. 그들의 실루엣이 잿빛 성운의 어둠 속에서 더욱 불길하게 보인다. ‘별무리호’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처럼 우주 속을 가로지른다.
**나레이션 (류진):** *우리는 살아남아야 했다. 이 빌어먹을 우주가 우리에게 허락한 유일한 생존의 방식이었다. 고철과 죽음만이 가득한 이 잿빛 성운에서, 다음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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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에피소드 예고]**
**화면:** 기계 생명체들에게 쫓기는 ‘별무리호’. 류진의 결연한 얼굴과 필사적으로 엔진을 가동하는 세라, 공포에 질린 지훈의 모습이 교차된다.
**텍스트:**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맞서 싸워야 한다. 혹은… 절망적인 선택을 해야 하거나.
**텍스트:** [에피소드 2: 심연의 추격] COMING S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