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하이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속삭이는 봉우리의 메아리

**[1컷]**
**[배경]** 짙은 안개와 구름이 휘감긴 거대한 산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그중 가장 높고 험준한 봉우리, 마치 날카로운 칼날들이 모여 이룬 듯한 기암괴석의 능선들이 까마득히 이어진다. 바람 소리가 기묘한 음정으로 울려 퍼져, 마치 산 자체가 속삭이는 듯한 음산하고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속삭이는 봉우리’라는 이름이 절로 수긍되는 풍경이다.
**[인물]** 봉우리의 좁고 위태로운 절벽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 한 젊은 사내, 리안(17세). 닳아빠진 가죽 조끼와 헤진 바지를 입었고, 등에는 내용물이 거의 비어 보이는 작은 약초 바구니가 메어져 있다. 거친 산행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단단한 결의와 희미한 불안감이 함께 서려 있다. 손에는 오랜 시간 사용해 손때가 묻은 나무 지팡이를 짚고 있다. 그의 발밑으로 까마득한 심연이 펼쳐져 있다.
**[내레이션 – 리안]** (속삭이듯) 제발… 제발 찾을 수 있기를. 달빛이끼… 그것만이 세아를 살릴 수 있어.

**[2컷]**
**[배경]** 리안이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선 작은 동굴 입구. 동굴 내부는 빛 한 점 들지 않아 어둡고 축축하다. 벽에는 습기를 머금은 푸른빛 이끼들이 드문드문 붙어 있을 뿐, 그가 찾던 달빛이끼는 보이지 않는다. 동굴 안쪽으로 갈수록 어둠은 더욱 짙어진다.
**[리안]**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조하듯) 젠장… 이 정도로는 부족해. 마을 어르신들이 가지 말라고 한 곳까지 왔는데도… 이대로 돌아갈 순 없어. 세아에게 시간이 없어.

**[3컷]**
**[배경]** 동굴 깊숙이 들어선 리안이 발을 헛디딘다. 그의 발아래 놓여 있던 낡은 돌멩이가 부서지며 미끄러져 내리고, 그 충격으로 천장의 바위 조각들이 함께 쏟아져 내린다. 돌과 흙먼지가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 일촉즉발의 순간.
**[효과음]** 와르르! 스르륵! 콰직!
**[리안]** (다급하게) 헉! 안 돼!

**[4컷]**
**[배경]** 리안이 균형을 잃고 비명을 지르며 굉음과 함께 열린 바위틈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그의 몸이 암흑 속으로 빠르게 사라져 가는 모습. 이어지는 거친 착지음과 함께 그의 고통스러운 신음이 어둠 속으로 먹혀든다.
**[효과음]** 콰앙! 으읍!
**[내레이션 – 리안]** (아픔과 극심한 당혹감) 여, 여기가… 어디지…? 내 몸은… 괜찮은 건가…?

**[5컷]**
**[배경]** 리안이 희미하게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경이로운 동시에 기이한 풍경이었다. 주변은 여전히 어둡지만, 천장에서 떨어지는 가느다란 물줄기에 반사된 빛이 웅장한 구조물들의 실루엣을 드러낸다. 거대한 돌기둥들이 늘어서 있고, 넝쿨과 깊은 이끼가 뒤덮여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짐작게 한다. 공기는 차갑고 축축하며, 잊혀진 문명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폐허가 된 고대 유적의 내부였다.
**[리안]**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떨리는 목소리) 이… 이건… 마을 어르신들이 옛이야기처럼 들려주던… 사라진 고대 도시의 흔적… 설마… 이곳에…?

**[6컷]**
**[배경]** 리안이 조심스럽게 폐허 속을 걷는다. 그의 발걸음 소리만이 이 거대한 적막을 깨트린다. 무성한 넝쿨 사이로 드러난 벽에는 알아볼 수 없는 고대의 문양과 상형문자들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벽화에는 별을 숭배하는 듯한 인물들과 알 수 없는 기하학적 문양, 그리고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빛의 형상들이 그려져 있다. 그 자체로도 압도적인 고대 미술의 흔적이다.
**[리안]** (독백, 경외감 어린 혼잣말) 지, 지도를 봐도 여긴 없었는데… 대체 언제부터 이런 곳이 존재했던 거지…? 사람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힌 곳인가…?

**[7컷]**
**[배경]** 걷고 또 걷던 리안의 눈앞에 거대한 문이 나타난다. 낡고 육중한 돌문은 오랜 세월 속에 넝쿨로 뒤덮여 있지만, 문에 새겨진 정교하고 웅장한 문양들은 과거의 영광을 짐작게 한다. 문틈 사이로 희미하지만 강렬한 푸른빛이 새어 나온다. 마치 누군가가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리안]** (숨을 들이쉬며,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한다) 빛…? 설마… 달빛이끼?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는데… 이 빛은… 뭔가 달라.

**[8컷]**
**[배경]** 리안이 망설임 끝에 넝쿨을 걷어내고 거대한 문에 손을 얹는다. 차갑고 거친 돌의 감촉이 느껴진다. 그가 있는 힘껏 문을 밀자, 육중한 소리와 함께 문이 천천히 안쪽으로 열리기 시작한다. 마치 잠들어 있던 거인이 기지개를 켜는 듯한 굉음이 유적 전체를 울린다.
**[효과음]** 끼이이이이익… 끄으으으으응…!
**[리안]** (긴장감 가득한 표정, 숨을 멈추고 문 안쪽을 응시한다)

**[9컷]**
**[배경]** 문 너머에 펼쳐진 광경은 리안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하는 것이었다. 거대한 원형 홀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홀의 중앙에는 웅장한 단상이 솟아 있고, 그 위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기묘한 보석이 공중에 떠 있었다. 그 보석은 살아있는 심장처럼 영롱한 푸른빛과 은색 빛을 뿜어내며 주기적으로 빛을 발하고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홀의 벽과 천장에는 신비로운 상형문자가 그 빛을 따라 깜빡이며, 마치 숨 쉬는 듯한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공기 중에는 묵직하면서도 온화한 에너지가 가득 차 있다.
**[내레이션 – 리안]** (압도적인 경외감, 모든 것을 잊은 듯) 세상에… 이런 빛은… 본 적이 없어. 감히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야.

**[10컷]**
**[배경]** 리안이 홀린 듯 한 발짝씩 단상으로 다가간다. 공중에 떠 있는 보석, 마치 수많은 별들이 한데 모여 응축된 듯한 그 아름다운 빛은 ‘별들의 눈물’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영롱하다. 보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로운 에너지가 그의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표정으로 보석을 올려다본다.
**[리안]** (경외심 어린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묻듯) 이것이… 이것이 대체… 무엇이지? 그저 보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거대하고… 살아있는 듯한…

**[11컷]**
**[배경]** 리안이 홀린 듯 손을 뻗어 보석에 닿으려 한다. 그의 손끝이 보석에 가까워질수록, 보석은 더욱 강렬하게 빛을 뿜어낸다. 홀 전체를 휘감던 빛이 한곳으로 집중되는 듯한 느낌을 주며, 공기 중의 에너지가 더욱 농밀해진다. 주변의 상형문자들도 격렬하게 깜빡이기 시작한다.
**[효과음]** 찌이이이잉! (에너지 파동이 극대화되는 소리) 휘이이이이잉!

**[12컷]**
**[배경]** 리안의 손이 보석에 닿는 순간, 거대한 빛이 홀 전체를 가득 채우며 폭발하듯 뿜어져 나온다. 그의 몸이 눈부신 빛에 완전히 휩싸이고, 이마와 손등에 고대의 문양(마법의 각인)이 섬광처럼 희미하게 떠오른다.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이미지와 소리, 그리고 잊혀진 기억들이 폭풍처럼 밀려들어온다. 폐허가 되기 전, 찬란했던 고대 문명의 환영이 그의 눈앞에 펼쳐진다. 빛으로 가득한 도시, 하늘을 나는 비행선, 빛을 다루는 사람들의 모습…
**[효과음]** 콰아아아아앙! (빛의 폭발) 웅웅웅! (환영이 덮쳐오는 소리) 쉬이이잉!
**[리안]** (고통과 혼란, 그러나 경이로움이 뒤섞인 비명) 으아아아아악! 이게… 대체… 무슨…

**[13컷]**
**[배경]** 눈을 멀게 할 것 같던 빛이 잦아들자, 리안은 단상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그의 숨은 가쁘고,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모든 것을 알게 된 듯한 깨달음, 혹은 헤어나올 수 없는 힘에 사로잡힌 듯한 깊고 미묘한 빛이 담겨 있다. 그의 손등에 아까 나타났던 고대의 문양이 마치 문신처럼 희미하게 각인되어 빛나고 있다. 그의 주변에서는 여전히 ‘별들의 눈물’이 은은하게 빛을 뿜어내고 있다.
**[리안]**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도 믿기지 않는 듯) 힘… 거대한 힘이 느껴져… 이 모든 것이… 내 안에…

**[14컷]**
**[배경]** 리안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안, 홀의 천장 높은 곳에 드리워진 그림자 속에서 거대한 석상 하나가 천천히 눈을 뜬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존재가 깨어난 듯, 석상의 거친 표면 사이에서 붉은 광채가 섬뜩하게 번뜩인다. 석상의 눈은 정확히 리안을 향하고 있다. 그 모습은 고대의 수호자, 혹은 감시자처럼 보인다.
**[효과음]** 드르르르륵… (석상이 느리게 움직이며 돌가루가 떨어지는 소리) 즈으으으응… (저음의 공명음)
**[내레이션 – 석상]** (인간의 언어는 아니지만, 리안의 머릿속에 직접 전달되는 고대 언어, 혹은 텔레파시) 침입자… 잠들어 있던 힘을… 깨웠는가. 어리석은 인간이여…

**[마지막 컷]**
**[배경]** 리안이 석상의 기운을 느끼고 불안하게 고개를 든다. 그의 눈에 비친 것은 깨어난 석상의 붉게 빛나는 눈동자. 석상의 위압적인 시선과 리안의 당황스럽고도 경계하는 눈빛이 허공에서 교차하며, 유적 전체가 거대한 진동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한다. 화면이 암전되며 다음 에피소드를 예고한다.
**[효과음]** 쿠구구궁… (유적이 무너지는 듯한 거대한 진동 소리) 콰직!
**[내레이션 – 리안]** (당혹감과 공포에 질린 목소리) 저건… 뭐지…? 내가… 뭘 건드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