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밤하늘이 흐르는 듯한 침묵 속, 미지의 별들이 먼지처럼 흩뿌려진 심우주를 가로지르는 것은 인간의 호기심이 빚어낸 거대한 의지, 탐사선 ‘헤르메스’였다. 그들의 임무는 단순했다. 알려지지 않은 우주의 끝자락에서 인류의 지평을 넓히는 것. 하지만 이번 항해는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이었다.

**[장면 1] 심연의 경고**

**내레이션:**
우주력 325년. 인류는 드넓은 우주를 탐험하며 수많은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왔다. 하지만 어떤 심연은 여전히 빛의 손길이 닿지 않는 채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은 침묵의 바다였고, 그 침묵 속에서, ‘헤르메스’ 호는 긴 잠에서 깨어날 미지의 속삭임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EXT. 우주 – ‘헤르메스’ 탐사선 – 밤**

칠흑 같은 심우주 공간. 수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잔재만이 희미하게 빛나는 가운데, 인류의 기술이 집약된 탐사선 ‘헤르메스’ 호가 유영하듯 미끄러져 간다. 유선형의 흰색 선체, 은은한 푸른색 추진광만이 유일한 움직임을 알린다. 거대한 함선은 마치 우주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고요히 움직였다.

**INT. ‘헤르메스’ 함교 – 밤**

넓은 곡면 스크린 너머로 별 없는 심우주가 펼쳐져 있다. 함교는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 전방 스크린에는 ‘탐사 항로 275-B’라는 문구가 떠 있다.
함장석에 앉은 **이진아** (40대 후반, 냉철하고 노련한 베테랑 함장)가 미간을 짚고 있었다. 텅 빈 우주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그녀의 눈빛은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수많은 임무를 수행해 온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경험에서 오는 지혜와 약간의 피로가 깃들어 있다.

**이진아**
(나지막이)
이번 탐사 항로, 벌써 일주일째. 아무것도 없는 건가. ‘황무지’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군.

함장석 아래, 조종석에 앉은 **박선우** (30대 초반, 침착하고 유능한 항해사)가 키보드를 능숙하게 조작한다. 그의 표정은 늘 그렇듯 평온하다.

**박선우**
네, 함장님. 예상 좌표 내에서는 특별한 에너지 반응이나 천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심층 스캔도 마찬가지입니다. 규정상으로는 이제 회항해야 할 시점입니다.

선우의 옆, 과학 콘솔 앞에 앉아 모니터 수십 개를 띄워놓고 데이터를 분석하던 **김지혜** (20대 후반, 천재적인 분석가이자 괴짜 과학자)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숙인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언제나처럼 헝클어져 있고, 안경은 코끝까지 미끄러져 있다. 그녀의 눈은 수많은 숫자와 그래프를 빠르게 훑고 있었다.

**김지혜**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이건… 뭐지? 계산 오류인가? 패턴이… 왜 이렇게 튀지?
(급하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말도 안 돼…! 이런 값은…!

진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다. 그녀는 지혜의 특이한 버릇을 알고 있었다. 뭔가 중요한 것을 발견했을 때 나오는 반응이었다.

**이진아**
김 박사, 무슨 일인가? 이번에는 또 무슨 우주먼지라도 발견했나?

지혜는 진아의 농담을 들을 새도 없이 정신없이 화면을 확대하고 축소하며 손가락을 빠르게 놀렸다. 그녀의 눈은 번뜩이고 있었다.

**김지혜**
함장님! 방금… 방금 감지됐습니다! 극히 미약하지만, 기존 데이터베이스에는 없는… 불규칙한 에너지 파동이요! 0.0003 밀리켈빈!

선우가 즉시 자신의 화면을 확인한다. 그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간다.

**박선우**
제 센서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습니다만. 김 박사님, 오류일 가능성은 없습니까? 미약한 간섭 현상일지도…

**김지혜**
(고개를 격렬하게 흔든다. 안경이 콧대까지 튀어 올라간다)
아니요! 다시 스캔해 보세요, 박 항해사님! 이건… 살아있는 파동이에요! 하지만 유기체는 아니에요!
(흥분해서 숨을 헐떡인다)
절대 오류가 아니에요! 이런 파동은 인류의 기술로는 생성 불가능합니다! 우주… 우주의 심연에서…! 미지의 신호가…!

진아는 지혜의 흥분한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히 명령했다. 그녀는 김지혜의 직감을 믿었다.

**이진아**
박 항해사, 김 박사의 좌표로 재스캔. 그리고 최대 출력으로 센서 가동. 집중해.

**박선우**
알겠습니다, 함장님.
(선우가 몇 번의 키 조작을 거치자, 함교 전면 스크린의 심우주 배경 위에 희미한 점이 깜빡이기 시작한다. 너무나 작아서 맨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한 점이었다)
…감지됐습니다! 0.0003 표준 밀리켈빈의 에너지 파동! 김 박사님 말이 맞습니다!

**이진아**
위치는?

**박선우**
현재 위치에서 약 300만 킬로미터, 275도 방향. 이동 속도는… 없습니다. 고정되어 있습니다.

**김지혜**
(콘솔에 바짝 붙어서)
이 파동은 고정되어 있어요! 하지만 주변 공간을 휘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력 렌즈 현상과 유사하지만, 훨씬… 훨씬 더 복잡해요! 주변의 시공간을 미세하게 왜곡시키고 있어요!

**이진아**
박 항해사, 그 좌표로 이동. 접근 속도는 표준 탐사 속도 3단계로 유지해. 너무 서두르지 마.

**박선우**
네, 함장님.

‘헤르메스’ 호의 푸른 추진광이 더욱 강해지며, 칠흑 같던 우주를 가른다. 스크린 속의 작은 점은 서서히 커져갔다. 승무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함께 묘한 기대감이 감돌았다.

**[장면 2] 검은 오각형**

**INT. ‘헤르메스’ 함교 – 낮**

수 시간 후. 함교 내의 긴장감은 극에 달해 있었다. 전면 스크린에는 거대한 검은 물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크기는 소행성보다도 거대했으며, 그 존재감은 주변 우주를 압도하는 듯했다.

**박선우**
접근 1000킬로미터, 표준 거리 진입. 더 이상 접근 시 함선에 미세한 중력 왜곡이 감지될 수 있습니다.

**김지혜**
(넋을 잃은 표정으로 스크린을 응시한다)
맙소사… 이건…!

스크린을 압도하는 것은, 완벽한 오각형 형태를 한 거대한 구조물이었다. 흑요석처럼 검고 매끄러우며, 그 표면에는 어떠한 이음새나 문양도 없었다. 주변의 별빛조차 흡수하는 듯, 존재 자체가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표면은 마치 거울처럼 매끄러웠지만, 아무것도 비추지 않았다.

**이진아**
(숨을 들이쉰다)
…이런 건 처음 본다. 인류가 발견한 어떤 자연 현상과도 닮지 않았어.

**박선우**
레이더에 잡히지 않습니다. 광학 센서로만 존재를 식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반응은… 여전히 0.0003 밀리켈빈을 유지합니다. 자체 동력원은 없어 보입니다.

**김지혜**
(몸을 떨며, 흥분과 경외가 뒤섞인 목소리로)
자체 동력원이 없다니요! 주변 공간을 저렇게 왜곡시키고 있는데! 이건… 이건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거예요! 어떻게 저런 완벽한 구조물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죠? 외계 문명의 유물입니다! 틀림없어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진아**
진정해, 김 박사.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야.

이때, **최강현** (30대 후반, 깐깐하지만 실력 좋은 기술 책임자)이 터덜터덜 함교로 들어선다. 그의 얼굴에는 오랜 작업으로 인한 피로가 역력하지만, 거대한 물체를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의 손에는 너덜너덜한 공구함이 들려 있었다.

**최강현**
뭐야, 저거?! 우와…! 내가 이 우주를 20년 가까이 돌아다녔지만, 저런 건 처음 봅니다! 저거 재료가 뭐랍니까, 김 박사? 돌덩어리야?

**김지혜**
(강현의 질문은 들리지 않는 듯, 스크린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표면 온도는 절대 영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미세한 양자적 진동이 감지돼요. 마치… 거대한 심장이 뛰는 것처럼…! 하지만 그 어떤 물질로도 구성되어 있지 않아요! 순수한 에너지… 아니, 그 이상의 무언가…!

**이진아**
박 항해사, 안전거리 500킬로미터에서 정지. 그 이상 접근하지 마. 함선 전체, 스캔 모드 가동. 모든 데이터는 기록하고.

**박선우**
알겠습니다, 함장님.

‘헤르메스’ 호가 거대한 오각형 구조물 앞에서 멈춰 선다. 이제 그 압도적인 크기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 존재감은 마치 먹이를 기다리는 거대한 포식자 같았다.

**이진아**
김 박사, 분석 결과는? 뭔가 파고든 정보는 없나?

**김지혜**
(눈을 비비며)
분석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모든 파장이 흡수돼 버려요. 내부 구조, 재료 성분…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스캔 빔이 표면에 닿는 순간 사라져 버려요! 오직 이것만이 확실해요. 이건… 지적 생명체가 만든 인공물입니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력으로…! 이건 단순히 유물이 아니에요…!

**이진아**
(생각에 잠긴다)
지적 생명체…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력…

**최강현**
(침을 꿀꺽 삼키며)
어떻게… 저런 걸 만들 수가 있지? 대체 어떤 놈들이… 행성 하나를 통째로 깎아서 만든 것 같네.

**이진아**
섣불리 접근해선 안 돼. 미지의 외계 유물이야. 언제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없어. 교전 수칙에 따르면, 접촉을 피하고 상황을 보고해야…

**김지혜**
(진아를 돌아보며)
하지만 함장님!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인류가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이 미지의 기술을… 저대로 두고 갈 수는 없어요!
(두 손을 모아 간절하게 말한다)
함장님, 외부 탐사 유닛을 보내주세요! 근거리에서 샘플이라도 채취해야 합니다! 하다못해 육안으로라도 더 자세히 봐야…!

진아는 망설이는 듯 보였다. 그녀의 임무는 탐사지만, 동시에 함선과 승무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했다. 외계 유물에 대한 인류의 규정은 매우 엄격했다.

**이진아**
위험해. 어떤 안전장치도 없는 상황이야. 자칫하면 우리 함선이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다고.

**김지혜**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아크스윙 유닛’이면 충분합니다! 외골격 강화 슈트에다, 우주 환경 탐사 및 샘플 채취에 특화된 장비들이 갖춰져 있어요! 외부 공격에도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을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제가 직접 탑승해서 통제하면…!

최강현이 한숨을 쉬며 진아를 바라본다.

**최강현**
저 인간… 안 보내주면 아마 함선 내에서 폭동이라도 일으킬 겁니다. 제 정신이 아니에요, 지금. 눈이 돌아갔구만.

진아는 강현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려다 참고, 다시 표정을 굳혔다. 그녀는 스크린 속의 검은 오각형 구조물을 응시했다. 인류의 호기심과 생존 본능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찰나의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이진아**
…좋아. 김 박사, 그리고 최 기술장. ‘아크스윙 유닛’ 2기를 준비해. 탐사는 김 박사가 주도하고, 최 기술장은 안전을 확보해. 박 항해사, 함선은 근접 방어 태세 유지. 모든 에너지 실드 가동 준비. 만약 조금이라도 위험 감지 시, 즉시 복귀 명령 내릴 거야.

**김지혜**
(얼굴에 화색이 돈다. 주먹을 불끈 쥐며)
정말 감사합니다, 함장님!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이 발견은 인류의 역사를 바꿀 거예요!

**최강현**
(궁시렁거린다)
이래서 과학자 놈들은… 하여간, 알겠습니다, 함장님. 김 박사님, 제발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세요. 제 슈트라도 고철 덩어리로 만들 생각 없으면요.

**김지혜**
(벌써 흥분해서 함교 문을 향해 뛰어나간다)
당연하죠! 쓸데없는 짓이라뇨! 인류의 미래가 달린 일입니다! 이건 인류의 유산이 될 거예요!

**최강현**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지혜의 뒤를 따른다. 이마를 긁적이며)
함장님, 혹시 모르니 무장도 최대로 해놓겠습니다. 아무리 탐사 유닛이라지만, 그냥 가는 건 좀…

**이진아**
(강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게 좋겠어. 박 항해사, 외부 스캔 계속 유지.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 포착 시, 즉시 보고.

**박선우**
알겠습니다, 함장님.

**이진아**
(스크린의 검은 유물을 바라보며)
미래… 과연 그럴까. 아니면… 또 다른 시험대가 될까.

**[장면 3] 침묵을 깨는 존재**

**EXT. 우주 – ‘헤르메스’ 탐사선과 아크스윙 유닛 – 낮**

‘헤르메스’ 호의 거대한 격납고 해치가 열리고, 두 대의 ‘아크스윙 유닛’이 푸른 추진광을 뿜어내며 발진한다.
‘아크스윙 유닛’은 날렵하고 유선형의 흰색 외골격 슈트로, 등 부분에 소형 추진기가 장착되어 있다. 각각의 유닛은 팔 부분에 다기능 툴킷과 샘플 채취 장비, 에너지 빔 발사기가 내장되어 있다. 인간형에 가깝지만 훨씬 더 육중하고 강력해 보인다.

선두에는 **김지혜**가 탑승한 1호기, 그 뒤를 **최강현**이 탑승한 2호기가 따른다.
두 유닛은 거대한 오각형 유물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다가간다. 유물이 가까워질수록 그 압도적인 크기와 침묵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주변의 공간 왜곡 현상이 미세하게 더 심해지는 것이 육안으로도 감지된다.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지혜는 조종석에 앉아 미터와 외부 센서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었다. 헬멧 내부 스크린에는 유물의 상세 데이터가 흐른다. 그녀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김지혜**
(무전)
함장님, 유물에 100킬로미터 접근했습니다. 여전히 에너지 반응은 미약하지만… 제 감각으로는 뭔가… 느껴져요. 세포 하나하나가 반응하는 기분이에요!

**INT. ‘헤르메스’ 함교 – 낮**

**이진아**
(무전)
그게 무슨 소리지, 김 박사? 정신적인 간섭인가?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김지혜**
(흥분해서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뭐랄까… 마치 거대한 존재가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아요! 미세한 진동이… 제 온몸에 전해져 와요! 온 우주가 그 안에 담겨 있는 듯한… 경이롭습니다!

**INT. 최강현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최강현**
(무전, 한숨)
김 박사님, 정신 차리세요. 과학자의 태도는 냉정해야죠. 함장님, 유물에 50킬로미터 접근. 강착 지점 물색 중입니다. 표면에 착륙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너무 매끄럽고 부착물이 전혀 없어요. 홀딩 앵커도 박힐 것 같지 않습니다.

**INT. ‘헤르메스’ 함교 – 낮**

**이진아**
(무전)
무리하지 마. 안전이 최우선이야. 최 기술장, 강착 대신 비행 모드로 근접 분석을 시도해.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지혜는 유물의 표면에 부착된 분석 장비를 작동시키려 한다. 그녀의 눈은 유물의 표면 구석구석을 훑고 있었다.

**김지혜**
알겠습니다, 함장님. 강 기술장님, 저는 유물 표면에 근접해서 스캐닝을 시도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약한 지점이나… 어떤 개방 지점이 있을지도 몰라요! 표면에 육안으로는 확인 불가능한 어떤 패턴이 있을지도…

**INT. 최강현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최강현**
(짜증 섞인 목소리)
알았으니까, 너무 들이대지 마시라고요! 그러다 흡수라도 되면 어쩌시려고!

바로 그 순간이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거대한 오각형 유물의 매끄럽던 표면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흑요석 같던 표면에 붉은색의 섬광이 가느다랗게 번졌다. 균열은 마치 거대한 거미줄처럼 순식간에 유물 전체로 퍼져나갔다.

**김지혜**
(경악)
이게… 뭐야?! 표면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어요!

**최강현**
김 박사! 뒤로 물러나! 에너지 반응이 치솟고 있어!

유물의 표면에 발생한 붉은 균열은 순식간에 확장되었고, 이내 유물의 중앙부가 마치 거대한 눈처럼 번쩍이며 열리기 시작했다. 섬광은 더욱 강렬해졌고, 주변 공간이 격렬하게 일그러졌다. 유물에서 방출되는 에너지 파동이 ‘헤르메스’ 호의 실드를 뒤흔들었다.

**INT. ‘헤르메스’ 함교 – 낮**

**박선우**
함장님! 미지의 에너지 파동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드가 불안정합니다! 함선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진아**
(분노에 찬 목소리)
김 박사! 최 기술장! 즉시 철수해! 지금 당장이야! 박 항해사! 비상 후퇴 준비!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지혜는 경악한 채로 유물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열린 틈새에서, 뭔가 시커먼 물체들이 꿈틀거리며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것들은 마치 거대한 곤충 떼처럼, 혹은 수많은 파편들이 뭉쳐진 것 같은 형상이었다. 그 수가 끝없이 불어났다.

**김지혜**
(공포에 질린 목소리)
저게… 뭐죠?! 생명체… 인가요?!

**INT. 최강현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최강현**
(메카 조종간을 움켜쥔다)
젠장! 공격이다! 김 박사, 뒤로 물러서! 내가 시간을 벌게! 전방에 무장 드론 떼 출현! 수는… 셀 수 없어!

수십 대의 검은 드론들이 유물의 틈새에서 쏟아져 나오며, ‘아크스윙 유닛’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해 왔다. 그것들은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으로 우주 공간을 가르며 날아왔다. 각 드론의 중앙에서 붉은빛이 번쩍인다.

**[장면 4] 첫 번째 교전**

**EXT. 우주 – 아크스윙 유닛과 외계 드론들 – 낮**

수십 대의 검은 드론들이 ‘아크스윙 유닛’들을 향해 에너지 탄을 발사한다. 붉은색 광선들이 심우주를 가르며 날아왔다. 그 속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INT. 최강현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최강현**
(이를 악문다)
이 자식들! 맛 좀 봐라!

강현은 능숙하게 ‘아크스윙 유닛’을 조종하여 급선회하며 드론들의 공격을 피했다. 그의 유닛의 팔 부분에서 내장된 에너지 빔 발사기가 붉은 광선을 뿜어내며 돌진하는 드론들을 향해 발사된다.

**쉬이이이잉- 콰앙! 콰광!**

두 대의 드론이 강현의 빔에 맞아 산산조각 나며 폭발한다. 하지만 드론들은 수가 훨씬 많았다. 마치 벌떼처럼 우르르 몰려왔다.

**최강현**
(무전)
김 박사! 빨리 도망가! 함선으로 복귀해!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지혜는 아직도 유물의 틈새에서 쏟아져 나오는 드론들을 보며 망연자실해 있었다. 그녀의 유닛은 아직 방어 태세조차 갖추지 못했다. 그녀의 과학자로서의 호기심은 공포에 압도당하고 있었다.

**김지혜**
(떨리는 목소리)
이럴 수가… 저 드론들의 구조는… 주변 공간의 에너지를 흡수해서…!

**INT. ‘헤르메스’ 함교 – 낮**

**이진아**
(함성을 지른다)
김 박사! 정신 차려! 지금 당장 방어막 가동하고 회피 기동해! 박 항해사! 드론들의 패턴 분석! 요격 가능한가?!

**박선우**
패턴 분석 불가! 너무 불규칙적입니다! 요격 시스템 준비에 시간 소요됩니다! 드론들의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EXT. 우주 – 아크스윙 유닛과 외계 드론들 – 낮**

드론 한 대가 지혜의 유닛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한다. 피할 틈도 없이 빠르게 접근한다.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김지혜**
(눈을 질끈 감는다)
안 돼…!

**INT. 최강현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최강현**
(소리친다)
김 박사! 비켜!

강현의 유닛이 전속력으로 달려와 지혜의 유닛을 옆으로 밀쳐낸다. 돌진하던 드론은 지혜의 유닛 대신 강현의 유닛의 왼쪽 어깨 부분에 부딪힌다.

**콰아앙!**

강현의 유닛의 어깨 부분에서 스파크가 튀며 크게 흔들린다. 메탈이 찌그러지는 둔탁한 소리가 유닛 내부에 울려 퍼진다.

**INT. 최강현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최강현**
(이를 악물고 신음한다)
크윽…! 이 놈들, 생각보다 단단한데! 망할… 실드에 손상이…!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지혜는 정신을 차리고 강현의 유닛을 바라본다. 그의 희생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공포에 질려 있던 그녀의 눈에 순간적으로 결의가 스친다.

**김지혜**
강 기술장님! 괜찮으세요?!

**INT. 최강현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최강현**
(거친 숨을 몰아쉰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지금 분석할 때가 아니라고! 뒤로 물러서서 함선으로 돌아가! 너까지 당하면 안 돼!

강현은 다시 드론들을 향해 빔을 발사하고, 재차 두 대의 드론을 격추시킨다. 하지만 드론들은 마치 자폭 특공대처럼 끊임없이 강현의 유닛으로 달려들었다. 그의 유닛은 마치 폭풍 속의 나뭇잎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INT. ‘헤르메스’ 함교 – 낮**

**이진아**
(결심한 듯, 무전기를 움켜쥔다)
박 항해사! ‘헤르메스’ 호, 유물 쪽으로 더 접근! 근접 방어 시스템 가동! 강 기술장과 김 박사 엄호해! 전 함포, 자유 사격 허가!

**박선우**
함장님! 너무 위험합니다! 함선 실드가 버틸 수 없을 겁니다! 드론들의 공격이…!

**이진아**
(단호하게, 목소리에 절대적인 카리스마가 깃든다)
명령이야! 내 승무원들을 두고 갈 수는 없어! 전 함선, 전투 태세 돌입! 최대 속도로 돌진!

‘헤르메스’ 호의 푸른 추진광이 더욱 맹렬하게 타오르며, 거대한 함선이 드론들과 ‘아크스윙 유닛’들이 교전 중인 전장으로 돌진하기 시작한다. 함선의 측면에서 강력한 플라스마 캐논이 번개를 뿜어낼 준비를 한다. 웅장한 기계음이 우주를 가른다.

**EXT. 우주 – ‘헤르메스’ 호의 플라스마 캐논 발사 – 낮**

**쉬이이이잉- 콰아앙! 콰콰콰광!**

‘헤르메스’ 호의 플라스마 캐논이 섬광을 뿜어내며 드론들을 향해 발사된다. 거대한 에너지 파동이 드론 십여 대를 순식간에 증발시킨다. 마치 거대한 불꽃놀이처럼, 검은 드론들이 빛의 파편이 되어 사라진다.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지혜는 ‘헤르메스’ 호의 등장에 안도하면서도, 눈을 가늘게 뜨고 거대한 오각형 유물을 응시한다.
유물의 열린 틈새에서는 여전히 무수한 드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마치 끝없는 군대처럼. 그들의 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김지혜**
(혼잣말처럼, 그러나 강한 어조로)
이건… 단순히 경계를 위한 병기가 아니에요. 마치… 유물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무한한 분신들처럼… 에너지 생성 시스템은… 유물 자체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 순간, 지혜의 헬멧 스크린에 경고음이 울린다. 유물 중앙의 열린 틈새에서, 거대한 에너지의 징조가 포착된 것이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에너지 반응이었다. 스크린의 모든 게이지가 폭주하기 시작한다.

**김지혜**
(경악)
함장님! 유물 중심부에서… 거대한 에너지 축적이 감지됩니다! 이건…! 이건 무기입니다!

**INT. ‘헤르메스’ 함교 – 낮**

**박선우**
함장님! 유물에서 거대한 파동이…! 실드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위험합니다!

**이진아**
(소리친다)
전 함선, 비상 후퇴! 실드 최대치로 올려! 김 박사, 최 기술장! 즉시 함선으로 복귀해! 지금 당장!

**EXT. 우주 – 외계 유물의 거대한 에너지 방출 – 낮**

오각형 유물의 거대한 틈새에서 푸른빛의 섬광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것은 마치 별 하나가 응축되어 폭발하는 듯한 에너지였다. 주변의 모든 드론들이 유물로 다시 빨려 들어가듯 사라진다. 붉게 빛나던 균열은 푸른색으로 바뀌며, 거대한 힘을 응축하고 있었다.

**INT. 김지혜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지혜는 그 거대한 에너지의 근원을 응시하며, 공포와 동시에 알 수 없는 매혹에 사로잡힌다. 그녀의 직감이 경고를 보내지만, 과학자로서의 호기심은 그 힘의 본질을 파헤치고 싶어 한다.

**김지혜**
(눈을 가늘게 뜨며)
이것이… 유물의 본 모습인가… 아니면… 경고인가…

**INT. 최강현의 아크스윙 유닛 – 낮**

**최강현**
(필사적으로 유닛을 조종하며)
김 박사! 위험해! 복귀하라고! 죽고 싶어 환장했어?!

**INT. ‘헤르메스’ 함교 – 낮**

**이진아**
(무전, 목소리가 격앙되어 있다)
김 박사! 지금 당장 복귀해! 그 유물에서 떨어져! 살아남아야 해!

**EXT. 우주 – 외계 유물의 섬광이 ‘헤르메스’ 호를 향한다 – 낮**

거대한 유물의 틈새에서 응축된 푸른빛이 ‘헤르메스’ 호를 향해 거대한 빔 형태로 발사된다. 그 빔은 마치 우주의 칼날처럼, 모든 것을 꿰뚫을 기세로 ‘헤르메스’ 호를 향해 날아온다.

**[장면 끝]**

**내레이션:**
그것은 단순한 공격이 아니었다. 심우주의 침묵을 깨고 나타난 미지의 지성체는, 인류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었다. ‘헤르메스’ 호의 승무원들은 이제, 그들이 마주한 것이 단순한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외계 문명의 심장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그들의 탐사는 이제,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섬광은, 새로운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불꽃이 되었다. 과연 ‘헤르메스’ 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류는 미지의 존재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