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혼의 흔적】 – 애니메이션 대본 & 스토리보드
## 프롤로그: 균열
**[1화: 보이지 않는 손길]**
**장면 1**
* **배경:** 삐까번쩍한 고층 아파트 단지의 전경. 햇살이 도시의 빌딩 숲을 찬란하게 비춘다. 한 아파트 창문으로 카메라가 줌인한다. 20층의 한 호실, ‘2002호’.
* **내용:** 새로 이사 온 듯한 짐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다. 깔끔하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자들이 쌓여있다. 젊은 남성, 지훈(30대 초반, 평범한 직장인, 깔끔한 인상)이 땀을 닦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의 손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들려있다. 창밖을 보며 심호흡을 한다.
* **대사:**
* **지훈 (나지막이):** “흐음, 드디어 내 집이군. 새 시작이라니, 나쁘지 않아.”
* **지시:** 밝고 희망찬 분위기. 도시의 활기와 지훈의 설렘이 느껴진다.
**장면 2**
* **배경:** 지훈의 서재 방. 책상이 벽에 붙어있고, 그 위에는 노트북과 펜꽂이가 놓여있다. 창문 밖으로는 여전히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다.
* **내용:** 지훈이 짐을 풀다가 잠시 서류 작업을 위해 책상에 앉는다. 펜을 찾으려는데, 펜꽂이 안에 있던 평범한 볼펜 하나가 스르륵, 아주 미묘하게 움직인다. 마치 바람에 살짝 밀린 것처럼.
* **대사:**
* **지훈:** “어?” (눈을 비빈다) “피곤한가… 내가 잘못 봤겠지.”
* **지시:** 펜이 움직이는 장면은 아주 짧고 미묘하게. 지훈이 피곤해서 착각했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는 표정. 잔잔한 배경음악에 아주 작은 불협화음 같은 음향 효과가 스치듯 삽입된다.
**장면 3**
* **배경:** 지훈의 부엌. 심플한 디자인의 찬장과 조리대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 **내용:** 지훈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려는데, 며칠 전부터 같은 자리에 두었던 컵이 조리대 모서리 쪽으로 약 10cm 정도 이동해 있다. 지훈은 고개를 갸웃하며 컵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 **대사:**
* **지훈 (혼잣말):** “내가 또 어디에 뒀었지? 분명 여기였는데…” (다시 제자리로 놓으며) “설마 내가 치매 초기인가?” (식은땀 한 방울)
* **지시:** 컵이 이동한 거리는 너무 과하지 않게, 일상적인 실수로 착각할 만한 수준으로. 지훈의 표정은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웃어넘기려는 듯 보인다.
**장면 4**
* **배경:** 지훈의 침실. 커튼이 쳐져 어둡고, 침대 옆 작은 스탠드만 희미하게 빛난다.
* **내용:** 지훈이 침대에 누워 잠이 들려 한다. 주말 저녁이라 피곤했던 모양이다. 잠결에, 닫아놓았던 침실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주 미세하게, 정말 아주 미세하게 열리는 것을 느낀다. 마치 문틈으로 차가운 공기가 스며드는 것처럼 싸늘한 기운이 방안을 훑는다.
* **대사:**
* **지훈 (속삭이듯, 잠결에):** “으음… 춥나… 창문… 닫았는데…”
* **지시:** 문이 열리는 장면은 그림자로 처리되거나, 소리로만 표현되어도 좋다. 차가운 기운이 방안을 감도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음산한 분위기가 서서히 깔린다.
—
**장면 5**
* **배경:** 지훈의 거실. 아침 햇살이 다시 비추고 있다. 평범한 아파트의 거실 풍경.
* **내용:** 지훈이 출근 준비를 위해 거실로 나온다. 리모컨을 찾으려는데, TV가 저절로 켜지더니 채널이 빠르게 바뀌기 시작한다. 쨍한 화면들이 번쩍이며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지훈은 당황하여 리모컨을 들어 전원을 끈다.
* **대사:**
* **지훈:** “뭐야, 고장 났나? 전원을 껐는데… 자꾸 이러네.” (리모컨을 흔들어 본다)
* **지시:** TV 채널이 빠르게 바뀌는 모습은 편집으로 속도감을 살려 연출. 지훈의 얼굴에는 짜증과 함께 미세한 불안감이 스쳐 지나간다.
**장면 6**
* **배경:** 지훈의 욕실. 습기가 가득한 상태.
* **내용:** 지훈이 샤워를 마치고 욕실 문을 닫는다. 잠금장치까지 확인한다. 수증기로 가득 찬 거울을 닦고 있는데, 등 뒤에서 “끼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욕실 문이 스르륵 다시 열린다. 찬 공기가 확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 **대사:**
* **지훈:** “아니, 분명히 잠갔는데? 내가 깜빡했나? 요즘 건망증이 심해졌군…” (다시 문을 닫고 잠근다)
* **지시:** 문이 열릴 때 지훈의 등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공기를 시각적으로 표현. 지훈의 합리화는 점점 설득력을 잃어간다.
**장면 7**
* **배경:** 한밤중의 지훈 아파트. 침실. 암흑 속에서 디지털 시계의 불빛만 희미하게 빛난다.
* **내용:** 지훈이 잠든 깊은 밤. 갑자기 ‘덜컥!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발코니 문이 격렬하게 흔들린다. 마치 누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려고 시도하는 것처럼. 지훈은 놀라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숨을 죽이고 소리의 근원지를 응시한다. 하지만 이내 소리는 뚝 멈춘다.
* **대사:**
* **지훈 (숨을 헐떡이며):** “무… 뭐야? 바람인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 **지시:** ‘덜컥!’ 소리는 짧고 강렬하게, 지훈의 심장 박동 소리와 함께 연출. 어둠 속에서 지훈의 불안한 시선이 강조된다. 정적 후에는 침묵과 지훈의 거친 숨소리만 들리게 한다.
**장면 8**
* **배경:** 지훈의 거실. 다음 날 아침.
* **내용:** 지훈이 거실로 나온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벽에 걸려있던 가족사진 액자가 바닥에 떨어져 유리가 산산조각 나 있다. 사진 속 지훈의 어린 시절 모습 위에 금이 가 있다. 지훈은 그 모습을 보고 얼어붙는다.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 **대사:**
* **지훈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이… 이건… 분명히 걸려있었는데… 설마… 진짜…?”
* **지시:** 액자가 깨진 모습과 지훈의 경악하는 표정을 클로즈업. 배경음악은 불길하고 으스스한 멜로디로 전환. 시청자도 지훈과 함께 공포를 느끼도록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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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9**
* **배경:** 도시의 한 카페. 통유리창 너머로 바쁜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 **내용:** 지훈과 그의 친구 민서(30대 초반,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성격)가 마주 앉아있다. 지훈은 거의 패닉 상태로 그동안 겪었던 일들을 민서에게 털어놓는다. 민서는 처음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 **대사:**
* **지훈 (절박하게):** “진짜라니까, 민서야! TV가 저절로 켜지고, 액자가 떨어지고… 샤워하는데 문이 저절로 열렸다니까! 내가 미친 건가?”
* **민서 (미심쩍은 표정으로):** “야, 지훈아. 너 혹시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아? 이사 오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피곤해서 헛것이 보이는 거 아냐?”
* **지훈:** “헛것이라니! 다 진짜라니까! 누가 있는 것 같아… 날 지켜보는 것 같은 섬뜩한 느낌도 들고!”
* **민서:** “하아… 너 원래 그런 거 안 믿었잖아. 혹시 윗집이나 아랫집에서 소음 나는 거 아냐? 환풍구 통해서 소리가 울려서 그렇게 들릴 수도 있고.”
* **지시:** 지훈의 절박함과 민서의 이성적인 의심이 교차된다. 지훈의 얼굴은 며칠 새 야위고 초췌해졌다.
**장면 10**
* **배경:** 다시 지훈의 아파트 거실. 카페에서 돌아온 후, 저녁 시간.
* **내용:** 민서의 말을 듣고 애써 진정하려던 지훈. 거실 전등을 켜려는데, 스위치를 누르자 ‘치직!’ 하는 소리와 함께 전등이 깜빡이다가 ‘퍽!’ 소리를 내며 터져버린다. 방안은 순식간에 어둠에 잠긴다. 작은 파편들이 바닥에 흩어진다.
* **대사:**
* **지훈 (경악하며):** “으악! 또! 또야! 이건… 이건 아니야!”
* **지시:** 전등이 터지는 순간 강렬한 빛과 소리로 충격을 극대화. 지훈의 비명과 함께 어둠이 덮치는 연출.
**장면 11**
* **배경:** 어둠에 잠긴 지훈의 아파트. 비상등 불빛만 희미하게 빛난다.
* **내용:** 지훈이 조심스럽게 스마트폰 손전등을 켜서 주위를 비춘다. 온몸이 덜덜 떨린다. 거실 한가운데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컵이 갑자기 ‘쨍그랑!’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튀어 오르더니, 거칠게 지훈을 향해 날아온다. 지훈은 비명을 지르며 겨우 피한다. 컵은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난다.
* **대사:**
* **지훈 (자지러지듯):** “크악! 저… 저리 가! 뭐… 뭐야! 대체 누구야!”
* **(정체불명의 속삭임 – 낮은 음성, 바람 소리 같기도 하다):** “나가… 나가…”
* **지시:** 컵이 날아오는 장면은 슬로우 모션으로, 지훈의 공포에 질린 표정과 대비시킨다. ‘나가…’ 하는 속삭임은 알아듣기 힘들지만 소름 끼치게 들리도록 연출.
**장면 12**
* **배경:** 현관문.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문.
* **내용:** 지훈이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치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쾅! 쾅! 쾅!’ 하는 굉음을 내며 격렬하게 흔들린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가 문을 부수려는 것처럼. 문의 철제 잠금장치가 떨어져 나갈 듯 위태롭게 버틴다.
* **대사:**
* **지훈 (비명):** “살려줘… 제발…!”
* **지시:** 현관문이 흔들리는 소리는 충격적이고 압도적으로. 지훈이 문을 향해 애처롭게 손을 뻗지만, 두려움에 다가서지 못한다.
**장면 13**
* **배경:** 거실 벽면. 어둠 속에서.
* **내용:** 지훈이 너무 놀라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 순간, 그의 눈앞에 있는 하얀 거실 벽면에 붉은 액체가 스며들 듯 퍼지기 시작한다. 붉은 액체는 천천히 번져나가며 불길한 글씨를 형성한다.
* **대사:**
* **(벽면에 나타난 붉은 글씨):** “넌… 죽어…”
* **지훈 (말 그대로 혼비백산하여, 찢어지는 비명):** “안돼!!!! 안돼!!!!”
* **지시:** 붉은 글씨가 나타나는 장면은 섬뜩하고 느리게. 글씨가 완성되는 순간, 지훈의 비명이 절규가 된다. 지훈은 벽에 등을 기댄 채 덜덜 떨며 흐느낀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붉은 글씨가 섬뜩하게 빛난다. 화면이 암전되며 끝난다.
* **엔딩 크레딧:** 지훈의 찢어지는 비명이 길게 울려 퍼진다.
* **분위기:** 극한의 공포와 미스터리, 그리고 절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