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쿵, 콰앙… 슈우우우우우욱.”

고철 덩어리가 용솟음치듯 펄펄 끓어오르는 증기 엔진의 굉음이 우주선 ‘천공의 방랑자’의 심장을 관통하며 울려 퍼졌다. 거대한 강철 골조와 놋쇠 파이프들이 뒤얽힌 함선 내부에는 기름 냄새와 뜨거운 증기 냄새가 묘하게 뒤섞여 떠다녔다. 이곳은 아득한 심우주, 지도에조차 표시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시간은 무의미했고, 오직 수십억 개의 별들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암흑만이 모든 것을 지배했다.

정밀 탐사 관측실의 사령탑, 차가운 금속과 따뜻한 목재가 어우러진 함교는 고요했다. 오래된 시계태엽처럼 정확하게 움직이는 기어들의 ‘딸깍, 딸깍’ 소리만이 정적을 갈랐다. 선미 방향의 거대한 원형 창밖으로는 은하의 가장자리조차 희미해지는 칠흑 같은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그 암흑 속에 간간이 빛나는 별들은 마치 희망 없는 절망 속에서 겨우 숨 쉬는 불씨처럼 보였다.

“엘라라, 이상 없음? 또 그 망할 잔해라도 지나가는 건가?”

나이 지긋한 기관장, ‘강철 심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빅터가 두꺼운 고글을 이마 위로 올리며 투덜거렸다. 그의 손에는 항상 기름때 묻은 렌치가 들려 있었다. 그는 함선의 모든 나사못 하나까지 꿰뚫고 있는 사람이었다.

수십 개의 레버와 복잡한 다이얼, 그리고 증기압으로 작동하는 진공관 모니터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던 젊은 항해사 엘라라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기관장님. 이번엔 좀 다릅니다. 미세한 에너지 서명이 감지되고 있어요. 하지만… 패턴이 없습니다.”

그녀의 손가락이 놋쇠로 된 다이얼을 능숙하게 돌렸다. ‘지지직, 삐이이이익.’ 낡은 모니터의 화면은 여전히 먹구름처럼 검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평소보다 훨씬 예리하게 빛나고 있었다. 엘라라, 그녀는 ‘천공의 방랑자’에 탑승한 이들 중 가장 어린 축에 속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탁월한 감각을 지닌 항해사였다. 그녀는 가끔 차가운 금속 너머의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패턴이 없다고? 이 망망대해에서 그런 게 존재할 리가 없잖아.” 빅터는 여전히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함장님께 보고해야겠습니다.” 엘라라는 그의 말을 끊고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함장님, 여기는 탐사 관측실. 특이 에너지 서명 감지. 미확인 물체로 추정됩니다.”

잠시 후,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함교 문이 ‘쉬이이익’ 하고 증기압 소리를 내며 열렸다. 짙푸른 제복을 입은 카엘 함장이 나타났다. 그의 단단한 얼굴에는 수많은 항해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고, 왼쪽 눈에는 정교한 황동 외눈 안경이 빛나고 있었다. 그는 늘 그렇듯 침착했지만, 그의 눈빛은 깊은 바다처럼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엘라라, 자세히 보고해라.”

“네, 함장님. 좌표 3-알파-7에 미세한 에너지 반응. 일반적인 성간 먼지나 유성우의 서명과는 다릅니다. 분석 결과, 고도의 구조를 가진… 인공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카엘 함장의 눈썹이 미세하게 치켜 올라갔다. 인공물. 이 우주의 끝자락에서? 그것도 이렇게 깊은 심연에서?

“선체를 3-알파-7 방향으로 돌려라. 속도는 0.3 이더리움. 최저 증기압으로 접근한다.”

“네, 함장님!”

‘천공의 방랑자’의 거대한 선체가 서서히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선체 곳곳에서 톱니바퀴들이 엇물리는 둔탁한 ‘끼이이익’ 소리가 울렸고, 증기 파이프에서는 ‘쉬이익, 칙칙’ 하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함선 전체가 거대한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듯했다.

수십 분의 침묵이 흐른 뒤, 엘라라의 진공관 모니터에서 미약한 점 하나가 깜빡이기 시작했다. “함장님, 포착했습니다! 꽤나 거대한 크기입니다. 형태는….”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화면에 띄워.”

엘라라가 레버를 내리자, 함교 중앙의 거대한 투영 장치에 흐릿한 형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그저 거대한 그림자처럼 보였다. 하지만 함선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그 윤곽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거대했다. 측정할 수 없는 규모로 우주 공간에 떠 있었다. 마치 검은색 유리와도 같은 매끄러운 표면은 별빛마저 집어삼키는 듯했다. 빛을 반사하지 않고 흡수하며, 주변의 모든 것을 어둠으로 끌어당기는 듯한 기묘한 존재감.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미세하게 빛나는 선들이 격자무늬를 이루며 섬뜩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그것은 자연적으로 형성될 수 없는 완벽한 대칭과 기하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맙소사… 이건 대체….” 빅터 기관장이 고글을 완전히 벗어던지며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는 경외감과 함께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탐사선 ‘메아리’를 발사해라. 원거리 탐색 모드로.” 카엘 함장은 침착하게 명령했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분명한 흥분과 경계심이 교차하고 있었다. 수많은 심우주 탐사 경험을 가진 그에게도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작은 탐사선 ‘메아리’가 ‘천공의 방랑자’의 선체에서 분리되어 유물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메아리’가 전송하는 영상이 투영 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다.

유물의 표면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끄러웠다. 이음새나 접합부조차 보이지 않는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였다. 그 위를 흐르는 빛의 문양들은 흡사 살아있는 신경망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고대 문자의 잔해 같기도 하고, 우주선 내부의 에너지 흐름을 표시하는 지도 같기도 했다.

“아무것도 감지되지 않습니다. 생명 반응 없음. 동력원… 불명. 구성 물질… 불명. 일반적인 스캔으로는 침투할 수 없습니다!” 엘라라가 당황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그녀의 손은 진동하는 다이얼 위에서 멈칫거렸다.

그때였다.

‘지지직!’

투영 장치에 비치던 유물의 영상이 갑자기 격렬하게 흔들렸다. ‘메아리’ 탐사선이 강한 간섭을 받는 듯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메아리! 응답하라! 무슨 일인가!” 카엘 함장의 목소리가 긴급하게 울렸다.

“통신이… 통신이 끊어집니다! 함장님! 유물에서… 뭔가 반응하고 있습니다!” 엘라라가 외쳤다.

유물의 검은 표면에 흐르던 빛의 문양들이 갑자기 맹렬한 속도로 깜빡이기 시작했다. 마치 심장이 격렬하게 뛰는 것처럼 ‘번쩍, 번쩍!’ 하는 섬광이 우주를 가로질렀다. 그리고 그 섬광과 동시에, ‘천공의 방랑자’의 선체 전체를 관통하는 듯한 깊고 낮은 ‘웅-웅-웅-‘ 하는 진동이 울려 퍼졌다.

모든 계기판의 바늘이 미친 듯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증기압 게이지가 위험 수치까지 치솟았고, 진공관 모니터들은 ‘쉬이이익,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을 튀기며 터져 나갔다. 선내의 비상등이 깜빡였고, 거대한 톱니바퀴들이 삐걱거리는 비명을 질렀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빅터 기관장이 외쳤다. 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함장님! 유물의 중심부에서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감지됩니다! 이건… 이건 일종의… 깨어남입니다!” 엘라라가 혼란 속에서도 겨우 정신을 붙잡고 보고했다.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의 문양들이 한 점으로 수렴하더니, 거대한 유물의 정중앙에 위치한 듯 보이는 곳에서 하나의 선명한 ‘눈’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그 빛은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형언할 수 없는 지성과 의지를 담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 ‘눈’이, 정확히 ‘천공의 방랑자’를 향해 고정되었다.

카엘 함장의 심장이 얼어붙는 듯했다. 수십 년간 우주를 떠돌며 겪었던 어떤 경험보다도 더 강렬하고 압도적인 감각이 그를 덮쳤다. 미지의 존재가 자신들을 ‘보고’ 있었다. 이 심연의 끝에서, 그들은 잠자는 거인의 눈을 뜨게 한 것이었다.

“전 함선, 비상 태세! 모든 동력원을 전투 모드로 전환! 회피 기동 준비!” 그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그 안에는 끓어오르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거대한 유물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이 일순간 폭발하듯 맹렬하게 섬광했다.

‘콰아아아아앙!’

그 빛은 빛의 속도를 넘어선 듯, 한 줄기 섬광이 되어 ‘천공의 방랑자’를 향해 쏜살같이 뻗어 나갔다.

함교를 뒤흔드는 엄청난 충격과 함께, 모든 것이 정지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고, 엘라라는 휘청이며 제어판에 머리를 부딪쳤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빛의 파동이 함선의 선체를 집어삼키는 섬뜩한 광경이었다.

심연의 메아리가, 이제 막 그들의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