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출격 준비 완료. 최종 점검 이상 무!”

격납고 전체를 뒤흔드는 보고 소리가 좁은 공간에 갇힌 채 울렸다. 거친 금속 냄새와 유압유, 그리고 땀 냄새가 뒤섞인 공기 속에서 카이는 애마의 조종석에 몸을 욱여넣었다. 그의 시선은 전방 모니터에 비치는 거대한 강철 괴수, ‘불나방’의 내부 시스템 상태창에 고정되어 있었다. 낡고 투박했지만, 이 불나방은 평민들의 피와 땀으로 조립된 유일한 희망이었다.

“카이, 정신 차려.”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류 사령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층 낮게 깔려 있었다. 그 목소리에는 이 임무가 얼마나 중대한지, 그리고 실패할 경우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에 대한 암묵적인 경고가 담겨 있었다.

“걱정 마십시오, 사령관님. 언제나 그랬듯이.” 카이가 애써 평온한 목소리로 답했다. 하지만 그의 손은 이미 땀으로 축축했다. 강철 프레임에 단단히 고정된 제어 스틱을 움켜쥔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류 사령관은 잠시 침묵했다. 그 짧은 순간, 격납고 안의 모든 반란군 대원들이 숨을 죽이고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음을 카이는 직감할 수 있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저 너머의 제국 정제소를 향한 작전의 성공 여부에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

“이번 목표는 제17 에너지 정제소다. 제국 기갑부대의 연료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이지. 성공한다면 놈들의 전력을 최소 한 달은 마비시킬 수 있다.” 류 사령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하지만… 방어가 철통같을 거야. 제국의 선봉부대가 이미 전진 배치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어. 우리 정보망이 최근 며칠 사이 너무 조용했거든.”

카이는 모니터에 나타난 정제소의 입체 지도를 노려보았다. 거대한 강철 벽과 에너지 방어막, 그리고 곳곳에 배치된 대형 대공포들. 이 모든 것이 마치 평민들의 희망을 짓밟으려는 듯 으르렁거리는 짐승처럼 보였다.

“놈들이 함정을 파놓았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카이의 목소리에 미세한 떨림이 섞였다.

“그래. 그래서 더더욱, 전원 생환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너희 하나하나가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원이다.” 류 사령관의 경고는 진심이었다. 이 좁은 격납고 안에 있는 몇 대의 구형 메카와 서른 명 남짓한 조종사들이, 수십 개의 행성을 지배하는 제국에 맞서는 유일한 칼날이었다.

카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류 사령관의 말은 맞았다. 하지만 그들은 ‘생환’만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승리’를 위해 있었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제국의 심장에 균열을 내기 위해.

“불나방, 엔진 가동 준비!” 정비반장의 목소리가 쩌렁 울렸다.

거대한 불나방의 심장부에서 둔탁한 진동이 시작되었다. 웅장하면서도 불안정한 기계음이 격납고 전체를 채웠다. 조종석의 진동이 카이의 온몸으로 전해졌다. 제어 스틱의 그립을 더욱 강하게 쥐었다.

“자비는 없다. 하지만… 무모함은 죽음을 부를 뿐이다. 알겠나, 카이?” 류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던진 말이었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카이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이제 더 이상 망설임은 없었다. 그의 시선은 전방 모니터, 격납고 출입구의 거대한 강철 문에 고정되었다. 문 너머는 어둠과 미지의 세계였다. 그리고 그곳에, 제국이 있었다.

“격납고 문 개방!”

유압식 모터의 거친 굉음과 함께 육중한 강철 문이 서서히 위로 말려 올라갔다. 차가운 새벽 공기와 함께, 희미한 달빛이 격납고 안으로 스며들었다. 달빛 아래로 드러난 황량한 대지는 핏빛으로 물들기 직전의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불나방의 다리가 움직였다. 삐걱이는 금속음이 귀청을 때렸지만, 카이에게는 승리의 팡파르처럼 들렸다. 거대한 그림자가 격납고를 벗어나 새벽의 대지 위로 성큼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의 뒤를 이어 다른 반란군 메카들도 차례로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카이는 불나방의 머리를 들어 올렸다. 멀리 지평선 너머, 붉은 섬광처럼 번뜩이는 거대한 제국의 에너지 정제소가 아득하게 보였다. 저곳에서, 그들은 제국을 향한 반란의 서곡을 연주할 터였다.

이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시작이, 모든 것을 뒤엎을 거대한 폭풍의 씨앗이 될 것임을 카이는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의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전방 모니터에 펼쳐진 야간 투시 화면 속, 희미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제국의 정찰대가 움직이고 있었다.

“젠장, 예상보다 빨라!” 카이가 낮게 읊조렸다. “류 사령관님, 제국 정찰대와 조우했습니다! 정제소 외곽 경비가 강화된 것 같습니다!”

무전기 너머, 류 사령관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서렸다. “젠장! 전원, 경계 태세! 교전 허가는 아직이다, 최대한 들키지 않고 우회하라!”

하지만 이미 늦었다. 멀리서 섬광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굉음과 함께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제국의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젠장, 발각됐다!” 카이가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사령관님, 우린 이제 후퇴할 수 없습니다!”

불나방의 눈이 붉게 빛났다. 이미 몸 안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끓어 넘치고 있었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제국의 기갑 메카들이었다.
전투는,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