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성채 제국: 흙먼지의 외침】 애니메이션 대본 & 스토리보드

**장르:** 좀비 아포칼립스, 반란 서사

**[SCENE 01]**

**[EXT. 황폐해진 외곽 지구의 골목길 – 해질녘]**

**1. 컷: 풀 샷**
붉고 탁한 노을이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스며든다. 비릿한 피 냄새와 썩은 내음이 공기를 무겁게 짓누른다.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골목길 끝, 허물어진 상점의 깨진 창문 너머로 어둠이 스멀스멀 기어들어 온다.

**이안 (V.O., 나직하게, 씁쓸한 목소리)**
나는 ‘성채 제국’의 국민이었다.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불렀지.

**2. 컷: 클로즈업**
낡은 전투칼을 꼼꼼히 갈고 있는 이안(20대 후반)의 손. 칼날에 희미하게 반사되는 그의 핏기 없는 얼굴. 뺨에는 오래된 흉터가 길게 나 있다. 그의 눈은 피로에 절어있지만, 그 안에는 체념과 함께 끓어오르는 분노가 뒤섞여 있다. 옆에는 작은 불씨를 품은 깡통 화로가 놓여 있다.

**이안 (V.O.)**
외곽민들은 제국에게 그저… 흙먼지나 다름없었다.
성을 쌓고, 장벽을 세우고, 자신들의 세상만 견고하게 지켰지.
우리가 죽든 살든, 그들에겐 한 줌의 관심도 없었어.

**3. 컷: 인서트 샷**
화로 옆, 낡고 찢어진 제국 병사의 망토 조각. 과거의 흔적. 바람에 살랑이며 희미하게 흔들린다.

**이안 (V.O.)**
그리고… 그날,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우리가, 버려졌다는 사실이.

**4. 컷: 풀 샷**
이안이 칼을 갈던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든다. 그의 시선은 깨진 창밖, 멀리 보이는 거대한 ‘성채 제국’의 내성(內城)을 향한다. 내성 주변은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 위에는 수많은 감시탑이 불을 밝히고 있다. 내성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외곽의 암울한 어둠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마치 별개의 세상처럼.

**이안 (V.O.)**
그들은 벽을 세웠다.
병든 자들이 넘실대는 외곽의 비명을 외면한 채,
더 높고, 더 두꺼운 벽을.
그것이 우리를 지키기 위함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SCENE 02]**

**[EXT. 외곽 지구 거리 – 다음 날 아침]**

**1. 컷: 롱 샷**
잿빛 아침 햇살이 비추는 버려진 외곽 지구의 거리. 무너진 건물 잔해, 뒤집힌 차량들, 그리고 곳곳에 널브러진 시체들. 시체들 중 일부는 이미 움직이는 ‘피지 못한 자들'(좀비)이 되어 비틀거리고 있다. 절망적이고 고요한 거리, 간간이 멀리서 들려오는 섬뜩한 신음 소리가 그 고요를 깨트린다.

**2. 컷: 미디엄 샷**
이안이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를 조심스럽게 헤치며 나아간다. 그의 등에는 낡은 배낭이 메어져 있고, 한 손에는 전투칼이 들려있다. 그의 발걸음은 조심스럽지만 망설임이 없다. 생존에 익숙해진 움직임이다.

**이안 (혼잣말, 나직하게)**
젠장… 오늘은 운이 좀 따라야 할 텐데.

**3. 컷: 클로즈업**
이안의 시선이 한 건물 벽에 붙어있는 낡은 현상수배 전단에 멈춘다. 전단에는 ‘성채 제국 반역자’라는 글귀와 함께 몇 명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그 중 한 얼굴은 ‘카야'(30대 초반, 날카로운 인상의 여성). 비록 거칠게 그려졌지만, 강인한 의지가 엿보인다.

**이안 (V.O.)**
저들처럼 허무맹랑한 꿈을 꾸던 시절도 있었지.
제국의 심장을 꿰뚫겠다던… 웃기는 소리.
결국 이 흙먼지 속에서 발버둥치다 죽을 뿐이었다.

**4. 컷: 오버 숄더 샷**
이안이 현상수배 전단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 저 멀리서 희미한 신음 소리가 더 가까이 들려온다.

**[SOUND]** 끔찍한 신음 소리 (점점 커진다)

**5. 컷: 미디엄 샷**
이안이 칼을 고쳐 쥐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본다.
골목길 끝에서, 너덜너덜한 옷을 입은 ‘피지 못한 자’ 세 마리가 비틀거리며 나타난다. 그들의 눈은 텅 비어있고, 입에서는 검붉은 침을 흘리고 있다.

**피지 못한 자 (SOUND)**
그르르… 켁… 으으…

**이안**
빌어먹을… 아침부터 재수가 없네.

**6. 컷: 액션 샷**
이안이 빠르게 달려들어 선두에 선 ‘피지 못한 자’의 머리를 칼로 정확히 꿰뚫는다. ‘피지 못한 자’는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진다. 이안은 쓰러지는 좀비의 몸을 발로 차 벽에 밀어붙인 후, 칼을 뽑아낸다. 피가 튀는 잔혹한 액션.

**7. 컷: 액션 샷**
남은 두 마리가 동시에 덤벼든다. 이안은 민첩하게 몸을 숙여 한 마리의 공격을 피하고, 다른 한 마리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다. 넘어지는 순간, 이안은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 허공에 던지고, 단검은 정확히 넘어진 좀비의 목을 꿰뚫는다.

**8. 컷: 액션 샷**
마지막 남은 좀비가 달려들지만, 이안은 이미 넘어뜨린 좀비의 전투칼을 빼앗아 든 상태다. 이안은 재빨리 자세를 잡고 달려드는 좀비의 심장을 찌른다. 좀비는 잠시 멈칫하더니 그대로 힘없이 무너져 내린다.

**[SOUND]** 둔탁한 칼날 소리, 쓰러지는 소리.

**9. 컷: 클로즈업**
이안의 거친 숨소리. 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그는 주변을 한번 쓱 훑어본 후, 쓰러진 좀비들의 몸을 뒤져 쓸 만한 것을 찾는다. 낡은 손목시계, 부식된 동전 몇 닢, 그리고 허리춤에 매달린 작은 주머니.

**이안**
(주머니를 열어보며, 실망스러운 듯)
젠장… 또 흙먼지뿐이잖아.

**10. 컷: 풀 샷**
이안이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 멀리서 뭔가 번쩍이는 빛을 발견한다. 그는 조심스럽게 빛이 나는 쪽으로 향한다.

**[SCENE 03]**

**[INT. 버려진 병원 – 낮]**

**1. 컷: 미디엄 샷**
버려진 병원의 폐허. 찢어진 시트와 부서진 의료 장비들이 널브러져 있다. 병원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진동한다. 이안이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선다. 그의 시선은 바닥에 흩어져 있는 의료 용품들 사이를 헤맨다.

**이안 (V.O.)**
약을 구해야 했다.
이 거지 같은 세상에서, 한 번 다치면 끝장이니까.
제국은 자기들 안에서만 의원을 뒀지.
외곽은… 알아서 죽으라는 거였다.

**2. 컷: 클로즈업**
이안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수술실 한쪽 구석에 놓인 낡은 철제 상자다. 그 위에 희미하게 ‘응급 의약품’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상자를 향해 다가간다.

**3. 컷: 액션 샷**
이안이 상자를 열자, 먼지 쌓인 주사기 몇 개와 붕대, 소독약 병이 나타난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것들을 챙긴다.

**[SOUND]** 끼이익-! (낡은 문이 열리는 소리, 날카롭다)

**4. 컷: 오버 숄더 샷**
이안이 놀라 뒤를 돌아본다. 병원 복도 저편에서, 허름한 옷차림의 노인 ‘한’ (60대 후반, 백발의 주름진 얼굴)과 젊은 여성 ‘리아'(20대 초반, 날렵한 인상)가 나타난다. 그들의 손에는 낡은 곡괭이와 쇠 파이프가 들려있다. 그들의 눈빛은 경계심으로 가득하다.

**한**
누구냐! 여긴… 여긴 우리 구역이다!

**이안**
(놀란 기색을 감추며)
구역? 여긴 버려진 병원인데?

**리아**
(한을 보호하듯 앞으로 나서며)
그쪽이 먼저 침입했잖아! 뭘 훔치려고?

**5. 컷: 클로즈업**
이안의 손에 들린 응급 의약품 보따리가 보인다. 리아와 한의 시선이 그곳에 꽂힌다.

**이안**
…훔치다니. 그저 약을 좀 찾았을 뿐이다.
이런 세상에서, 아프면 죽으니까.

**한**
(리아의 팔을 붙잡으며)
리아야, 진정해라. 어차피… 약이 많지도 않았어.

**리아**
하지만 할아버지!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찾은 건데요!

**이안**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당신들도 여기 살고 있는 건가?

**한**
(침통한 표정으로)
살아남았지. 제국이 문을 닫아걸던 날, 우리는 이곳에 갇혔다.
이 지옥 같은 곳에.

**6. 컷: 미디엄 샷**
이안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의 시선은 두 사람의 지친 얼굴과, 그들 뒤편의 어두운 복도를 향한다. 그 복도 저편에서, 희미하게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이안 (V.O.)**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 외곽의 흙먼지들은, 모두 버려진 자들이었다.
그리고… 그 버려진 자들 중에는,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SCENE 04]**

**[INT. 병원 지하 피난처 – 낮]**

**1. 컷: 풀 샷**
병원의 지하 깊숙한 곳. 비상구 계단을 통해 내려가니, 낡은 발전기의 굉음과 함께 희미한 전등 불빛이 새어 나온다. 이곳은 병원의 거대한 지하 창고를 개조한 피난처다. 낡은 침대 시트와 상자들로 임시 거처를 마련했고, 작은 화덕에서는 죽을 끓이는 냄새가 풍긴다. 스무 명 남짓한 외곽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어린 아이들도 몇 명 보인다. 모두 지치고 굶주린 표정이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모습이다.

**2. 컷: 미디엄 샷**
이안이 한과 리아를 따라 피난처 안으로 들어선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안에게 꽂힌다. 경계심과 호기심이 뒤섞인 눈빛이다.

**한**
(모두에게)
새로운 손님이다. 경계심은 알지만… 우리 같은 처지다.

**리아**
(사람들을 향해)
우리가 찾은 약은 이 분이 먼저 발견하셨어요.

**이안**
(들고 있던 약품 보따리를 내밀며)
나눠 가집시다. 나 혼자 다 쓸 만큼 아픈 건 아니니까.

**3. 컷: 클로즈업**
이안의 손에서 약품 보따리를 받아 드는 리아의 표정. 처음의 경계심이 조금은 풀린 듯하다. 한 노파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이안에게 낡은 그릇에 담긴 따뜻한 죽을 내민다.

**노파**
먼 길 오셨을 텐데… 드세요.

**이안**
(놀란 듯 바라보며)
고맙습니다.

**4. 컷: 미디엄 샷**
이안이 죽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사람들의 눈빛에서 더 이상 적의는 찾아볼 수 없다. 서로를 보살피고, 작은 것을 나누는 공동체의 모습이다. 이안의 가슴속에 잊고 지냈던 온기가 스며든다.

**이안 (V.O.)**
외곽민들은 늘 그렇게 살아왔다.
서로를 믿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제국이 그 어떤 보호도 해주지 않을 때,
우리가 의지할 곳은 오직 서로뿐이었다.

**5. 컷: 오버 숄더 샷**
한이 이안의 옆에 앉는다. 그의 눈빛은 짙은 슬픔을 담고 있다.

**한**
젊은이… 자네도 그 지옥 같은 벽 밖에서 온 건가?

**이안**
네. 제국이 우리를 가둔 이후로…

**한**
(고개를 젓고는)
그들은 우리가 썩어 문드러지길 바랐을 거다.
자기들의 ‘성채’를 더럽히지 않도록.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리아**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물러설 순 없어요.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이대로 죽어갈 순 없어요.

**6. 컷: 클로즈업**
리아의 눈빛에서 강한 의지가 뿜어져 나온다. 그녀의 시선은 단순히 생존을 넘어, 무언가에 대한 저항을 담고 있다.

**이안 (V.O.)**
그들의 눈에서, 나는 보았다.
잊고 있었던, 아니… 애써 외면했던 불꽃을.
제국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것은 단순히 생존을 넘어선… 반란의 서막이었다.

**[SCENE 05]**

**[INT. 병원 지하 피난처 – 밤]**

**1. 컷: 풀 샷**
밤이 깊어진 피난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들었지만, 이안과 한, 리아는 작은 탁자에 모여 앉아 희미한 램프 불빛 아래서 지도를 펼쳐놓고 있다. 지도는 손으로 직접 그린 듯 낡고 거칠다.

**한**
(손가락으로 지도를 짚으며)
피지 못한 자들의 무리가 계속 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이곳도 안전하지 못할 거야.
식량도 바닥을 보이고…

**리아**
그렇다고 성채 제국의 문을 두드릴 순 없어요.
그들은 우리를 괴물 취급할 테니까.

**이안**
(지도를 응시하며)
제국의 주력 병력은 내성 경비에 집중되어 있을 겁니다.
외곽은… 아마 형식적인 순찰 정도겠지.
아니, 그마저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2. 컷: 클로즈업**
이안의 손가락이 지도상의 한 지점을 가리킨다. 오래된 하수도 시스템. 거미줄이 쳐진 낡은 하수도 입구가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이안**
이 병원 지하와 연결된 오래된 하수도가 있습니다.
꽤 넓고, 제국 도시의 외곽까지 이어진다고 들었습니다.
예전 광부 시절, 선배들이 그런 말을 했었죠.

**한**
하수도? 그 지저분한 곳을 통해?

**리아**
(눈을 빛내며)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제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을 거예요!

**이안**
하지만 위험할 겁니다. 피지 못한 자들이 득실거릴 테고…
길도 복잡해서 쉽게 길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길을 통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가 불확실해요.

**3. 컷: 미디엄 샷**
리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녀의 눈은 확신으로 가득하다. 주변의 잠든 아이들을 한 번 바라본다.

**리아**
불확실해도, 시도해봐야 해요!
이대로 갇혀 죽는 것보다는 나아요.
우리 아이들을 저 성채 제국의 개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어요!
그들이 우리를 버렸듯이, 우리도 그들의 위선적인 평화를 부술 수 있어요!

**한**
(리아의 결심에 감동받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리아 말이 맞다.
이대로 죽을 순 없어.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우리가 버려졌다는 것을 저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죽어야지!

**4. 컷: 클로즈업**
이안의 얼굴.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그의 눈빛에, 리아와 한의 확고한 의지가 불꽃처럼 옮겨 붙는 것을 느낀다. 그는 다시 한번 지도를 응시한다. 그의 손이 칼자루를 강하게 움켜쥔다.

**이안 (V.O.)**
오랜 시간, 나는 고개를 숙이며 살아왔다.
세상에 순응하고, 절망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을 보니,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이것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었다.
이것은… 반란이었다.
수천 년 동안 억눌려왔던 흙먼지들의,
성채 제국을 향한 피의 외침이었다.

**[FADE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