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익숙한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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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시작]**
**[패널 1]**
[배경: 해가 저물어가는 도시의 스카이라인. 빌딩 숲 사이로 빛이 바랜 아파트 건물이 우뚝 서 있다.]
[묘사: 창문들에는 불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고, 도시의 활기가 저녁으로 접어드는 모습. 건물 전체가 왠지 모르게 음침한 기운을 풍긴다.]
지훈 (내레이션): 또 하루가 간다. 똑같은 풍경, 똑같은 퇴근길. 지겹도록 평범한 일상의 반복.
**[패널 2]**
[배경: 아파트 복도. 김지훈이 힘없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묘사: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어깨가 축 처진 20대 후반의 청년, 지훈의 뒷모습. 그의 손에는 편의점 비닐봉투가 들려있다. 그의 그림자가 유난히 길게 드리워진다.]
지훈 (내레이션): 숨쉬는 것조차 버거운 요즘. 내 방만은… 온전히 나만의 안식처이길 바랐다. 아무것도 방해하지 않는.
**[패널 3]**
[배경: 지훈의 아파트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지훈의 손.]
[묘사: 무심하게 비밀번호를 누르는 지훈의 손가락. 낡은 현관문이 ‘삐빅’ 소리와 함께 열린다. 문 안쪽은 어둠에 잠겨있다.]
SFX: 삐빅- 찰칵-
지훈: …돌아왔다.
**[패널 4]**
[배경: 지훈의 거실. 어수선하지만 익숙한 풍경. 불이 꺼져있어 어둑하다. 희미한 저녁 햇살이 창을 비집고 들어온다.]
[묘사: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지훈. 피곤한 눈으로 안을 둘러본다. 거실 탁자 위에는 며칠 전부터 쌓여있던 읽다 만 책들이 보인다.]
지훈 (내레이션): 이젠 익숙하다 못해 지겨운 이 풍경이, 때로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완벽하진 않아도, 나를 받아주는 유일한 공간.
**[패널 5]**
[배경: 거실 한쪽에 놓인 스탠드 조명. 스탠드 불이 ‘팟’ 하고 저절로 켜진다.]
[묘사: 지훈이 스위치를 누르지도 않았는데, 순간적으로 불이 들어왔다가 다시 꺼진다. 깜빡임은 짧았지만, 어둠 속에서 선명하게 빛났다.]
SFX: 팟- (짧게)
지훈: …응? 스위치 안 눌렀는데.
지훈 (혼잣말): 피곤해서 헛것이 보이나. 요즘 잠을 너무 못 자서.
**[패널 6]**
[배경: 지훈이 현관에 신발을 벗어두고 거실로 들어서려 한다.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리모컨이 ‘스르륵’ 바닥으로 떨어진다.]
[묘사: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리모컨이 탁자 모서리에서 밀려나듯 떨어지는 모습. 탁자 위에는 책들과 함께 커피잔이 놓여있다.]
SFX: 스르륵- 툭-
지훈: …뭐야.
지훈 (내레이션): 이번엔 착각이 아니었다. 분명히, 움직였다.
**[패널 7]**
[배경: 거실 한복판에 멈춰 선 지훈. 주변을 경계하듯 둘러본다.]
[묘사: 지훈의 표정에서 피곤함 대신 의문과 불안감이 스쳐 지나간다. 방 안의 고요함이 무겁게 느껴진다. 어딘가에서 찬 기운이 스며드는 듯하다.]
지훈: (작게) 아무도 없는데… 바람도 안 부는데…
**[패널 8]**
[배경: 주방 식탁 위. 유리컵 하나가 ‘데굴데굴’ 저절로 굴러 바닥에 떨어진다.]
[묘사: 텅 빈 주방 식탁 위에서, 놓여있던 투명한 유리컵이 천천히 움직이더니, 이내 바닥으로 떨어져 ‘쨍그랑’ 소리를 낸다. 깨진 파편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SFX: 데굴데굴- 쨍그랑!
지훈: 흐읍! (숨을 들이켜며)
지훈 (내레이션):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지는 느낌.
**[패널 9]**
[배경: 깨진 유리컵 파편이 흩뿌려진 주방 바닥. 지훈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내려다본다.]
[묘사: 파편들 사이로 지훈의 불안한 얼굴이 비친다. 그의 동공이 미세하게 떨린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바닥을 뒤덮는다.]
지훈: (거친 숨소리) …말도 안 돼. 내가 떨어트린 게 아니야.
**[패널 10]**
[배경: 거실 소파. 지훈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앉아있다. 손에 들린 휴대폰으로 검색을 시작한다.]
[묘사: ‘폴터가이스트 현상’, ‘귀신’, ‘아파트 이상 현상’ 등을 검색하는 휴대폰 화면. 화면의 푸른빛이 지훈의 얼굴을 창백하게 비춘다.]
지훈 (내레이션):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뭔가 과학적인… 설명이 있을 거야. 분명히.
**[패널 11]**
[배경: 지훈의 방. 어둠 속에서 침대 위에 누워있는 지훈.]
[묘사: 이불을 잔뜩 뒤집어쓴 채 눈을 꼭 감고 있는 지훈. 방 안은 완벽한 어둠에 잠겨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미세한 소음이 들리는 듯하다.]
지훈 (내레이션): 밤이 깊어질수록, 어둠은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벽장 속에서, 침대 밑에서, 무언가 나를 응시하고 있는 듯한 착각.
**[패널 12]**
[배경: 침대 머리맡에 놓인 탁상시계. 시계 바늘이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묘사: 정지된 듯한 시계 속에서, 초침만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모습. 그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와 귀청을 때리는 듯하다. 시계 주변의 공기가 희미하게 일렁인다.]
SFX: 째깍… 째깍… 째깍… 째애애액-
지훈: (움찔하며 몸을 웅크린다)
**[패널 13]**
[배경: 방 안의 공기가 갑자기 차갑게 식는다. 지훈의 입김이 서린다.]
[묘사: 눈을 감고 있던 지훈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새어 나오는 모습. 방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 방 안의 가구가 희미한 윤곽만을 드러낸다.]
지훈 (내레이션):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한기. 영하의 추위가 폐부를 찔러왔다.
**[패널 14]**
[배경: 지훈의 침대 발치 쪽 벽. 낡은 벽지가 미세하게 부풀어 오르고 갈라진다.]
[묘사: 낡은 벽지가 물을 먹은 듯 부풀어 오르더니, 마치 살아있는 피부처럼 지저분한 균열이 생긴다. 그 틈새로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SFX: 으으으으… 스윽…
지훈 (내레이션): 착각이라고 애써 외면하려 해도, 감각은 이미 깨어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듯.
**[패널 15]**
[배경: 갈라진 벽 틈새. 그 안에서 어둠보다 더 짙은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묘사: 벽지 아래로 보이는 어두운 틈새. 그 안에서 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그림자가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듯한 모습. 지훈의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
지훈: (눈을 번쩍 뜨며) 흐윽! (소리 없는 비명)
**[패널 16]**
[배경: 공포에 질려 눈을 번쩍 뜬 지훈의 얼굴 클로즈업.]
[묘사: 식은땀이 흐르는 이마, 충혈된 눈, 굳어버린 표정. 극도의 공포가 담겨있다. 눈동자에는 벽 틈새에서 기어 나오는 그림자가 비친다.]
지훈: 이건… 내 집이 아니야… 더 이상…
**[패널 17]**
[배경: 아파트 전체를 비추는 항공샷. 건물이 거대한 괴물처럼 보인다.]
[묘사: 평범했던 아파트 건물이, 어두운 밤하늘 아래서 기이하고 불길한 오라를 뿜어내는 듯한 모습. 창문들은 마치 수많은 눈동자 같고, 건물 전체가 숨 쉬는 것처럼 보인다.]
지훈 (내레이션): 아니, 내 집은… 처음부터 ‘던전’이었던 걸까.
지훈 (내레이션): 일상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그때부터, 이미 시작되었던 거야.
**[패널 18]**
[배경: 지훈의 아파트 현관문. 문고리가 저절로 ‘끼이익’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묘사: 바깥으로 나가는 유일한 문. 그 문이 마치 안에서 닫히는 것처럼, 혹은 바깥에서 열려는 것처럼 흔들리는 모습. 문고리에서 짙은 어둠이 피어오르고, 문틈 사이로 붉은 빛이 새어 나온다.]
SFX: 끼이이이익- 덜컥! 덜컥!
**[에피소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