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아르카나 호, 외곽 탐사 구역 7041-델타 진입. 엔진 출력 30퍼센트 유지, 스팀 압력 정상, 보일러 과열 징후 없음. 이상 무.」

낡은 황동 마이크를 통해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깊고 어두운 우주 공간, 태양계의 저편, 인류의 손길이 채 닿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떠도는 거대한 증기선, 아르카나 호의 함교에는 묵직한 기계음과 스팀 압력계의 규칙적인 한숨이 가득했다. 매캐한 기름 냄새와 뜨거운 증기 냄새가 뒤섞인 공기는 이곳의 모든 것이 철과 구리와 증기로 이루어져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함교 중앙, 거대한 황동제 망원경이 고정된 항해석에 앉아 있던 항해사 엘리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둥근 고글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는 망원경 접안경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손가락이 미묘하게 떨리는 것은 그녀의 집중이 얼마나 깊은지를 증명했다.

“함장님, 아직도 아무것도 없습니까? 이대로라면 보일러만 실컷 태우고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엘리아의 옆에서 거대한 해도(海圖) 대신 성도(星圖)가 펼쳐진 작업대에 팔꿈치를 괴고 있던 일등 항해사 핀은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그의 눈꺼풀은 천근만근 무거워 보였지만, 손가락은 깃펜을 쥐고 여전히 항로를 점검하고 있었다.

함교의 가장 높은 곳, 마치 옛 해적선의 선장처럼 묵직한 나무 의자에 앉아 있던 함장 칼럼은 핀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전방의 주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었다. 녹슨 듯한 철제 프레임에 박힌 거대한 렌즈가 우주의 심연을 보여주는 장치였다. 스팀이 뿜어져 나오는 압력 밸브가 주기적으로 덜컹거리는 소리만이 그의 침묵을 메우고 있었다. 칼럼은 턱수염을 쓸어 올리며 짙은 남색 제복의 소맷자락을 매만졌다. 그의 제복에는 톱니바퀴와 닻 문양이 수놓아져 있었다.

“포기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핀. 이 구역은 인류의 기록에 단 한 번도 등재된 적 없는 곳이야. 분명 뭔가 있을 거다.”

칼럼의 목소리는 낮고 굵었다. 단단한 쇠를 두드리는 듯한 울림이 담겨 있었다.

그때였다. 엘리아의 고글 속 눈동자가 일순간 크게 확장되었다. 그녀의 손이 빠르게 망원경의 초점 조절용 황동 레버를 돌렸다. 기계적인 마찰음이 짧게 울렸다.

“함장님! 미약하지만… 뭔가가 감지됩니다!”

엘리아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핀은 깃펜을 내려놓고 번개같이 일어섰다. 칼럼 함장은 고개를 살짝 돌려 엘리아를 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미세한 긴장감이 스쳐 지나갔다.

“어떤 형태지? 소행성인가? 아니면 성운의 잔재?”

“아닙니다! 불규칙한 빛의 산란 패턴… 자연적인 천체가 아닙니다! 인공물입니다!”

엘리아의 외침에 함교 내의 모든 승무원들이 일제히 긴장했다. 덩치 큰 기관사 보리스는 엔진실에서 달려와 함교 문턱에 기대섰다. 그의 얼굴에는 기름때가 잔뜩 묻어 있었지만, 두 눈은 번뜩이고 있었다.

“인공물이라고? 이 깊은 우주에서? 말도 안 돼!” 보리스가 거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옆구리에는 언제나 함께하는 육중한 스패너가 매달려 있었다.

“거짓말 마라, 엘리아. 우리의 탐사 범위 너머에는 문명화된 종족이 존재한다는 기록은 없다.” 핀이 놀란 듯 반문했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이 우주는 인류 외에는 텅 빈 공간이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망원경으로 직접 확인하십시오!”

엘리아의 재촉에 칼럼 함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묵직한 부츠가 철제 바닥을 울렸다. 그는 엘리아의 항해석으로 다가가 망원경의 접안경에 눈을 가져다 댔다. 그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갔다.

주 모니터에도 흐릿하게 감지된 물체가 형상화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점에 불과했던 그것이, 아르카나 호의 망원경과 탐사 장비가 최대 출력으로 작동하면서 점차 윤곽을 드러냈다.

“이건…” 칼럼 함장의 목소리에서 놀라움이 묻어났다. “이건 우리가 아는 어떤 문물의 형태와도 다르다.”

모두의 시선이 주 모니터로 향했다. 어둡고 차가운 우주 공간 속에서, 그들은 기이한 물체를 발견했다. 그것은 칠흑 같은 어둠을 머금은 듯한 검은색이었지만, 표면에는 은은하게 빛나는 비늘 같은 무늬들이 불규칙하게 새겨져 있었다. 육각형과 오각형이 뒤섞인 기하학적인 패턴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의 비늘 같기도, 혹은 정교하게 조립된 기계 부품 같기도 했다. 매끄러운 곡선은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우아함을 지녔고, 크기는 아르카나 호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 거대한 물체가 아무런 동력원 없이 정지해 있다는 점이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존재했던 것처럼, 수억 년의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 잠들어 있는 거석처럼 말이다.

“저게 대체… 뭘까?” 보리스가 경이로운 듯 중얼거렸다. 스패너를 쥐고 있던 그의 손이 덜덜 떨렸다.

“어떤 문명도 저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학구적인 탐구심이 순수한 경외감으로 변모하는 순간이었다.

칼럼 함장은 한참 동안 물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의 눈빛에는 탐험가의 오랜 갈증과 미지의 존재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이 교차하고 있었다. 아르카나 호는 인류의 변방을 넘어, 이제는 우주의 신비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엔진 출력 최대치로 올려라, 보리스! 저것에 접근한다!”

칼럼 함장의 단호한 명령에 보리스는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엔진실로 뛰어갔다. 묵직한 기계음이 증폭되고, 아르카나 호의 거대한 보일러에서 끓어오르는 스팀이 더욱 격렬하게 분출하기 시작했다. 함교는 거친 진동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르카나 호의 수많은 톱니바퀴들이 삐걱거리고, 황동 파이프를 따라 스팀이 요동쳤다. 마치 거대한 심장이 뛰는 듯한 소리가 우주에 울려 퍼졌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증기선이, 미지의 유물을 향해 서서히 전진하고 있었다. 모니터 속 칠흑 같은 유물은 침묵 속에서 아르카나 호를 기다리는 듯했다.

그것은 경고일까, 아니면 초대일까?
아무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