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라스무스의 그림자 (Erasmus’s Shadow)
**장르:** 에픽 하이 판타지, 밀실 살인 미스터리
**제작:** [가상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이름]
**각본:**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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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칼리엘 (Kalliel):** (20대 후반~30대 초반) 날카로운 지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지닌 탐정. 고독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주변의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눈을 가졌다. 검은색의 간결한 옷차림. ‘어둠의 심판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 **시종장 헬무트 (Helmut):** (50대 후반) 알렉산더 대공가의 충직한 시종장. 늘 예의 바르고 침착하려 애쓰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 **가드 대장 릭하르트 (Rikhart):** (40대 초반) 건장한 체구의 베테랑 가드 대장. 강직하고 경험이 많으나, 때로는 고지식한 면모를 보인다. 칼리엘의 비범함을 반신반의한다.
* **견습 현자 세레나 (Serena):** (20대 중반) 대현자 에라스무스의 유일한 견습생. 총명하고 야심만만하지만, 내면에 불안정한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 **대공 알렉산더 (Alexander):** (50대 중반) 이 지역을 다스리는 영주. 위엄 있고 고고한 성품이지만, 사건으로 인해 체면이 크게 손상될까 우려한다.
* **대현자 에라스무스 (Erasmus):** (사망) 미스터리한 고대 유물과 마법에 몰두했던 현자. 탑의 서재에서 밀실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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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1: 비명의 밤
**시간/장소:** 밤늦은 시각, 알렉산더 대공의 성, 에라스무스의 탑.
**[카메라]** 성의 전체적인 모습을 웅장하게 보여준다. 달빛 아래 고요히 잠든 고성. 그중에서도 유독 높고 고립된, 뾰족한 탑이 클로즈업된다. 탑의 작은 창문 하나에서 희미한 빛이 깜빡인다.
**[배경]** 낡았지만 견고한 석조 성벽, 고풍스러운 건축 양식. 탑은 성의 다른 부분과는 다소 떨어진 곳에 홀로 솟아 있다.
**[캐릭터]** 없음.
**[음악]** 낮게 깔리는 음산하고 긴장감 있는 현악기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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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탑 꼭대기의 서재 문이 거칠게 두드려지는 소리가 들린다. 어둠 속에 문이 흔들리는 실루엣.
**[배경]** 탑 내부의 좁고 가파른 나선형 계단. 횃불 몇 개가 벽에 걸려 어둠을 겨우 밝히고 있다.
**[캐릭터]** 가드 대장 릭하르트와 몇 명의 가드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시종장 헬무트가 불안한 표정으로 그 뒤에 서 있다.
**[대사]**
**릭하르트**: “대현자님! 에라스무스 대현자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쿵! 쿵! 강하게 문을 두드린다.)**
**헬무트**: “(창백한 얼굴로) 릭하르트 대장, 정말 괜찮으신 건가요? 이런 식으로 대현자님의 서재 문을…”
**릭하르트**: “시종장님, 벌써 자정이 넘었습니다. 대현자님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하셨고… 견습생 세레나 양은 안에 인기척이 없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세레나 (O.S)**: “(불안한 목소리) 맞아요… 평소에는 제가 문 앞에서 부르면 바로 대답해주셨는데…”
**[카메라]** 헬무트가 초조하게 입술을 깨문다. 릭하르트가 손짓하자, 가드들이 문을 부수려 준비한다.
**[배경]** 문의 표면에는 고대 룬 문자들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마법적인 보호를 나타내는 듯하다.
**[캐릭터]** 가드들이 문에 어깨를 부딪히며 힘을 준다.
**[효과음]** 쿵, 쿵, 쿵! 나무와 금속이 뒤섞이는 둔탁한 충격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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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문이 격렬한 충격에도 흠집 하나 나지 않자, 릭하르트가 고개를 젓는다.
**[대사]**
**릭하르트**: “이런! 미스릴 보강에 고대 룬 방어 마법까지 걸려 있습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부술 수 없습니다!”
**헬무트**: “그럼 어떻게… 대현자님께서 직접 여시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요?”
**세레나**: “(초조하게) 대현자님께서는 항상 서재 문을 닫으실 때, 당신의 마나 서명을 이용해 이중 잠금을 거셨어요. 안에서 마나로 해제해야만 열리는…”
**릭하르트**: “그럼 이건 완벽한 밀실이라는 말이 아닙니까! 안에 계신 분은 외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외부에서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니!”
**[카메라]** 릭하르트와 헬무트의 얼굴에 절망감이 스친다. 그때, 횃불 빛을 받아 빛나는 문의 룬 문자들이 순간적으로 섬광을 내더니,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천천히 열린다.
**[효과음]** 끼이이익- (낡은 문이 열리는 소리), 딸깍 (잠금 해제 소리)
**[캐릭터]**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문을 응시한다. 세레나는 입을 틀어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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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문이 완전히 열리자, 탑 서재 내부의 풍경이 드러난다. 원형의 서재. 벽을 따라 빽빽하게 꽂힌 고서들. 중앙에는 별자리와 고대 기계 장치들이 얽혀 있는 거대한 천체 의례용 구체가 서 있다.
**[배경]** 서재의 분위기는 평소처럼 차분하고 정돈되어 있으나, 어딘가 섬뜩한 정적이 감돈다.
**[캐릭터]** 서재 한가운데 놓인 낡은 참나무 책상. 그 위에 대현자 에라스무스가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 있다. 목에는 선명하고 끔찍한 베인 상처가 나 있으며, 피가 책상과 바닥에 흥건하다. 그의 손은 무언가를 잡으려다 멈춘 듯, 허공을 향하고 있다. 그의 눈은 텅 비어 천장을 응시하고 있다.
**[대사]**
**헬무트**: “(경악하며) 오, 신이시여… 대현자님!”
**릭하르트**: “(급히 서재 안으로 뛰어들며) 누가 감히! 문은 분명 잠겨 있었는데! 어떻게…!”
**세레나**: “(비명을 지르며) 대현자님! 안 돼요! 대현자님!”
**[카메라]** 릭하르트가 에라스무스의 시신 앞에 무릎을 꿇고, 조심스럽게 맥박을 확인한다. 이내 고개를 젓는다.
**[대사]**
**릭하르트**: “늦었습니다. 이미… 숨을 거두셨습니다. 칼자국이 깊습니다. 한 번에 치명상을 입은 듯합니다.”
**헬무트**: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밀실 살인이라니… 감히 대공의 성에서 이런 일이… 어서, 어서 칼리엘 님께 전갈을 보내야 합니다! 이 기묘한 사건을 해결할 분은 그분밖에 없습니다!”
**[음악]**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절정에 달하며, 불안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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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2: 칼리엘의 등장
**시간/장소:** 다음날 아침, 에라스무스의 탑 서재.
**[카메라]** 웅장한 아침 햇살이 성의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다. 탑 서재의 창을 통해서도 빛이 스며들지만, 내부는 여전히 그림자가 짙다.
**[배경]** 에라스무스의 서재. 시신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릭하르트와 몇몇 가드들이 서재 주변을 봉쇄하고 지키고 있다. 헬무트와 알렉산더 대공이 초조하게 서 있다.
**[캐릭터]**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선다. 그는 바로 칼리엘이다. 검은색 코트와 간결한 차림. 그의 눈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서재 내부의 모든 것을 스캔하듯 훑는다.
**[음악]** 신비롭고 차분한 분위기의 음악이 흐르며, 칼리엘의 등장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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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칼리엘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예리한 턱선, 날카로운 눈빛. 그의 시선이 에라스무스의 시신, 주변 사물, 그리고 천체 구체에 잠시 머문다.
**[대사]**
**헬무트**: “(급히 다가가며) 칼리엘 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끔찍한 밀실 살인 사건을 해결해 주십시오!”
**알렉산더 대공**: “(위엄을 지키려 애쓰며) 그림자 궁정의 눈이여, 이 성의 오점을 지워주시오. 범인을 찾아내, 나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시오.”
**칼리엘**: “(차분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대공 전하의 명예는 진실이 밝혀진 후에야 회복될 것입니다. 시종장님, 사건의 개요를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헬무트**: “네, 넷! 대현자 에라스무스님은 어젯밤 자정 무렵, 그의 서재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목에 깊은 칼자국이…”
**릭하르트**: “(칼리엘을 탐탁지 않은 듯 보며)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저희가 부수려 했지만, 미스릴과 룬 마법으로 강화되어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견습생 세레나 양의 말에 따르면, 대현자님의 마나 서명으로만 해제되는 특수한 잠금장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절로 열렸습니다.”
**[카메라]** 칼리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서재 안으로 깊숙이 들어선다. 그의 발걸음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망설임이 없다.
**[캐릭터]** 헬무트와 릭하르트, 알렉산더 대공은 칼리엘의 뒤를 따른다.
**[대사]**
**칼리엘**: “저절로 열렸다… 흥미롭군요.”
**릭하르트**: “아무리 봐도 외부 침입의 흔적은 없습니다. 문, 창문… 모두 온전합니다. 창문은 높고 좁아 사람이 드나들 수도 없고, 쇠창살까지 굳건합니다.”
**[카메라]** 칼리엘이 창문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쇠창살과 벽의 이음새를 만져본다. 이내 고개를 돌려 에라스무스의 시신을 다시 응시한다. 그의 눈은 시신 주변의 미묘한 디테일을 포착하려 애쓴다.
**[캐릭터]** 칼리엘이 허리춤에서 작은 돋보기를 꺼내 시신과 주변을 살핀다.
**[대사]**
**칼리엘**: “대현자님의 마지막 모습이군요. 무언가를 움켜쥐려 했던 손… 공포에 질린 표정은 아니었군요.”
**헬무트**: “네… 고통스러워 보였지만, 눈빛은 놀라움에 가까웠습니다.”
**칼리엘**: “놀라움이라… 무엇이 대현자를 놀라게 했을까요?”
**[음악]** 서서히 긴장감을 더해가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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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3: 밀실의 그림자
**시간/장소:** 에라스무스의 탑 서재.
**[카메라]** 칼리엘이 서재 내부를 천천히 걸으며 탐색한다. 그의 시선은 책장, 바닥, 천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천체 구체를 오간다.
**[배경]** 책장에는 온갖 고대 문헌과 마법 서적들이 가득하다. 책상 위에는 필기도구와 미완성된 연구 노트가 놓여 있다.
**[캐릭터]** 릭하르트는 팔짱을 끼고 칼리엘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헬무트는 불안한 얼굴로 숨을 죽인다.
**[대사]**
**칼리엘**: “시종장님, 이 서재는 평소에도 이렇게 정리되어 있었습니까?”
**헬무트**: “네, 대현자님은 비록 고대에 심취하셨지만, 성품은 깔끔하셨습니다. 흐트러짐이 없으셨죠.”
**칼리엘**: “그렇군요. 그럼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다는 말이겠군요… 살인자가 침입하여 무언가를 찾으려 했다면, 이토록 깨끗할 리가 없을 텐데요.”
**[카메라]** 칼리엘의 시선이 서재 중앙에 놓인 거대한 천체 구체에 고정된다. 금속으로 된 띠와 나무로 된 별자리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장치. 군데군데 고대 문자와 마법진이 새겨져 있다.
**[캐릭터]** 칼리엘이 천체 구체 가까이 다가간다. 그는 손가락으로 구체의 표면을 따라 훑으며, 작은 틈이나 이음새를 찾는다.
**[효과음]** 끼이이익- (칼리엘이 천체 구체의 부분을 살짝 돌리는 소리)
**[대사]**
**릭하르트**: “저것은 대현자님께서 아끼던 고대 유물입니다. 별자리를 관측하고 마나의 흐름을 계산하는 데 쓰인다고 들었습니다.”
**칼리엘**: “단순한 관측 도구치고는 너무 정교하고… 무언가를 숨기기에 적합하군요.”
**[카메라]** 칼리엘이 천체 구체의 가장자리에 있는 특정 룬 문자를 누르자, 구체의 일부가 소리 없이 안쪽으로 들어가며, 작은 서랍 같은 공간이 드러난다. 그 안에는 길고 날렵한 은빛 단검이 박혀 있다. 단검의 끝에는 미세한 붉은 액체가 말라붙어 있다.
**[배경]** 은빛 단검은 구체 내부의 복잡한 기계 장치와 어우러져,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속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캐릭터]** 모두가 경악하여 단검을 응시한다. 헬무트는 입을 틀어막고, 릭하르트의 눈은 휘둥그레진다.
**[대사]**
**헬무트**: “(떨리는 목소리로) 단검! 저것이… 흉기인가요?”
**릭하르트**: “(흥분하며) 어떻게 저곳에…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런데 왜 흉기를 숨겨둔 채 밀실을 벗어났을까요? 아니, 애초에 어떻게 밀실을 벗어났을까요?”
**칼리엘**: “(단검을 조심스럽게 꺼내며) 단검 표면에 미세한 붉은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섬광석 가루가 묻어 있군요. 이건 서재 바닥이나 대현자님의 옷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물질입니다.”
**[카메라]** 칼리엘이 단검을 손에 쥐고 서재 문을 다시 응시한다. 그의 눈빛이 더욱 깊어진다.
**[대사]**
**칼리엘**: “문은 잠겨 있었다고 했죠. 대현자님의 마나 서명으로만 해제되는 룬 잠금장치. 그런데 문이 ‘저절로’ 열렸다고요. 그리고… 대현자님의 시신은 놀라움에 찬 표정을 하고 있었죠.”
**릭하르트**: “네, 그렇습니다.”
**칼리엘**: “그렇다면 이 방은 밖에서 잠그거나 열 수 없는 곳이 아니라… 안에서 잠기거나 열릴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 됩니다.”
**헬무트**: “하지만 안에는 대현자님 한 분뿐이셨고…”
**칼리엘**: “정말 그럴까요? 대현자님의 마나 서명이 ‘사라졌을’ 때, 이 문은 어떻게 작동했을까요?”
**[음악]** 수수께끼를 풀 단서를 발견한 듯한, 깨달음의 순간을 암시하는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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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4: 용의자들
**시간/장소:** 성 안의 접견실.
**[카메라]** 화려한 접견실. 알렉산더 대공이 옥좌에 앉아 있고, 헬무트와 릭하르트가 옆에 서 있다. 칼리엘은 한쪽에 서서 조용히 기다린다.
**[배경]** 고풍스러운 가구와 태피스트리, 벽난로가 있는 넓은 방.
**[캐릭터]** 첫 번째 용의자로 견습 현자 세레나가 들어선다. 그녀는 여전히 슬픔에 잠긴 듯하지만, 눈빛에는 미묘한 불안감이 엿보인다.
**[음악]** 심문을 시작하는 듯한, 차분하지만 긴장감 있는 배경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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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칼리엘이 세레나를 응시한다. 세레나는 시선을 피하는 듯하다.
**[대사]**
**칼리엘**: “견습 현자 세레나 양, 대현자 에라스무스의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몇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세레나**: “(작은 목소리로) 네… 제가 아는 한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칼리엘**: “어젯밤, 대현자님이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언제 뵙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세레나**: “밤 아홉 시쯤… 대현자님의 저녁 식사를 가져다드렸습니다. 그때, 새롭게 발견된 고대 문헌의 번역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제가 일부를 번역했는데… 대현자님께서 제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칼리엘**: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은… 당신의 번역이 틀렸다고 지적했습니까?”
**세레나**: “아뇨… 단순히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을 뿐입니다. 대현자님은 늘 완벽을 추구하셨으니까요. (고개를 떨군다) 아마… 제가 부족해서였을 겁니다.”
**[카메라]** 칼리엘의 눈이 세레나의 손끝으로 향한다. 그녀의 손톱 밑에 아주 미세한, 섬광석 가루와 흡사한 반짝이가 보인다.
**[대사]**
**칼리엘**: “대현자님께서는 당신에게 혹시 그 고대 유물, 천체 구체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신 적이 있습니까?”
**세레나**: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들며) 천체 구체요? 아뇨, 그건 대현자님께서 매우 아끼시던 유물이라… 저에게는 손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다만… 그 구체에 숨겨진 복잡한 기계 장치에 대해선 간략히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다. 고대 왕국의 기술이 집약된 것이라고요.”
**칼리엘**: “어젯밤, 대현자님의 서재 문이 잠겨 있던 것을 확인했을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세레나**: “저는 제 방에 있었습니다. 대현자님이 돌아가신 것을 알고 너무 놀라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카메라]** 칼리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용의자를 부른다. 세레나는 불편한 표정으로 접견실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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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두 번째 용의자로 알렉산더 대공이 나선다. 그의 표정은 딱딱하고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
**[대사]**
**칼리엘**: “대공 전하, 에라스무스 대현자님과 최근에 갈등이 있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알렉산더 대공**: “(한숨 쉬며) 갈등이라기보다는… 의견 차이였습니다. 에라스무스는 고대 유물에 너무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특히, 그가 발견했다는 ‘영혼의 거울’이라는 것에 대해 집착했습니다. 불길한 유물이었습니다. 제가 제재하려 했으나 듣지 않았습니다.”
**칼리엘**: “대현자님을 설득하려 서재에 방문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알렉산더 대공**: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어젯밤에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제 서재에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시종장 헬무트가 증명해 줄 것입니다.”
**헬무트**: “네, 대공 전하께서는 자정까지 서재에 계셨습니다.”
**칼리엘**: “알겠습니다.”
**[카메라]** 칼리엘이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알렉산더 대공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칼리엘을 노려본 후 자리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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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마지막으로 은둔자 마법사 키메라가 들어선다. 그녀는 후드 깊숙이 얼굴을 감추고 있어 표정을 읽기 어렵다. 몸에서는 묘한 숲의 향기가 난다.
**[대사]**
**칼리엘**: “키메라 님, 대현자 에라스무스와는 어떤 관계셨습니까?”
**키메라**: “(낮고 쉰 목소리로) 에라스무스… 그는 진리를 탐구하는 몇 안 되는 자 중 하나였다. 나는 가끔 그에게 고대 지식을 전달해주고, 그에게서 새로운 발견을 듣곤 했다.”
**칼리엘**: “어젯밤, 대현자님의 서재에 방문했습니까?”
**키메라**: “아니. 어젯밤은 달의 주기가 맞지 않았다. 그는 ‘영혼의 거울’을 완성하려 했지만, 나는 때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나의 경고를 무시했다.”
**칼리엘**: “어젯밤의 알리바이는 어떻습니까?”
**키메라**: “나는 숲속 내 은거지에 있었다. 나의 존재를 아는 이는 이 근방에 아무도 없으니, 증인은 없다. 내가 이 성에 온 것은, 그에게 남겨진 마지막 조언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칼리엘**: “알겠습니다.”
**[카메라]** 칼리엘은 키메라를 응시하다가, 그녀의 망토 끝에 묻은 흙과 작은 나뭇가지 조각을 발견한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키메라는 미스터리한 침묵 속에서 접견실을 나간다.
**[음악]** 용의자 심문이 끝나며 긴장감이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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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5: 진실의 실타래
**시간/장소:** 밤늦게, 에라스무스의 탑 서재.
**[카메라]** 서재 내부. 촛불 몇 개가 흔들리며 어둠을 몰아낸다. 칼리엘이 홀로 서재에 서 있다. 그의 눈은 다시 천체 구체와 서재 문, 그리고 에라스무스의 시신이 놓여 있던 자리를 꼼꼼히 살핀다.
**[배경]** 서재의 고요함 속에서 촛불의 미세한 흔들림만이 유일한 움직임이다.
**[캐릭터]** 칼리엘은 생각에 잠겨 천천히 걷는다. 그의 손에는 은빛 단검이 쥐여 있다. 그는 단검 끝에 묻어 있던 섬광석 가루를 돋보기로 다시 한번 확인한다.
**[음악]** 서서히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지적 긴장감이 가득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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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칼리엘의 시선이 다시 서재 문에 고정된다. 그는 문 앞에 서서 잠금장치의 룬 문자를 손으로 만져본다.
**[대사]**
**칼리엘**: “(나직이 혼잣말하듯) ‘대현자님의 마나 서명으로만 해제되는 특수한 잠금장치’… 그리고 ‘저절로 열렸다’…”
**[카메라]** 칼리엘이 문 잠금장치 중앙의 가장 큰 룬에 손을 대고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는 에라스무스의 시신이 쓰러져 있던 곳으로 시선을 옮긴다.
**[대사]**
**칼리엘**: “대현자님의 마나 서명이 ‘사라졌을’ 때, 이 문은 어떻게 작동했을까? 만약 이 잠금장치가 단순히 마나 서명으로 ‘열리는’ 것을 넘어, 마나 서명이 ‘감지되지 않을’ 때 자동으로 ‘닫히도록’ 설정되어 있었다면?”
**[카메라]** 칼리엘의 눈이 번뜩인다. 그는 즉시 천체 구체로 향한다. 단검이 숨겨져 있던 서랍을 다시 열고, 그 안쪽을 살핀다. 서랍의 깊숙한 곳, 구체의 핵심부에 닿는 곳에 희미하게 빛나는 룬 문양이 새겨져 있다. 그 룬 문양은 문에 있는 잠금장치의 룬 문양과 매우 흡사하다.
**[대사]**
**칼리엘**: “그래, 이거다! 천체 구체는 단순한 관측 도구가 아니었다. 고대 왕국의 기술과 마법이 융합된… 비밀 통로이자, 함정이었다!”
**[카메라]** 칼리엘이 천체 구체의 특정 부분을 조작하자, 구체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좌우로 갈라진다. 그 안에서 어둠 속으로 이어지는 좁은 통로가 드러난다.
**[효과음]** 끼이이익- (천체 구체가 열리는 소리), 스스슥 (미세한 돌가루 떨어지는 소리)
**[대사]**
**칼리엘**: “범인은 이 비밀 통로를 통해 서재에 침입했다. 그리고 대현자를 살해했다. 단검에 묻어 있던 섬광석 가루는 이 통로의 벽면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겠지. 범인은 살해 후, 이 통로를 통해 서재를 빠져나갔다.”
**[카메라]** 칼리엘의 머릿속에서 어젯밤의 사건이 재구성된다.
**(FLASHBACK – 시각 효과: 화면 가장자리가 어두워지고 몽환적인 푸른빛이 감돈다)**
**[배경]** 어둠 속의 서재. 천체 구체 뒤의 비밀 통로에서 그림자 같은 형체가 빠져나온다. 그것은 바로 세레나였다.
**[캐릭터]** 세레나는 손에 은빛 단검을 든 채 조심스럽게 에라스무스에게 다가간다. 에라스무스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대사 (O.S)]**
**칼리엘**: “세레나 양은 대현자님의 연구 노트를 통해 이 비밀 통로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대현자님의 마나 서명이 사라지면 문이 자동 잠금된다는 사실도…”
**[캐릭터]** 세레나가 에라스무스의 뒤에 선다. 망설임 없는 한 번의 움직임으로 단검을 휘둘러 에라스무스의 목을 긋는다. 에라스무스는 놀란 눈으로 쓰러진다. 세레나는 쓰러진 에라스무스의 시신을 내려다보다, 이내 천체 구체 속으로 단검을 던져 숨긴다.
**[효과음]** 쉬이이익- (단검이 휘둘러지는 소리), 털썩 (시신이 쓰러지는 소리)
**[캐릭터]** 세레나는 서둘러 비밀 통로로 다시 들어간다. 구체가 닫히는 순간, 서재의 문에 새겨진 룬 문자들이 섬광을 내더니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잠긴다. 에라스무스의 마나 서명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것이다.
**(FLASHBACK END)**
**[카메라]** 다시 현재. 칼리엘이 고개를 끄덕인다.
**[대사]**
**칼리엘**: “살인자는 문을 잠근 것이 아니라, 죽음이 문을 잠그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단검에 묻어 있던 섬광석 가루… 그것은 이 고대 천체 구체의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다. 세레나 양의 손톱 밑에서 발견된 미세한 반짝이도 이 섬광석 가루였겠지. 그녀는 고대 문헌을 번역하면서 천체 구체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대현자님의 연구를 가로채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다. 에라스무스 대현자님은 자신의 죽음이 밀실 살인으로 위장되리라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자신의 마지막 순간까지 놀라움에 잠겨 있었을 것이다.”
**[음악]** 진실이 완전히 밝혀진 듯한, 해소되는 듯한 음악. 그러나 그 밑에는 여전히 차가운 그림자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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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6: 그림자 재판
**시간/장소:** 다음날 아침, 성의 대연회장.
**[카메라]** 대연회장. 알렉산더 대공과 헬무트, 릭하르트, 그리고 세레나가 모두 모여 있다. 칼리엘은 중앙에 서 있다.
**[배경]** 넓은 연회장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캐릭터]** 세레나는 창백한 얼굴로 초조하게 손을 비비고 있다.
**[음악]** 최종 발표를 위한, 비장하고 숙연한 분위기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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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칼리엘이 연회장 중앙에 서서 모두를 한 명씩 응시한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다.
**[대사]**
**칼리엘**: “대공 전하, 시종장님, 릭하르트 대장. 에라스무스 대현자 살인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은 완벽한 밀실 살인으로 위장되었지만, 진실은 훨씬 더 교활하고 냉혹했습니다.”
**알렉산더 대공**: “(목소리를 떨며) 범인은… 대체 누구인가?”
**칼리엘**: “범인은 이 자리에 있습니다. 바로… 견습 현자 세레나 양입니다.”
**[카메라]** 세레나의 얼굴이 완전히 하얗게 질린다. 릭하르트와 헬무트, 알렉산더 대공 모두 경악한다.
**[대사]**
**세레나**: “(비명을 지르듯) 무슨 소리세요! 제가요? 제가 감히 대현자님을? 말도 안 돼요! 저는 줄곧 제 방에 있었습니다! 증거는요?”
**칼리엘**: “증거는 대현자님의 서재, 그리고 당신에게서 발견된 미세한 흔적 속에 있었습니다. 대현자님의 서재는 밀실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당신에게는 아니었죠.”
**[카메라]** 칼리엘이 천천히 사건의 전말을 설명한다. 그의 손에는 은빛 단검과 섬광석 가루가 묻은 작은 천 조각이 들려 있다.
**[대사]**
**칼리엘**: “대현자님의 서재, 천체 구체는 고대 왕국의 비밀 통로였습니다. 당신은 대현자님의 연구 노트를 통해 이 사실을 알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서재 문에 걸린 룬 잠금장치의 비밀, 즉 대현자님의 마나 서명이 ‘사라지면’ 문이 자동으로 잠긴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겠지요.”
**(칼리엘이 단검을 들어 올린다.)**
**칼리엘**: “당신은 이 은빛 단검으로 대현자님의 목을 찔렀습니다. 단검에 묻어 있던 섬광석 가루는 천체 구체 내부의 오래된 돌가루였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톱 밑에서 발견된 미세한 반짝이 또한 그 가루였습니다.”
**세레나**: “(몸을 떨며) 아니에요! 거짓말이에요! 저는… 저는 그저…!”
**칼리엘**: “당신은 대현자님의 연구를 가로채고 싶었을 것입니다. 대현자님께서 당신의 번역을 의심하셨을 때, 당신의 야망은 위협받았겠죠. 그래서 대현자님을 살해하고, 천체 구체 속에 흉기를 숨긴 뒤 비밀 통로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대현자님의 마나가 사라지자, 문은 자동으로 잠겨 완벽한 밀실 살인의 형태로 남겨진 것입니다.”
**[카메라]** 세레나가 무릎을 꿇고 주저앉는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지만, 그 안에는 깊은 절망과 함께 감춰졌던 독기가 스친다.
**[대사]**
**세레나**: “(울부짖으며) 대현자님은… 저를 인정해주지 않으셨어요! 제가 이룬 업적을 매번 깎아내리셨다고요! 저는 단지… 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에요!”
**릭하르트**: “세레나 양! 감히 대현자님께!”
**알렉산더 대공**: “(분노에 찬 목소리로) 가드! 저 배은망덕한 자를 당장 끌어내라! 지하 감옥에 가두고, 마법사 연합에 이 사실을 알려라!”
**[카메라]** 가드들이 세레나를 끌고 나간다. 세레나는 발버둥 치며 울부짖는다.
**[음악]** 비극적인 결말을 알리는 듯한, 웅장하지만 슬픈 현악기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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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7: 새벽의 침묵
**시간/장소:** 새벽녘, 성 밖.
**[카메라]** 동이 트는 성 밖의 풍경. 어둠이 걷히고 희미한 햇살이 성을 비춘다.
**[배경]** 고요한 대지의 풍경.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캐릭터]** 칼리엘은 말없이 성문 밖으로 나선다. 그의 등 뒤로 성의 문이 닫힌다.
**[음악]** 잔잔하고 사색적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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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칼리엘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사건을 해결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만족감보다는 깊은 사색이 담겨 있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대사]**
**(O.S) 헬무트**: “(성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칼리엘 님! 정말 감사합니다! 대공 전하께서도 깊이 감사하고 계십니다!”
**칼리엘**: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하듯) 인간의 욕망은… 이토록 굳건한 밀실도 허물어 버리는구나.”
**[카메라]** 칼리엘은 잠시 멈춰 섰다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리 사라진다. 그의 그림자가 새벽 햇살 아래 길게 드리워진다.
**[음악]** 칼리엘의 발걸음에 맞춰 점점 작아지며, 여운을 남기고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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