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대본 & 스토리보드: 잿빛 로맨스
**장르:** 로맨틱 코미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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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잿빛 낙원
**로그라인:** 세상의 끝에서 만난 냉정한 생존주의자 아리와 낙천적인 청년 도윤. 생존이라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꽃피는, 웃기면서도 애틋한 이들의 좌충우돌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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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소드 1: 폐허 속 불청객**
**[장면 1]**
**1.1. INT. 무너진 도시 – 낮**
**화면:**
넓게 펼쳐진 폐허 도시. 한때 고층 빌딩이었던 잔해들이 뼈대만 앙상하게 드러내고, 그 사이로 무성하게 자라난 덩굴과 이름 모를 식물들이 회색빛 도시를 뒤덮고 있다. 흙먼지가 바람에 휘날리며 황량함을 더하고, 저 멀리 노을 지는 하늘은 핏빛처럼 붉다. 고요함 속에서 삐걱거리는 금속음과 바람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카메라:** 폐허의 광활함을 보여주는 롱 숏에서 시작하여, 이내 한 인물의 뒷모습을 비춘다.
**인물:**
**아리 (20대 초반, 여)** – 낡았지만 기능적인 복장. 먼지 낀 고글을 머리에 올리고, 등에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다. 허리춤에는 다용도 칼집과 작은 도구들이 매달려 있다. 움직임은 민첩하고 조심스럽다.
**아리 (내레이션):**
(차분하고 약간은 지친 목소리)
세상이 무너진 지 햇수로 10년째. 사람들은 이걸 ‘대붕괴’라고 불렀다.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아무도 정확한 원인을 몰랐지. 그저, 갑자기 모든 것이 멈췄고, 도시는 부서졌고, 낯선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뿐.
**1.2. EXT. 무너진 건물 내부 – 낮**
**화면:**
아리가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를 조심스럽게 헤치고 나아간다. 발밑에는 깨진 유리 조각과 콘크리트 부스러기가 밟히고, 천장에서는 녹슨 철근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아리는 틈틈이 주위를 경계하며 예리한 눈으로 주변을 스캔한다. 그녀의 손에는 금속 탐지기처럼 생긴 작은 기기가 들려 있다. 기기에서 규칙적인 ‘삐비빅’ 소리가 난다.
**아리 (내레이션):**
수많은 도시가 유령처럼 변해버렸고, 사람들은 흩어지거나 사라졌어. 남아있는 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지. 나처럼.
**1.3. EXT. 오래된 연구실 잔해 – 낮**
**화면:**
아리가 마침내 허물어진 한 건물의 지하층으로 통하는 입구에 다다른다. ‘연구실’이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새겨진 팻말이 뒹굴고 있다. 입구는 굵은 쇠창살로 막혀 있었지만, 한쪽이 부서져 사람이 겨우 드나들 수 있는 틈이 생겨 있다. 기기의 소리가 더욱 커진다. 아리는 고글을 눈에 내리고, 조심스럽게 틈새로 몸을 구겨 넣는다.
**아리 (내레이션):**
생존에 필요한 모든 건 ‘찾아야’ 했어. 먹을 것, 마실 것, 그리고… 안전한 잠자리.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희망’이겠지. 하지만 그건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걸까.
**1.4. INT. 지하 연구실 – 낮**
**화면:**
지하 연구실 내부는 어둡고 습하다. 부서진 기계 잔해들이 널려 있고, 벽에는 알 수 없는 기호와 낙서들이 가득하다. 기기의 소리가 최고조에 달한다. 아리는 기기를 따라 한쪽 구석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낡은 철제 캐비닛이 쓰러져 있고, 그 틈새로 미세한 푸른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아리의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아리:**
(작게 중얼거린다)
드디어… 이거면 한동안 걱정 없겠어.
**카메라:** 아리의 손이 떨리는 철제 캐비닛을 붙잡고 힘껏 당기는 클로즈업. 캐비닛이 삐걱거리며 열린다. 그 안에는 정체불명의 푸른색 에너지 결정들이 작은 상자에 담겨 빛나고 있다. 아리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린다.
**[장면 2]**
**2.1. INT. 지하 연구실 – 계속**
**화면:**
아리가 푸른 결정이 든 상자를 배낭에 넣고, 주변을 다시 살핀다. 더 이상 얻을 것이 없음을 확인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저 멀리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쿵… 쿵…’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무언가가 끌려오는 소리 같기도 하다. 아리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아리:**
(독백)
…뭐지? 설마 다른 생존자인가? 이 지역은 내가 접수한 지 꽤 됐는데.
**카메라:** 아리가 벽 뒤에 몸을 숨기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2.2. INT. 지하 연구실 – 다른 구역**
**화면:**
어두컴컴한 복도 끝에서 소리의 근원지가 드러난다. 부서진 통로 한가운데, 한 남자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 있다. 그는 어깨에 큼직한 망치를 메고 있는데, 어깨가 아픈지 망치를 바닥에 끌며 이동하고 있다. 그의 주변에는 무너진 잔해들이 널려 있고, 남자는 잔해 더미에 발이 묶인 듯 자꾸만 휘청거린다.
**인물:**
**도윤 (20대 초반, 남)** – 낡았지만 어딘가 깔끔해 보이는 옷차림.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먼지로 뒤덮여 있지만, 눈은 초롱초롱하다. 망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순하고 다소 어리숙한 인상.
**도윤:**
(씩씩하게, 그러나 목소리에는 힘겨움이 묻어난다)
휴… 이 망치만 있으면 뭐든 부술 수 있다고 누가 그랬지? 아, 나였구나. 에잇,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저 너머에, 분명히 뭔가 있을 거야! 분명히!
**화면:**
도윤이 망치를 다시 어깨에 메려다 중심을 잃고 비틀거린다. 그는 넘어지지 않으려 허둥대다가, 결국 균형을 잃고 굴러떨어진다. 그가 떨어진 곳은 마침 거대한 파이프가 파열되어 천장에서 물이 새는 웅덩이였다. ‘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완전히 물에 잠긴다.
**아리 (내레이션):**
…멍청이.
**도윤:**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며 콜록거린다)
크헉, 콜록콜록… 으으, 여기 물이… 심지어 더럽잖아?! 이런 곳에 뭐가 있겠어! 역시 내 직감은 이럴 때만 틀리지!
**2.3. INT. 지하 연구실 – 아리 쪽**
**화면:**
아리가 벽 뒤에서 도윤을 지켜본다. 그녀의 표정은 황당함과 한심함 그 자체다. 물에 빠진 도윤이 툴툴거리며 일어나는 모습을 보며 아리는 한숨을 쉰다.
**아리 (내레이션):**
저런 녀석이 어떻게 여기까지 살아남았지? 세상은 정말 불공평해. 능력 없는 자에게 너무 많은 행운을 주는군.
**도윤:**
(웅덩이에서 나오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앗, 혹시 누구 있어요?!
**화면:**
도윤의 외침에 아리의 몸이 순간적으로 경직된다. 그녀는 조용히 뒤돌아 다른 통로로 빠져나가려 한다. 하지만 도윤은 이미 그녀를 발견한 듯, 젖은 몸으로 불쑥 나타난다.
**도윤:**
거기 계셨네요! 어쩐지, 인기척이 느껴져서… 혹시 저보다 먼저 오셨던 분인가요? 대단하다! 저는 한참 헤맸는데!
**아리:**
(차갑게)
…볼일 끝났으면 가.
**도윤:**
아, 아니, 잠깐만요! 그냥 가시게요? 저는 길을 좀 잃어서… 그리고 여기, 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물 밖에 없네요? 혹시 뭘 좀 발견하셨나요?
**화면:**
도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리의 배낭 쪽을 흘긋거린다. 아리는 반사적으로 배낭을 보호하듯 손을 올린다.
**아리:**
남의 물건에 관심 갖지 마. 그리고 길을 잃었으면 네 갈 길이나 찾아.
**도윤:**
(시무룩해진다)
네… 하지만, 저는 사실 일행을 놓쳐서… 혼자 다니기가 좀 무섭기도 하고…
**아리 (내레이션):**
무섭다고? 저 덩치에? 저런 망치를 들고? 이 세상에선 약한 척하는 놈들이 제일 위험해.
**[장면 3]**
**3.1. INT. 지하 연구실 – 계속**
**화면:**
아리가 도윤을 무시하고 뒤돌아 다시 출구 쪽으로 향한다. 도윤은 따라오지 않는 아리의 뒷모습을 보며 초조하게 서 있다. 그의 눈에 불안감이 스친다.
**도윤:**
저기요! 잠시만요!
**화면:**
그 순간, ‘크르르릉…’ 하는 낮고 끈적한 소리가 복도 저편에서 울려 퍼진다.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소리의 근원지로 향한다.
**카메라:** 어두운 복도 끝, 그림자 속에서 붉은 눈 두 개가 번뜩인다. 덩치 큰, 짐승 같은 실루엣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온몸이 이상한 균열로 뒤덮여 있고, 끈적한 체액을 흘리는,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변형된 생명체였다.
**아리:**
(낮게 읊조린다)
…수색꾼.
**도윤:**
수색꾼? 저, 저게 뭐예요? 으아아아악! 저거 뭔가 이상한데요?! 냄새도 이상하고…!
**화면:**
수색꾼이 ‘크르르릉’ 소리를 내며 빠르게 접근한다. 도윤은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하고 비명을 지른다. 아리는 거침없이 허리춤에서 다용도 칼을 뽑아 든다. 칼날이 어둠 속에서 번뜩인다.
**아리:**
멍청하게 서 있지 마! 도망쳐!
**도윤:**
네? 하지만, 저는 저런 괴물은 처음 봐서…! 어떻게 도망쳐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리:**
(이를 악문다)
젠장!
**3.2. INT. 지하 연구실 – 전투 시작**
**화면:**
수색꾼이 빠른 속도로 도윤에게 달려든다. 도윤은 허둥지둥 뒤로 물러서지만 이미 늦었다. 아리가 도윤의 앞을 가로막으며 재빨리 칼을 휘두른다. 칼날이 수색꾼의 끈적한 피부에 닿지만, 깊이 박히지 않고 튕겨 나간다. 수색꾼은 아리의 팔을 후려치고, 아리는 옆으로 나동그라진다.
**아리:**
(신음한다)
크윽… 단단하잖아…!
**도윤:**
아리 씨! 괜찮으세요?!
**화면:**
도윤이 아리를 부축하려 달려드는 순간, 수색꾼이 다시 아리를 향해 돌진한다.
**카메라:** 위기에 처한 아리와 도윤의 얼굴이 교차된다.
**도윤:**
(겁에 질려 소리친다)
안 돼요!
**화면:**
위기의 순간, 도윤이 망치를 무심코 휘두른다. 그의 망치는 정확히 수색꾼의 균열이 가장 심한 부분, 즉 약점 부위를 강타한다.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수색꾼의 몸이 크게 뒤틀리고, 끈적한 체액을 뿜어내며 쓰러진다. 수색꾼은 몇 번 더 경련하다가 완전히 정지한다.
**아리:**
(눈을 휘둥그레 뜬다)
…뭐?
**도윤:**
(자신도 놀란 표정)
어… 제가 뭘 한 거죠? 제가 이걸 잡았어요? 망치가 이렇게 쓸모가 있었구나! 하하!
**아리 (내레이션):**
저 멍청이가… 어쩌다 보니… 저런 위험한 놈을 한 방에 처리했다고? 이건… 뭔가 잘못됐다.
**[장면 4]**
**4.1. INT. 지하 연구실 – 전투 후**
**화면:**
아리가 쓰러진 수색꾼을 경계하며 살핀다. 도윤은 망연자실한 아리 옆에서 망치를 든 채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리:**
(낮은 목소리로)
…어쩌다 운이 좋았던 거겠지.
**도윤:**
(환하게 웃으며)
아하하! 그런가요? 역시 저는 행운아였군요! 아리 씨 덕분에 살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아리 (내레이션):**
아니, 저건 내 덕분이 아니라 네 망치 때문이잖아. 물론, 네 망치가 아니었으면 내가 죽었겠지만.
**화면:**
아리가 팔을 주무르며 인상을 찌푸린다. 팔에 붉은 멍 자국이 선명하다.
**도윤:**
(아리의 팔을 보고 놀란다)
앗, 팔에 멍이…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으음… 그런데 출구가 어디였죠? 아까 그 길인가요?
**아리:**
(도윤의 손을 피하며)
됐어. 혼자 갈 수 있어. 그리고… 너도 같이 나올 거지? 여기 계속 있을 순 없을 테고.
**도윤:**
네! 저는 아리 씨가 가는 곳으로 따라갈게요! 방금 목숨을 구해드렸으니, 보답은 해야죠!
**아리 (내레이션):**
누가 누굴 구했다는 건지. 어쨌든… 이 녀석이 갑자기 쓸모 있어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멍청한 행운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장면 5]**
**5.1. EXT. 무너진 도시 – 해 질 녘**
**화면:**
붉은 노을이 폐허 도시를 물들이고 있다. 아리와 도윤이 나란히 건물 잔해 사이를 걷는다. 아리는 여전히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앞장서고, 도윤은 그 뒤를 졸졸 따라간다. 도윤의 등에는 그의 망치가 다시 메어져 있다.
**도윤:**
(활기찬 목소리)
근데 아리 씨는 혼자서 어떻게 이런 곳까지 다니세요? 대단하다! 저는 일행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헤어져서… 어흐흑.
**아리:**
(퉁명스럽게)
혼자가 편해. 방해꾼도 없고.
**도윤:**
(웃는다)
아하하, 제가 방해꾼인가요? 너무하시네! 하지만 저는 아리 씨 덕분에 살았으니까, 방해꾼이 아니라 보디가드가 되어 드릴게요! 어때요?
**아리 (내레이션):**
보디가드? 왠지 모르게 불안한 보디가드군. 하지만…
**화면:**
아리가 몰래 도윤의 뒷모습을 흘긋 본다. 도윤은 피곤한 기색 없이, 주변의 부서진 잔해를 보며 “와, 저건 또 어떻게 이렇게 부서졌지? 신기하다!” 같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순진한 미소가 가득하다.
**아리 (내레이션):**
이 지독한 세상에서, 저렇게 웃는 얼굴을 보는 건… 꽤 오랜만이다.
**5.2. EXT. 임시 야영지 – 밤**
**화면:**
작은 동굴 입구, 또는 허물어진 건물 내부의 비교적 안전한 공간에 아리와 도윤이 임시 야영지를 꾸렸다. 작은 불씨가 피어오르고, 그 주위로 얇은 담요 두 개가 깔려 있다. 아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주변을 살피고, 도윤은 능숙하게 불 주변에 돌을 쌓아 올리고 있다.
**도윤:**
(따뜻한 불을 보며)
하아… 역시 불이 최고네요. 아리 씨는 어떻게 이런 걸 다 아시는 거예요? 저는 맨날 추위에 떨다가 잠들었는데.
**아리:**
(무심하게)
경험. 그리고 정보.
**도윤:**
(미소 지으며)
역시 대단하다! 저는 아리 씨 덕분에 오늘 밤은 따뜻하게 잘 수 있겠어요!
**화면:**
도윤이 아리에게 따뜻한 불빛을 향해 몸을 돌리도록 권한다. 아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마지못해 불 옆에 앉는다. 불꽃이 그녀의 얼굴을 따뜻하게 비춘다. 잿빛으로 물들었던 그녀의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풀린다.
**도윤:**
(작게 웃으며)
음… 아리 씨. 사실… 저, 배고파요. 혹시, 남은 먹을 거 좀 있을까요?
**화면:**
아리가 한숨을 쉬며 배낭에서 건포도 몇 알과 딱딱한 비스킷을 꺼낸다. 도윤의 눈이 반짝인다. 그는 아리가 건넨 음식을 소중히 받아든다.
**도윤:**
(기쁜 표정으로)
와! 정말 감사합니다! 아리 씨는 정말 착하시네요!
**아리 (내레이션):**
착하다니… 이 세상에서 착하다는 말은 곧 ‘죽었다’는 뜻이야.
(속마음)
…라고 늘 생각했는데. 이 멍청이는 왜 이렇게 해맑게 웃는 거지?
**화면:**
아리는 도윤이 비스킷을 우물거리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의 얼굴에 피어난 희미한 미소. 아리의 심장이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히 두근거린다.
**아리:**
(작게 중얼거린다)
…내일은 어디로 갈 거야?
**도윤:**
(비스킷을 씹다 말고 눈을 반짝인다)
내일이요? 글쎄요! 아리 씨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요!
**화면:**
도윤의 해맑은 대답에 아리는 다시 한숨을 쉬지만, 이번에는 어딘가 모르게 미소 짓는 듯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쏟아질 듯 빛나고, 폐허 속 작은 불빛만이 흔들린다.
**아리 (내레이션):**
세상은 여전히 잿빛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 잿빛 세상에도, 희망이라는 이름의 작은 불씨 하나쯤은 피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내 옆의 이 멍청한 불청객이 가져다줄 미지수라면… 뭐,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카메라:** 멀리서 아리와 도윤의 야영지를 비추는 롱 숏. 두 사람의 실루엣이 불빛 아래 따뜻하게 흔들린다.
**[장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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