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기 유령의 아파트
**에피소드 1: 삐걱이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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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1]**
**[장소]** 낡은 아파트 12층, 하준의 원룸 – 주방
**[시간]** 이른 아침, 해 뜰 무렵
**[컷 1]**
[어두컴컴한 주방, 창밖으로 희미하게 도시의 실루엣이 보인다. 거대한 금속 파이프와 톱니바퀴로 이루어진 낯선 증기기관 탑들이 오래된 아파트 건물들 사이로 솟아올라, 새벽 안개를 뚫고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주방 싱크대 위, 낡은 커피 메이커에서 물방울이 한 방울씩 ‘똑, 똑’ 떨어진다. 그 옆, 찌그러진 알루미늄 컵 하나가 미세하게 ‘덜덜’ 떨리고 있다.]
**[내레이션 – 하준]**
빌어먹을. 또 밤새 끓였나. 전원도 안 꽂았는데.
**[컷 2]**
[피곤에 절은 얼굴의 하준이 잠옷 차림으로 주방에 들어선다. 그의 발밑에는 오래된 나무 마루가 ‘삐걱’ 소리를 내며 휘청거린다. 그의 눈은 부어 있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다. 그가 싱크대로 다가간다.]
**하준** : (작게 한숨 쉬며)
아침부터 왜 이러니, 이 놈의 집은.
**[컷 3]**
[하준이 커피 메이커 전원 플러그를 뽑으려는 순간, 컵이 갑자기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싱크대 위에서 한 바퀴 돈다. 하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효과음]**
덜컹!
**하준** :
…뭐지?
**[컷 4]**
[하준이 컵을 응시한다. 컵은 다시 잠잠하다. 하준은 눈을 비비며 피곤해서 헛것을 봤다고 생각하려 한다. 그의 시선은 창밖의 거대한 증기 탑을 스친다.]
**하준** :
젠장, 피곤했나 보네. 제정신이 아니야.
**[씬 2]**
**[장소]** 하준의 원룸 – 거실 겸 침실
**[시간]** 밤, 자정 무렵
**[컷 5]**
[하준이 낡은 소파에 앉아 푹 잠들어 있다. TV에서는 ‘지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흑백 화면이 나오고 있다. 방 안은 어둡고, 스탠드 불빛만이 희미하게 방을 밝힌다. 방 한쪽 벽에는 톱니바퀴 문양이 새겨진 오래된 태엽시계가 ‘째깍, 째깍’ 소리를 내며 걸려있다.]
**[효과음]**
지이이익… (TV 노이즈)
째깍, 째깍… (시계 소리)
**[컷 6]**
[잠결에 하준이 몸을 뒤척인다. 그때, 방 구석에 놓인 낡은 스팀 청소기에서 ‘쉬이익’ 하는 증기 소리가 들린다. 청소기 본체에 달린 압력계의 바늘이 미세하게 ‘드드득’ 하며 움직인다. 압력계는 전원이 꺼진 상태다.]
**[효과음]**
쉬이이익…
드드득…
**하준** : (잠꼬대처럼 중얼거린다)
…아, 씨… 또 난방 고장 났나… 왤케 습해…
**[컷 7]**
[하준은 눈도 뜨지 않은 채 청소기가 있는 쪽으로 팔을 뻗어 더듬거린다. 청소기는 이내 조용해진다. 하준은 다시 깊은 잠에 빠진다. 방 안에는 다시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만 남는다.]
**[씬 3]**
**[장소]** 하준의 원룸 – 부엌
**[시간]** 다음 날 저녁
**[컷 8]**
[하준이 퇴근 후 냉장고에서 맥주캔을 꺼내려 한다. 냉장고 문을 연 순간, 안에서 ‘우우웅-‘ 하는 낮은 기계음이 들린다. 냉장고 선반에 놓인 유리병들이 ‘부르르’ 떨린다. 냉장고는 새것인데도 오래된 기계처럼 작동한다.]
**하준** :
…냉장고도 맛이 갔나. 사지 얼마 안 됐는데.
**[컷 9]**
[하준이 맥주캔을 꺼내고 문을 닫으려는데, 문이 닫히지 않고 공중에 멈춰 선다. 투명한 무언가가 문을 밀어내고 있는 듯, 문이 미세하게 ‘진동’ 한다. 문틈으로 희미하게 증기가 새어 나오는 것 같다.]
**[효과음]**
우우웅- (낮은 진동음)
끼이이익… (문 경첩 소리)
쉬이익… (아주 희미한 증기 소리)
**하준** :
뭐야… (눈을 크게 뜬다)
젠장, 이거 진짜 고장인가?
**[컷 10]**
[하준이 당황한 표정으로 냉장고 문을 다시 밀어본다. 문은 닫히는가 싶더니, 갑자기 ‘쾅!’ 소리와 함께 세게 열린다. 냉장고 안에 있던 우유팩이 튕겨 나와 바닥에 ‘철푸덕!’ 하고 떨어진다.]
**[효과음]**
쾅!!!
철푸덕! (우유팩 터지는 소리)
**하준** :
…!!!
**[컷 11]**
[바닥에 쏟아진 우유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하준. 그의 등 뒤로, 주방 환풍기에서 ‘드르르륵’ 하는 쇳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환풍기 날개가 천천히 돌더니, 갑자기 역방향으로 ‘드르르르륵!’ 하며 격렬하게 회전한다. 환풍구에서 오래된 기름때와 먼지가 ‘푸스스…’ 하며 쏟아져 내린다. 동시에, 압력솥에서 증기가 새는 듯한 ‘쉬이이이익-‘ 하는 압력 소리가 환풍기에서 들린다.]
**[효과음]**
드르르르륵!!!
쉬이이이이익- (압력솥 증기 소리처럼)
푸스스… (먼지 떨어지는 소리)
**하준** : (소름 돋은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이건 또 뭐야?!
**[씬 4]**
**[장소]** 하준의 원룸 – 거실
**[시간]** 바로 직후
**[컷 12]**
[하준이 겁에 질린 얼굴로 핸드폰을 들고 있다. 그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린다.]
**하준** :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
야, 지아. 너 지금 시간 돼? 제발 와봐.
우리 집이… 우리 집이 미쳤어! 뭔가 이상해!
**[컷 13]**
[하준이 거실 한가운데 서서 주변을 경계하듯 둘러본다. 방 안의 모든 기계들이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 적막이 흐른다. 그의 심장 박동 소리만이 귀에 울린다.]
**하준** : (숨을 헐떡이며)
하아… 하아…
아무것도… 없잖아.
**[컷 14]**
[그때, 낡은 태엽시계가 걸린 벽에서 ‘따다닥!’ 하는 소리가 들린다. 시계 유리가 ‘파지직’ 하고 금이 간다. 금 간 틈새로 미세한 증기가 ‘쉬이익’ 하고 새어 나온다. 그리고 시계의 톱니바퀴들이 갑자기 맹렬하게 ‘끼이이잉-‘ 하는 소리를 내며 역회전하기 시작한다. 시계 본체에서 연기가 아닌, 짙은 ‘증기’ 가 뿜어져 나온다.]
**[효과음]**
따다닥!
파지직!
끼이이잉- (날카로운 톱니바퀴 회전음)
쉬이이이이익- (증기 분출)
**내레이션 – 하준** :
나는 그제야 직감했다.
이건 단순한 고장이 아니었다.
이건… 살아있는 무언가였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우리 주변의 모든 기계들을, 잊힌 태엽처럼 조종하고 있었다.
**[컷 15]**
[태엽시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가 점점 짙어지며 방 안을 뿌옇게 채운다. 증기 속에서 희미하게, 거대한 톱니바퀴와 복잡하게 얽힌 파이프의 실루엣이 비친다. 그것은 마치 아파트 벽 뒤에 숨겨진, 거대한 증기 엔진 장치의 일부인 것만 같다. 증기는 하준을 감싸 안는다.]
**[효과음]**
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증기소리 극대화)
쿠우우우웅- (아파트 건물 전체가 진동하는 듯한 저음)
징… 징… (어딘가에서 들리는 태엽 감기는 소리)
**내레이션 – 하준** :
오래된 도시의 심장부에서,
잊힌 증기가 다시 끓어오르고 있었다.
내 아파트의 벽 속에서. 깊은 지하에서부터.
**[컷 16]**
[하준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증기 속의 기계 실루엣을 바라본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것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도시의 깊은 곳에서부터, 망각된 과거의 거대한 증기 장치들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는 섬뜩한 경고였다. 그의 발밑에서, 낡은 마루가 격렬하게 ‘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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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에피소드 예고]**
**[텍스트]** 도시의 심장이 멈추는 날, 증기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하준과 지아, 그들은 이 기괴한 현상의 근원을 찾아낼 수 있을까? 다음 에피소드에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난다!
